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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알/coc

뤼프케 Please Be My Baby!

by 애롱쓰 2021. 10. 11.

※현대AU(고등학생 때부터 연인관계)로 다녀왔습니다!

※진상과 진행에 개변이 다소 들어가있습니다!

 
Please Be My baby!
 
kp: 애롱
 
pc: 톰
 
평범하고, 평화로운 날입니다.
 
아니, 그보다는 조금 더 특별할 수도 있겠어요.
 
왜냐면, 오늘은 교수님께서 일찍 수업을 끝내주셨으니까요! 이 선물같은 시간동안 뭘 하지?
 
레프케의 강의실 앞으로 가서 기다릴까요? 언제 왔냐며 놀라는 모습이나 반갑게 웃는 모습을 생각하니 절로 웃음이 나옵니다.
 
하늘은 화창하고, 바닥에 내리쬐는 햇살은 따스합니다. 숨을 들이마시면 기분 좋은 공기가 폐부에 들어찹니다.
 
조금 멀리 있어 꽤 걸었습니다. 조금 숨을 고르자니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려요.
 
이제 막 끝났나 봅니다. 하마터면 강의가 끝나고 도착할 뻔했네요.
 
웅성웅성, 많은 사람들이 강의실에서 나옵니다. 고개를 돌려 레프케를 찾다 보면 들리는 소리가 있습니다...
 
듣기 판정.
 
뤼마:
듣기
기준치: 20/10/4
굴림: 20
판정결과: 보통 성공
(두리번거리다 자나가는 사람들 사이의 소리를 들어봅니다.)
 
"야, 너 왜 뤼마한테 말 안 했어. 그 쓰레기가 너한테 연락한 거 언제까지 숨길 건데."
 
"언젠가는 말하겠지. 그리고 개인적인 연락도 아니고... 과제 때문에 연락한 거니까 이해해 줄거야."
 
뒤에 들려온 목소리는 레프케의 것이 틀림없습니다. 친구와 이야기하는 것을 들어보면, 당신에게 뭔가 숨기고 있는 것 같네요.
 
뤼마:어.. (기대를 안고 갔다가 신경쓰이는 말에 잠시 우물거리고..목소리가 들려온 쪽으로 다가갑니다. ) 레프케.
 
레프케:어, 뤼마... (당신을 보곤 눈을 살짝 크게 뜹니다. 단순히 놀란 것인지 방금 말을 들었을까 긴장한 것일지.) 벌써 수업 끝났어? 여기까지 무슨 일이야? (평소처럼 부드럽게 웃으며 다가와 손을 뻗습니다. 매일 잡았던 손이지만... 오늘은 먼저 물어볼 게 있지 않나요?)
 
뤼마:으응. 오늘 교수님이 강의를 일찍 끝내주셔서. 그 김에 데리러 왔어.(내민 손을 잠시 보다가 머뭇대며 잡고) 아까 그건 무슨 말이야? 동기랑 얘기하던데.
 
레프케:으응, 별 일 아니야. (손을 꼭 마주잡았다가 당신을 흘긋 봅니다. 뭘 이렇게 당당하게 숨기는 거죠?)
 
뤼마:별 일 아니라니..(눈썹이 잠깐 찌푸려지고) 뭐.. 쓰레기니 뭐니, 아무튼 그런 사람이 연락했다고 들었는데. 그게 왜 별 일이 아니야?
 
레프케:그야, 내가 알아서 할 수 있으니까... (손가락을 조금 꼼지락거리다가 마찬가지로 눈을 살짝 가늘게 뜹니다.) 왜, 또 이런 걸로 기분 상한 건 아니지?
 
또? 기분이 상해? 자기가 먼저 기분 상할 짓을 해놓고서는 또 이런 식입니다.
 
뤼마:(가늘게 뜬 눈, 알아서 할 수 있다는 말에 좀 멈칫거립니다.)그냥 물어본거잖아. 남자친구인데 좀 물을 수 있지.. 그런식으로 말하는게, 오히려 기분 상한건 너 아냐?
 
레프케:별 일 아니라고 했잖아. 거기에 엿듣기까지 하고... (뭐가 그리 불만인건지, 잡았던 손에서 힘이 약간 빠집니다.) 기분 상하긴 뭘, 매번 이렇게 별 거 아닌걸로 싸우잖아.
 
뤼마:엿들어? 그냥 들리니까 들은거지, 너.. 또 사람을 이상한 사람으로 만든다. (잡은 손에 힘이 빠지자 표정이 조금 어두워집니다.) 별 일도 아닌데 왜 말 안해?
 
레프케:... 그냥 동기한테 과제때문에 연락 온거야. 됐지, 별 일 아니잖아. (당신의 표정이 어두워지자 덩달아 표정이 옅게 찌푸려집니다.) 말할 필요 없어서 말 안한게 잘못이야?
 
뤼마:....쓰레기라며. 그래서 무슨 일이라도 있을까 걱정돼서 물은건데 네가 괜히 쏴붙이니까 나도 기분이 상하는 것 아니야?(서로 찌푸리며 바라보다가..) 뭐..됐어. 이런 얘기 계속해봤자 좋을건 없겠지.
 
레프케:요즘들어 매번 이렇게 싸우기만 하고... 차라리 이럴 바에야 그만 만나는게 낫겠다 싶기까지 해. (눈살을 찌푸리며 한숨을 내쉽니다. 손을 놓고, 제 팔짱을 끼고 있어요.)
 
이럴 거면 그만 만나? 그만 만나?
 
또 이런 식입니다. 그냥 사과로 끝내면 되는 일인데 자존심에 못 이겨 헤어지잔 말을 막 내뱉습니다.
 
고등학교 시절에만 해도 이러진 않았는데... 전 같았으면 그게 무슨 소리냐고 화를 냈겠죠. 헤어지잔 말이 쉽냐면서.
 
하지만 이번엔 제대로 선을 넘었습니다. 당신한테 자존심이 없는 것도 아니잖아요!
 
뤼마:너 정말 헤어지잔 말은 아무렇게나 한다. (손을 놓자 잠시 머뭇대가 주머니에 꽂습니다. 그런 당신을 빈정이 상한 듯한 얼굴로 보고) 너 이게 그냥 장난이야? 오해를 풀던 화해를 하던 해야 안 싸울거 아냐.. 네가 그렇게 뻐팅기기만 하면 뭐가 나아져?
 
레프케:내 기분은 기분도 아냐? 그냥 말이 그렇단 거지... (화가 나기라도 한 듯, 눈빛이 날카로워집니다. 예전같으면 이런 표정은 상상도 못했을텐데...) 이럴 거면 그냥 헤어져. 너도 질린 것 같은데... 내심 원하고있던 거 아냐?
 
뤼마:(그 표정.. 예전같으면 상상조차 못했겠지만, 지금은 매우 익숙합니다. 이젠 크게 동요되지도, 상처받는지도 잘 모르겠습니다.) 또... 너 그런 말 지금껏 몇번이나 한 줄 알아? ......그래. 이번에도. 헤어지면 되겠네. 넌 헤어지면 그냥 모든 문제가 다 사라지는 사람인가보지..
 
그렇게, 정말 어이가 없게도... 우리는 또 헤어졌습니다.
 
이게 대체 몇 번째죠? 이젠 기억도 안납니다.
 
그래도... 우리는 또 만날 겁니다. 그야 그럴 수 밖에 없습니다. 이렇게 홧김에 헤어진 거지만, 서로를 너무 좋아하니까요.
 
이번엔 그녀가 잘못한 것이 명백하니, 먼저 사과하진 않을 거지만요.
 
...
 
벌써... 그런 일이 있고서도 2주가 가까이 지났습니다. 우린 헤어졌지만 디데이 숫자는 점점 커집니다.
 
당연합니다. 헤어졌지만 헤어진 게 아니니까요.
 
이렇게 시간이 지나고서도 레프케는 사과는 커녕 눈도 안 마주칩니다.
 
어이없습니다. 잘못은 누가 했는데요.
 
말이라도 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 그러다 또 싸울 게 뻔하지만... 진짜 헤어질 지도 모르니까.
 
레프케의 전공 강의실 앞에 기다리고 있자니, 이상한 소리가 들립니다.
 
"야, 야. 우리 과 곧 CC 나오는거 아냐?"
 
"누구누구 썸타? 과에서 사귀면 뭔 민폐야?"
 
"아니, 근데 레프케..? 왜? 그 쓰레기한테 넘어갈 애는 아닌데."
 
