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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알/coc

뤼프케 욕망의 형태

by 애롱쓰 2022. 2. 20.

※진상과 진행에 개변이 약간 들어가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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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망의 형태
 
KP: 애롱
 
PL: 톰
 
W: 닌
 
"뤼마... 뤼마 님, 괜찮으세요?"
 
문득 눈을 뜨면 누군가가 당신의 옷매무새를 정돈해주고 있습니다. 눈을 두어 번 깜빡이며 몽롱한 기운을 가시게 하니, 화려한 예복을 입은 채 앉아있는 당신의 모습이 거울에 비칩니다.
 
"준비 시간이 길어 피곤하셨죠? 하지만 오늘은 경사스러운 날이잖아요, 드디어 결혼식이라구요! 그러니까 조금만 기운내세요, 네?"
 
... 아무래도 이건... 당신의 결혼식이고, 당신의 정돈을 돕는 사람은 사용인인 모양입니다. 사용인의 이름은 커녕 얼굴도 낯설네요.
 
뤼마:(별다른 의미 없는 한숨을 푹 내쉬고, 옷의 끝자락을 두어 번 당기며 거울 속의 자신을 쳐다봅니다.) 퍽이나....얼굴도 모르는데.
 
사용인: 아가씨께선 준비를 다 마치고 기다리고 계시는데, 그러지 마시구 표정 피세요!
 
당신은 배우자의 얼굴도 모른 채 식을 올리게 되었는데, 마냥 유쾌한 기분은 아님이 당연합니다. 배우자가 될 사람의 이름은 뭐였죠?
 
뤼마:오늘이야말로 레프케.. 그 여잘 볼 수 있을까? 자네는 본 적 있어? (여전히 표정이 썩 좋지는 않지만, 경제적으로 열세에 있는 처지기에 표정을 애써 가볍게 펴봅니다.)
 
사용인: 물론이죠, 자상하신 분이랍니다. (당신의 준비를 마치곤 부드럽게 웃어보입니다.) 분명 도련님께서도 마음에 들어하실 거예요.
 
뤼마:마음에 들고 말고를 떠나 어짜피 결혼하게 될 처지인걸, 뭐.(모든 준비를 마치고 사용인의 눈치를 조금 봅니다.) 이제 준비도 끝났으니 가도 괜찮겠군.
 
당신은 사용인의 안내에 따라 식장으로 향합니다. 결혼식 답지않게 묘한 한기가 느껴집니다.
 
식장에 들어서니 무안할 정도로 장내가 허전합니다. 은은하게 촛불로 내부를 밝혔고, 스테인드 글라스 너머로 버진 로드에 빛이 쏟아집니다.
 
생화의 싱그러운 꽃 향기, 누군가 연주하는 피아노 곡이 들려옵니다. 하지만... 식장에 들어선 당신을 반기는 사람은 없었습니다.
 
모두에게 축복받고, 행복해야 할 결혼식인데. 외로운 길의 끝엔 주례만이 보입니다.
 
... 끝에 서서 기다리자니 뒤이어 새하얀 드레스의 여성 하나가 걸어들어옵니다. 낯설지만 묘하게 익숙한 미소를 띤 레프케입니다.
 
아무리 팔려오듯 정략 결혼을 한다지만, 다른 무엇도 아닌 결혼식을 이렇게 하게 될 줄 알았을까요. 결혼 상대측의 귀빈 자리 역시 허전합니다. 언뜻 보아도 사용인으로 보이는 사람 몇 명이 박수를 치고 있을 뿐입니다. 넓고도 화려한 결혼식장에 쓸쓸한 박수 소리만 울려 퍼집니다.
 
앞으로 긴 시간을, 어쩌면 평생을 함께 하게 될 배우자를 결혼식 당일에 보는 당신의 처지도 기구합니다. 레프케는 당신을 보고 환하게 웃고 있습니다. 당신은 어떤 표정을 짓고 있나요?
 
뤼마:(무안하리만치 텅 빈 자리들. 박수 소리... 이 식장에 혼자 있는 것보다 더 외로운 기분입니다. 살짝 당황스럽기까지 한 표정으로 있더니, 오늘 처음 얼굴을 마주한 자신의 배우자에게 떫더름한 미소를 보이며 맞이합니다. )
 
그녀가 당신 곁으로 오고, 이내 마주 본 채 살살 손을 잡습니다. 주례사는 크지 않은 목소리임에도 식장 안에 메아리치듯 울려 잘 귀에 들어오지 않습니다.
 
그녀가 먼저 서약을 합니다. 평생을 함께 하겠다는 맹세의 서약.
 
레프케:나와 당신이 정략혼으로 이 자리에 있음을 압니다. 하지만 나는, 명예와 재물을 바라지 않아요. 내가, 제가 바라는 것은 당신의 사랑뿐입니다. ... 당신과 같은 인간으로서 사랑받기를 바랄 뿐이에요.
 
뤼마:....노력해 보겠습니다. 비록 이게 정략혼이라 하더라도. (잠시 그 얼굴을 흘끗 마주보다, 이내 자신도 주례사 앞에서 서약을 합니다.)
 
서약을 마치고, 당신의 대답을 기다리던 레프케는 그대로 손을 살살 당겨 입맞춥니다. 입술을 지그시 누르고, 고개를 기울이고.. 길게 입맞추고 있자니 목 안이 뜨거워지는 기분이 듭니다.
 
이윽고 서로의 입술이 멀어지고, 반지를 나누어 낍니다.
 
텅 빈 식장 안에 사용인들의 박수 소리가 나즈막히 울립니다...
 
이렇게 형식뿐인 결혼식이 끝이 납니다.
 
--
 
식은 순식간에 마무리 되었습니다. 그야 둘을 반길 내빈들은 한 명도 없었으니까요. 레프케가 던진 부케도 사용인 중 한 명이 받았을 분입니다.
 
피로연은 화려했지만, 조촐했습니다. 은은한 촛불로 불을 밝힌 가운데 화려한 레이스 식탁보를 펼쳐놓은 테이블에 앉은 사람은 두 사람 뿐이었으니까요. 사용인이 내어 온 코스요리는 에피타이저부터 디저트까지 어느 하나 나무랄 것 없이 완벽했습니다.
 
아주 만족스럽고, 행복한 결혼식이 되었을 지도 모릅니다. 오늘 처음 보는 이와, 그 누구의 축복도 받지 못한 채 올리는 결혼식이 아니였다면요.
 
음식이 제대로 입 안에 들어가긴 한 건지, 맛도 제대로 느끼지 못한 채 얼렁뚱땅 지나갔습니다. 앞으로 지낼 곳이라며 레프케에게 저택 내부를 안내받았습니다. 생전 누리지 못한 호화이지만, 마음이 편치만은 않습니다.
 
시중을 받으며 목욕을 마치고 침실에 들어섭니다. 첫날 밤이라며 매혹적인 향이 나는 향유까지도 받았지만, 혼자 눕기엔 부담스러울 정도로 커다란 침대에서 아무리 기다려도...
 
레프케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습니다. 얼마나 뜬 눈으로 있었을까, 문이 천천히 열립니다.
 
뤼마:(오늘 처음 본 사람과 동침한다고 생각하니 기분이 영 이상할 따름입니다. 하지만 뭐, 온통 불편한 이 상황 가운데 큰 대수로 느껴지진 않습니다. 처음 본 얼굴이지만, 분명 매우 아름다운 여성이었으니. 내심 기대를 담아 열리는 문 쪽을 기웃댑니다.)
 
하지만... 문 너머를 보면 식전에 본 사용인이 서 있을 뿐입니다. 무척이나 송구스러운 얼굴로 머뭇머뭇 향을 들고 와서는,
 
사용인: 죄송해요, 레프케 아가씨께서 잠잘 준비를 도우라고 하셔서...
 
하고는, 침대를 정리하고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는 아로마 향을 피워두고 재빨리 방을 나섭니다.
 
뤼마:아..(약간은 실망했지만 어느정도는 예상했던 상황이기에 이내 다시 침대에 힘없이 눕습니다.) 뭐, 이전에도 얼굴 한번 비춘 적 없는 여자였으니... 사랑받길 바란다면서, 이상한 사람이야.
 
