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술리 드래곤 슬레이어

by 애롱쓰 2023. 1. 12.

 

※진상과 진행에 개변이 약간 들어가있습니다!

이미지
 
드래곤 슬레이어
 
KP: 애롱
 
PL: 톰
 
W: 양늑대
 
이미지
 
당신은 여느 때와 같은 일상을 보내고 있었습니다.
 
주말 아침. 에리와 만나기로 한 약속이 있었고, 조금 일찍 도착해 기다리며 벽에 등을 기댄 참이었습니다.
 
오늘따라 현기증이 심합니다. 잘게 두통 역시 느껴져, 눈을 천천히 감은 참에..
 
“오오, 용사님!”
 
“용사님이 오셨다!”
 
“용사님! 저희를 구원해주십시오!”
 
“저 사악한 드래곤을 물리쳐주세요!”
 
... 시끄러운 소리에 눈이 뜨입니다.
 
사방에서 들려오는 낯선 목소리. 게다가 코스프레 모임이라도 하는 것인지 모두 기묘한 문양이 새겨진 검은 빛깔의 로브를 두르고 있습니다.
 
이곳은 거리가 아닙니다. 당신은 어두컴컴하고 널따란 제단 위에 서 있어요. 발밑에는 커다란 마법진까지 그려져 있습니다!
 
술레이만:(??)아? (주위를 허둥지둥 돌아보다가 바닥의 마법진을 발로 벅벅 긁습니다.)
 
마법진을 이루던 붉은 액체가 끈적하게 묻어나옵니다. 이게 무슨 일이죠? 이성 판정.(1/1d3)
 
술레이만:
SAN Roll
기준치: 55/27/11
굴림: 97
판정결과: 실패
rolling 1d3
 
(
2
 
)
 
 
=
2
이, 이거 피 아냐? (로브를 두른 사람들을 쳐다봅니다.) 거기 당신들, 이거 대체 뭐야? 이런 장난 재미없어.(마법진 밖으로 걸어나가 제단 아래로 향합니다.)
 
당신이 걸어나오자, 후드를 푹 눌러쓴 사람이 다가옵니다. 뒤이어 모두 예의를 갖추어 허릴 깊숙이 숙여 말합니다.
 
마법사: 용사님, 갑작스레 방문하셔 혼란스럽겠지만 모두 설명드리겠습니다. 저흴 따라와주실 수 있겠습니까?
 
술레이만:뭐야.. 약속이 있는데. (보내달라 하기엔, 여기가 어딘지도 모르고..어정쩡한 걸음걸이로 따라갑니다.)
 
영문을 모르겠지만 어쩔 수 없죠. 건물 밖으로 나서니 울창한 숲이 펼쳐져 있습니다. 옆에는 온갖 보석이나 장식이 달린 화려한 마차가 있어요.
 
관찰 판정.
 
술레이만:
관찰력
기준치: 60/30/12
굴림: 79
판정결과: 실패
 
숲에 마차가 간신히 지나다닐 법한 길이 나 있습니다. 여기까지 자주 오갈 일이 있던걸까요?
 
술레이만:아하.(울창한 숲... 보석과 장식이 달린 마차..) 이거 분명히 꿈이로군. 어쩐지 이상하다 했어. 이 마차는 뭐야, 신데렐라냐?
(후드 쓴 사람 툭 밀쳐봄.)나 이거 타는거예요?
 
마법사: (끄덕입니다.) 네, 성에 도착하면 설명드릴 것이 많습니다. 어서 가시죠.
 
술레이만:성으로 간다고?(이런 마차를 타고 가는데 성이래봤자 이상할 것 없다.)(마차에 몸을 싣습니다.)
 
마차에 오르자 금방 말이 달리기 시작합니다. 포장되어 있지 않은 길인지 마차는 덜컹덜컹 흔들리고, 하체가 아파옵니다.
 
술레이만:....승차감이 참 뭐 그르네요.(손으로 의자 짚은 채로 버텨봅니다)
 
마차 내부는 제법 넓지만 당신 하나만 앉아 있습니다. 이야길 들은 듯한 마부는 죄송하단 말만 짧게 할 뿐이었습니다.
 
겉으로 봤을 때 만큼이나 시트는 고급스러우며, 쿠키와 생과일 주스와 같은 간식거리도 있습니다. 담요도 하나 놓여있고요.
 
술레이만:(자리도 넓으니 덜컹거리더라도 담요를 베개삼아 반쯤 누워서 간식거리를 손으로 깨작댑니다. 천장을 두드리며 마부를 부릅니다.) 가는데 오래 걸립니까?
 
얼마 안 걸린다고 말하지만... 이곳에서의 얼마 안 걸린다는 말은 어느정도일 지는 잘 모르겠네요. 창밖을 보면 계속 숲만 보입니다. 오늘 안에는 도착한다는 뜻이겠죠...
 
그 때, 무언가 눈에 들어옵니다. 목에 걸린 작은 보라색 보석 목걸이예요. 이런걸 차고 있던 기억은 없는데...
 
술레이만:이건 또 뭐야? 어느 틈에.. (보석 목걸이를 만지작대다가 눈 가까이에 대고서 자세히 살펴봅니다.)
 
정확한 재질을 알 수 없는 얇고 검은 가죽끈에 엄지손톱보다 조금 큰 크기의 보석이 달려 있습니다.
 
정체를 알 수 없지만 묘하게 친근한 기분이 들어요.
 
술레이만:예쁘네. 에리 주면 꽤 좋아하겠는데..(손으로 계속 만지작대다가 목걸이를 옷 안쪽으로 넣습니다.) 진짜 보석일진 몰라도.
 
... 그렇게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잠깐 졸았을까 싶던 순간, 크게 덜컹이는 감각에 눈이 뜨입니다.
 
어느새 창 밖엔 한 눈에 다 담을 수도 없을 크기의 성이 보입니다.
 
처음 보는 종의 꽃과 나무로 꾸며진 거대한 정원을 몇 십 분이나 지나, 드디어 마차가 멈춥니다.
 
술레이만:워, 이게 다 무슨..(창문에 바짝 붙어 엄청난 크기의 성과 처음 보는 식물들을 구경하다, 마차가 멈추자 서둘러 내려봅니다.)
 
정말 영화에서나 보던 번쩍이는 갑옷을 입은 기사가 당신을 마중나옵니다. 수많은 사람들이 용사의 모습을 보러 나와있어요.
 
금장식이 아낌없이 기둥과 벽에 수놓아져있고, 높이 위치한 샹들리에는 셀 수도 없이 많은 보석들이 박혀 있습니다. 발 밑에는 레드 카펫이 깔려있고... 뒤이어, 척 보기에도 왕좌같아 보이는 의자가 떡하니 저 앞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술레이만:(두 눈을 동그랗게 뜨고, 얼빠진 얼굴로 난생 처음 보는 화려함에 넋을 잃고 위만 두리번두리번 구경해대다 앞의 왕좌가 눈에 들어옵니다.)(또, 이렇게 많은 사람들의 관심과 대우가... 기분이 나쁘지 않습니다. 조금 우쭐해진 얼굴로 왕좌 앞을 얼씬거립니다.) 그래서, 무슨 일인지 설명은 언제 해주는거지?
 
자신만만한 모습에 몇몇 사람들은 오히려 감탄하는 듯 합니다. 용사인 탓인지 어느정도의 무례는 아랑곳하지 않는 듯 해요.
 
뒤이어, 왕좌에 앉아 있던 왕이 몸을 일으킵니다. 백발에 수염이 덥수룩한, 금빛 견장과 금술, 보석 단추로 장식된 붉은 옷을 입은 사람입니다. 흰 담비 털이 달린 벨벳 망토를 걸치고 있습니다. 금빛 왕관이 아주 화려해요.
 
늙은 왕: 어서오시게, 용사여. 자네를 오래 기다리고 있었네.
이계에서 온 용사여, 부디 사악한 용에 맞서 고통받는 만백성을 구해주지 않겠나?
 
술레이만:(왕보다는 왕의 왕관을 흘긋흘긋 쳐다봅니다..) 근데 도대체가 내가 왜 용사입니까? 난 아직 아무것도 하지 않았는데요.
 
늙은 왕: 위대한 예언자가 말하기를, 이계에서 온 용사가 우릴 도와 용을 물리칠 것이라 했다네. 그가 남긴 소환 주문을 토대로 겨우 자넬 불러내는 데에 성공했지. 용의 심장은 방대한 마력의 결정체라 하였으니, 그것만 있다면 금방 본래 세계로 돌아갈 수 있을 걸세.
 
술레이만:아...(눈을 이리저리 굴리다가) 용의 심장을요? 내가 무슨 수로 그런 걸 떼옵니까? (자길 보라는 듯 손짓합니다.) 애초에 용이 어디 있어요?
 
늙은 왕: 위대한 예언자의 뜻이 함께 할 걸세. 이곳에 있는 동안은 본래의 것보다 배는 높은 힘을 발휘할 수 있을 테지. 또한 왕궁의 정예 부대 역시 원정에 참가할 테지.
용은 언제부터 존재했는 지는 모르나, 있는 곳만큼은 확실히 안다네. 존재하는 것만으로도 마물을 불러들이는 힘이 있으니... 우리 나라 뿐이 아닐세. 전 세계가 그것을 두려워하고 있지.
 
술레이만:....엄.. ..(가만히 고민해보다가 주위를 둘러보며 묻습니다.) 제가 만약 이기면 보상도 주어집니까?
 
늙은 왕: 그럼, 그럼. 국보로 여겨지는 왕국의 보검을 주도록 하지. 원하는 보물이라면 무엇이든 주겠네.
 