"엥, 레프케랑 사키스였어? 근데 레프케는 사귀는 애 있지 않았나..."
 
"헤어졌나보지 뭐. 사키스가 예전부터 쟬 눈독들여놓긴 했던데..."
 
... 누구... 라고요? 레프케? 이게 무슨 소리죠?
 
뤼마:(강의실 너머로 들리는 대화에 차마 강의실 문을 열 수도 없이 그 자리에 서성입니다.)사키스..? 그런 애랑..? (여태껏 그래왔듯 다시 만날거란 예상이 보기좋게 빗나가 벙쪄 있네요.)
 
강의실 문 앞에 있다보면... 관찰력 판정.
 
뤼마:
관찰력
기준치: 40/20/8
굴림: 35
판정결과: 보통 성공
 
사람들이 한둘씩 강의실에서 나오고, 그중 레프케도 보입니다. 그리고 그 옆에는... 사키스? 레프케의 손을 만지는 것이 보여요. 뭐가 그리 재밌다고 히히덕거리고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뤼마:...( 눈으로 직접 확인까지 당하니, 경악한건지 상심한건지 모를 얼굴을 합니다. 인상을 찌푸리고 그 둘을 잠시 노려보고 있습니다... 특히 잡은 손 부분을요. )
 
당신한테는 연락 하나 없더니, 이게 말이 되나요? 어이없어 그 모습을 보고있자니 순간 레프케와 당신의 눈이 마주칩니다.
 
뭐라 반응하기도 전에 레프케는 별 말도 없이 자리를 떠버리고, 사키스가 그 뒤를 따릅니다... 정확히는 옆에 있지만요.
 
지금 무시를 하고 지나갔어요. 그것도 레프케가, 얼마 전까지만 해도 당신의 연인이었던...
 
질투라도 하라는 건가요? 아니면 어떤 감언이설에 넘어가 저러는 걸까요? 이런 허튼 수작... 유치한 수작... 일 지 모르겠으나. 신경이 안 쓰일 수가 없습니다.
 
뤼마:(무시하고 지나가는 둘을 눈동자로 한참을 쫓다가.. 어느정도 멀어지고 나니 시선을 돌려버립니다. 사귀어온 시간이 몇년인지. 휴대폰의 디데이 어플을 미련스럽게 확인해 보다가, 결국은 건드리지 않습니다.)
 
최근들어 특히 이랬습니다. 툭 하면 헤어지자느니, 되도않는 짓으로 당신의 기분을 상하게 한다느니...
 
매번 이렇게 싸웠지만, 곧잘 다시 붙어다닐 수 있던 이유는 잘못을 한 쪽의 진심 어린 사과 덕분이었습니다.
 
꼭 이 이유뿐만이 아니여도, 서로가 서로를 너무... 좋아했었잖아요. 서로밖에 없었는데...
 
지금의 레프케의 옆엔 이 틈을 노린 눈치 없는 껌딱지 같은 존재가 있습니다. 레프케는 그걸 또 내치지 않고 있고요.
 
여기저기서 그녀가 썸을 탄다는 소문이 들립니다. 당신은... 레프케의 전 애인 걔라고 불리고 있고요! 이게 말이 되나요?
 
뤼마:( 헤어진 것도, 소문도.. 그 사키스인지 뭔지 하는 자식도! 전부 짜증나지만 전 애인 취급이 되어버린게 화나고 우울하기만 합니다. 과거의 사람이라니..) 그 새낀..(레프케 손을 잡고 시시덕대던 그놈 얼굴이 떠오릅니다.)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그런 앨 만나.
 
사키스... 그에 대해선 주변인들도 의아한 눈치입니다. 평소 말투나 행실 하며, 손버릇도 안좋다고. 정말 쓰레기란 말이 어울리는 사람이었는데...
 
주변 친구들이 레프케에게 이에 대해 물어봐도 "화도 안내고, 나한텐 다정해." 하는 식으로 넘기는 것을 언뜻언뜻 들어본 것도 같습니다.
 
당신 귀에 들어갈거란 생각을 하지 못한 것은 아니였을텐데. 누구 들으라고 저런 말을 하는 건지... 누가 보면 진짜 우리가 헤어진 줄 알겠어요. 아니, 진짜 헤어진 걸까요. 이번에는...
 
뤼마:(화는 가끔 냈어도 자기도 나름 다정하게 해줬는데... 들으란듯이 전해져오는 말에 착잡하기만 합니다. 이번엔... 정말 디데이 어플을 지울 때가 온걸지도 몰라요. 레프케한테 전화를 할지 말지, 핸드폰만 만지작거립니다.)
 
지금 혹시 사키스와 함께 있는 건 아닐까요? 과연 받아줄까요? ... 착잡한 마음으로 폰만 만지작거리자니 언뜻 시간이 보입니다. 곧 있으면 알바 시간인데... 일단 나가볼까요?
 
뤼마:하아아..(한숨만 나옵니다. 기분도 나쁘고, 울적한 마음에 집에서 쉬고 싶지만.. 일은 해야하니까요. 나가봅니다.)
 
일단 밖으로 나가보면, 레프케와 사키스의 모습은 보이지 않습니다. 그나마 다행인 걸까요? 그 시시덕거리던 얼굴을 상상하니 짜증이 다 납니다.
 
그러던 와중... 좁은 골목에서 이상한 소리가 납니다.
 
뤼마:(짜증이 나 머릿속이 복잡하던 와중.. 이상한 소리에 의아해 골목으로 다가갑니다.)
 
골목을 보자니,, 관찰력 판정+행운 판정.
 
뤼마:
관찰력
기준치: 40/20/8
굴림: 39
판정결과: 보통 성공
기준치: 45/22/9
굴림: 64
판정결과: 실패
 
골목 안에 있던 건 레프케와 사키스였습니다. 보고있자니 둘의 거리가 상당히 가까운데, 사키스가 그녀를 끌어당깁니다. 거리가 상당히 가까운데, 설마...
 
... 레프케가 원치 않은 행동을 할 때의 버릇을 압니다. 손도 잡아주지 않고, 묘하게 손에 힘이 풀립니다. 둘의 거리가 좁혀지던 와중, 당신을 본 것일지 시선이 맞닿았던 것이 느껴집니다. 이내 그를 밀어내곤 자릴 떠버리네요.
 
정확히는, 그의 등에 가려져서 잘 보이진 않았지만... 그래요, 설마 닿았겠어요?
 
뤼마:...(놀란 얼굴, 동시에 매우 불쾌한듯한 얼굴로 레프케가 떠난 방향과 사키스를 번갈아 봅니다. 레프케의 반응이 영 그렇기도 했고.. 뭐. 적어도 서로 물고 빠는 꼴은 안 봤네요.) 정말 어이가 없어서..
 
사키스는 당신의 방향을 잠시 보았다가도 금방 함께 자릴 뜹니다. 안보이는 곳에서 하기라도 할 생각인가요? 걸음이 빠른 것을 보면 레프케는 제법 멀리 떠난 것 같습니다.
 
... 일단 알바 하러 갈까요? 따라갈 수도 없을 노릇입니다.
 
뤼마:(이런 상황에서도 아르바이트라니.. 한없이 불쾌해진 기분을 안고 아르바이트 장소로 향합니다.)
 
... 무슨 생각으로 편의점까지 온 것일지 모르겠습니다. 손님이 없을 때 넋을 놓고 있다 보면 그 장면이 계속 떠오릅니다...
 
뤼마:..(일에 도무지 집중이 되질 않습니다. 자꾸 둘이 있던 모습이 생각나고.. 사키스. 그놈이 도로 자리를 뜨는 모습도 마냥 분하고 얄밉고..) 다시 생각해도 그놈은...... 아니야. 도대체 무슨 의도로 레프케한테 들러붙은걸까..
 
그나마 운 좋게도 오늘은 손님이 거의 오지 않았습니다. 레프케도 당신이 아르바이트 하는 곳을 아니 이곳까지 오진 않겠죠. 암만 생각해봐도 안좋은 생각밖에 들지 않습니다.
 
뤼마:(뭐.. 레프케가 왜 그러는지, 사키스가 무슨 심리로 접근한건지 확신은 없지만..한번 생각해 봅니다. )
지능
기준치: 60/30/12
굴림: 21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그러게요, 레프케가 왜 그러는지는 도무지 알 수 없습니다. 질투라도 유발하고 싶은 건지... 사키스가 무슨 말재주가 있길래 레프케를 홀리기라도 한 건지.
 