첫날 밤을 기대했던 걸지도 잘 모르겠습니다. 몸을 눕히면 아까완 달리 축 늘어지게 됩니다. 자기도 모르게 긴장이라도 했던 걸까요? 아는 이라곤 하나 없는 이 저택에 적응하려면 푹 자두는 것이 좋겠습니다.
 
뤼마:(쓸쓸하더라도 정략혼 이전에 잠들던 침대에 비해 훨씬 넓고 편한 침대. 잠에 드는 것도 분명 금방일 것입니다. 숨을 깊게 내쉬고, 이만 눈을 붙입니다.)
 
눈을 감으면 순식간에 의식이 멀어집니다... 꿈을 꿀 새도 없이, 깊은 잠에 빠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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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을 올린 후 당신이 지내게 된 곳은 그녀의 저택, 둘만 머무르는 곳임에도 방만 수 십 개에, 성을 방불케 할 정도의 엄청난 규모입니다.
 
크기만 큰가요? 애초 한 영주의 성으로 쓰이던 건물을 내로라 하는 건축가가 보수하여 우아한 인테리어를 자랑합니다.
 
당신은 어떤 방에든 드나들 수 있고, 갖고 싶은 것이라면 요구하는 즉시 사용인이 눈 앞에 대령합니다. 부족함이라곤 전혀 없는 풍요로운 생활, 하지만 그럼에도 마음 한 구석이 서늘합니다.
 
이 모든 것이 그녀의 소유이고, 당신은 저택 밖으로 나가는 것조차 허락받을 수 없다는 현실 탓일까요.
 
얼굴도 보지 못 한 채로 정략 결혼을 하기는 했지만, 우려와는 달리 꽤 괜찮은 사람이었습니다. 식사는 꼬박꼬박 당신과 함께했고, 무리한 부탁이 아니라면 무엇이든 들어주었습니다. 당신이 하루 종일 뒹굴고 놀아도 간섭하지 않았어요.
 
하지만 괴팍하다 싶은 면도 있었습니다. 먼저, 그녀에겐 지병이 있어 오래 햇볕을 쬐어서는 안되기에 창문마다 암막 커튼이 쳐져 있고, 배우자인 당신 역시 바깥에 나가지 않길 바란다며 문엔 자물쇠까지 걸어 두었습니다.
 
이 외에도 이상한 점이야 많았지만... 가장 이상한 건 잠자리조차 함께 하지 않는다는 겁니다! 밤일은 커녕 한 침대에서 잠드는 경우조차 없었습니다. 애정은 둘째치고 후사조차 원하지 않는다는 건가요?
 
뤼마:(아무리 저택이 크고 좋다지만, 단 둘이 지내기에는 너무 넓었습니다. 나갈 수도 없고, 혼자 고립되어 지내기를 한창. 도대체 이 결혼이 무엇을 위한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분명 그녀는 자신을 사랑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는데... 이걸 부부라고 할 수나 있을지. 직접 찾아가 시간을 보내기로 마음먹고 방을 나섭니다.)
 
레프케의 침실은 당신의 방과 같은 층에 있습니다. 특별한 일이 없으면 주로 그곳에서 업무를 본다 해요. 한켠에는 침대가, 반대쪽엔 넓은 책상이 있습니다. 책상 바로 뒤엔 창문이 있지만 짙은 색의 커튼으로 가려져 있습니다.
 
당신이 그녀의 방에 들어서면 의자에 앉아 책을 읽던 레프케가 미소지으며 살살 몸을 일으킵니다.
 
레프케:안녕하세요, 뤼마. 밤엔 잘 주무셨나요?
 
뤼마:잘 잤습니다. 침대가 워낙 편해서 불편한 구석도 없지만.. 혼자 지내기엔 너무 큰 방이라는게 좀 흠이라면 흠이겠어요..
 
레프케:(당신의 말에 쓰게 웃습니다.) 죄송해요, 격한 운동도 조심하라는 진단을 받아서... 그래도 점차 호전되고 있으니 다음 주면 함께할 수 있을 지도 몰라요.
 
뤼마:어디 아픈가요? (잠시 눈이 동그래졌다가, 살짝은 체념한 얼굴로 돌아옵니다. 살짝 곁눈질로 눈치를 보며 멋쩍은 목소리로 말을 건넵니다. ) 자는 건 둘째치고, 어디 밖을 나갈 수도 없어서 영 적적합니다. ..나름 부부인데. 식사 때 말고는 잘 보지도 못하고. 혹시 마음에 안 드는 구석이라도 있나 싶어서요.
 
레프케:지병이랍니다. 거의 평생을 이곳에서 지냈어요. (당신의 말에 살짝 걱정스러운 표정이 됩니다.) 전혀요, 뤼마 같은 분과 결혼하게 되어 행운이라 생각하고 있어요. ... 많이 움직이질 못해서... 괜찮으시다면 시종을 붙여 드리겠습니다.
 
뤼마:(시종을 붙여주겠단 말에 표정이 살짝 실망스럽게 가라앉지만, 체념했는지 고개를 끄덕입니다. 약간 짜증스러운 목소리로 대답합니다.) ..제가 아픈 사람을 붙잡아놓고 괜한 부탁을 했군요. 좋습니다. 말벗이라도 삼도록 시종 하나를 붙여주세요.. 쾌차하실 때까지 이곳저곳 구경해보는게 좋겠군요.
 
레프케:... (당신의 말에 쓰게 미소짓기만 합니다.) 항상 죄송해요. (덮은 책을 매만지다가, 조심스레 입을 엽니다.) 맞아, 주치의가 응접실에 와 있습니다. 사용인에게 말해두었지만 가 보시는 게 좋을 거예요.
 
뤼마:아닙니다. 뭘.. 탓하거나 할 수는 없는 노릇이죠. (저도 멋쩍게 웃으며 제 옷자락 끝을 만지작대다가 뒷걸음으로 천천히 문 쪽으로 돌아갑니다. )이만 가봐야겠네요, 그럼.. 다음에 다시 찾아오겠습니다.
 
이때 관찰 판정!
 
뤼마:
관찰력
기준치: 65/32/13
굴림: 63
판정결과: 보통 성공
 
발치에 은빛으로 반짝이는 것이 눈에 들어옵니다.
 
뤼마:(잠시 주변을 두리번대며 눈치를 보다가, 발을 치우고 그것을 확인해 봅니다.)
 
은빛, 상당히 큰 비늘입니다. 어디 장식에서 떨어진 건 아닌 것 같은데...
 
뤼마:이게 왜.. (비늘을 주워들고 눈을 살짝 찡그립니다.) 방바닥에 떨어져 있는지 도통 모를 일이군. 청소를 제대로 하지 않은 건가? ..(이내 방을 나서 응접실로 향합니다.)
 
손님을 맞이하는 공간이지만 애초에 당신의 친인척이나 친구를 초대하는 것까지도 어려운 곳이기에, 가문 측에서 고용한 사람들만이 오갈 수 있습니다.
 
화려한 벽지로 꾸며져 있고 고풍스럽게 조각된 테이블과 소파, 큰 그림 액자가 보입니다. 소파엔 주치의로 보이는 사람, 그 옆엔 사용인으로 보이는 사람이 서 있습니다.
 
뤼마:(주치의에게 가볍게 인사를 건네고, 사용인에게 방금 주운 비늘을 보여주며 조곤조곤 말합니다.)아무래도 청소가 덜 된 모양이더군. (이내 주치의 앞에 앉습니다.) 어쩐 일로..
 
주치의: 아가씨의 지병 탓에 외부의 사람들이 전염병이라느니 걱정하는 말이 제법 있었기에, 혹여 신경쓰실까 싶어 간단한 건강 검진이라도 해드릴까 합니다. 물론 선천적인 것이라 옮을 일은 없으니 안심하셔도 좋습니다.
 
뤼마:..그 지병이 정확하게 무슨 병이길래 그러지요? 햇빛을 잘 못 견딘다는 것 이외에는 아는 바가 잘 없어서 말입니다.(옮을 일이라는 말에 픽 웃고 괜히 제 손을 만지작댑니다.) 뭐어...가까이 지내야지 옮든 하겠죠. 검진이야 받겠습니다.
 