술레이만:(무엇이든! 이라는 말에 조금 혹하는 기분이 듭니다.) 그럼...(보검을 어서 줘보라는 듯 두 손을 내밀고 쳐다봐요.)
 
그 모습을 보곤 조금 당황하는 듯한 신하들도 있었으나, 이내 왕의 눈짓에 한 사람이 비단에 싸인 검을 들고 옵니다.
 
드워프 장인의 손에 반들어진 검이라고 하며, 아다만티움 재질이라 합니다. 각종 보석으로 장식되어있는, 아주 단단하고 날카로운 검입니다.
 
술레이만:무슨 게임에서나 보던 거네. (칼에 장신된 보석을 만지작댑니다. 이내 칼을 들고 요래조래 살펴봅니다.) 전 칼 휘두르는 법은 배운 적 없는데.. 가르쳐도 줍니까?
 
늙은 왕: 성의 제일가는 기사에게 훈련을 맡기도록 하지. 자네 정도라면 며칠 연습한 정도로 숲의 마물은 전부 무찌를 수 있을 걸세.
 
술레이만:그럼.. (지금부터 훈련받아야 하나? 뒤를 돌아보곤 기웃대봅니다.) 훈련받으러 가야 하겠군요.
 
뒤이어 왕은 기사단장을 부릅니다. 화려한 갑옷을 입은 그 사람이 아마 당신의 앞으로의 훈련을 책임질 터입니다.
 
... 조금 걱정했을 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훈련이 무색하리만치 당신은 다른 기사들보다도 압도적으로 강했습니다.
 
요 며칠, 호화로운 식사에 편안한 방에서 지내며 제법 잘 지낸 것 같습니다. 원래 세계는 어찌 되는 걸까 생각해도 지금으로서는 어쩔 수 없습니다.
 
그리고 한 일주일 즈음 지났을 때, 문득 훈련중 옷 아래 목걸이가 빛을 내는 것을 알아챘습니다.
 
술레이만:(자신의 옷의 가슴팍을 내려다보다, 가죽끈을 잡아당겨 목걸이를 꺼내서 한참 봅니다. )
 
이게 왕이 말한 예언가의 뜻이라는 것을 문득 알아챌 수 있습니다. 심장 박동에 맞추어 어른거리는 그 빛은, 아마 당신의 힘을 증폭시키는 역할을 하는 듯 합니다.
<예언자의 가호>

근력, 민첩, 건강 + 50 (최대치 120)

최대 체력, 마력 + 30

행운 + 50 (최대치 99)

 

전투 기능(근접전): +50 (최대치 99)

특수 기능: 예언자의 가호 99

 
술레이만:이렇게 되면 난 더 강해지나? 싸워야 할 날이 얼마 안 남은 것 아냐? ..(목걸이를 숨겨보려고 도로 집어넣습니다.)( 지금의 호화로운 생활이 은근히 즐거워 뭔가 게으름을 피우고 싶습니다. 이 인기도 더 즐기고 싶은데..)
 
날이 갈수록, 검이 손에 익을 수록 점점 강해지는 것이 느껴집니다. 어제는 적당히 휘두른 검이 성벽을 갈라버리기까지 했으니까요.
 
그리고 출정일이 다가왔니다. 당신의 인기는 이루 말할 수 없습니다. 매일 이 사람 저 사람 당신을 만나러 오고, 출정 전날 파티 때는 모든 사람들이 당신만 찾았으니까요.
 
이 생활은 다녀와서 조금 더 즐겨도 되겠죠. 왕께서 하사하신 검, 가벼운 갑옷과 망토까지 장비한 당신은 사람들의 환호성과 꽃다발과 함께 출발합니다.
 
날은 화창하고, 악단의 힘찬 나팔 소리와 함께 색종이가 흩날립니다. 좋은 예감이 들어요.
 
당신은 백마를 타고 숲으로 향합니다.
 
마침내 수도를 벗어나려는 참에, 마을 사람들이 뛰쳐나와 당신과 정예 부대에게 외칩니다.
 
“용사님! 반드시 드래곤을 물리쳐 주세요!”
 
“용사님께서 저희들의 마지막 희망입니다! 사악한 괴물을 물리쳐 주세요!”
 
“그놈 때문에 희생당한 저희 부모님의 원수를 갚아주세요!!!”
 
술레이만:(아. 기분이 좋습니다. 성벽도 갈라버릴 참에 사실 드래곤을 별거 아니었던게 아닐까? 하는 생각까지 들어 새삼 우쭐거리는 마음이 하늘을 찌릅니다. ..용을 죽이고 돌아오면 자신을 환영해줄 마을 사람들에게 손을 흔들어 줍니다.)
 
사람들은 환한 얼굴로 따라 손을 흔들어 배웅합니다. 듣기로는 수도에서 멀어질 수록 피해가 심하다 했었나요.
 
마침내 왕국령에서 멀어집니다. 뒤이어 덜그럭 덜그럭 말발굽 소리와 무기를 실은 수레 소리만 들립니다.
 
이쯤 와서 지도를 펼쳐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지금 들어온 곳은 방황의 숲이라는 곳인데, 용이 건 마법 탓에 방향감각을 곧잘 잃게 된다고 합니다. 하지만 수 십, 수백 년 간의 원정으로 용의 산맥으로 향하는 길만큼은 확실히 알아냈다 해요.
 
이대로만 가면 길을 잃을 일은... 응?
 
갑자기 주변이 고요해집니다. 당신이 탄 말의 발굽 소리 외에는 아무것도 들리지 않아요.
 
술레이만:(말을 멈추고, 뒤를 돌아봅니다. 따라오던 사람들과 수레는..?)
 
... 설마가 사람잡습니다. 시야에 들어오는 건 말 한 마리의 발자국만이 찍힌 숲길이에요. 이성 판정(0/1)
 
술레이만:
SAN Roll
기준치: 53/26/10
굴림: 22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길을 잃은 걸까요? 이제 어떻게 하나요?
 
술레이만:아니. 오다가 다른 길로 샌 건가? ...왕실 정예라면서 이런식으로 하면 어쩌자는 거야? (..일단 가만히 있을 순 없으니 주변에 마땅히 다른 길이라도 있는지 찾아봅니다.)
 
둘러본다면 관찰 판정!
 
술레이만:
관찰력
기준치: 60/30/12
굴림: 74
판정결과: 실패
관찰력
기준치: 60/30/12
굴림: 93
판정결과: 실패
 
말을 이리저리 돌려 살피려다가, 나뭇가지에 찔려 놀란 말에서 떨어집니다.(hp-1)
 
사람의 눈높이에서 보니 어쩐지 익숙한 기분이 듭니다. 무작정 나아가도 길을 찾을 수 있을 것 같아요.
 
말의 안장에 달린 짐가방에는 2~3일어치의 식량과 수통, 침낭, 작은 램프가 있습니다.
 
술레이만:(말을 원망스럽게 봄.. 괜히 갈기를 잡아당기며 괴롭힙니다.) 일단 이정도 물건이면 노숙이라도 할 수는 있겠는데.. (그래. 일단 말을 끌고서 무작정 길을 나서봅니다.)
 
어쨌든 나아갈 수 밖에 없겠죠. 이정도 힘이라면 무서울 건 없으니까요! 나뭇잎과 흙바닥을 자박자박 밟는 소리만이 이어집니다.
 
어느정도 걸어가니 마차의 바퀴자국이 난 길이 보입니다. 저 멀리. 며칠 전 소환되었던 탑이 보여요.
 
술레이만:(그나마 보이는 익숙한 건물에 다가갑니다.) 그땐 무작정 나오느라 잘 살펴보진 못했던 것 같아.
 
작고 낮은, 3층정도 되어보이는 석탑입니다. 주변의 키 큰 나무들이 가려 멀리서는 잘 보이지 않는 높이예요. 목재 문이 하나 있는데, 잠겨있지 않은 듯 보입니다.
 
술레이만:(문을 열고 들어갑니다.)
 
창문 하나 없는 탑입니다. 램프에 불을 붙여 들어가니, 막 소환되었을 적 서 있었던 제단이 보여요.
 
술레이만:(제단으로 올라갑니다.) 아직도 그 마법진같은게 남아있을까?
 
거대한 마법진의 중앙에 세워진 투박한 석조 제단입니다. 네 모서리에는 양촛대가 세워져 있어요. 마법진은 남아있으나, 검은 빛으로 굳어있습니다.
 
술레이만:그냥 그때 그대로네. 더이상 빛나진 않아도.. (천장을 흘끗 바라봅니다.) 윗층도 있는 모양인데..(계단을 더 올라갑니다.)
 
위층으로 올라가자니 보기보다 계단이 긴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하지만 몸이 강해진 덕인지 무리없이 올라가게 되네요.
 
벽을 빼곡히 둘러싼 책장과 그 가운데의 커다란 원탁이 눈에 들어옵니다.
 
술레이만:(원탁.. 정말 용사 이야기에 나올법한 탁자구나 싶습니다.)(원탁 위를 살펴봅니다.) 여긴 뭐 하던 곳이지?
 
새카만 대리석으로 만들어진 원탁입니다. 여러 의자들이 간격을 맞추어 놓여 있으며, 원탁의 위에는 양피지 뭉치와 필기구, 노트, 여러 책들이 올려져 있습니다.
 
술레이만:(양피지 뭉치와 노트의 내용을 뒤적거려 봅니다.)
 
읽어본다면 관찰 판정.
 
술레이만:
관찰력
기준치: 60/30/12
굴림: 75
판정결과: 실패
관찰력
기준치: 60/30/12
굴림: 64
판정결과: 실패
 
... 너무 어두운 탓에 양피지의 내용이 잘 읽히지 않습니다. 처음 보는 언어로 적혀있는데, 왠지모르게 '제물'이라는 글자는 읽힙니다.
 