사키스의 심리는 사실 뻔합니다. 레프케는 당신 외의 남자와는 연락을 하지 않았으니 둘이 잘 알아갈 시간도 없었을 거고... 외모에 끌렸든, 물질적이거나 몸이 목적이든...
 
뤼마:..생각해보니 더 어이가 없네.. 짜증만 나고.(자기가 레프케에 대해선 더 잘 안다는 생각도 들고, 레프케의 목적이 만약 질투라면 제개로 먹혔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사키스에 대한 생각은 마냥 괘씸하네요,)
 
오늘같은 날이야말로 알코올이 땡기는 날이지 않나요. 이런저런 생각을 하자니 슬슬 교대 시간이 되어가는데... 오늘 아니면 언제 마시겠어요?
 
뤼마:(술이라도 안 마시면 홧병만 나겠어요. 교대할 사람이 오기 전에 소주 몇 병을 가져와 스스로 계산을 합니다. 한숨만 푹푹 내쉬고. 혼자서 중얼중얼 불만을 표합니다.)
 
소주를 계산하고, 봉투에 담아듭니다. 오늘은 마시고 죽잔 마음까지도 들어요. 교대 시간이 되고, 당신은 집으로 돌아갑니다...
 
... 당신은 집에 돌아옵니다. 어두컴컴한 내부가 괜히 울적하게 느껴지기도 해요.
 
뤼마:다녀왔습니다.(집이래봤자 고작 원룸입니다. 어두운 내부.. 아무도 반겨주지도 않는게 서러울만도 합니다. 대충 침대에 걸터앉아 안주로 사온 과자들을 늘어놓고 깨작댑니다. 하지만 술은 아낄 생각이 없어보이네요.)
 
텅 빈 집은 익숙할 지 몰라도, 이렇게 홀로 술을 들이키는 상황은 낯설 지도 모르겠어요. 내일은 휴일이기도 하니 걱정은 없지만... 술이 쓰게만 느껴집니다.
 
뤼마:사귄지가 언젠데.. 헤어지고 새 남자 만나는건 하루이틀이고..(중얼중얼 빈 벽에 넋두리하고, 티비를 켜놓은 채 술을 마시는 기분이 영 불쾌합니다. 술을 마시니 더 우울한 기분이고.. 힘도 빠지고.. 거의 반은 누워서 마시고 있습니다.)
 
기분 때문인지, 피로감이 상당합니다... 건강 굴림.
 
뤼마:
건강
기준치: 75/37/15
굴림: 39
판정결과: 보통 성공
 
노곤한 느낌이 듭니다. 점점 눈이 감깁니다... 이걸 치우고 자야 하나, 그마저도 귀찮게 느껴집니다.
 
뤼마:....(평소에도 집안을 잘 덩리하는 편은 아니었지만.. 이번엔 침대 위에 널브러진 과자봉지들조차 치울 생각이 없어보이네요. 눈이 감기면 감기는 대로... 잠을 청합니다.)
 
이따금 당신의 집에 올 때마다 잔소릴 하기도 했던가요, 지금 생각해보면 제법 다정한 목소리였던 것 같습니다. ... 그렇게 눈이 감기고... 의식이 멀어집니다.
 
...
 
... 머리가 깨질 것 같습니다. 어제 그렇게 술을 마시는 게 아니였는데...
 
별 수 없었습니다. 술이라도 마시지 않으면 홧병이라도 나서 죽을 것 같았는걸요.
 
레프케는 정말 마음이 없어지기라도 한 걸까요? 그때 싸움에서 한 말들이 전부 진심이었던 건 아닐까요.
 
심란한 마음에 길게 한숨을 내쉬는데...
 
"하아..."
 
... 한숨에 섞여든 당신의 목소리가... 낯섭니다. 잠을 너무 오래 자서 목이 나가기라도 한 걸까요?
 
침대 위를 더듬어 핸드폰을 찾습니다. 익숙한 차가운 감촉이 손에 닿고... 화면을 보면, 술에 취해 바꿔놓기라도 한 걸지 레프케의 얼굴 사진입니다. 오후 12시 24분을 가리키고있는 것이 보이네요.
 
속이 아프니, 해장을 하고 오늘은... 이런저런 생각을 하자니 핸드폰 화면이 꺼집니다. 그리고 검은색 화면에...
 
관찰력 판정.
 
뤼마:
관찰력
기준치: 40/20/8
굴림: 94
판정결과: 실패
 
... 뭐, 별 게 있나요. 팅팅 부은 얼굴만 비치겠죠.
 
그 때, 핸드폰에 문자가 옵니다.
 
뤼마:(피곤함에 인상을 찌푸린 채 핸드폰에 온 알림을 확인합니다.)
 
발신인은... '깔' 입니다. 누가 이런 저장명을 쓰나요? 확실한건 당신이 쓴 건 아닙니다.
 
이상함에 절로 고개가 기울어집니다. 당신한테 깔이라 부를 존재가 있던가요?
 
뤼마:깔? 누구야..? (의아함에 인상을 더 찌푸리고 화면을 들여다보곤 문자 내용을 읽어봅니다.)
 
문자를 누르면 저장명 밑에 익숙한 번호가 보입니다. 이 번호를 모를 일이 없어요. 요 몇 년간 거의 매일 봐왔던 레프케의 번호인데...
 
행운 판정.
 
뤼마:
기준치: 45/22/9
굴림: 19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사키스, 나 조금 늦을 것 같은데 1시 30분 영화관 맞지?]
 
... 당신한테 보낸 문자는 아닌 것 같습니다. 왜, 이 문자가 당신한테 오는거죠?
 
이제보니 당신의 핸드폰도 아닌 것 같습니다. 그것보다도, 당신의 집이 아니잖아요!
 
뤼마:아니.. 자, 잠깐..!! (급하게 핸드폰에서 눈이 덜어집니다. 침대도 자신의 침대가 아니고,, 급한데로 주변을 둘러봅니다. )
 
설마... 설마 싶습니다. 몸의 두께감이나 덩치나, 살짝 낯선 느낌이 듭니다. 화장실엔 거울이 있겠죠. 확인해봐야합니다!
 
뤼마:이, 이게..(급하게 자신의 몸뚱아릴 더듬어보곤.. 넘어질 듯 화장실로 뛰쳐가 거울을 확인합니다).
 
거울을 확인해보면... 낯선 사람은 아니지만, 일단 당신이 아닙니다! 밝은 금발에, 사나운 눈매에... 레프케만큼은 아니지만 흰 피부색. 당신이 아는 얼굴이에요.
 
지금, 레프케의 옆에 찰싹 붙어다니는... 사키스. 그의 얼굴입니다.
 
뤼마:(숨이 턱 막히는 소리를 내곤 외마디 비명을 지릅니다. 거울에 비치는 그 얼굴에 터무니없고 황당한 얼굴로.. 거울 속에 비친 그 얼빠진 얼굴을 더듬어 봅니다.) 이...이게 ㅁ, 뭐야. 꿈인가?. 뭐, 뭐야.......
 
놀라서 얼굴을 더듬으면, 거울 속 사키스도 똑같이 얼굴을 더듬습니다. 정말... 정말 이게 현실이라고요? 이성 체크(1/2)
 
뤼마:
SAN Roll
기준치: 40/20/8
굴림: 26
판정결과: 보통 성공
 
이게 말이 되는 상황인가요? 이런건 소설에서나 있는 상황이잖아요. 무슨 꿈 같은... ... 이제 뭘 어떻게 해야하죠. 원래 몸으론 돌아갈 수 있겠죠...? 이녀석이 평소에 어떻게 사는 지는 관심도 없었는데! 몸 주인 행세를 할 수는 있겠어요?
 
그 순간... 핸드폰이 울립니다. 전화 벨소리 취향 하고는...
 
뤼마:(거울을 보고 당황함도 잠시, 이상한... 벨소리에 휴대폰 쪽으로 몸을 돌립니다. 일단 누가 걸었는지 봅니다. )
 
어찌보면 당연하게도... 레프케의 전화입니다. 받아보나요?
 
뤼마:(레프케... 착잡하고 불안한 얼굴로 버튼을 누를지 말지 고민합니다. 그래도 다른 지인보단 낫겠지.. 전화를 받습니다.) ..여보세요.
 
레프케:사키스, 문자 보고 아무 답이 없길래 전화했어. ... 오늘 만나기로 한 건 안잊었지? 나 곧 출발해.
 