주치의: 저도 처음 보는 병이지만... 피부도 창백하게 희고, 머리도 하얗지 않으십니까. 햇빛을 오래 쬐면 화상을 입고 오래 걸으면 탈진해버리고 마셔요. 결혼은 꿈에도 못 꾸실 몸이었지만 이런 경사가 다 있더군요.
 
이어 주치의는 당신의 열을 재고, 맥박을 재고... 잔병치레 없이 건강하시다면서 웃습니다.
 
뤼마:(허, 하고 숨을 내쉬며)오래 걷는다고 탈진이라니..! 나 참.. 모습을 자주 비추지 않는 것도 이상한 일은 아니었군요. 그런 몸으론 후사를 보는 것도 당연히 불가능하겠지.(턱을 괴고선 다리를 살짝 떨다가)..아무튼, 검진은 감사합니다.
 
주치의: 예, 아무래도... 한 번 상처가 나면 잘 아물지도 않으시고... 되도록 날카로운 물건은 피하도록 도와주시길 바랍니다.
 
뤼마:병약한건 알았지만 그런 정도일 줄은 몰랐는데요. ..아무래도 귀하신 분이 아닙니까. 그런 날붙이를 다룰 일은 없을테니 걱정은 하지 않으셔도 괜찮습니다. (살짝 웃어보이다가 일어납니다.)
 
자리에서 일어나면 벽면의 거대한 그림이 눈에 들어옵니다.
 
뤼마:그림이 참... 저택의 크기에 걸맞네요.(벽면의 그림 쪽으로 다가가 내용을 들여다 봅니다.)
 
그림 가운데의 인물이 크게 부각됩니다. 인물은 항아리를 끌어안고는 그것을 지키려는 듯 주변을 살피고 있습니다. 자세히 본다면 교육 판정.
 
뤼마:
교육
기준치: 80/40/16
굴림: 42
판정결과: 보통 성공
 
... 완벽히 해석하기는 어렵습니다. 신화를 모티브로 한 것도 같습니다. 유채로 그려져 있네요.
 
그렇게 보고있자니 사용인이 다가서 말을 겁니다.
 
사용인: 작품에 관심이 있으신가요? 옛 일화를 소재로 만든 작품이에요.
 
뤼마:(주먹쥔 손을 입에다 꾹 대고 그림을 보다 사용인에게 시선을 돌립니다.) 옛 일화? 무슨 일화지? ..저 항아리가 무슨 의미인지 잘 모르겠군. ...이런 것에 조예가 깊지는 않은 편이라서.
 
사용인: 한 여행자가 멈추어 서 목을 축이던 중, 한 노인이 목적지를 묻더니 부탁을 하나 합니다. 항아리를 그곳에 사는 친구에게 운반해달라는 것이었죠. 아주 중요한 것이니 조심하고, 절대 열어보지 말라고 당부하면서요.
여행자는 흔쾌히 부탁을 승인하고 항아리를 들고 떠났습니다. 항아리는 흔들어도 아무런 소리가 나지 않았고, 그닥 무겁지도 않았습니다. 항아리 안에 든 것이 궁금했지만...
 
사용자: 여행자는 결국 항아리를 열지 않았고, 부사히 노인이 부탁한 곳에 전해줄 수 있었습니다. 여행자는 하루를 묵고, 다음 날이 되어 길을 떠나려는데...
 
사용인: 여행자는 결국 항아리를 열지 않았고, 부사히 노인이 부탁한 곳에 전해줄 수 있었습니다. 여행자는 하루를 묵고, 다음 날이 되어 길을 떠나려는데...
갑자기 장례식으로 마을이 떠들썩합니다. 얘기를 들어보니 여행자가 어제 항아리를 전달해주었던 사람이 죽었다고 합니다.
 
:그 사람이 왜 갑자기 죽은 건지, 항아리에 무엇이 들어있었는지 확인할 방법이 없게 된 거죠. 하긴, 이제는 확인할 이유도 없지만요. 여행자는 금기를 어기지 않았기에 무사할 수 있었던 거죠.
 
뤼마:음.. 그 말을 들으니 그 항아리 안에 뭐가 들었는지 궁금해지는걸. 판도라의 상자랑 비슷하게 들리기도 하고. ..부인도 이 그림에 대한 이야길 알겠지?
 
사용인: 예, 아시고 말고요. 항상 책만 곁에 두고 지내셨다보니... 서재에도 이 이야기가 적힌 책이 있을 거예요. 숨겨진 것을 구태여 알려 하는 것도 좋지 않단 거죠.
 
뤼마:좋은 교훈이지만 사람 호기심으로 그걸 견딜 수 있을까? ..아무튼 부인과 같이 대화할 화제가 하나 생긴 셈이지? 고맙네.(서재에 대한 이야기에 고갤 끄덕이며) 그래? 그렇담 서재에 가봐야겠군..
 
사용인: 아, 곧 점심시간인데.. 식사하시고 다녀오시는 건 어떤가요? 아가씨와 함께 가실 겸...
 
뤼마:아.. 그러고 보니 식사시간이 거의 다 되었네. 아무래도 서재는 식사 이후에 가는게 좋겠어. 둘이 간다면 더 좋고.. 혼자 지내는 것보다는 낫겠지.(응접실을 나와 식당으로 향합니다.)
 
당신과 레프케, 둘이 식사를 하는 공간입니다. 그런 것 치고는 넓은 공간이지만요. 테이블은 서로 손을 뻗으면 닿을 아담한 크기입니다.
 
사용인의 시중을 받으며 테이블에 앉으면, 곧 식기가 앞에 놓여집니다. 맞은편은 레프케의 자리인데, 아직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습니다.
 
뤼마:(식사가 다 차려졌음에도 불구하고 레프케가 오지 않자, 초조한건지 무안한건지 어색하게 포크를 만지작대며 반대편의 빈 의자만 쳐다봅니다. 사용인을 부르곤 질문합니다.) 부인은 아직 준비가 되지 않은건가?
 
그런 질문에 얼마 안 있어, 식당 한 쪽의 문이 열립니다. 고갤 돌리면 트레이를 직접 끌고 오는 레프케의 모습이 보입니다. 주방장은 빈손을 머슥하게 꼼지락거리며 뒤따르네요.
 
사용인: 모르셨어요? 아가시께서 직접 음식을 준비하실 때도 있답니다.
 
주방장이 서빙만은 자신이 하겠다며 레프케를 애써 테이블 앞에 앉힙니다.
 
뤼마:음식을 직접..? 정말이지..(신경써준단 생각에 표정에서 내심 기쁜 티를 내며 레프케를 바라봅니다.)생각도 못했는데요. 몸이 썩 좋지 못하시다고 들었는데, 고생하셨군요.
 
레프케:아니예요, 이곳에서 할 수 있는 일을 찾다보니 마땅치 않아서... 취미라서 주방장의 것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입에 맞았으면 해요. (하곤 쑥스러운 듯 미소짓습니다. 기대감 섞인 얼굴로 당신을 바라봐요.)
 
뤼마:부부임에도 자주 보지를 못해서.. 실은, 신경써주지 않는다는 생각도 했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직접 대접해주시니 기쁘네요.(음식의 맛을 보곤 작게 웃어줍니다. 어쩌면 당신 앞에서 이렇다 할 미소를 보인 것을 처음일지도 모릅니다.)
 
맛을 보니 주방장의 것과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요리 실력이 출중한 걸지, 그새 미각이 둔해진 걸지 모를 노릇입니다.
 
레프케:소외감 느끼셨다면 죄송해요. ... 하지만 전, 정략혼이라곤 해도... 당신같은 존재는 처음이니만큼 애정받고 싶은 마음만큼은 진심이라 말씀드리고 싶어요. 괜찮으시다면 이후에도 자주 해 드릴게요.
 
식사는 매일 그래왔듯 고기 요리가 많고, 붉은 와인이 곁들여져 있습니다.
 
뤼마:..아시다시피 여기엔 제가 아는 사람도 없고, 외출도 하지 못하게 되어있으니. 부부생활이 마냥 활력이 있지는 않았습니다만.. 결혼식날 말한대로 제 나름 노력하고 있습니다. 애정을 드리는 것 말입니다.
..요리가 마음에 들어요. 정성들여 해주신 것 같아서..(잠시 수줍은 미소를 짓습니다.) 앞으로도 자주 먹게 되었음 좋겠네요.
 