노트의 내용을 살피다보면 한 구석에 끄적여진 문장을 발견합니다.
 
‘이 탑에 처박힌지도 벌써 몇 년째인지, 진절머리가 나는군. 하지만 모든 것은 위대한 예언자의 묵시를 이행하기 위함이니. 인내는 반드시 결실을 맺을 것이다.’
 
그 외의 내용은 눈에 띄지 않아요.
 
술레이만:..드릅게 안 읽히네.(옆의 책들을 펼쳐봅니다.)
 
고급스럽게 제본된 가죽 표지의 책들입니다. 대략 훑어보니 소환 마법, 위대한 예언자에 대한 기록들이 대부분입니다. 예언자는 어디선가 솟아난 것처럼 나타나 크고 작은 사고와 더불어 재해를 예언했고, 마지막에는 용살자가 나타날 것이라는 언급과 소환마법에 대한 지식을 전한 뒤 아무도 모르게 사라졌다는 내용입니다.
 
술레이만:위대한 예언자.. 솰라솰라... 왜 사라졌지?(벽의 책장을 둘러봅니다.) 너무 많아서 뭘 건질 수나 있을지 모르겠군.
 
살핀다면 자료조사 판정.
 
술레이만:
자료조사
기준치: 60/30/12
굴림: 87
판정결과: 실패
자료조사
기준치: 60/30/12
굴림: 10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한 권 한 권 살피다보면, 오래되어 종이가 바랜 서적 하날 찾게됩니다. 다중 차원이라는 책이네요.

[다중 차원]

 

(전략)

……우리가 사는 차원은 결코 단 하나의 세계로 구성되어있지 않다. 세간에 익히 알려진 대로 크게 분류해보자면 다음과 같다.

 

첫째. 우리가 인식하고 있는, 인간을 더불어 여러 종족이 땅에 발을 딛고 살아가는 물질 세계.

둘째. 이곳과 아주 밀접하지만 평소엔 인지할 수 없는, 생명의 근본에 가까운  정령들이 살아가는 영적 세계. 

셋째. 모든 영혼들이 삶의 끝에 당도하는 신들의 세계. 이곳은 항간에선 낙원이라고도, 나락이라고도 불린다. 

 

이러한 사실은 대륙의 역사와 함께 정령사, 신의 축복을 받아 치유를 행하는 사제, 몬스터로 변질된 저주받은 원혼 등이 충분히 증명해주고 있으니 뒷받침할 근거는 따로 필요치 않다. 

 

애초에 ‘차원’ 이란 무엇인가? 

세계가 단층적이지 않음을 인간족이 깨달은 시점부터 그들은 꾸준히 이세계의 존재와 소통을 시도했고, 오랜 시간을 들였지만 대부분이 성공했다. 우리는 선조들이 꾸준히 연구한 결과에 기대어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다른 차원, 즉 평행 세계라고도 불리는 미지와의 소통에 성공한 사례는 아직까지 밝혀진 바가 없다.  이 작업은 장거리 텔레포트와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복잡한 수식과 상상을 초월하는 비용을 요구한다. 이 사안에 대해 그렇게까지 막대한 대가를 지불할 이유도 필요도 없기에 누구도 시도하지 않는 것이다. 

 

하지만 수수께끼의 이차원에 대한 비밀이 영원히 불가사의로 남진 않을 것이다. 이유나 필요 따위는 어떠한 인과관계로든 나타나게 되어있으므로. 세계는 언제나 가변 하기에… … .

 

(후략)

 
술레이만:그래.. 뭐. 나도 이런 곳에 불려온걸 보면 이것도 있을 법도 한 얘기지..
뭐 더 볼 책이 없을까? (책장을 계속 뒤적여 봅니다.)
 
유난히 작은 책 한 권이 눈에 띄입니다. 내용을 확인해보면...
베일을 찢는 자를 부름에 있어, 먼저 그분의 신성한 그림을 찾고 의식 장소를 준비하되 차원의 오망성이 제대로 준비되어 잘 고정되도록 한다. 붉은 생명수를 자르기 위해 격식에 따라 준비한 단도를 쥐면 소환의 의식을 거행할 수 있다. 찢는 자는 오로지 한 가지 소원만을 들어 주시니 탐욕을 경계해야 할 것이다.
 
술레이만:신성한 그림.. 찢는 자? 무슨 소리인지 잘 모르겠네.. 소환한다는건 내 얘기겠지?
더 볼 책이 없으면...(다음 층으로 향하는 계단을 올라갑니다)
 
... 위 층으로 향할수록 이상하리만치 공기가 무겁습니다.
 
엄청난 악취가 느껴집니다. 한 번도 맡아본 적 없는 냄새입니다. 위로 올라가 램프를 비추어 보면..
 
핏자국으로 범벅된 돌바닥, 그리고 시체의 산입니다.
 
정체를 알 수 없는 잔해들만 가득해 원래 무엇이었는지도 추리해내기 어렵습니다. 뼈만 남은 것, 토막 나 부분만 남아있는 것, 피만 빨려진 듯 바싹 말라있는 것, 가죽만 벗겨내진 것, 장기만 도려내진 것.
 
소환 제물이라는게 이거였나요? 이성 판정.(1/1d3)
 
술레이만:
SAN Roll
기준치: 53/26/10
굴림: 93
판정결과: 실패
rolling 1d3
 
(
3
 
)
 
 
=
3
 
그 때, 달그락거리는 소리가 들립니다.
 
다만 이 층에 그런 소리가 날 만한 것은 없었을 것입니다. 주변을 둘러보면 쥐 한 마리조차도 찾을 수 없습니다.
 
순간, 당신의 위로 큰 그림자가 드리웁니다.
 
고개를 들어 확인해보면, 뼈만이 넘은 거구, 살덩이들이 얽혀 흘러내리는 사람 비스무리한, 다만 훨씬 거대한 괴물입니다.
 
“돌…려…주어어…… 돌려……!!!”
 
살점 괴물과의 전투입니다.
 
턴: 술레이만 > 괴물
 
괴물을 상대로 무얼 하나요?
 
술레이만:(한번도 실물과 싸운 적이 없지만.. 일단 차고있던 검을 괴물의 다리에 마구 휘둘러 봅니다.)
보검
기준치: 99/49/19
굴림: 86
판정결과: 보통 성공
피해: 17
 
:
(To GM)rolling d100
 
(
94
 
)
 
 
=
94
 
그것의 다리 한 짝과 뒤의 시체더미가 함께 잘려나갑니다. 괴로워하는 듯한 소리와 함께 그것이 주먹을 내지릅니다.
주먹
기준치: 55/27/11
굴림: 48
판정결과: 보통 성공
피해: 5
 
반격하나요, 회피하나요?
 
술레이만:(한번 공격이 먹혀들었으니.. 검을 마저 휘두릅니다.)
보검
기준치: 99/49/19
굴림: 22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피해: 10
 
:
(To GM)rolling d100
 
(
31
 
)
 
 
=
31
 
휘두른 검이 그것의 흉골에 적중하고, 무언가 단단한 것이 깨지는 듯한 소리가 들립니다.
 
그리고 뒤이어 우르르 무너져내립니다. 질퍽이는 피웅덩이 소리에 이어, 이내 고요해집니다.
 
술레이만:뭔 돌려달란거지.(불쾌한 환경에 못마땅한 얼굴이지만, 첫 전투는 나름 성공이란 생각에 어깨를 폅니다.) 여기서 일단 나가야겠어. (계단을 내려갑니다.)
 
내려갈수록 악취가 옅어지고, 머릿속이 맑아지는 듯한 느낌이 듭니다. 바깥으로 나오면 어느새 늦은 오후가 다 되어있네요.
 
술레이만:늦었네.. 해라도 떨어지면 일행 찾아서 합류하기 힘들텐데. 얼른 움직여야겠다.
(숲길로 마저 들어섭니다.)
 
당분간 제법 평화로운 여정이 이어집니다. 숲이라 그런가, 해가 기울어지자 금방 주변이 어두워집니다. 야영을 하기에 마땅한 곳이 보이지 않는데...
 
... 그런데 저건 뭐죠? 저 나무들 사이 밝은 빛이 새어나오고 있습니다.
 
술레이만:(빛이 새어오는 쪽으로 걸어들어갑니다.)
 
마음을 평안하게 하는 빛줄기가 새어나옵니다. 한 걸음 한 걸음 다가서니..
 
큰 빛이 일고, 시야에 다 들어오지도 않을 정도로 넓은 호수가 푸른 광채를 은은하게 발하는 것이 보입니다.
 
술레이만:..예쁘다... 지도 속 호수가 여기인가 보지?
새삼 호수가 빛나는 것도 신기하지 않을 정도가 됐구나.(같이 보면 좋을 사람이 떠올라 호수를 들여다봅니다.)
 
바람도 불지 않는데 물결이 찰랑입니다. 푸른 물 속에 당신이 비추어져요.
 
... 멍하니 있자니, 어디선가 속삭이는 듯한 작은 목소리가 들립니다.
 
“저건!” “그건!” “이건!”
 
“저 인간!” “그 인간!” “이 인간!”
 
“정말로 와줬어!”
 
“잊어버리지 않았구나!”
 
술레이만:뭐야. 거기 누구 있어?
 
주변엔 목소리를 낼 만한 것은 따로 보이지 않습니다. 그런데도...
 
“어딜 보는 거야!”
 
“여기에 있잖아!”
 
“바보가 돼서 왔네!”
 
... 자세히 보니, 호수 주위를 떠다니던 빛의 입자들이 몸 주변을 빙빙 돌고있습니다. 목소리의 주인들인 걸까요?
 