연락이라던가, 데이트라던가... 원래같으면 당신한테만 닿아야 했을 말이었는데. 지금은 당신의 몸의 주인인 사키스한테 닿는 말입니다.
 
어떻게 할까요?
 
뤼마:...(무어라 대답을 해보려 입을 뻐금거리지만, 레프케가 전화를 건 건 자기가 아니라 사키스였다는 사실이 생각나 아무런 말도 하지 못합니다. .... 자다가 깨 잠긴건지 모르는 목소리로 알겠다는 말만 겨우 대답합니다.)
 
기다리고 있겠단 말, 천천히 오라는 말... 다정하기 그지없는 걱정의 말들입니다. 전화는 금방 끊깁니다. 이제 슬슬 나갈 준비를 해야 해요. 늦게 일어났잖아요.
 
뤼마:(전화가 끊긴 뒤에도 한참 휴대폰을 귀에 댄 채 뗴지를 못합니다. 혼란스럽고.. 한없이 우울한 얼굴로 나갈 준비를 합니다. 영화관 데이트를 다른 놈 몸으로 하게 될줄이야...)
 
세수를 하면서도 이상한 기분이 듭니다. 기분도 착잡하기만 하고... 사키스의 옷장을 열어보니 당신 취향과는 제법 반대되는 옷들 뿐입니다. 대충 꺼내 입고 나갈까요?
 
뤼마:이딴 옷을 입는 애랑 사귀는구나...(괜시리 짜증을 내고 투덜거리며 최대한 얌전하고 자신에 맞는 옷을 골라 입습니다.)
 
그래요, 굳이 몸 주인한테 맞추려고 무리할 필요가 있나요. 그나저나 약속 장소가 어디였죠?
 
뤼마:영화관.. 1시 30분이랬지.(늦지는 않았나 시꼐를 확인해봅니다.)
 
지금 나가면 아슬아슬하게 도착하겠어요. 여기가 영화관이랑 그렇게 멀지 않았음 좋겠는데...
 
뤼마:(아슬아슬한 시간에 급하게 핸드폰을 챙기고 나갑니다. 레프케를 만나면 무슨 인사를 할지.. 무거운 마음으로 약속장소로 향합니다.)
 
무겁게 걸음을 옮깁니다. 사키스의 집은 다행스럽게도 근처에 있었네요. 당신이 아는 길입니다. 약속에 늦진 않겠어요.
 
하늘을 보면... 더럽게도 맑네요. 데이트하기 딱! 좋은 날씨예요.
 
뤼마:.....(도저히 데이트를 하러 가는 기분이라곤 들지 않는 표정입니다. 맑은 하늘에 햇빛이 따가워 짜증나기만 하고.. 남의 몸이어야만 레프케와 데이트를 할 수 있는 처지라니.) 내 인생 최악의 날일거야.
 
조금 걷다 보면, 영화관이 있는 백화점 건물이 보이고... 지금 시간은 1시 28분. 레프케와 만나기 2분 전입니다.
 
지금이라도 돌아가야 하나, 하는 생각이 막 올라올 때 쯤, 저 멀리 핸드폰을 보고있는 레프케가 보입니다. 당신이 본 적 있는 옷, 참 예쁘게도 입고 나왔네요...
 
뤼마:..(예쁘게 차려입은 옷, 좋은 날씨.. 이 자리에 데이트를 하러 나온게 원래 나였다면 좋았을거란 생각이 듭니다. 조금, 어색한 목소리로 레프케에게 다가가며 이름을 부릅니다.) 레프케.
 
레프케:(당신의 목소리, 정확히는 사키스의 목소릴 듣곤 고갤 들어 당신을 바라봅니다. 반갑다기보단 조금 놀란 얼굴이에요.) 어? 사키스, 왜이리 빨리 나왔어. (폰을 매만지다 당신에게 다가옵니다.) 항상 20분 정도 늦잖아. 일부러 앞당겨 불렀는데, 그럴 필요도 없었네.
 
그렇게 말하며 짓는 웃음이라던가... 이 모습이 너무 오랜만입니다. 그나저나 20분씩 늦었다고요? 당신도 그런 적은 없는데... 이녀석이랑 그만 만나란 말이 목구멍 끝까지 차오릅니다.
 
뤼마:(20분이나 늦는다고?) 어.. 어어. 오늘은 조금 일찍 나왔어.. (횡설수설하며 대답하곤, 다가오는 레프케를 쳐다봅니다. 어딘가 모르게 속상해 보이는 얼굴.. 시시덕대지도 않고, 좀 떨어져 있는게 평소의 사키스와는 사뭇 다를지도 모르겠습니다.)
 
레프케:(당신의 모습을 의아하다는 듯 바라보다가, 저도 조금 우물쭈물입니다.) 무슨 일 있었어? 잠이라도 잘 못잤다거나... (조심스레 손을 내밉니다.) 들어가자, 밖에 있자니 좀 덥네. (햇빛 탓인가, 새하얗기만 한 그 모습이 좀 빛나는 것도 같습니다.)
 
뤼마:별..일 없지. 그냥, 뭐.. 간만에 일찍 나와봤어. (손을 내밀자 그걸 한참 보더니 살짝 잡습니다. 엄지로 매만져 본다던지.. 속상하고 아쉬운듯한 눈으로 손을 봅니다. 새하얀 모습도 좀 넋을 잃은 눈으로 쳐다보고. 상태가 이상하네요.)
 
레프케:(엄지로 매만지는 손길이라던가, 그 눈빛이라던가... 위화감을 느끼는 것일지 묘한 익숙함을 느끼는 것일지. 당신의 손을 꾹 잡곤 실내로 이끕니다. 혼란스럽고, 조금은 긴장한 듯 손가락 끝을 꼼지락거려요.)
 
영화관 내부로 들어서면 어둡고 시원한 공기가 느껴집니다. 팝콘 냄새에, 오락실의 게임기 소리에... 곳곳에 걸린 영화 포스터가 눈에 띕니다.
 
평타는 친다는 로맨스 영화, 보다가 뛰쳐나온다는 공포영화, 재미는 없는데 장르는 코믹인 영화까지... 영화 취향이 있나요?
 
뤼마:(문득 든 .. 자신이 여기서 데이트를 망친다면 레프케는 사키스와 헤어지지 않을까란 생각에 재미없는 영화를 골라봅니다.)
 
그래요, 이 참에 데이트를 망쳐버리는 것도 좋겠어요. 당신이 영화를 고르자 의외란 얼굴을 하다가도...
 
레프케:아, 맞아. 팝콘 사야지. 금방 사올테니까 기다려. (하곤 걸음을 옮깁니다.)
 
그러고보니 당신은 영화를 볼 때 뭘 먹는 타입이었나요?
 
뤼마:(카라멜 팝콘을 좋아하곤 했는데..)(간만의 데이트인데, 망쳐야 한단 생각에 조금 불편한 얼굴을 하고 있습니다.)
 
그런 생각을 하고 있자니.. 무슨 심각한 생각을 하냐며 당신 옆에 와 톡톡 건드리는 레프케가 보입니다. 품엔 팝콘 통이 들려있고, 음료수도 사 왔네요.
 
이제보니 카라멜 팝콘입니다. 이내 당신을 가만 바라보다 아차 싶었는지...
 
레프케:... 아, 단 거 별로 안좋아했지. 미안해. 할인 이벤트 한다고 해서...
 
듣기 판정.
 
뤼마:
듣기
기준치: 20/10/4
굴림: 22
판정결과: 실패
 
"아, 이거 ...가 좋아하는건데. ... 취향으로 사버렸네."
 
뛰어다니는 아이들 때문에 잘 안 들렸습니다. 누구 취향이라고요?
 
뤼마:응?( 카라멜 팝콘을 흘긋 보고는 뭐라고 말했는지 잘 듣지 못해 레프케에게 재차 묻습니다.) 뭐라고?
 
레프케:으응, 아니야. (약간 어색한 웃음과 함께 고갤 내젓습니다. 그러곤 한 손을 내밀어요.) 이만 들어가자, 영화 시간 거의 다 됐어.
 
혹시몰라 주변을 둘러보면 할인 이벤트같은 것을 한다는 배너는 없습니다.
 
뤼마:..그래. 뭐.. 시간이 벌써 다 됐네. (손을 내미는걸 한참 보더니 자신이 이 데이트를 망치기로 한 걸 떠올리곤 애써 무시합니다.) 들어가자.
 
레프케:(당신이 손을 잡아주지 않자 조금 당황스러운 얼굴로 있다가도, 고갤 끄덕이곤 상영관으로 향합니다.)
 