레프케:... (당신의 미소에 표정이 점점 밝아집니다. 이토록 환한 미소는 결혼식 이후 보인 적이 없어요. 옅은 홍조와 함께 보인 웃음을 이내 한 손으로 입가를 가려 숨깁니다.) 그렇게 말해주셔서 고마워요. ... 제가 최고의 상대가 되진 못하겠지만, 최선을 다 해 행복하게 해 드리고 싶어요.
 
뤼마:(당신의 표정이 밝아지는 것을 보고 기분이 나아졌는지 평소의 떫은 표정이 가십니다.)..아. 몸은 괜찮으신가요? 아까 주치의한테서 들었는데, 오래 걷는 것조차도 몸이 버텨주질 않는다고.. 아쉽군요. 바깥에서 산책을 하고 싶었는데 말입니다.
 
레프케:(당신의 말에 조금 우물이다가 입을 엽니다.) 뤼마가 온 뒤로 몸이 점점 나아지고 있어요. 그래서... ... 함께 산책 하는 것도, 조만간 가능할 지도 모르겠어요. 당장은 힘들겠지만 금방 괜찮아질 테니, 그 땐 같이 걸어주시겠어요?
 
뤼마:(잠시 멋쩍은 얼굴로 식사를 계속하다가 입을 엽니다.) 무리한 부탁을 하는 거라면 서두르진 않아도 좋지만.. 저도 나름 초조함을 느끼던 참이어서요. 조만간 가능하다니 다행이네요. 몸이 괜찮아지면, 네. 같이 걸읍시다. 정원을.. 조금 구경하고 싶어요. (헛웃음을 내비치며) 실은, 어디든 좋으니 일단은 밖에 나가고 싶어서..
 
레프케:... (먹는 양이 그리 많지 않습니다. 얼마 담겨있지 않던 접시를 거의 다 비우고, 포크를 입가에 댄 채 고민하는 듯 하다가 당신을 바라봐요.) 밤에라면, 정원으로 나가는 문을 열어드릴 수 있어요. 그 때면 햇빛도 없으니...
 
뤼마:(입이 짧은 당신에 비해서 이쪽은 접시를 벌써 몇개는 비운 모양입니다. 만족한듯한 얼굴이네요.) 아. 밤에.. (살짝 아쉬움을 내비치지만 이내 삼삼한 미소를 띄우며 당신의 손을 살짝 끌어다 잡아봅니다. 낯설기 짝이 없는 감각이지만..)그렇죠, 햇빛을 못 견디시니까요. 결혼한 이후로 식사 이외에 같이 무언갈 해본 적이 없으니.. 우리 사이에 좋은 기회가 될 겁니다.
 
레프케:... (당신의 표정을 살피며 약간 불안해하는 듯한 기색이었다가도, 이내 안심한 듯한 미소를 짓습니다. 당신과 손이 닿자 그것을 한참 바라보다가, 다른 손으로 조심스레 감싸 잡아요.) 조금만 기다려 주세요. 같이 많은 경험을 나눌 때가 오길 바라요. ... (손등을 살살 쓸어주다가, 살살 놓습니다.) 오후엔 무얼 하실 건가요?
 
뤼마:(마주잡은 손이 놓아지자 팔을 떨구곤 웃습니다.) 아.. 오후엔 서재에 갈까 싶었습니다. 응접실에 있는 그.. 항아리 그림 이야기를 듣고 흥미가 조금 생겼거든요. 같이 가시겠습니까..? 그, 아시다시피 우리에겐 이렇다 할 화젯거리가 없으니까요...
 
레프케:(당신의 말에 살짝 놀란 듯 눈을 크게 떴다가도, 옅게 미소짓습니다.) 좋아요, 서재는 항상 홀로 갔었는데... 살다 보면 이렇게 설레는 일이 다 있네요. (양 손으로 제 뺨을 감쌌다가, 조심스레 몸을 일으킵니다.) 지금 갈까요?
 
뤼마:하긴, 이 저택엔 사용인 말고는 별다른 사람이 없죠. 왜 그런지 정말 의문이었어요. 방이 이렇게나 많은데...(주변을 잠시 둘러보다)항상 홀로 가셨다면 진작 절 불러서 함께 가시지 그랬습니까? (당신이 일어나자, 자신도 몸을 일으키면서 당신 옆에 섭니다.) 좋습니다.
 
레프케:서재에서도 오래 머무르지 못하니, 그리 즐거워하지 않으실 거라 생각했어요. (조심스레 당신에게 손을 내밉니다.) 평소 책은 자주 읽으시나요?
 
뤼마:(당신이 내민 손을 물끄럼하게 바라보다 살살 잡아줍니다.) 평소에 그렇게까지 즐겨 읽지는 않지만.. 여기선 할 만한 일도 없고...워낙에 적적한 터라 책 생각을 많이 하곤 했습니다. 혼자 돌아다니기엔 썰렁해서 여태 서재에 가보지 않았네요.
 
둘은 손을 잡고 서재로 향합니다. 걸음은 느렸지만 도란도란 이야길 나누며 가니 순식간이었습니다.
 
저택에 마련된 개인 서재입니다. 개인 서재치고는 도서관을 방불케할 정도로 장서량이 대단합니다. 이곳에 있는 책을 모두 읽는 데만도 몇 십년이 걸리지 않을까요?
 
가운데에는 편히 책을 읽을 수 있도록 푹신한 소파와 넓은 테이블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값비싼 찻잎도 종류별로 준비되어 있어 느긋하게 티타임을 즐길 수도 있습니다.
 
서재 공간은 1, 2층으로 구분되어 있습니다. 복층 구조인 셈인데, 계단 아래도 전부 책장이 들어차 있을 정도입니다.
 
뤼마:(잠시 그 크기에 놀란 듯 눈이 동그래져선 주변을 서성입니다.) .. 이렇게 큰 개인 서재는 처음 보네요. 제가 예전에 살던 저택의 서재는 이곳에 비해선..글쎄, 책장 수준이군요. 여기 있는 책들을 전부 읽었냐고 물으면 바보같이 보이려나요?(어색하게 웃더니 당신의 손을 놓습니다.)
 
레프케:제가 적적하지 않게끔 아버지께서 매번 새 책들을 보내주신답니다. 저 책장에 있는 것 말곤 전부 읽었어요. (한 책장을 가리켰다가, 당신의 손을 꼭 쥡니다.) 천천히 살펴보세요.
 
뤼마:..아버님은 제가 한번도 뵌 적이 없네요. 결혼식에서도 못 봤우요. 저택이 이렇게 넓은데 아버님께선 따로 지내시나요? (당신이 가리킨 책장에 관심이 가는지, 그쪽으로 다가가 책 한권을 빼듭니다.)
 
레프케:네, 이 저택에서 지내기엔 아무래도 제한이 많다보니... 가족과 떨어져 지낸 지는 오래 됐어요. (씁쓸한 얼굴로 말하고 있지만서도, 당신과 말을 섞는다는 것만으로도 제법 기뻐 보입니다.)
 
책을 빼든다면.. 관찰력 판정!
 
뤼마:안됐군요. ..그래도 결혼식에는 참석해주셨음 좋았을걸. 뭐, 제 아버지도 참석하진 않으셨으니 할 말이 없네요..
관찰력
기준치: 65/32/13
굴림: 38
판정결과: 보통 성공
 
문득 내려다 본 바닥에 무언가 끌린 자국이 있습니다. 가구 같은 것을 끈 것 같은데... 책장 아래로 이어져있습니다.
 
뤼마:음..(잠시 바닥의 그 자국을 쳐다보다, 의아한 얼굴을 하고 책장의 벽면을 만져봅니다.) 이 책장은 새로 가져다 놨나요? 밑에 무슨 자국이 있어서..
 
레프케:네? ... (가까이 와서 자국을 확인하곤, 고갤 기울입니다.) 글쎄요... 어느새 긁힌 건지, 따로 말을 해 놓을게요.
 