술레이만:바보가 돼서 왔다는게 무슨 소리야?(몸 주위를 도는 빛을 손으로 잡아보려고 손을 휘적여 봅니다.)
 
잡으려 하니 하나가 손에 닿습니다. 몽실몽실하고, 조금은 간질거리는 느낌입니다.
 
“나 안아주는거야?”
 
“기다렸어!”
 
“놀다 갈래?”
 
“또 같이 놀아!”
 
술레이만:노, 놀다 가? .. 뭐야, 너희? 나 알아?(주변을 두리번대다가 무슨 요정이겠거니 싶어.. 가만히 앉아있습니다.)
 
그 빛들은 등이라도 떠미는 듯 붙어있습니다. 안내하고싶은 곳이 있는 걸까요?
 
“이리 와!”
 
“열심히 준비해놨어.”
 
“그분의 말씀대로!”
 
술레이만:그 분? (등을 떠미는 방향으로 조금씩 다가갑니다.) (빛들 중 하나를 잡아 손 안에서 흔들어 봅니다.) 그분이 누군데?
 
“그그그그부부부분으으으은.”
 
“엄청 큰 분!”
 
“아냐, 자그마했어.”
 
“우리보단 훨 커!”
 
빛이 떠미는 방향으로 나아가보니, 뒤이어 그것들은 물 위에 다리를 짓듯이 일렬로 줄을 섭니다. 그들 사이의 물결의 파문이 멈추고, 시간이 멈춘 듯 굳어버립니다.
 
그 끝엔 작은 섬이 보입니다.
 
술레이만:(이 위로 걸어도 되는거야..?)(작은 섬 쪽으로 슬금슬금 다가갑니다.)
 
물 위로 발을 얹으니 돌길처럼 단단합니다. 섬에 가까이 가니 풀잎으로 엮어 꽃으로 장식한 요람같은 것이 있습니다. 키에 딱 맞게 만들어져 있어요.
 
“어때?” “어때?” “어때?”
 
“멋지지!” “그분께서 가르쳐 주셨어!”
 
“인간들은 이런 데서 잔다며?”
 
“침대!” “맞아, 그거!” “이상해!”
 
“그래도 내가 만들었으니까 대단해.”
 
“아냐, 내가 했어!”
 
술레이만:어린애들 같네.. 그분이 도대체 누구길래 이런걸 가르쳐 줘?
(한번 누워봅니다.)
 
풀잎으로 만든 것 치곤 아주 포근합니다. 찔리거나 걸리는 곳도 없이, 익숙하고 따스합니다.
 
"다정한 분이야."
 
"지켜달라는 임무를 받았어!"
 
“우리가 지켜줄게.”
 
“해가 뜰 때까지!”
 
술레이만:(음.. 좋은데..) 내가 이러고 있을 여유가 있나? 일행이랑 뒤쳐지거나 하면 안되는데.
난 바쁜데. 너희가 따라와서 지켜줄 순 없어?
 
"우린 여기 있어야 해!"
 
"기껏 만들었는데..."
 
“호수를 지켜야 해.”
 
“자고 가면 안 돼?”
 
술레이만:그렇게까지 말하면 뭐.. 별 수 없지.
(눈을 붙여봅니다.)
 
“잘 자!”
 
“다음에 또 만나.”
 
“깨어나면 해가 떠 있는 쪽으로 쭉 가면 돼!”
 
눈을 감자 피로가 눈 녹듯 사라지는 기분입니다. 깊은 잠에 빠져드는 머릿속에, 자장가같은 목소리가 울려 퍼집니다...
 
...
 
꿈 속의 당신은 어떠한 풍경을 관망하고 있습니다. 남녀 한 쌍이 이 호숫가에 나란히 앉아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누고 있어요.
 
a
 
당신과 에리인 것을 알아볼 수 있는데, 어딘가 이상합니다. 이런 기억은 조금도 없는 걸요.
 
이 세계에 처음 오고서부터 에리는 비슷한 사람조차 본 적도 없습니다.
 
어쩌면 똑같이 이 세계에 떨어져 헤메는 건 아닐까요?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보면, 이야기소리가 잠시 잦아듭니다.
 
당신이 그곳에 있는 것을 아는 건지, 뒤돌아보는 눈동자와 눈이 마주칩니다.
 
a
 
보라색 눈동자 한 쌍.
 
...
 
눈꺼풀이 뜨입니다. 따사로이 비추는 햇살, 지저귀는 새소리, 공기도 상쾌합니다. (허기 사라짐, 이성 1 회복)
 
잠자리는 아주 안락했지만, 꿈의 내용만큼은 짐작가는 구석이 없습니다. 낯선 곳에 온 스트레스 때문이었을까요?
 
일단은 나아가는 수 밖에 없습니다.
 
술레이만:(에리와 같이 그 호수를 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그게 꿈에 나왔겠거니..) (짐과 말을 챙겨 해가 뜬 방향으로 향합니다.)
 
몸을 일으키고 보니 원래 빛들이 놓아주었던 다리는 통나무 다리로 바뀌어 있습니다. 혹시라도 길을 헷갈릴까 싶었는지 자그마한 꽃잎들로 길이 나 있어요.
 
숲으로 들어서자 길은 여전히 험난합니다. 가끔 삐져나온 나뭇가지가 얼굴에 긁히려는 것을 쳐내며 나아가자니 끝도 없습니다. 이 길이 맞기는 한 걸까? 생각하던 차에 묘한 인기척을 느낍니다.
 
듣기 판정.
 
술레이만:
듣기
기준치: 45/22/9
굴림: 27
판정결과: 보통 성공
 
숨죽이고 말을 멈추게 합니다. 한 편에 동굴이 보이는데, 거대한 늑대 한 무리가 그곳에서 잠을 자는 것이 보여요. 몰래 지나가는 편이 좋을 지도 모르겠습니다.
 
혹은 이 기회를 틈타 기습하는 것도 방법이겠죠. 어떻게 하나요?
 
술레이만:(보검을 들고 늑대들에게 공격을 시작합니다.)
 
턴: 술레이만 > 늑대인간 > 늑대인간 > 늑대인간
 
늑대인간들은 기척을 느끼고 하나 둘씩 눈을 뜨기 시작합니다. 공격한다면 기습 보너스+1 (보라색주사위)
 
술레이만:
보검
기준치: 99/49/19
굴림: 859683
+2: 보통 성공
+1: 보통 성공
  0: 보통 성공
-1: 보통 성공
-2: 보통 성공
피해: 8
 
가죽이 얼마나 두꺼운지 조금 엇베었더니 다 베이지 않고 턱, 걸립니다. 치명상을 입은 것은 분명해보여요.
 
늑대인간들이 일제히 달려듭니다.
물기
기준치: 50/25/10
굴림: 34
판정결과: 보통 성공
피해: 5
물기
기준치: 50/25/10
굴림: 45
판정결과: 보통 성공
피해: 9
할퀴기
기준치: 50/25/10
굴림: 93
판정결과: 실패
피해: 9
 
두 마리를 상대로 반격하나요, 회피하나요?
 
술레이만:(칼을 들고 반격합니다)
보검
기준치: 99/49/19
굴림: 27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피해: 4
보검
기준치: 99/49/19
굴림: 88
판정결과: 보통 성공
피해: 16
 
한 마리의 목을 베어내고, 묵직한 소릴 내며 바닥에 떨궈집니다. 시선이 분산된 탓인지 나머지 한 마리는 빗맞힙니다.
 
술레이만의 턴, 무엇을 하나요?
 
술레이만:(남아있는 늑대들을 마저 공격합니다.)
보검
기준치: 99/49/19
굴림: 26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피해: 9
 
늑대 한 마리의 몸통에 긴 상처를 냅니다. 피가 후드득 떨어지는 소리마저 들릴 지경이지만, 아랑곳 않고 공격해옵니다.
물기
기준치: 50/25/10
굴림: 89
판정결과: 실패
피해: 6
물기
기준치: 50/25/10
굴림: 33
판정결과: 보통 성공
피해: 11
 
달려드는 한 마리를 상대로 어떻게 하나요?
 
술레이만:(달려드는 늑대에게 검을 내지릅니다.)
보검
기준치: 99/49/19
굴림: 82
판정결과: 보통 성공
피해: 14
 
후웅, 하고 휘둘러진 검은 조금도 막히지 않고 가볍게 목을 베어버립니다. 이제 치명상을 입은 한 마리만 남았어요.
 
술레이만의 턴, 마무리하나요?
 
술레이만:(물론 나머지 한 마리도 봐주지 않고 검으로 콩콩콩 때립니다.)
보검
기준치: 99/49/19
굴림: 1
판정결과: 대성공
피해: 6
 
콩. 에서 목이 툭 떨어져버립니다.
 
고작 세 마리였는데도 쌓여있는 시체의 크기가 엄청납니다.
 
술레이만:(개운한 얼굴로 머리를 쓸어올리고.. 길을 마저 나섭니다.)
 
말을 끌고 길을 재촉합니다. 지도를 보면 분명 이 방향이 맞는데, 어찌 계속 똑같은 나무에 길만 보이는 것 같아 지쳐옵니다.
 
얼마나 걸었을까, 한순간 시야가 트입니다.
 
눈앞엔 나무 한 그루 없는 푸른 초원, 그리고 산지로 이어지는 언덕이 여럿 보입니다. 어느새 해가 기울어지고 있네요.
 
술레이만:해가 벌써 저만큼이나..(말을 타고 언덕 쪽으로 향합니다.)
 
별 어려움 없이 언덕으로 오릅니다. 여전히 여러 언덕들이 이어지는 가운데, 저 멀리는 녹빛이 아닌 회색에 가까운 빛을 띠고 있습니다.
 
지능 판정.
 