막 들어서니 광고가 딱 끝납니다. 겨우 자릴 찾아 앉으니... 이렇게 레프케와 앉은 것도 오랜만이네요.
 
정말, 몇 주 전까지만 해도 알콩달콩하게 데이트했었는데. 어스름하게 드는 빛에 레프케는 당신을 바라보곤 작게 미소지어줍니다. 도무지 웃음이 나오지 않습니다..
 
뤼마:(복잡한 생각에 점점 기분이 가시질 않아 보이는 미소에 화답해주지도 못합니다. 자꾸만 시선이 레프케를 향하다가도 떨궈져 좀처럼 스크린을 보지 못합니다.)
 
레프케:(당신이 시선을 떨구자, 살짝 걱정스러운 시선을 보냅니다. 조금 손을 꼼지락거리다가, 당신의 손등을 두어번 두드려주곤 스크린을 봐요.)
 
뤼마:(그 걱정스러운 시선에도 자괴감이 느껴집니다. 자꾸만 자신에게 보내는 시선이 아니란 것을 곱씹습니다. 재미는 없지만 나름 코믹영화인데, 썩어드는 표정을 보면 도저히 즐길 기분이 아닌 모양입니다.)
 
복잡한 마음에 영화는 머리에 들어오지도 않습니다. 관찰, 듣기 판정.
 
뤼마:
듣기
기준치: 20/10/4
굴림: 16
판정결과: 보통 성공
관찰력
기준치: 40/20/8
굴림: 21
판정결과: 보통 성공
 
"사실... 나 아직도 너 좋아해. 너 떠보려고 그냥, 다른 애랑 썸탄 척 한거야."
 
"와, 그 말 진짜 화난다. 그딴 짓을 왜 하냐?"
 
"네가 나 좋아하는지 확신이 없어서! 우리 싸우기만 하잖아. 매일 싸우고..."
 
등장인물들이 내뱉는 대사에 절로 혀를 차게 됩니다. 정말 뭐하는 건지...
 
유치하기 짝이 없는 저런 밀당... 어쩐지 남 일 같지 않은 싸움같기도 합니다.
 
뤼마:(영화 내용을 듣자니, 제법 자신과 겹쳐보이기라도 하는지 스크린을 보는 표정에 묘한 동질감과 동정심이 들어있습니다. 이따금씩 레프케를 곁눈으로 쳐다보기도 합니다.)
 
레프케는 가만히 스크린을 들여다보고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표정이 묘하긴 하네요...
 
... 그 길게만 느껴진 시간이 지나고, 상영관 내에 불이 들어옵니다. 레프케는 영화가 끝나자 몸을 살살 일으키네요.
 
뤼마:..(영화관에 불이 켜지자, 눈이 부시기라도 한건지 눈살을 찌푸리고선 한참을 계속 앉아있습니다. 그래도 곧 일어나네요.) ..끝났네. 영화 어땠어?
 
레프케:음... 그럭저럭이었어. (그닥이었단 뜻입니다. 남은 음료수를 들고, 팝콘통을 듭니다. 거의 먹지도 못했네요.) 이만 나가자, 뭐 좀 먹으러 갈까?
 
뤼마:뭐.. 나도 그랬어. (여전히 익숙치 않은 목소리라 말수도 제법 적습니다. 다 남은 팝콘통을 흘끗 보고.. )아깝다. 기껏 샀는데.. 뭐 먹고싶으면 네가 골라.
 
레프케:알았어, 내가 평소에 가던 곳이 있는데... (옅게 미소짓는 얼굴이 약간 어색합니다. 누구한테든 보이는 꾸며낸 표정인 걸 당신은 알아요.)
 
남은 음료수를 버리려 뚜껑을 열었다가... 툭, 지나가던 남자가 레프케를 쳐 옷에 음료가 흘러버립니다. 안그래도 흰 옷을 입어서인지 자국이 너무 눈에 잘 보이네요.. 그나마 닦을 만한 건 주변의 냅킨 정도입니다.
 
뤼마:옷 다 버렸네.. 괜찮아?(놀란 눈으로 그 모습을 보다가 급하게 냅킨이라도 건네줍니다. 갑작스런 일이라 걱정하는듯한 눈치가 드러나네요. 그 남자를 쳐다보더니 사과도 안 하고 가냐고 투덜댑니다.)
 
레프케:응? 응... (냅킨을 받아들곤 옷을 닦다가, 당신을 머뭇머뭇 바라봅니다.) 고마워, 사키스. 근데, 오늘따라... 평소에 안하던 걸 다 해주네.
말투도 그렇고, 행동도 그렇고... 오늘따라 뤼마랑...
 
작게 흘린 음성이었지만, 당신의 귀엔 정확히 박혀들었습니다.
 
뤼마:(평소에 이런 것조차 안해줬다니, 내심 분하기도 한 얼굴을 하다가 마지막 말에 멈칫해서는 조금 커진 눈으로 레프케를 한참이고 똑바로 쳐다봅니다. 이내 표정이 다시금 어두워져선 고개를 돌립니다.) 걔는 왜?
 
레프케:... 아, 아냐. 그냥... 평소보다 조금 더 친절한 것 같길래. 아깐 기분 안좋아보였는데 아니였나 싶어서. (고개 돌린 당신을 조금 머뭇머뭇 바라보다가) 그럼 가자, 저녁... 먹으러 가기로 했지.
 
뤼마:..걔 얘기는 왜 해? 전 남자친구잖아.(자신을 머뭇대면서 보는 레프케를 봅니다. 기운 빠진 목소리로) 그래, 저녁 먹으러 가야지. 뭐 가려는 곳 있다고 하지 않았어? ..
 
레프케는 조금 머뭇이다 미안하다고만 말하고, 당신을 데리고 나섭니다. 어디로 가는 거죠? 가는 길이 익숙한데...
 
그렇게 이끌려 온 곳은... 당신과 레프케의 단골 포차 집입니다. 좀 복잡해보이는 얼굴이지만 애써 웃습니다.
 
레프케:내가 자주 오는 곳이라서. 음, 순간 여기밖에 생각이 안 나더라.
 
뤼마:아. 여기....(너무나 익숙한 장소. 여기에 다른 남자를 데려올 줄이야.. 표정이 썩 좋진 않지만, 나름 추억이 깃든 곳이라 불쾌해보이진 않습니다.) 여기 좋아해?
 
레프케:응? 응. 음식도 잘 하시고. 자주 왔어서 그런지 마음이 좀 편해져. (익숙한 듯 자릴 잡고 앉습니다. 이 조면, 온도, 습도... 모든게 익숙해요.)
 
뤼마:단골이구나. (자신도 자리에 앉아 주변을 좀 둘러봅니다.) 뭐.. 그냥저냥 평범하네..... (메뉴판을 보더니. 평소 자신이 자주 시켜먹던 메뉴를 고릅니다.)
 
레프케:(당신이 메뉴를 고르는 것을 보곤, 표정이 복잡해집니다. 제 옷자락을 조금 매만지다가) 그리고, 사키스. 너한테 할 말도 있어서...
 
그 순간,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옵니다.
 
"아이고~ 레프케랑 뤼... 그래, 레프케 왔나! 근데 옆은 누고?"
 
행운 판정.
 
뤼마:
기준치: 45/22/9
굴림: 86
판정결과: 실패
 
레프케:이모, 음... 그러니까. (조금 망설이다가, 당신을 흘긋 보곤) 가까운 애예요. 많이...
 
뤼마:가까운 애...( 멈칫하고 보더니 표정이 묘해집니다. 남들 앞에서 사키스를 남자친구로 인정도 하지 않는데. 도대체 자신과 헤어진 이유가 뭔지.. 표정이 점점 어두워집니다.)
 
이것저것, 당신이 고른 메뉴와 함께 주문하던 중...
 
레프케:이모, 여기 소주 한 병이요.
 
할 말이... 맨정신에 할 말은 아닌 걸까요? 술도 잘 못마시면서...
 
뤼마:너.. 괜찮아? 술 잘 못 마시잖아.(....) 그럼 나랑 나눠서 마셔.
 
레프케:응? (문을 동그랗게 뜨고 당신을 바라보다가...) 응, 그러자. (오늘따라 이상하네... 하고 조금 중얼거립니다. 뻔히 다 들린단 걸 아는지 모르는지.)
 
주문한 음식이 오고, 시원한 소주도 옵니다. 한 잔 한 잔 기울이다보면 금방 레프케의 눈이 반쯤 감겨, 시선이 아래로 향해있는 것이 보입니다.
 