뤼마:아무래도 여기서 뭐.. 가구를 옮기든 했던 모양이네요. (대수롭지는 않은 눈치입니다. 금방 당신 쪽으로 눈을 돌리네요.) 여기엔 뭐 특별히 재밌는 서적은 없던가요? 부인이 추천해주시면 좋겠는데..
 
레프케:재미있는 거라... 최근 읽었던 것들 중에서는요, (그 책장에서 책 몇 권을 꺼내 당신의 손에 쥐여 줍니다. 제목을 언뜻 보기엔 신화 관련 서적이나 사랑 이야기의 소설인 듯 싶습니다.) 새삼, 책보단 직접 닥친 일이 더욱 즐거워요.
 
뤼마:신화, 설화 이런거에 관심이 많으신가요? 응접실에 그림도 있고.. (사랑 이야기의 소솔을 펼쳐서 둘러보며 살살 웃습니다.) 종이 속의 이야기보단 직접 겪는게 훨씬 즐거운건 당연한 일이죠. 이런 소설 속에는 항상 운명적인 만남으로 사랑에 빠지던데, 정략결혼으로 시작하는 소설은 없더군요.
 
레프케:예, 어릴 적부터 먼 세계에 관심이 많았답니다. 다양한 책을 읽었지만... 신들의 이야기가 제일 마음을 끌었어요. (당신의 말에 어색하게 웃습니다.) 아무도 생각치 못했단 거겠죠, 정략 결혼이어도 이렇게나 설렐 수 있단 걸요.
 
뤼마:(설렐 수 있다는 말에 살짝 입을 우물대다가, 미소지어줍니다.) 왜 보잘 것 없는 저와 정략혼을 하신건지 잘 모르겠지만, 내심 감사하고 있어요. ..비록 저택 밖에 나가진 못하더라도 이렇게 좋은 생활도 누려보고. 저에게 제법 잘해주시니 기쁩니다. 누군가랑 같이 시간을 보내니 외로움도 조금 가시는 것 같아서..
 
레프케:... (당신을 가만 마주보다가 눈웃음짓습니다. 그러고는 조심스레 당신과 팔짱을 끼곤 소파로 이끌어요.) 조금 읽다 가시겠어요? 메이드에게 차를 내어오라 할게요.
 
뤼마:(이 얼마만의 온기인지, 팔짱을 낀 것을 가만 보다가 어깨를 살짝 꾹 기댔다 떨어집니다. 이내 소파에 걸터앉곤) 이 책은 나중에 침실에서 자기 전에 읽겠습니다. 차 정도만 마시고 가야겠군요.
 
레프케:(당신을 바라보다가 작게 소리내어 웃습니다. 저도 살살 고갤 기댄 채 있다가 천천히 떼요.) 얼마 전에 들여온 찻잎이 정말 맛있어요. 분명 마음에 드실 거예요.
 
뤼마:글쎄..같이 차를 마시는 것도 조금은 낯서네요. 부인이 어떤 차를 좋아하시는지도 모를 정도로요.(멋쩍게 웃으며 차가 나오길 기다립니다. )
 
책상의 종을 울리자, 머지않아 사용인들이 차를 내어옵니다. 처음 맡는 향이지만 맛도 향도 일품인 것만큼은 알 수 있었습니다.
 
둘이 이렇게 오래 이야기를 나눈 것은 몇 달 만이던가요. 처음일 지도 모르겠습니다. 시덥잖은 소재로 대화를 나누기도 했지만... 그 눈빛엔 애정이 잔뜩 담겨 있었습니다.
 
그리 시간을 보내면 어느새 날이 저물고, 저녁 시간이 가까워집니다. 둘이 함께 식당으로 향하는 것도 처음이었을 지도 모르겠어요.
 
... 오늘은 평소보다 순식간에 지나갔습니다. 말문을 트는 데에 걸린 시간은 분명 순식간이었는데, 왜 그 오랜 시간동안 벽을 세우고 지냈나 모르겠습니다.
 
해가 지고, 레프케는 자신의 방으로 돌아갔습니다. 당신은 어떻게 하나요?
 
뤼마:(오늘은 제법 부부라는 이름에 걸맞는 하루를 보냈단 생각에 약간의 뿌듯함을 느끼며 제 침대에 누웠습니다. 지난 시간동안 자신은 남편이라기보단 이 집안의 장식과 다를 바가 없다고 생각해 왔지만.. 글쎄요. 오늘은 찾아가봐도 좋지 않나 싶은 생각이 듭니다. ..자리에서 일어나 레프케의 침실로 향합니다.
 
레프케의 침실의 문을 닫고 나오는 사용인과 마주칩니다. 지금 막 잠드시려는 참이니 들어가지 않으시는 편이 좋을 거라고 하네요.
 
뤼마:그래도.. 적어도 자기 전에 인사라도 건네야 하지 않겠나? ...1년만에 남편 노릇 해보겠다는데.
..아쉬워. 얼굴이라도 잠깐 보고싶어.
 
사용인은 곤란하다는 얼굴을 하고 있다가... 그럼 잠시 이야기라도 나누시라면서, 방문을 몇 번 두드리곤 당신의 손에 촛대를 쥐여줍니다.
 
뤼마:(손에는 촛대를 쥐고, 약간은 들뜬 얼굴로 조심스럽게 방으로 들어갑니다.) 부인. 아직 깨어계십니까?
 
방에 들어서면... 관찰력 판정.
 
뤼마:
관찰력
기준치: 65/32/13
굴림: 6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방 안은 어둡고, 침대 옆 작은 촛대에만 불이 들어와 있습니다. 아직 잠들지는 않았던 듯 등을 기대고 앉아있지만, 놀란 기색이 역력합니다. 이내 반가운 듯한 웃음이 얼굴에 번져요.
 
하지만 그와 동시에 당신의 시야에 들어온 것은... 빛이 거의 닿지 않는 침대의 한편, 이불 아래로 거대한 비늘에 감싸진 무언가가 빠르게 들어가 사라지는 것이었습니다.
 
... 잘못 본 것이겠죠?
 
뤼마:어..(이불 아래로 사라진 것을 보곤 잠시 벙쪄서는 레프케의 얼굴과 이불을 벌갈아 바라봅니다.) 부인. 이불이.....(피곤해서 그런 걸까? 뭔가 이상하지만 잠시 짚어넘기곤 침대 끄트머리에 걸터앉습니다.) 자기 전에 인사라도 하고 싶어서 왔어요. 아직 동침하기엔 몸이 좋지 않으셔서, 얼굴만 보고 가려구..
 
레프케:(그닥 이상한 것은 못 느낀 것인지, 마냥 반가움에 미소가 만연한 얼굴입니다.) 이렇게 와주셔서 기뻐요, 정말로... (당신이 가까이 앉자 시선을 떼질 못합니다. 조심스레 손을 뻗어 잡고는) 뤼마. 안녕히 주무세요, 좋은 꿈 꾸시길 바라요.
 
뤼마:(당신의 그런 반응에 본인도 별다른 의심 없이 미소를 짓습니다. 잡은 손을 가만히 보다가 손등에 살짝 입맞춰주곤 도로 내려놓습니다. ) 안녕히 주무세요, 부인. 내일 다시 찾아오겠습니다.
 
레프케:(흐릿한 촛불의 빛에도 그 흰 피부에 홍조가 내려앉는 것이 보였을 지도 모르겠습니다. 조심스레 몸을 끌어다 당신 가까이로 와 뺨에 살포시 입맞춰주고 떨어져요.) 네. 내일 다시 만나요.
 
뤼마:( 뺨에 닿는 입맞춤에 기분이 살살 풀어집니다. 이 좋은 것을 왜 진작에 하지 않았을까 하는 의문이 남았지만... 방으로 돌아와 눈을 감으니 오늘은 혼자 자더라도 외롭지는 않을 것만 같은 기분이 듭니다. )
 
당신은 그렇게 하루를 마칩니다. 단조로운 하루들 끝에 처음 찾은 자극이니만큼 오늘은 달콤한 꿈을 꿀 수 있을 지도 모르겠어요.
 
뒤이어 사용인이 들어와 당신의 방의 아로마 향을 켜줍니다. 그 향이 맡아짐과 동시에 몸에서 힘이 쭉 풀리고, 손가락 하나 까딱하기 힘들 정도의 몽롱한 기운이 몰려옵니다. 그렇게 순식간에 잠에 듭니다...
 