술레이만:
지능
기준치: 70/35/14
굴림: 28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그러고 보면, 이곳까지 오며 원정대의 자취는 커녕 사람 그림자 하나 보지 못했습니다. 길을 헷갈릴 일은 없다고 장담을 하더니만, 어떻게 된 일인 지 모르겠어요.
 
그 때, 풀밭 저편에서 무언가 어른거리는 형상이 보입니다. 사람... 비슷한 것 같기도 합니다.
 
술레이만:사람이다!(며칠 내내 혼자 떠돌다 사람의 형상을 보니 매우 반가움이 들어, 뛰어가서 이봐 하며 사람을 불러봅니다.)
 
옆집아저씨:"안녕하세요~"
"옆집 아저씨에요~"
 
술레이만:아?!
 
옆집아저씨:"얘~! 너 아저씨 보면 인사를 해야겠어요~ 안해야겠어요"
 
술레이만:아?
 
옆집아저씨:"얘야 너는 왜 옆집 아저씨가 뜬금없이 튀어나온줄 아느냐"
"평소에는 간간히 인사 정도만 하는 존재 어쩌다 한번씩 한두마디 정도 나누는 친숙한 존재"
"넌 그런 친숙함에 속아 망각하고 있는 거란다"
"가장 가까웠던 존재가 어느 날 베일을 벗고 나타나 진짜 모습을 보이며 널 위협할때. 평소엔 알지 못했던 너무나도 위화감이 느껴지는 그런 때."
"내가 알고 있던 것과는 다른 모습을 하고 있는 그런 것을 너희 벌레들은"
"공포라고 부른다지"
 
차원의 부랑자와의 전투가 시작됩니다.
 
옆집아저씨:"끼예에에에에에에엑~~!!! 왜 엘리베이터에서 마주칠때마다 날 무시했던거니~~~????????????"
 
턴: 술레이만 > 차원의 부랑자
 
차원의 부랑자가 당신을 향해 덮쳐옵니다. 어떻게 하나요?
 
술레이만:아니, 누군데!(검을 빼어들고 휘두릅니다. 뭔가, 엘리베이터 닫힘 버튼을 눌러야 할 것 같은 기분입니다.)
보검
기준치: 99/49/19
굴림: 36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피해: 9
 
이요프지프 알저치:
회피
기준치: 50/25/10
굴림: 57
판정결과: 실패
 
무언가를 베어낸다는 감각은 들지 않습니다. 다만 그 형체가 크게 요동치며 약간이나마 옅어진 것이 보입니다.
 
차원의 부랑자의 턴.
 
이요프지프 알저치:"커어어억 명치를"
붙잡기
기준치: 60/30/12
굴림: 25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피해: 1
"아저씨랑 놀자꾸나~~~~~~~~~~"
 
술레이만의 회피 굴림.
 
술레이만:흐아아아아아악~
회피
기준치: 52/26/10
굴림: 16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가까스로 회피합니다. 술레이만의 턴.
 
이요프지프 알저치:"아저씨가 그렇게 싫어~~~~?!?!?!"
 
술레이만:죽어라, 아저씨!!!
보검
기준치: 99/49/19
굴림: 84
판정결과: 보통 성공
피해: 7
 
이요프지프 알저치:
회피
기준치: 50/25/10
굴림: 95
판정결과: 실패
"아이고 시부럴 담배 좀 줄일걸"
 
형체가 크게 일렁입니다. 금방이라도 사라질 듯 보여요. 차원의 부랑자의 턴.
 
이요프지프 알저치:
할퀴기
기준치: 45/22/9
굴림: 74
판정결과: 실패
피해: 4
"너도 임영웅 최고라고 외쳐라!"
 
마무리를 지을 때가 됐습니다, 술레이만의 턴.
 
술레이만:
보검
기준치: 99/49/19
굴림: 4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피해: 14
 
그 형체가 으그러집니다. 해치웠나? 싶었던 순간..
 
이요프지프 알저치:
진득한 손길
기준치: 100/50/20
굴림: 25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피해: 0
"자 이제 마사지를 하러 가볼까"
 
회피한다면 회피 굴림.
 
술레이만:아아아아아악!!!!!!
회피
기준치: 52/26/10
굴림: 79
판정결과: 실패
 
이요프지프 알저치:(어깨 주물주물)
 
술레이만:시원하네...
 
이요프지프 알저치:그대로 가슴을 잡는다
"방심하지마라 남창."
 
그 순간 묘하게 주변이 소란스러워집니다.
 
저 너머의 까만 숲에서 수많은 새들이 날아오릅니다.
 
조금씩 바람이 휘몰아치고, 그것이 태풍처럼 커집니다.
 
뒤이어 머리 위로 거대한 그림자가 드리웁니다.
 
a
 
산맥을 통째로 뒤흔드는 포효. 순간 속박이 풀려 귀를 절로 막게 됩니다. 달아나는 말을 붙잡을 여유는 없습니다.
 
이 일대의 주인이자 당신의 적, 드래곤입니다.
 
방금 전까지 싸우던 존재는 동작을 멈춰버립니다.
 
이요프지프 알저치:"워메 아저씨는 비얌은 징그러브러서 못봐야"
 
그러고는 도망치듯 허공으로 빨려 들어가 흔적도 없이 사라집니다.
 
... 그리고 쿵, 용이 내려앉습니다. 보랏빛 눈이 빛나며 당신을 똑바로 응시합니다.
 
뒤이어지는 정적. 당신이 상대해야 할 적입니다. 검을 쥐어야 해요.
 
술레이만:아니, 너, 너무 큰데.. (검을 쥔 손과 땅을 딛은 발이 조금 후들거립니다.)
 
긴장해서일까, 아니면 그 외의 이유 탓일까 이상하리만치 숨이 턱턱 막힙니다.
 
먼저 달려들 엄두를 차마 내지 못하고있자니, 그것이 한 걸음 내딛습니다.
 
그 시선은 당신의 검, 뒤이어 가슴팍을 향합니다. 그리고...
 
현대의 어떤 병기보다 단단하고 흉악해보이는 발톱이 당신을 향해 쇄도합니다.
 
이성 판정(1d5/1d5+5)
 
술레이만:
SAN Roll
기준치: 50/25/10
굴림: 18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rolling 1d5
 
(
4
 
)
 
 
=
4
 
이대로 죽는 건가? 자포자기하는 마음마저도 듭니다. 통증이 오기도 전에 의식을 잃고 맙니다.
 
...
 
...
 
포근한 이불, 쿠션의 감촉이 등 아래로 느껴집니다.
 
비몽사몽한 채로 눈을 뜨자니 성의 천장같은 것이 보입니다. 여긴 어디죠?
 
술레이만:헉..(벌떡 일어나서, 주위를 둘러봅니다. 제발 왕실 침대이기를 바라면서..)
 
처음 보는 방입니다. 천장과 벽은 석재지만 성의 것과는 다른, 더 검은 것입니다.
 
놀라 주변을 보고있자니 누군가 방 문을 열고 들어옵니다.
 
에리:이제 정신이 들었어? 거의 반나절을 잤어, 너.
 
술레이만:(??) 에리! (허둥지둥 일어나 눈을 비벼봅니다. 반가울 얼굴, 일어나서 가까이 다가갑니다) 너도 여기 떨어졌니?
 
에리:(제 이름을 부르자 눈에 띄게 표정이 밝아집니다. 걱정하는 기색이 역력하지만서도, 역시 반가운 듯한 얼굴입니다. 양 팔을 조심스레 잡은 채 말해요.) 방금 일어났잖아, 무리하지 말아. ... 음, 일단 식사부터 할까? 준비할테니 조금 쉬다 나와.
 
술레이만:너도 여기 떨어졌으니 약속 늦은 것에 대해선 뭐라고 안 하겠지?(당신이 제 팔을 잡은 것을 보고 한번 꾸욱 안아줍니다. ) 야! 지금 상황이 이런데 식사가 웬말이야. 용은? 용은 어떻게 됐지? 용을 죽여야 돌아갈 수 있댔어.
 
에리:(안아주자 조금 머뭇이다가, 꾹 밀듯이 품에 기댑니다. 용 이야기에 잠시 표정이 가라앉았다가도, 이내 슬쩍 웃고 맙니다.) 아는 건 전부 이야기해줄게. 하지만 너도 좀 쉬어야지. (쿡 찌르고는 방에서 나갑니다.) 너무 서두를 건 없어.
 
술레이만:어..그래.(조금 멋쩍은 얼굴을 띄운 채 에리를 보내고, 방을 둘러봅니다.) 여기가 어딘지나 말해주고 가지..
 
호의적인건 맞으나 계속 얼버무리는 듯한 느낌을 지우기 어려웠습니다. 주변을 둘러보면...
 
당신이 누워있던 침대, 옷장, 큼지막한 창문이 보입니다.
 
술레이만:(창문 밖을 내다봅니다.)
 
얼마나 쓰러져있던 걸까요, 바깥은 이미 어둡습니다. 애초에 여긴 어떻게 오게 된 건지... 새까만 숲이 보입니다.
 
술레이만:여기까지 어떻게 온 거야? ..(창가를 떠나 옷장으로 다가가 문을 엽니다.)
 
옷장 안에는 현대에선 보기 힘든, 현지의 옷같아보이는 것들이 여러 벌 들어있었습니다. 관찰 판정.
 
술레이만:
관찰력
기준치: 60/30/12
굴림: 23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옷들을 뒤적이다 보니 그 안에 익숙한 생김새의 옷 몇 벌이 보입니다. 현대에서 입을 법한.. 사이즈도 얼추 맞습니다. 본인의 옷은 아니지만, 이 세계의 사람들이 입을 옷은 아니라는 것 정도는 알 수 있어요.
 