뤼마:취한거 아니야? 상태가 영 아니네..( 주문한 음식을 깨작이며 술잔을 비우다가 조금은 신경쓰이는 얼굴로 쳐다봅니다.) 왜 그래.
 
무슨 생각인 건지, 별 대답 없이 술잔만 기울입니다. 저러면 다음날 속 아프다고 뭐라 할 게 뻔한데...
 
정신력 판정.
 
뤼마:
정신
기준치: 40/20/8
굴림: 13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역시 제정신으로 레프케의 앞에 있는 것보단 살짝 알딸딸한 정도가 차라리 마음이 놓입니다. 누가 제정신으로 (여전히 마음이 있는) 전 애인 앞에 있겠어요.
 
뤼마:(긴장 정도는 풀리자 레프케를 한참 봅니다.) 너 그러다가 위장 상해.. 나중에 후회하지 말고 그만 마셔.(술기운이 조금 오르니 슬슬 예전의 말투나 표정이 드러납니다.)
 
레프케:(당신의 말에 시선을 올려 당신을 바라봅니다. 술잔을 매만지다가) 신기하다. ... 또... 또 뤼마같은 눈... 며칠 전까지만 해도, ... 안 이랬는데...
... 보고싶은데... (취기가 오르는지 아예 대놓고 말을 합니다. 홍조를 띤 얼굴, 살짝 풀린 눈... 취한 것 같아요.)
 
뤼마:..(자신의 이름이 대놓고 언급되자 조금 놀란 눈치기는 해도, 뭐가 분한건지 표정이 좀 일그러집니다.) 그렇게 보고 싶은데 연락도 안 하지 않았어? 이쪽이랑 만나고 이럴 거면 헤어진 이유가 도대체 뭐야?
 
레프케:... 네가 말했잖아. 매일, 이렇게 싸울 바에야... (말이 뚝 뚝 끊깁니다. 조금 울상에 가까운 얼굴.) 너한테. 할 말 있었는데... ... 네 말이랑은, 너무... 다르게 되어가는 것 같아서.
 
뤼마:내가..?(좀 의구심을 느끼는 표정이다가, 울상지은 얼굴을 보곤 표정이 다시금 가라앉습니다.)결국 헤어지는걸 결정한 사람은 너잖아. 넌 뭘 바라고 걔랑 헤어진건데? ..고등학생부터 사귀었다며. ..(덩달아 울상을 짓다가 고개를 돌립니다.) ...뭐가 다르게 되어가는데.
 
레프케:... 요즘 머릿속이 어지러워. (눈을 꽉 감았다 뜹니다.) ... 그렇게 오래 사귀었으니까. 나한테 질릴 것 같다고 했잖아. (자기 이마를 한 손으로 짚었다가) 요즘... 내가 짜증도 많이, 부리고. ... 매번 헤어지고... 도와주겠다고. ...
... 머리아파... (술잔을 만지작거리다가 고갤 푹 숙입니다. 좀 끙끙 앓는게, 지금이라도 숙취해소제라도 사다 주는게 맞지 않을까 싶어요.)
 
뤼마:....(그 말을 듣고 표정이 안 좋아집니다. 더 분한 마음이 들어 무어라 반발하려다 끙끙대는 모습을 보고 억지로 삼켜냅니다.) .. 그러게 내가 술 마시지 말라고 했는데. 굳이 마시고.. 너 정말 미련스러운거 알아? ..(조금 화를 내다가 이내 일어납니다.) ..내가 숙취해소제라도 사올테니까 넌 여기서 가만히 있어.
 
당신이 몸을 일으키자 고갤 끄덕이며 가만히 앉아있습니다. 조금 앓는 소릴 내며 양 손으로 팔을 괴고 고갤 푹 숙이고 있네요.
 
포차 밖으로 나오면 어느덧 어두워진 하늘이 보입니다. 온도가 떨어져 시원한 바람이 불어와요.
 
뤼마:내가 왜 이러고 있어야 하는지.. (혼자 밖으로 나오니 분한 마은은 어느정도 가라앉습니다. 약간은 쓴 표정으로 근처 편의점을 찾아갑니다.)
 
이쪽으로 쭉 걷다 보면... 어라, 편의점이 나와야 하는데. 길을 잘못 든 것인지 보이지 않습니다.
 
폰으로 검색이라도 해봐야 할까요?
 
뤼마:뭐지.. 이 길이 맞는데. 어두워서 그런가..?(휴대폰을 켜 주변 편의점을 검색해 찾아봅니다.)
 
편의점을 검색해보자니... 문자가 하나 와있네요.
 
뤼마:..(누구에게서 온 문자인지, 내용을 확인해 봅니다.)
 
처음 보는 번호입니다. 그 내용은...
 
[마력은 얼마나 모았나?]
 
마력? 게임이라도 하는 건가요? 뭐... 편의점은 여기서 멀지 않습니다.
 
뤼마:으응..? ..(뭐. 게임용어임이 분명하니 그냥 넘어갑니다. 가장 가까운 편의점을 찾아갑니다.)
 
금방 편의점이 보입니다. 그 안으로 들어가려 하면...
 
누군가 당신의 팔을 붙잡습니다.
 
뤼마:....??(팔이 잡히는 느낌이 들자 인상을 찌푸리며 돌아봅니다. )
 
처음 보는 얼굴입니다. 무슨 도움이라도 필요하나 싶던 그때, 그가 입을 엽니다.
 
"산시아, 너 이 자식 인간을 얼마나 처먹은 거야. 마력이 넘치잖아?"
 
산시아? 이 몸의 주인의 이름은 사키스인데... 인간을 먹어? 마력? 무슨 소리죠?
 
뤼마:당신.. 누군데 이런 소리를 해? ( 가뜩이나 기분이 뒤숭숭한 밤. 이상한 사람을 만나 재수가 없다 싶은건지 좀 신경질적입니다.)
 
"나한테까지 연기하는거냐? 하여튼... 작작 먹어라. 그러다 니 몸 터질 지도 몰라."
 
"보약도 정도껏 먹어야 하는 거야. 닥치는 대로 먹어선 몸이 못 버틴다. 그리고 어쩌면... 인간 때문이 아닐 지도 몰라."
 
"뱀인간들 사이에 도는 헛소문일 지도 모른다만, 난 이제 슬슬 손 뗄 거다. 아무튼, 산시아. 다음에 보자고."
 
뤼마:...무슨.. 산시아가 누구야. (뱀인간, 보약.. 몸이 못 버틴다는 괴상한 이야기를 듣곤 표정이 썩 좋지 않습니다.) 별 인간을 다 보네. (넌더릴 내며 편의점으로 들어가 숙취해소제를 찾습니다.)
 
듣기 판정.
 
뤼마:
듣기
기준치: 20/10/4
굴림: 37
판정결과: 실패
 
"요즘 ...랑 다닌다고 했나, 다음엔 ... 모습으로 만나겠네."
 
... 무슨 소릴 하는 건지 도통 모르겠습니다. 게임과 현실을 구분 못하는 사람이기라도 한 걸까요? 사키스도 그런 사람인가... 싶습니다.
 
뤼마:아무래도 얜 진짜 아닌 것 같아.(표정을 찌푸리더니 숙취해소제를 구매해 도로 나옵니다. 휴대폰 시계를 보더니 ) 빨리 돌아가야겠어.
 
아니면 사이비라도 되는 건지... 잡혔던 팔이 이상할 만큼 차갑게 느껴집니다. 당신은 포차로 걸음을 옮깁니다.
 
... 포차로 돌아오니 레프케는 여전히 조용합니다. 조금 훌쩍이며 얌전히 물을 마시고 있네요.
 
뤼마:..술은. 좀 깼어? 아깐 많이 취한 모양이던데. (편의점에서 사온 해소제를 까서 내밉니다.) 오다가 사이비도 만나고.. 오늘 여러모로 너 때문에 고생이야.
 
레프케:... 미안. (숙취해소제를 조심스레 받아들곤 홀짝입니다. 표정이 제법 울적합니다.) 우리, 그만하자. ... 네 제안은... 고마웠지만. 너무... 너무. 잘못되어가는 것 같아. ... 이미 끝난 것 같기도 하고...
 
뤼마:..(그 이야길 가만히 듣고 있습니다. 사키스와 헤어지려고 한다는 건 기쁘지만.. 글쎄. 이별통보를 두번이나 듣는건 기분이 묘하네요.) 잘못되어가고 있어? 뭐가 그렇게 잘못되어가는데? ..
 