--
 
다시 날이 밝아옵니다. 꿈을 꿨는지 안 꿨는지도 잘 기억나지 않습니다. 해가 떠오르는 모습은 볼 수 없었지만... 시계를 보아하니 아침이 맞는 것 같아요.
 
몸을 일으킨다면... 관찰력 판정.
 
뤼마:
관찰력
기준치: 65/32/13
굴림: 21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베개 커버에 붉은 것이 점점이 남아있는 것이 보입니다. 피인가요?
 
뤼마:...? (자다가 코피라도 흘렸을까. 베개 커버를 만지작댑니다. ) 나중에 사용인한테 말해둬야겠어. (오늘 아침식사도 어제처럼 즐거울 것을 기대하며, 침실 밖으로 나섭니다.)
 
제법 일찍 일어난 것인지, 아직 복도를 청소하는 사용인들도 보입니다. 식당으로 향하나요?
 
뤼마:(비교적 가벼운 발걸음으로 식당으로 향합니다.)
 
식당에 도착하면 아침식사준비중인 것이 보입니다. 레프케가 아직 자리에 없는 것을 보면 요리중인 걸까요?
 
뤼마:(자리에 앉아 포크만 만지작대며 주변을 두리번거립니다. 오늘도 직접 준비해준 음식을 먹을 수 있는건가? 옆의 사용인을 붙잡고 물어봅니다.)부인은 아직 준비중이신가?
 
아직 준비중이시라고 합니다. 부엌에 계시다고 해요. 거의 끝나간다고 합니다.
 
뤼마:(계속 기다리는 것도 머쓱한지, 자리에서 일어나 부엌 쪽으로 다가가 기웃거립니다.)
 
당신에게 아침 인사를 건네는 주방장과 음식을 담는 레프케의 뒷모습이 보입니다. 자세히 본다면 관찰력 판정.
 
뤼마:
관찰력
기준치: 65/32/13
굴림: 82
판정결과: 실패
 
칼을 만지다가 순간 손을 베는 것을 본 것 같습니다. 그닥 아파하지 않는 기색을 보면 큰 상처는 아닌 것 같은데... 어쩌면 요리가 그리 능숙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뤼마:어.. (칼에 손이 베인 것을 보고 잠시 머뭇대다가 그닥 대수롭지 않아하는 반응에 안심하고 그 모습을 지켜봅니다. 레프케의 뒤로 다가가 무슨 요리를 하는지 살펴봅니다.) 이른 아침부터 식사를 준비하실 줄은 몰랐습니다.
 
레프케:어머, 좋은 아침이에요. (당신을 보곤 뒤돌아 옅게 미소짓습니다. 베이컨에 달걀... 막 구워 나온 파이도 보여요.) 자주 하던 일이에요. 아침부터 조금이라도 몸을 움직여놔야 할 것 같아서...
 
뤼마:좋은 아침입니다. (파이를 보고 먹음직스러운지 살살 웃습니다. ) 아까 손을 베이신 것 같던데, 괜찮으신가요? 상처가 잘 낫지 않는 체질이라 들었는데요. ..자주 하신다니 요리하는 것을 좋아하시나 보네요.
 
레프케:네, 자수를 두거나 악기를 다루는 것도 좋지만, 이렇게 스스로 만들어 먹고, 남이 먹는걸 보는 게 정말 즐거워서... (당신의 말에 살짝 어리둥절한 기색으로 제 손을 내밉니다. 상처 하나 없이 말끔하네요. 잘못 본 걸까요?)
 
뤼마:먹는걸 보는 게 즐거우시다니.. 지금껏 그래왔듯 앞으로도 계속 저와 식사하실 텐데, 즐거우실 일이 많이 생기겠군요. (조금 우물대면서 미소짓습니다. ) 이상하다. 아까는 분명...(레프케의 손을 잡고 이리저리 살펴보다가, 머쓱한지 뒷목을 긁적입니다.) .......제가 잘못 봤나 봅니다.
 
레프케:(당신의 미소에 따라 웃습니다. 수줍게 내려앉은 홍조, 제 손을 잡은 당신의 손을 가만 보다가 살살 쥐어요.) 뤼마가 오고 나서, 제가 얼마나 들떠 지내는지 모르실 거예요. ... 자리로 갈까요?
 
뤼마:조금 더 일찍 가까워졌더라면 좋았을텐데. (잡은 손을 살살 어루만집니다.) ..자리로 돌아가죠. 슬슬 시장하기도 하고, 부인이 만든 음식이 궁금합니다.(부엌을 나서 식당으로 돌아갑니다.)
 
식당으로 돌아가 자리에 앉으면 금방 요리가 서빙되어 나옵니다. 제법 호화스러운 아침 상이네요. 레프케는 차에 곁들여 먹는 듯 합니다.
 
뤼마:(매 식사마다 이렇게 풍족하니, 어쩌면 결혼하기 전보다 살이 조금 올랐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어젯밤엔 잘 주무셨나요? 제가 찾아가서 졸음이 달아가진 않았을까 걱정이었습니다.
 
레프케:아니예요, 오히려 더 잘 잔 것 같아요. 잠들기 전에 누군가 곁에 있는다는게... (눈웃음지으며 찻잔을 매만집니다.) 정말 안심이 되더라고요. ... 눈을 떴을 때도 곁에 있어주시면 좋겠다고 바라게 되었어요.
 
뤼마:안심이 되었다니 다행이네요.(눈을 떴을 때도 곁에 있어주면 좋겠단 말에 눈을 잠시 크게 뜹니다. 이내 손을 살살 마주잡으면서 머뭇머뭇 눈치를 보며 묻습니다.) 그럼 오늘은 저와 함께 주무시겠습니까? ..아무래도 혼인한지 1년 남짓 되었는데. 한번도 잠자리를 같이 한 적이 없지 않습니까.
 
레프케:(당신의 말에 머뭇이다가 손을 살짝 힘주어 잡습니다. 잠시 매만지다가 조용한 미소를 지어요.) ... 곧 결혼기념일이잖아요. 그 때까지만 기다려 주시겠어요? ... 그 날엔 시종들도 모두 자릴 비키게 할 생각인데, 둘만이서 시간을 가지기 좋을 거예요.
 
뤼마:아..(약간은 실망한 눈치로 당신을 쳐다보다 손을 놓습니다.) 결혼기념일에 맞추는 것도 나쁘지는 않겠지요. (어색하게 웃으며 고갤 끄덕입니다.) ..그. 재촉하는건 아니니까요.
 
레프케:(손을 놓는 것을 가만 보다가, 옅게 웃습니다.) 재촉하시지 않으셔도, 제가 다 초조해지네요. 함께 할 시간을 많이. 바라고 있어요... ... 아, 오늘은 뭘 하실 건가요?
 
뤼마:(잠시 우물대다가 제 손만 만지작댑니다.) 오늘은 작업실을 좀 구경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저녁에 해가 지면 같이 밖에서 산책하고 싶은데, 될까요?
 
레프케:... 좋아요, 저녁 먹고 해가 지면 정원에서 만나요. 어쩜, 이렇게 누군가와 약속을 잡게 되는 것도 정말 오랜만이네요.
 
뤼마:약속을 잡는다는 말 자체가 이젠 생소하네요. 비록 같은 집안 사람과의 약속이라지만.. (밖에 나갈 수 있단 생각에 들떠 얼굴에 약간의 홍조가 떠오릅니다.) 그럼, 해가 지면 정원에서 기다리고 있겠습니다.(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납니다.)
 
레프케 역시 뒤늦게 몸을 일으키고 사용인의 시중을 받으며 방으로 돌아가는 듯 합니다. 작업실로 가나요?
 
뤼마:(오늘은 발걸음이 가볍습니다. 느긋하게 작업실로 향합니다.)
 
회화, 목공, 자수 등 레프케가 여럿 취미가 있음을 보여주는 공간입니다. 시중을 들던 사용인은 쓰고싶은 도구가 있다면 마음대로 가져다 써도 좋다 하네요.
 