술레이만:이건 에리가 가져온건가? (그 외의 옷들도 뒤적거리다가 깨끗한 옷을 골라 갈아입습니다.)
쉬라고는 했는데.. (그렇게까지 피곤하진 않기에, 방문을 열고 나가봅니다.)
 
문을 열고 나오면 적당한 크기의 부엌과 식탁, 그리고 거실로 쓰이는 듯한 공간이 보입니다. 익숙한 음식 냄새가 나요. 이곳의 음식이 아닌 평소 자주 먹던 집밥 냄새에 가깝습니다.
 
술레이만:(익숙한 냄새에 기분좋게 웃습니다. 옛날에도 에리의 요리를 자주 얻어먹곤 했으니.. )(부엌으로 들어갑니다.)
 
부엌으로 가면 에리가 있습니다. 제법 능숙한 손길로 요리를 하는데, 처음 보는, 하지만 알던 것과 비슷하게 생긴 채소를 쓴다는 것만 빼면 익숙한 풍경이네요.
 
나무 식탁에는 이미 두 명 분의 식기가 세팅되어있고, 두 의자가 마주보게 놓여 있습니다.
 
술레이만:여긴 어디야? 밖엔 해가 벌써 다 졌던데.(요리하는 에리의 뒤에서 어깨를 주물러주곤, 도로 손을 뗍니다.)
 
에리:(손이 닿자 살짝 놀라는 듯 하다가도 이내 소리내서 웃습니다.) 내가 지내는 곳. 식사준비 되기까지 편하게 둘러봐도 돼. 이렇게 말할 정도로 넓진 않지만서두.
 
술레이만:기다릴게, 그럼.(거실로 나와서 거실을 둘러봅니다.)
 
거실로 나오면 낮은 협탁과 벽난로, 작은 가죽 소파가 있습니다. 한 편에는 화분들이 줄을 지어 놓여있고, 닫힌 문 하나가 더 있어요.
 
술레이만:아늑하게 생긴 집이네.(닫힌 문을 열어봅니다.)
 
문은 잠겨있습니다. 열쇠를 꽂는 구멍도 따로 보이지 않네요.
 
술레이만:뭐야?(문을 여러번 잡아당기지만 열리지 않자 조금은 떫떠름한 표정입니다.) (거실의 소파에 앉아 협탁을 살핍니다.)
 
자기가 사는 집에서 굳이 문을 잠글 필요가 있었을까요? 아니면 원래 잠겨있던것인지... 테이블 위에는 책 몇 권이 쌓여있습니다.
 
술레이만:(책을 펼쳐봅니다.)
 
이계의 것이 아닌, 당신이 읽을 수 있는 언어로 적혀 있습니다. 식물백과, 실내 가드닝 관련, 식용 허브 키우기... 저 화분들을 키우기 위해 읽은 책들일까요?
 
술레이만:쟨 여기서 이런 책들을 다 어디서 구했지? 들고다녔을리는 없는데..(책을 도로 내려놓습니다.)
 
어렴풋이 주변을 둘러보고 나면... 지능 판정.
 
술레이만:
지능
기준치: 70/35/14
굴림: 77
판정결과: 실패
 
... 어쩐지 이질적인 기분이 듭니다. 뭔가 부족한 느낌이 드는데, 착각일 지도 모르겠어요.
 
이런저런 생각을 하고있자니 부엌에서 당신을 부르는 목소리가 들립니다. 다 된 걸까요?
 
술레이만:(고개를 조금 갸웃거림며 부엌으로 향합니다. 일단 지금 배고픈건 어쩔 수 없으니까요.)
 
제법 기합 넣고 만든 듯, 어마어마한 양은 아니지만 정성들여 만든 티가 납니다. 밥 한 그릇 가득 담아져 자리에 놓여 있어요. 국이나 반찬이나, 향부터가 익숙합니다.
 
기대하는 듯한 눈으로 이쪽을 쳐다보고 있습니다..
 
술레이만:잘 먹을게, 에리. (식사를 들면서 에리를 요래조래 쳐다봅니다..)혹시 렌즈 꼈니? 앞머리에 가려서 못 봤네.
 
에리:(먼저 먹는 모습을 보고서야 안심하고 저도 먹기 시작합니다. 그 물음에 멋쩍게 웃으며 제 앞머리만 한 손으로 만지작거려요.) 으응, 아니. 원래 이랬어. 오히려 이 쪽, (연갈빛 눈을 가리켜요) 여기 색이 바뀌었지.
 
술레이만:응? ( 눈을 바라보며 표정이 묘해집니다.) 아니야, 네 눈은 원래 연갈색이잖아.
 
에리:(고갤 천천히 가로젓습니다. 시선을 살며시 내리깐 채,) 원래 보라색이었어. 태어나서부터 쭉.
 
술레이만:(식사를 멈추고 아리송한 얼굴로 인상을 찌푸린 채 고개를 앞으로 기울입니다.)이거 장난치는거지? 어릴 때부터 그 색이었는데 원래부터 보라색이긴..
(문득, 아까 보았던 용의 눈이 생각납니다. 찌푸렸던 눈썹이 금새 그 자리에 굳습니다.)..오.
 
에리:... 미안, 말할 기회를 못 잡았어서. (식기를 내려두고 당신을 마주봅니다. 아까의 용은 외눈이었어서, 한 눈만 보라색이었습니다.) 하지만 네가 내 이름을 알고 있던 건 정말 놀랐어.
 
술레이만:(식탁에서 일어나 조금 성난 목소리로 쏘아붙입니다.) 내 여자친구로 변신해놓고 이름을 알고 있어서 놀랐다니, 무슨 작당이야?
 
에리:네가 놀랄까봐 모습을 조금 바꿨지만, 이것도 내 모습이야. (애써 차분한 목소리지만 묘하게 섭섭한 듯한 기색은 지울 수 없습니다.) 내가 아는 사람과 네가 정말 닮아 있었어. 반가운 마음에 갔던 건데... 그렇게까지 놀라게 될 줄은 몰랐어. 사과할게.
 
술레이만:너, 그걸 말이라고..(역정이 나다가도, 사과한다는 말을 들으니 막상 화를 낼 수는 없었습니다.)내가 닮았다고? 누구랑?
 
에리:술레이만. (시선을 잠시 내렸다가, 당신을 바라봅니다.) 응, 그 사람을 닮았어. 듣자하니 이름까지도 같은 것 같지만.
 
술레이만:...뭐, 이 차원에서의 나라는 거야, 뭐야?(..표정이 떫다가도) 그래서, 용사로 불려온 내가 그 사람과 닮아서 날 데리고 온 거야? 나는 널 죽이러 왔는데도? 뭐, 죽이진 못했지만 그래도.
 
에리:그럴 지도 모르겠어. (멋쩍게 소리내어 웃습니다. 제 옆머리를 좀 만지작거려요.) 다른 나를 네가 아낀 만큼, 나한테도 그 사람은 소중한 사람이었으니까. 그 사람일 리 없는 건 알아도 함부로 대할 수가 없었어.
 
술레이만:..그래서? 내가 못 돌아가게 하려는 건가? 용의 심장이 있어야지만 돌아갈 수 있다던데.
 
에리:으음, 인간들이라면 그렇겠지만. 내 힘으로라면 널 보내줄 수 있을 거야. 날 죽이지 않고 내 심장을 쓸 수 있는건 나뿐이니까.
 
술레이만:그럼 지금 보내줘! 여자친구가 지금쯤 날 기다리고 있을거란 말야. ...(못마땅한 얼굴로 바라봅니다.)
 
에리:... 그거에 대해서 말인데. ...
하루만, 딱 하루만 더 있다가 가 주면 안될까? ... 네가 이곳에 막 온 시점으로 돌려보내줄 테니까.
아무것도 하지 않을게, 정말로.
 
술레이만:...정말?
...그래.. 그래준다면야 문제는 없겠는데. 그 약속 꼭 지켜야 해. (손가락으로 당신을 가리키며 인상을 썻지만, 뭔가.. 괜히 너무 화낸 기분이 들어 이후의 표정이 영 편안하진 않습니다.)
 
에리:응, 약속할게. (그런 태도에도 금세 표정이 밝아집니다. 조금 식어버린 음식들을 멋쩍게 보고있다가 살짝 몸을 일으켜요.) 다시 데워줄까?
 
술레이만:...그래. (손을 괜히 쥐었다 폈다 하며 어색해 합니다.) 내가 평소에 먹던 음식들은 어떻게 알고 만든거야?
 
에리:(차려놨던 것들을 하나씩 들어 조리대로 도로 가져갑니다.) 이계의 책들을 읽었어. 너무 오랜 시간동안 할 게 없었거든. 너라면 그 쪽을 더 익숙해할까 싶어서.
다른 사람과 이야기해본 거나, 음식 차려주는 건 너무 오랜만이라 걱정했는데. 입엔 좀 맞았어?
 
술레이만:..입에 잘 맞았어. (익숙한 맛이었기에, 더 기분이 묘합니다.) 용이 만든 음식치고는 이상할 정도로 잘 맞았지.
 
에리:(그 말에 작게 소리내어 웃습니다.) 그치, 연습 많이 했거든. (마법이라도 쓴 것인지, 음식을 금방 데워서는 앞에 놔줍니다.) 그나저나, 용사라고는 해도 혼자 올 줄은 몰랐어.
 
술레이만:(음식을 깨작깨작 입에 대면서 대답합니다.) 일행을 놓쳤어. 출발한지 얼마 안 되어서 내가 길을 잃어버렸거든. 오는동안 마주칠 법도 한데..
 
에리:길을 잃어? (곰곰이 생각하는 얼굴을 합니다.) 이상하네... 적어도 나는 너 말곤 다른 인간 본 지는 정말 오래 됐는데. 힘들지는 않았어?
 