레프케:... 이미 미움받은 것 같아. (숙취해소제 병을 꾹 쥡니다. 눈을 꾹 감았다가) 너랑은... ... 그런 사이도 아닌데. 계속. ... 그런 말 하게, 만들고. 만지지 말라고 하는데도 계속... 손 대고. 솔직히 좀 무서워. ...
 
뤼마:미움받았다고... 어느 정도는 맞는 얘기지. (부루퉁하게 대답하다가 뒤이은 말에 조금.. 충격받은 얼굴로 쳐다봅니다. 무섭다는 말에 조금 주춤대며 물러나더니) 그랬어..? 정말?
 
레프케:(주춤대는 모습을 조금 이상하단 듯 바라보다가도, 손을 꼼지락댑니다.) ... 계속, 으슥한 곳으로 데려가려는거. 솔직히 싫었어. ... 너... 처음 만나고서부터. 돌이켜보면 내가 미치기라도 했는지. 계속... 신경질 부리고. 그런 말에나 휘둘리고...
 
뤼마:...그럼 오늘 약속은 왜 잡은거야? .. 싫었으면 밀어내던지 했어야지. (으슥한 곳.. 이야기에 표정이 점점 속상하게 일그러집니다. 거의 울상에 가까운 얼굴로 보더니 뭐라고 얘기하려다 이내 입을 다물곤) 그럼.. 뭐. 그만하고 나서는 어쩔거야?
 
레프케:... 모르겠어. ... 막상 당일이 되니까. 정신이 좀 들었어... (당신의 표정을 보곤 고갤 푹 숙입니다. 조금 울먹이는 목소리로) 미안해. 너한테도... ... 안받아줄 건 알지만, 그래도. ... 만나면 사과하려고. 나...는. ... 그 애한테 어울리는 사람이 아닌 것 같아.
 
뤼마:..됐어, 울지 마. 알겠지? (가만히 있다가 우물댑니다.) 그래도 만나면.. 사과는 한다고 하네.. 그럼 된거지. 너. 그애랑 화해하고 나면 또 헤어질거야? ..고등학생부터 사귀었는데. 끝까지 붙잡아보고 싶어?(입술을 살짝 잘근대면서 묻습니다)
 
레프케:붙잡고, ... 싶어... 처음 좋아했던 사람이고. 첫 남자친구였고... (목소리가 조금 떨립니다. 속상한 마음에 절로 목소리에 울음기가 묻어나요.) ... 근데, 안받아줄 것 같아. 나... ... 나. 보기도 싫어할텐데.
 
뤼마:보기도 싫어하진.. 않겠지. 걔도 네가 처음 좋아했던 사람이었을거 아니야. 그거 알아? 저번에 강의실에서 나오던 때 걔도 있었는데 네가 그냥 지나쳤잖아.. 그런 것들만 제대로 사과해줘도..(우울한 표정으로 시선을 아래로 내립니다. 말하는 내용이며 행동이며 전부 사키스와는 너무 다른 모습입니다.)
 
레프케:... 그건... (당신의 모습. 그 사키스의 모습과 당신의 모습이 겹쳐보여 잠시 벙찝니다. 취기 탓인가 싶어 크게 추궁하진 않았지만...) ... 너, ... 오늘은 많이 다르네. (열기 섞인 한숨을 내쉬곤) ... 흑심만 품고, 나한테 접근한 줄 알았는데. 이런 말을 들을 줄은 몰랐어. ... 다시 예전으로 돌아가고. 싶어...
 
뤼마:..(예전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말에 문득 자긴 돌아갈 수 있을까라는 생각에 조금 초조한 기색을 보입니다.) ...돌아갈 수 있으면 좋겠네.
 
레프케:... ... 고마워. (책상을 짚고 몸을 살짝 일으킵니다.) 이제 돌아가야할 것 같아. ... 나... 적어도, 내일 사과하려면. 지금 들어가야 할 것 같아. 응. ...
 
뤼마:그래.. 뭐. 늦었으니깐. 밤길.. 위험할텐데. 괜찮겠어? 아까도 이상한 사람 있던데.. 바래다주는건 좀 싫어?(초조하게 눈치를 보다가 자기도 일어납니다.)
 
레프케:아는 길이긴, 한데... (당신을 가만히 바라보며 잠시 고민이라도 하는 듯 하다가) ... 이런 안일한 말 하면 안되는 건 알지만. 오늘 네가 한 행동들이나 말들이나... ... 괜찮을 것 같아. 집 앞까지만 부탁해도 될까? ...
 
뤼마:..그래도 돼?(조금 화색한 눈치로 바라봅니다. 같이 귀갓길을 걸어본적이 언제였던지.) 집 앞까지만.. 데려다 줄게. 같이 가자.(포차 밖으로 나오며 이름을 부릅니다.)
 
레프케:(당신의 표정을 가만 살피다가 저도 이제서야 표정이 살짝 풀립니다. 그러곤 당신을 따라 나서요.)
 
어두운 밤길, 아직 취기가 남은 듯 걸음이 느릿합니다. 오히려 후련하기라도 한건지 표정이 마냥 어둡진 않지만, 꽤나 긴장한 듯 해요.
 
뤼마:..그럼 그애는 내일 찾아가겠구나. 사과하고 받아주고 나면 나는 다신 안 만날 거지?(뒤돌아보며 슬쩍 묻습니다. 다음날 자기가 원래대로 돌아와있으리란 보장이 없으니..) 혹시 걔가 연락 안 받으면?
 
레프케:... 응. 그땐 너랑은... ... 더 못만날 것 같아. (연락을 안 받으면, 이란 말에 잠시 입을 우물이다가) ... 안받아주면, 그러게. ... 만나서... 사과 해야 할텐데. 나. ... 찾아갈 용기가 아직은 안 나.
 
뤼마:..(조용히 들으며 앞서 갑니다. 한참 대답하지 않다가) 지금 화해하지 않으면 영영 멀어질지도 몰라.... 아무리 서로 좋아도 그런 관계는 견디는데 한계가 있다고 생각해.(멈춰서서 살짝 우물댑니다.) 넌 그애한텐 이런 속얘기 안 털어놓고 나한텐 잘만 얘기하네..
 
레프케:그러게. ... 내일 지나면 더 안 만날 지도 몰라서 그런가... (눈을 살짝 가늘게 뜹니다.) ... 그 애한텐 뭐든 말하는게. ... 솔직히 무서워. 내가 그 감정 의심하는걸 들키기 싫어서 자존심 세우다가 일 다 망치고. ... 최근엔 특히 내가 미쳐서... ... 너무 미련하다, 나. ...
 
뤼마:(무섭단 얘기에 슬쩍 돌아봅니다.) 왜 의심했어? 자주 헤어져서..? ..사이가 확실히 건강해보이진 않았어. ..(미련하단 말에 입을 다물더니) 자책하지 말고 그냥 얼른 들어가서 자. 이런 걱정 계속 하고있는것도 보기 안쓰러워.
 
레프케:... 네 말처럼, 너무. ... 오래 지냈고. 계속 말싸움은 늘어가는데... 마음은 이미 식었는데 내가 붙든게 아닐까. ... 물어봤다가, 진짜로 식었다 할까 무서웠어. (시선이 점점 내려가다가, 당신의 말에 옅게 웃습니다. 힘빠진 미소.) ... 데려다줘서 고마워. ... 잘 가.
 
뤼마:본인이랑 대화.. 꼭 했음 좋겠네.(잘 가라는 말에 또 묘한 표정을 짓곤) ..잘 가. ........ ...내일도 봤으면 좋겠어.(중얼거리다가 돌아섭니다)
 
당신은 레프케를 집에 데려다 주고, 사키스의 집으로 돌아옵니다. 집으로 돌아가는 걸음은 가볍던가요, 무겁던가요.
 
침대에 누워 천장을 바라보고 있자니 여러 생각이 듭니다. 사건의 진상을 어찌저찌 알게 되었고, 아직 마음이 있는, 아마도 아직 당신의 애인일 사람입니다.
 
레프케를 용서할 건가요? 몸이 돌아올지 어떨진 모르겠지만... 만약 바뀐다면, 용기 없는 그녈 위해서 한 번쯤 용기를 내 줄까요?
 
뤼마:(..예전만큼 가깝진 못하더라도 다시 잘해보고는 싶은 마음에, 내일 아침은 저 천장이 다르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 피로가 몰려옵니다. 내일은 이전 날들과는 다르길 바라며... ... 어둠이 당신을 덮치는 느낌입니다.
 