뤼마:나는 이런 것들은 잘 몰라서.. 부인이 만든 것들을 보고싶어. 평소엔 이런 식으로 여가를 보내나? (레프케가 작업한 것들을 둘러봅니다.)
 
레프케가 작업한 것은 풍경화부터 정물화까지, 간단한 목공품이나 자수를 두어 그림처럼 만든 뒤 액자에 걸어둔 것도 보입니다. 자세히 본다면 지능 판정.
 
뤼마:
지능
기준치: 60/30/12
굴림: 50
판정결과: 보통 성공
 
저택 안에 레프케를 그린 그린만큼은 어디서도 찾아볼 수가 없습니다. 이정도 대저택에 재력가의 자식이라면 초상화 하나 쯤은 있을 법 한데도요.
 
뤼마:생각해보니 여기엔 초상화가 없군, 왜지?(옆의 사용인에게 초상화의 여부를 물어봅니다.) . ... 부인과 내가 같이 있는 초상화를 만드는건 어떨까? 곧 결혼기념일인데..
 
사용인: 아가씨께선 초상화를 그리는 걸 그리 좋아하지 않으셨어서요. 하지만 직접 부탁하시면 금방 좋다고 하실 것 같아요. 얼마나 마음에 들어하시는지 보셨잖아요.
 
뤼마:그래도.. 이만한 가문이라면 하나쯤 있을 법도 한데 말야. ..오늘 저녁에 부인께 초상화를 만들자고 한번 물어봐야겠어. 침실에 걸어두거나 해도 좋을 것 같고.. (잠시 곰곰히 생각하다가 레프케의 침실로 향합니다.) 부인 방에 초상화를 걸만한 벽이 있는지 보러 가야겠군.
 
레프케의 방으로 가면, 평소와 같이 제 자리에 앉아 책장을 넘기는 것이 보입니다. 당신의 인기척을 느끼곤 고갤 들어 미소와 함께 반기네요.
 
뤼마:말씀드릴게 있어서 찾아왔습니다. 아침에 나눴던 얘기 중 결혼기념일이라는 말을 듣고 생각난건데..(들뜬 기색으로 옆자리로 다가옵니다.) 이 저택엔 초상화가 없더군요. (잠시 뜸을 들이다)그래서, 우리 둘의 초상화를 걸어두는게 어떨까 싶어요. 어떤가요? 첫 결혼기념일인데, 같이 기념할만한 물건이 있었으면 좋겠어서..
 
레프케:(초상화라는 말에 영 내키지 않는 듯한 얼굴을 하고 있다가.. 당신의 말에 애써 미소짓습니다.) 절 그리는걸 내켜하는 화가는 많이 보지 못했어요. 어째 매번 화가를 불러올 때마다 일이 잘 풀리질 못해서... 원하신다면 화가를 부르겠습니다. 하지만 그리 내키지 않아요. ...
 
뤼마:(당신의 반응에 당황한 표정으로 잠시 벙쪄있습니다.) 그리는걸 내켜하지 않다니요? 부인은 아름다운 편에 속한다고 생각하는데요.. 분명 화가들이 좋아할 겁니다. ..(잠자리도 그렇고, 어쩐지 거절만 당하는 기분이 들어 손을 꼼지락대며 우물거립니다. 약간 기가 죽었는지 말끝을 흐리네요.) 왜..
 
레프케:(당신의 기색을 살피다가 조금 서운하다는 얼굴을 합니다. 이내 입꼬릴 겨우 말아올리며 당신의 손을 조심스레 잡습니다.) 지금까지 절 그린 초상화들은, 사라지거나 완성되지 못한 채 남았어요. 이번에야말로 다르다 생각하고 싶지만... ... 뤼마, 그래도 괜찮으시다면 화가를 부를게요.
 
뤼마:그, 그럼..이번에야말로 완성된 초상화를 보고 싶지는 않으십니까? (당신의 서운하다는 얼굴에 눈치를 보다가) 죄송해요. 제가 너무 이것저것 제안만 하고, 자꾸 재촉만 해서.. 그치만 결혼한지 벌써 1년째인데. 특별한 기억 하나는 만들어보고 싶었어요.(당신의 손을 꼭 쥐어봅니다.) 불러올 화가도 분명 우리 모습을 그리는걸 좋아할거라고 믿어요!
 
레프케:뤼마. ... (손을 가만 바라보다가 작게 미소짓습니다. 조심스레 어깨에 고갤 기댔다 떨어집니다.) 저희 모습을 걸어둘 수 있다면 걸어두고 싶어요. ... 특별한 기억을 쌓고 싶은 마음은 저도 마찬가지예요, 단지... 계속 거부만 하는 것 같아 죄송할 뿐이에요. ... 화가를 부를게요, 내일이면 올 거예요.
 
뤼마:(살짝 불안한 눈으로 바라보다 화가를 부르겠단 말에 표정이 밝아집니다.) 정말입니까? ..고맙습니다, 부인. ..억지로 등을 떠민 것 같아 죄송하기도 하구요. 혹시 불편하셨다면...(잠시 머뭇거리다 손등에 살짝 입맞춰줍니다.) ..그래도, 분명히 좋은 기억으로 남으리라고 믿어요.
 
레프케:(제 손등에 입맞춰주는 것을 보곤 표정이 살살 풀어집니다. 당신의 뺨에 살며시 입맞춰주곤 저도 떨어져요.) 불편하긴요. 이렇게 권유해 준 사람도 당신뿐이었어서... 낯설 뿐이에요. 생각해주신 마음은 많이 기쁘답니다.
 
뤼마:(뺨에 입술이 닿자 얼굴에 옅게 홍조가 떠오릅니다.) 이제는 우리도 정말 부부다운 생활을 할 수 있으리라고 믿어요. 초상화도 생길거고...
부인의 건강도 나아지고 우리 사이에 허물이 없어지면 후사도 보고. 여느 부부처럼 평범하게 말입니다.(안심한듯한 얼굴로 눈을 잠시 감았다가 당신을 바라봅니다.)
 
레프케:... 좋아요. (당신의 말을 가만 듣다가, 활짝 미소지으며 대답합니다.) 꿈만 꿔오던 이야기예요.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이 곳에서 지낸다는 게... ... 이런 곳에서라도 저와 함께해 줄 사람이 있다는게. 당신이 오고서부터 제 삶은 많이 바뀌었어요. 어쩌면 그 상상도 마냥 상상으로 끝나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고마워요, 뤼마. 항상 그랬지만... 정말로 고마워요. (하곤 당신과 이마를 살살 맞대었다가 떨어집니다.) 오늘 하루도 즐겁게 보내시길 바라요.
 
뤼마:(사랑하는 사람이란 말에 조금 쑥스러운듯이 미소짓습니다.) 사랑하는 사람이란 말도 참 생소하네요. 이런 저택에서 안정감을 느낀다는건 기대하지 못했는데. ..이렇게 부부의 정을 나누게 되어 기쁩니다. (이마가 맞닿자 눈을 지그시 감고 있다가 떨어집니다. 표정에서 기뻐하는 것이 여과없이 드러납니다.) 그럼 이만 나가보겠습니다. 이따 정원에서 다시 뵈어요.
 
레프케:안녕히 가세요, 뤼마. 조금 이따 다시 봐요. (당신의 기뻐하는 기색에 마찬가지로 홍조를 띠며 웃습니다. 당신이 나가는 모습을 보며 살살 손을 흔들어주는 것이 꽤 들떠있어보입니다. 당신이 나가고서도 책을 손에 쥐지 못하고 양 손을 모은 채 이 기분을 한참 간직하고 있었습니다.)
 
뤼마:(이 얼마만에 받는 애정인가요. 서로 들뜬 얼굴을 마주보는 것만으로도 이 저택이 오늘따라 활기가 있어 보입니다. 미리 정원으로 나가 해가 질때까지 햇빛을 보는 것도 좋겠단 생각이 듭니다.) ..~(모처럼 휘파람을 불며 정원으로 향합니다.)
 
정원의 문은 지금은 닫혀 있습니다. 해가 지면 열어준다 했던가요, 그때까지 적당히 시간을 때우나요, 아니면 따로 가고싶은 곳이 있나요?
 