술레이만:힘들진 않았어. 중간에 호수에서 한번 쉬어가기도 했었고.. (생각해보니 그때 꾼 꿈이 당신과 그였을지도 모르겠단 생각을 합니다.) ..나머지 일행들도 어디선가 쉬다가 늦어졌거나 하겠지. 다들 널 죽이려고 벼르고 있을텐데..
 
에리:호수, 그 애들을 만났구나. (안심한 듯 미소짓습니다.) ... 평범한 인간은 날 죽이지 못해. 네가 아니면 아무도 못 하는 일이야. (물만 홀짝입니다.) 조만간 널 찾으러 올 지도 모르겠네. 네 일행들은.
 
술레이만:그 사람들이 찾아오면 넌 어떻게 할거지?(당신을 빤히 바라보며 묻습니다.) 난 네가 그 사람들을 죽이는걸 원치 않아.
 
에리:... 너도 똑같은 말을 하는구나. (힘없이 웃습니다.) 물론 죽이지 않을 거야. 조금 겁을 주거나, 마법으로 강제로 돌려보내야하겠지. 또 오지 못하게 오는 길을 비틀고... 목숨을 노려지는 것도 참 힘든 일이야.
 
술레이만:똑같은 말?(당신의 표정을 살핍니다.)...마을 사람들이 원한이 많아. 다 네 잘못 때문에 노려지는 목숨인걸.
 
에리:... 옛날 일이야. 정말, 옛날 일. 이렇게 외로워질 줄 알면 그런 일 절대 안했을 텐데. (당신을 가만 바라봐요.) 서로 죽이고 죽는 입장이었어. 인간 못지않게 이쪽도 많이 피를 봤지.
 
술레이만:그래도 적어도, 넌 죽지는 않았잖아. (식사를 대강 마치고, 당신을 응시합니다.) 내가 떠나면 어떻게 지낼거야? 또 다른 나를 찾을건가?
 
에리:마음만은 굴뚝같지만. (양 손을 식탁 위로 모아 올려둡니다.) 기다리지 않을까 싶어. 기약없이 누군가가 찾아와줄 때까지.
 
술레이만:..그 얼굴로 그런 말을 하는 걸 들으니 뭔가 맘이 아프네. (의자에 등을 푹 기댄 상태로 쳐다봅니다.) 그래도 어쩔 수 없지..
 
에리:... 네 세계엔, 네 소중한 사람이 있으니까. (손을 약간 꼼지락거립니다. 이제보니 한쪽 손의 색이 다른쪽과 살짝 다릅니다.)
 
술레이만:(그 모습을 빤히 보더니, 손을 쓱 내밉니다.) 손은 왜 그런거야? 그러고 보니 눈은 어쩌다 그리 된건지도 궁금하네.. 웬만한 인간은 생채기 내기도 힘들다면서.
 
에리:웬만해서는 말이지. (제 손을 펼쳐 보여줍니다.) 원래 모습으로 돌아가면 더 잘 보일텐데, 이 상태로는 은근하게만 티가 나게 되더라고.
좋은 구경거리는 못 돼. (작게 소리내어 웃습니다.) ...피곤하지, 침대 써도 좋아.
 
술레이만:누구한테 당했길래 이렇게 됐는데? .....(당신의 눈치를 조금 살피다가) 그냥 재워버리려고 하네.(조금 장난스럽게 웃습니다.)
 
에리:음~. (고민하는 척, 시선을 빙 돌렸다가 당신을 봅니다.) 아주 용맹한 용사에게 바쳤지. 하지만 누구도 원망스럽지 않아.
 
술레이만:(아마 그 사람이겠거니, 싶어 표정이 묘합니다.)(몸을 일으키며 당신을 쳐다봅니다.)..그래. 이제 슬슬 자러가야겠다.
 
에리:(당신의 말에 저도 몸을 일으킵니다. 잠시 머뭇이다가) 혹시, 네가 잠들 때까지 옆에 있어도 될까?
 
술레이만:(당황스러운 눈빛이긴 하지만.. 딱히 거부감이 드는 표정은 아닙니다.) ..그래. 네가 원한다면야.. 어짜피 내일이면 못 볼텐데. .. 네 마음대로 해.
 
에리:... 고마워. (소리내서 웃습니다. 그러고는 자신이 먼저 일어나서는 침실 문을 열어줘요.) 미안, 많이 피곤할텐데.
 
술레이만:(침실로 들어섭니다. 침대 끝에 걸터앉아서 어색하게 쳐다봐요.) 뭐어, 미안할 필요까지야 없지만서도.. ..그럼, 먼저 잘게. (조금 뻣벗한 자세로 침대 위에 누워 눈을 붙입니다.)
 
에리:응, 좋은 꿈 꿔. ...
 
마냥 마음이 편치는 않지만서도, 순식간에 밀려오는 피로감에 몸에서 힘이 쭉 빠집니다. 요 며칠간 참 고생스러웠죠.
 
내일이면 집으로 돌아갈 수 있을 겁니다.
 
완전히 의식이 날아가기 직전, 누군가 당신의 손을 잡는 감촉이 느껴집니다. 그리고... ...
 
...
 
얼마나 지났을까, 인기척에 눈을 뜨게 됩니다. 창밖을 보니 동이 트기 직전 즈음입니다.
 
침실의 문은 살짝 열려있습니다.
 
술레이만:(일어나서 침실을 나갑니다. 에리가 밖에 있는지 둘러봅니다.)
 
거실과 부엌엔 아무도 없습니다. 다만 전날 잠겨있던 방문이 열려있어요.
 
술레이만:(방문을 조심스레 열고 들어갑니다.)
 
방의 문고리를 열고 들어서면 저절로 램프에 불이 들어와 밝아집니다. 양 옆에 큼지막한 책장들이 있고, 가운데엔 큰 책상이 보입니다.
 
술레이만:(책상 위를 살펴봅니다.)
 
그 위엔 여러 책들이 쌓여있고, 가죽 표지로 된 두꺼운 노트 한 권이 보입니다.
 
술레이만:에리가 쓴 걸까?(노트를 펼쳐봅니다.)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2567

결국 그이가 죽었다. 나는 그이의 죽음이 다가오는 매 순간 수 백 번, 수 천 번을 고뇌했다. 그이를 인간이 아닌 다른 것으로 변모시킨다면 나와 더 오랜 시간을 함께할 수 있을 텐데. 혹은 죽은 후에라도 부활시킨다면… …

하지만 이런 방식이라면 질색을 했었지. 나는 짧은 생을 가진 인간임을 알면서도 그이를 사랑했고, 그렇다면 그 죽음 또한 덤덤히 받아들여야 했을 터이다.

그이는 마지막에, 웃었다. 그리고 미안하다고. 나는 기다리겠다 말했다.

몇 년이 걸리든, 다시 만나자고… …

 

2570

외롭다. 함께 시간을 보내던 장소에 매일 찾아가지만, 그곳엔 나 혼자뿐이다.

 

2579

온 세상이 고요하다. 돌이켜보자면, 그이와 만나기 전엔 늘 이랬던 것 같다. 과거에는 아무렇지도 않았던 것이 지금에는 가혹하게만 느껴진다.

아니, 괜찮지 않았던 것을 그이가 상기시켜주었던 것 같다.

 

2580

2580번째 생일을 혼자 축하해본다. 인간에게는 참 중요한 일이라는 걸 들었을 때는 의아하기 짝이 없었지만, 너와 지내던 나날 때문일까 매년 나도모르게 이 날이 설레이게 되는 것 같다. 텅 빈 방을 보면 이런 마음도 금방 식어들지만.

 

2582

언제쯤이면 돌아올까. 어쩌면 이루어지지 않을 꿈인 건 아닐까.

 

2587

기다리기만해서는 만날 수 없는 건 아닐까. 다시 만날 방도를 스스로 찾아야 한다.

 

2590

그이의 몸은 이미 부활시키기에는 늦었기에, 나는 그 이외의 다른 방법을 찾아야만 했다. 강령이나 빙의 등 부작용이 있을 지도 모를 일은 택하고 싶지 않아 선택의 폭이 더욱 좁아졌다. 아직까지 진전이 없다.

 

2595

다만 하나, 방법을 찾았다. 나는 수많은 신의 이름을 알고 있지만 이런 이름은 처음 들어 보았다. 미지의 신은, 이 세계의 바깥에서 온 신은 그이를 다시 만나는 법을 알고 있을까?

 

2600

단서를 찾으니 그 후는 술술 풀린다. 나는 내 몸의 일부를 바쳐 그것의 소환에 성공했고, 차원문을 여는 법을 알아냈다. 결과적으로 이곳과 무척 다르지만 같은 곳, 평행 세계의 존재를 깨달았다.

잠깐 열린 문으로 엿본 이차원의 풍경은 매우 이질적이었지만, 그 사이의 그이는 내가 알던 사람과 완전히 같았다.

한눈에 알 수 있었다. 같은 영혼을 가진 이라는 것을.

어째서 그렇게 먼 곳에 있던 걸까. 나는 기억하지 못하는 걸까?

한 번이라도 만나 확인받고 싶다. 한 번이라도, 그 목소리로 내 이름을 부르는 것이 다시 듣고싶어.

 

2601

아무리 해도 그의 영혼과 차원문의 연결을 성공시킬 수가 없다. 도무지 이유를 모르겠어. 방법이 문제인가 싶어 내 다리 한 쪽을 더 제물로 바쳐보았다. 무엇이 잘못되었지? 고지가 눈앞인데도...

 

2604

가설일 뿐이지만, 이차원의 인간인 그와 다른 차원의 마족인 내 영혼은 이어질 수 없는 것 같다.