...
 
눈을 뜨면, 익숙한 천장이 당신을 반깁니다.
 
꿈이라도 꾼 건가 싶어 핸드폰을 찾아서 보니 새벽에 왔던 문자 몇 통이 보입니다.
 
[날 밝으면, 만나고 싶어.]
 
[그래도 괜찮아?]
 
... 새벽같이 일어나진 않았을 거고... 자기 직전에 쓴 걸까요?
 
뤼마:(돌아왔다는 사실만으로도 이미 충분히 기쁜 상황에, 문자를 보니 살짝 긴장되지만 묘하게 기분이 좋습니다.) ....( 그 메세지에 괜찮다고 답변을 보냅니다.)
 
답변은... ... 돌아오지 않습니다. 답을 기다리다 잠들기라도 했나 싶어요. 어떻게 하나요?
 
뤼마:어제 좀 늦게 들어가기는 했지..(전화를 걸어보고, 나갈 준비를 합니다.)
 
전화를 걸자, 수신음이 거의 끝날 때 즈음 받습니다. 잠긴 목소리. 비몽사몽한 와중에도 당신의 전화란 사실에 어떻게든 정신을 잡으려는 듯 합니다. 뒤늦게 문자를 본 듯 언제 만날 건지 물어보네요.
 
뤼마:(비몽사몽한 목소리를 들으며 그리운 기분도 듭니다. 네가 준비되는 대로, 빨리 만났으면 좋겠다는 이야길 전합니다. 사키스와는 어떻게 되었는지도 물어보네요.)
 
사키스와는 이제 안만나기로 했다고 합니다. 어제 이야길 나눈대로예요. 빨리 만났으면 한다는 말에 어쩐지 머뭇이네요. 어제 잔뜩 마시고 돌아갔는데... 아무래도 꼴이 말이 아닌 듯 해요.
 
어떻게 하나요? 찾아가나요, 기다리나요?
 
뤼마:(준비하기 뭐하다면 자기가 집으로 찾아가겠다는 말을 합니다. 안 만나기로 했으니 다행이라는 말과 함께 전하고는 말을 마쳤습니다.)
 
우물거리다가 미안하지만 부탁하겠다고, 하는 말. 천천히 오라는 걱정 섞인 말. 그리고 머지않아 전화가 끊깁니다. 집을 나서나요?
 
뤼마:(나갈 준비를 금방 끝내고 집을 나섭니다. 발걸음이 조금은 가벼워진 기분입니다.)
 
바깥의 날씨는 어제와 같이 맑습니다. 햇살은 따사롭고, 하늘은 푸르고... 뺨을 스치는 바람이 기분 좋게 느껴집니다. 저 멀리 레프케의 집이 보여요.
 
뤼마:(날씨.. 눈을 찌르는 햇볕이 오늘은 기분이 좋습니다. 막상 집이 가까워지니 살짝 긴장이 되는지 도착한 이후에도 문앞을 한참 서성이다가 두드립니다.)
 
문을 두드리는 소리, 안쪽에선 조금 분주한 소리가 들립니다. 현관 가까이 우당탕 하는 소리가 들렸는데...
 
곧이어 문고리가 돌아가고, 문이 열립니다.
ㅇ
 
레프케:(당신임을 확인하곤 조금 놀란 듯, 긴장한 듯. 괜시리 부스스한 머릴 만지작거린다거나 옷자락을 당겨본다거나 합니다.) 빠... ... 빨리 왔네.
 
뤼마:..오랜만이라서. 좀 일찍 왔어. 괜찮지? ..(이렇게 대면하니 저도 긴장이 좀 되는지 현관에서 서성입니다.) ..,,결국 다시 날 찾았구나. 뭐 특별한 이유 있어?
 
레프케:응. 괜찮은데... ... 미안, 꼴이 이래서.. (시선을 좀처럼 올리질 못합니다. 입을 꾹 다물었다가) ... 미안해. 최근에 있던 일들... 사과하고 싶었어. 네가 오게 만들어놓고, 사과하고 싶었다 하는데 염치없긴 하지만... 그래도.
너한테 별 거 아닌 걸로. ... 화내고. 심지어는 헤어지자고 막말하고. ... 무시하고... 그런 거. ... (눈살을 옅게 찌푸립니다. 서운한 마음에 목소리가 드문드문 끊겨요.) 나. ... 미안하단 말은 꼭, 하고싶었어. 너... 네가. 이미 마음이 떠났다고 해도...
 
뤼마:....우린 항상 이런식으로 화해했었지.. 응. 미안하단 말이라도 들으니깐 좋다. (자꾸만 끊기는 목소리를 가만히 듣더니 잠시 생각에 잠긴 듯 합니다.) ..사과.. 받아들일게. 정말 많이... 서운했었던거 알지? 연락도 안 받고.. 넌 상상도 못할거야. 저, 레프케.( 머뭇거리다 당신의 머리를 살살 만져봅니다. 이내 좀 가까이 다가가고) 아직.. 마음 떠날 생각은 없지만.. .....그래도 이게 마지막이었으면 좋겠어. 더이상 나도 네가 그러는거 받아주기 힘든건. 네가 제일 잘 알지..
 
레프케:... 응. 응... (당신의 말을 들으며 짧게 짧게 대답합니다. 점점 울상이 되어가는 얼굴. 눈가가 붉은 걸 보면 밤새 울기라도 했나 싶은데, 또 목소리가 점점 먹먹해집니다.) 난. ... 노력할게. 나, 이런 일 없게 해볼게. 그러니까.. (조금 조급한 듯한 얼굴로 당신을 마주봅니다. 뭐가 울컥하기라도 한 듯, 머뭇이다가) ... 나, 아직. 너랑 헤어지기 싫어...
 
뤼마:(울상일 표정.. 그 흰 얼굴에 붉은 눈가가 아파보이기가지 합니다.) 이런 일 다신 없을거라고 약속해? 난 좀..불안한데. (얼굴을 한참 마주보다가 살짝 웃습니다. 좀. 힘겨워 보이지만.. 약간 까슬까슬한 손으로 뺨을 쓸어주네요.) 앞으로도 계속 헤어지기 싫었으면 좋겠어. ..헤어지잔 말을 가볍게 안 쓴다고 약속하면 너랑 다시 지낼거야. 의심.. 안 받게 내가 더 잘해줄테니까..
 
레프케:... 약속... ... 할게. 나... (손길이 닿자, 울컥한 듯 입을 꾹 다뭅니다. 어떻게든 꾹꾹 누르며 말을 이어나가요.) 너랑, 계속... 헤어지기 싫었어. 나한텐 너무 과분하다. 느낄 정도였는데... ... 앞으론 그런 말 안할게. (의심, 그 말에 조금 괴로운 듯 표정을 찌푸렸다가 눈물이 그렁그렁 맺힙니다.)
 
뤼마:(울먹거리는 모습에 마음이 약해진것도 한몫하는지, 조금 초조하게 보다가 꽉 끌어안아 줍니다.) 약속했으니깐 됐어. 울지 마..(약간 화가 나 있었던 어조도 금새 부드러워집니다.) 울만큼 마음고생 했으면.. 용서하기 싫어도 하겠다. 그렇지 않아? (이마를 꿍 맞대고 달래줍니다.) ..피곤하겠다. 들어가서 얘기해.
 
레프케:(당신이 끌어안아주자 눈을 조금 크게 떴다가, 울지 말란 말에 목 끝까지 차오른 울음기를 애써 가라앉합니다. 당신의 옷자락을 살며시 쥔 채 꾹 마주안아요.) 미안해, ... 미안해... (너무나도 오랜만에 느껴보는 온기에 울먹이는 목소리로 연신 미안하다 합니다. 이내 들어가서 얘기하잔 말에 당신의 손을 잡아 조금 꼼지락대다가) 응, ... 받아줘서 고마워... ... 아직도 많이 좋아해. 정말로.
 
둘은 약속했습니다. 모든 순간을 소중히 생각하기로. 서로에게 확신을 가지기로.
 
그야, 이런 기회는 다시 오지 않을 것이 분명하니까요. 서로가 서로를 사랑할 확률이 얼마나 크겠어요?
 
서로를 안은 품이 그 어느 때보다도 따듯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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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D 1. 네 옆엔 내가 맞는 것 같아, 내게 기회를 줘.
 
KPC 생환 탐사자 생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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