문제는 그것이다. 그와 내가 너무나도 다른 존재라는 것.

다르다는 사실이, 그게 또 내 발목을 잡는다.

하지만 이로써 시도할 수 있는 방법이 하나 더 생겼다.

 

나는 고명한 노인의 모습으로 변한 채 인간들의 왕국으로 내려갔다. 그리고 그들에게 차원문을 여는 법을 알려주고, 그곳에서 나타난 자가 사악한 용을 물리칠 용사가 될 것이라 전했다.

 인간들은 언제고 나를 못 죽여서 안달이니까, 이렇게 하면 그이를 소환하는 데에 있는 힘을 다할 것이다.

소환 주문을 내 식으로 개조해, 그이가 이 세계에 방문하면 저절로 나와 연결되도록 힘썼다. 나의 눈을 뽑아 그이를 보호할 장치를 만들었으니 어디에 있든 알 수 있다. 이제는 기다리는 일뿐이다. 항상 그래왔던 것처럼...

2609

인간들은 정말이지 너무하다. 언제나 나를 기다리게 하니. 그이가 있던 차원의 요리나 복식에 대한 책만 벌써 몇 번째 읽는지 모르겠다.

 

2619

간만에 일기장을 펼친다.

아직 기다리고 있다.

 

2632

드디어 왔다. 드디어! 어떤 표정을 지어야 할까, 사람과 대화하는 건 오랜만이라 목소리가 이상하게 나오지는 않을까 걱정이다. 옷은? 머리는 어떻게 하지... 너무 신경쓴 티를 내서 부담 주고싶지는 않은데.

 

나는 이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수기를 너에게 보여줄 것이다.

네가 이 모든 사실을 알고도 나에게 조금이라도 정을 주길 원하니까.

너는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끔찍하다 여기고 있을까. 너에게는 너만의 소중한 것이 있었을 테니. 하지만 부디 바라건대, 기억이 없을지라도 나를 조금이나마 동정했다면, 조금이라도 마음이 흔들렸다면...

 

네게 다시 사랑받고 싶었어.

 


이 이후로는 모두 백지입니다.

 
술레이만:....(조금 쓰린 얼굴로 종이를 만져봅니다.) 하지만.. 그래도...
그래도 안돼.(책장을 살핍니다.)
 
왼쪽 책장에는 요리, 자수, 실뜨기, 세탁, 청소... 심지어는 대화의 기술, 심리학 등 당신이 아는 언어로 적힌 책들이 꽂혀 있습니다.
 
술레이만:(...책들을 손으로 쓸어보다가, 복잡한 표정으로 방을 나옵니다.)
 
방문을 열자 마침 그 앞에 있던 에리와 부딪힙니다. 약간 놀란 듯, 멋쩍게 웃고있어요.
 
에리:... 널 찾아온 손님이 있어. 나가봐야할 것 같아.
 
술레이만:손님? 나를?
..아마 내가 잃어버린 일행일지도 모르겠네. (에리를 빤히 쳐다봅니다.)..그래.
 
에리:(당신에게 슬며시 눈짓합니다. 전날엔 그저 벽이었던 곳이 손을 대자 현관문으로 변해 열려요.) 여기로 나가면 돼.
 
술레이만:그럼...(문을 열고 집 밖으로 나갑니다.)
 
문 밖으로 나서면 다 무너진 성터가 눈에 들어옵니다. 뒤를 돌아봐도 무너진 건물인데, 문 너머만은 아까의 풍경으로 보입니다.
 
따라나오기를 망설이던 에리는 이내 머뭇이며 따라나옵니다. 문턱을 경계삼아 피부부터 변신이 점점 풀립니다.
 
ㅁ
 
에리:... 술레이만.
 
그 목소리도 잠시, 저 멀리서부터 목소리가 들려옵니다.
 
“찾았다!”
 
“여기다!”
 
귀를 기울여보면 원정대 사람들임을 알 수 있습니다. 그들의 모습이 저 너머, 나무 사이에서 보입니다.
 
술레이만:(에리와 원정대를 번갈아 바라봅니다. 에리의 어깨를 잡습니다.) 저 사람들을 해치지는 않겠지?
 
에리:... 절대로. (힘없이 웃습니다. 이별이 다가옴에 따라 표정이 어두워지는 것은 어쩔 수 없지만, 애써 입꼬리를 올려봅니다.)
 
술레이만:그렇다면 됐어. 내가 너와 싸울 일은 없을거야. ...내가 싸우지 않으면 저들도 싸우지 않겠지.
(에리의 눈과 손을 바라봅니다.) 어짜피 나는 이제 돌아갈텐데. 넌 그때문에 많은 걸 잃은 모양이네.. 미안해.
 
에리:아냐, 나는... ... 많은 걸 알았어. 속죄는 커녕, 답잖은 욕심을 부리면 어떻게 되는지. (눈을 천천히 감았다 뜹니다.) ... 저기, 돌아간다면 그 목걸이를 돌려줄 수 있을까?
 
술레이만:(답잖은 욕심이란 말에 눈썹이 살짝 움찔합니다.)뭔가, 에리가 좋아할 것 같이 생긴 목걸이였어. 네 것이었군.(목걸이를 풀어, 당신에게 쥐여줍니다.)
 
에리:네가 다치지 않았음 해서. 몰래 걸어놨었어. (목걸이를 한참 만지작거리다가, 쓰게 웃습니다.) ... 잘 가. 가서도 날 오래 기억하진 않길 바라.
고생시켜서 미안했어. ... (한 손을 뻗자, 허공에 일렁이는 소용돌이가 생기기 시작합니다. 목걸이의 색이 빠져나와 그곳에 섞이고, 그 속에 당신이 마지막으로 보았던 거리가 보이기 시작합니다.) 잘 가.
 
술레이만:미안해. 널 두번 떠나는거네.(잠시 머뭇대다가, 당신의 이마에 제 이마를 꿍하고 기댑니다. 그러고는 소용돌이 쪽으로 향합니다.)
 
소용돌이 속으로 가까이 갈 수록 의식이 흐려집니다.
 
큰 소리가 들려 뒤를 문득 돌아보니 에리의 표정이 어렴풋이 보였습니다. 웃고 있던가요, 울고 있던가요.
 
책망, 분노, 실망 섞인 고함소리도 멀리서 섞여 들려왔습니다.
 
그런 소음이 전부 한데 뒤섞여 흐려집니다.
 
...
 
... 목소리가 들려옵니다.
 
이름...을 부르는 것 같아요. 당신의 이름입니다.
 
"술레이만. ... ...!! 술레이만!"
 
순간 눈이 뜨입니다.
 
술레이만:어, 어. 그래. 에리? 에리인가?
 
에리:너, 너 여기 쓰러져있던 거 알아? 그 칼은 또 뭐고?
 
술레이만:(어안이 벙벙한 얼굴로 검을 내려다 봅니다. 에리의 얼굴을 보곤 조금 얼빠지게 웃습니다.) 에리! ..오랜만이야. ....이건. 어, 주웠어.
 
에리:... 어제도 봤으면서, 오바하고있어. (이마를 손가락으로 콕, 밀듯이 누릅니다.) 피곤하면 말을 하지. 집에서 놀아도 되는데.
 
술레이만:아.(이마가 밀리자 눈을 잠시 감았다, 뜹니다.) 이상한 꿈을 꿨어, 에리. 그래서 오랜만에 보는 기분이야... 그래. 집에서 놀자. 조금 피곤하네.
..나한테 뭐 서운한거 없지?(괜히 어깨를 툭, 치면서 물어봅니다.)
 
에리:서운한 거? (피곤하단 말에 슬며시 팔짱을 낍니다. 오늘따라 이상하다는 듯이, 물끄러미 쳐다보다가) 명색이 데이트인데 만나자마자 옷이나 머리는 조금도 안 봐주는거 말곤 없네요. (꽉 당깁니다.) 그리고 뭘 하는진 몰라도 이렇게 피곤해서 얼빠져있는 것도 조금?
 
술레이만:머리..(빼입고 온 당신을 쓱 보더니 머리를 쓰다듬어줍니다. 그러다 꽈아악 안아주네요.)예뻐, 예뻐. 됐지? 미안해. 내일부턴 나가서 데이트하자. 그럼 되지?
 
에리:(걱정 반, 토라짐 반이어서 손길에도 고개만 슬쩍 옆으로 돌렸다가, 그 말에 좀 툴툴댑니다.) 그게 뭐야, 정말. (나름 만족한 건지, 옅게 홍조를 띠곤 꾹, 마주안았다가 놔 줘요.) ... 오늘 뭐 먹고싶은 거 있어? 너희 집 갈래.
 
술레이만:네가 해주면 안돼? 왜, 학생때 싸주던 도시락 메뉴들 중에서 있잖아~.. (장난스럽게 옆구릴 툭툭 건드리면서 어깨동무를 합니다.)정 귀찮으면 시켜먹고... 그래, 집에 가자.
 
에리:으음, 그럼 간만에 해 볼까? ... 이런 여자친구 있어서 복 받은 줄 알아야지, 그치? (하고 옆으로 슬며시 기댔다가 떼곤 걸음을 옮깁니다.)
 
그렇게 당신은 다시 일상으로 돌아갑니다. 가끔 그 때가 떠오를 때가 있기도 하지만.. 그냥 꿈은 아니였을까 싶어지기도 합니다.
 
그 소원을 이루어주진 못했지만, 이 일상만큼은 무사히 지켜냈어요.
 
곁에는 여전히 그녀가 있고, 앞으로 남은 생을 함께할 지도 모를 노릇입니다.
 
그리고 이것은 누군가 간절히 바랐던...
 
소중한, 아주 소중한 미래임이 분명합니다.
 
-The E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