뤼마:(햇빛이 보고 싶었지만... 닫힌 문 앞을 서성이다 어제 서재에서 봐둔 책을 읽으며 적당히 시간을 보내도록 합니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고, 레프케와 저녁 식사를 한 뒤 해가 기울어 하늘은 거의 까매집니다. 레프케는 방에서 나올 준비를 하고 있는 듯 싶은데, 먼저 정원으로 나가나요?
 
뤼마:(바깥공기를 마시는 것도 얼마나 오랜만인지. 조급한 마음에 먼저 정원에 나가 기다리기로 합니다.)
 
저택 건물의 규모만큼이나 정원 역시 상당히 넓습니다. 저택을 중심으로 그 주변을 빙 둘러서 정원이 꾸며져 있습니다. 물론 정원의 테두리에는 저택 건물의 높이와 비슷할 정도로 높은 울타리가 둘러져 있고요.
 
울타리 주변에는 키가 높은 활엽수가 자라 있고, 저택에 가까워질수록 키작은 관목과 화려한 꽃밭이 꾸며져 있습니다. 저택을 따라서 산책을 할 수 있도록 판판한 돌을 깔아놓은 길이 있습니다. 돌길을 쭉 따라가다보면 건물 오른편에 연못이 있습니다.
 
인공적으로 만들어두어 그리 크지 않고 수위도 얕지만, 수중식물이 탐스럽게 피어나 아름답습니다. 물안으로는 물고기들이 조용히 헤엄치고 있습니다.
 
뤼마:하아.(숨을 크게 들이켰다 도로 내쉬며 바깥풍경을 만끽합니다.) 이토록 잘 꾸며진 정원을 여태 사용하지 못했다니, 억울하기까지 하는군. (기쁜 마음을 부정할 순 없어 표정을 여전히 밝습니다. 정원 한켠에 앉아 레프케를 기다립니다.)
 
... 문득, 연못의 수면에 달빛이 번지는 것이 보입니다. 나뭇잎 흔들리는 소리조차 들리지 않는 고요한 밤인데...
 
정신력 판정.
 
뤼마:
정신
기준치: 40/20/8
굴림: 35
판정결과: 보통 성공
 
당신은 잠시 의식이 흐려져, 멍한 기분이 들다가... 자신도 모르는 새에 난간 위에 올라선 것을 느낍니다. 다시 내려오려 했지만...
 
풍덩, 밤중에 요란한 물소리가 납니다.
 
분명 인공으로 만든 작은 연못인데, 좀처럼 벗어날 수가 없습니다. 팔다리를 움직일 수 조차 없습니다.
 
(이성 판정. 1/1d3)
 
뤼마:
SAN Roll
기준치: 40/20/8
굴림: 70
판정결과: 실패
rolling 1d3
 
(
1
 
)
 
 
=
1
 
이대로 죽나, 싶은 생각이 들 무렵 손에 온기가 느껴집니다. 갑자기 끌어올려진 몸. 제 옷자락을 적시고 연못에 뛰어든 레프케입니다. 놀란 기색을 숨기지 못하고 당신을 바라보다가, 이내 와락 껴안습니다.
 
레프케:뤼마. ... 뤼마, 괜찮아요?
 
뤼마:(물이 들어차 괴로운 기침을 몇번 하고는 얼이 빠진 얼굴로 쳐다봅니다.) 세상에, 난.... 도대체 어쩌다 빠졌는지도 모르겠어요. (젖어서 덜러붙은 머리카락을 쓸어넘기고, 한참을 붙어있습니다.) 고, 고마워요.
 
기침 몇 번에 순식간에 괴로움이 가십니다. 분명 한참을 잠겨 있었는데... 생각보다도 물이 많이 들어가지 않았던 듯 싶어요.
 
레프케:(당신의 팔을 쓸어보다가, 뺨을 한 손으로 감쌉니다.) ... 몸이 차요. 어서, 목욕 준비를 해. 갈아입을 옷도 준비해놓고.. (당신을 살살 일으키며 연못 밖으로 이끕니다.)
 
뤼마:하, 하지만...(잠시 미련을 가지고 두리번거립니다. 그래, 이 꼴로 산책을 즐길 수는 없을테니.. 이내 체념하고 당신이 이끄는 대로 따라갑니다. 착잡한 표정으로 옷을 미틀어 물기를 짜내며) 죄송합니다. 제 부주의로 오늘 같이 산책도 못 하게 되어버렸으니...
 
레프케:... 내일이 있잖아요, 오늘은 병이 들지 않게 몸 따듯하게 하고 쉬기로 해요. (당신과 살짝 팔짱을 낀 채 연못 밖으로 나오고, 사용인에게 안내를 받아 당신의 방으로 돌아가게끔 합니다. 살짝이나마 닿은 맨 살이 뜨겁게 느껴집니다.)
 
뤼마:(약간 망신스러운지 제대로 쳐다보지도 못하고, 주눅든 표정을 하고 있습니다. ) ..내일은 꼭 나가기로 해요. (맨 살이 느껴지자 흘끗 쳐다봅니다. 살짝 팔짱을 풀고 머뭇거립니다.) 제가 확실히 몸이 차가워지긴 했나 봅니다.
 
레프케:(당신의 기색을 살피다가, 조심스레 뺨에 손을 대곤 자신쪽으로 고갤 돌리게끔 합니다.) 네, 내일은 같이 나가요. ... 씻고 나오셔요, 기다릴게요. (당신 방의 욕실 앞에 멈춰 서고, 손을 가만 잡고있다가 놓아줍니다.)
 
뤼마:(그 손에 잠시 뺨을 기대고서 바라보다가, 손을 살살 떼어내곤 안으로 들어갑니다.)
 
사용인은 욕조에 물을 받고 있습니다. 자신의 손을 담그고 온도를 재는 듯 하는데... 이정도면 들어가도 되실 것 같다며 옷을 벗겨줍니다.
 
뤼마:정말.. 별 일이 다 있네.(욕조 안으로 들어가 편하게 등을 기댑니다. 아쉬움에 괜히 물을 찰박거릴 뿐입니다.)
 
욕조에 몸을 담그면... 무언가 이상합니다. 물이 굉장히 뜨겁게만 느껴져 앓는 소리가 절로 나요. 사용인이 놀라 죄송하다며 찬물을 서둘러 담아오는데...
 
관찰력 판정.
 
뤼마:
관찰력
기준치: 65/32/13
굴림: 15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욕조에서 김이 올라오긴 커녕 주변에 수증기도 맺혀 있지 않단 것이 보입니다. 이정도로 뜨거운 것을 못 견뎠던가요? 욕조에 찬 물이 더 부어지고 나서야 제대로 몸을 기댈 수 있었습니다.
 
뤼마:(다시 욕조에 누워 욕조의 벽면을 만져봐도 맺힌 김 따위는 보이지 않아 당황스럽기 그지없는 얼굴을 합니다.)...정말 이상해. 내가 어떻게 됐나? ..내일 의사를 다시 부르는게 좋겠네.
 
사용인들은 당신의 목욕을 돕고... 좋은 질감의 새 옷을 가져다 입혀줍니다. 머리를 말려주곤 옷매무새를 살짝 다듬어 주네요.
 
욕실에서 나오면, 침대에 걸터앉아 당신을 기다리던 레프케가 보입니다.
 
뤼마:(침대에 걸터앉은 모습을 가만히 보다가, 머뭇머뭇 다가와 옆에 앉습니다. ) 기다리게 해서 죄송합니다. 많이 놀라셨지요? ..얼빠진 모습이나 보여주고. 창피하네요.(멋쩍게 웃습니다.)
 
레프케:... 아니예요, 무사하셔서 정말 다행이에요. (레프케도 어느새 환복을 한 채입니다. 당신의 손을 살살 잡았다 놔요.) 많이 피곤하셨나봐요.
 
뤼마:아무리 피곤해도 이런 적은 없었는데..이상하군요. 아까는 욕조 물이 그렇게나 뜨겁게 느껴지더라니까요. (놓아진 손을 가만 보다가 환복한 당신을 흘끗 봅니다.)..그, 부인께서도 곧 주무시려나 봅니다.
 
레프케:네, 곧 잘 시간이라... (얇은 옷, 부부사이이기에 볼 수 있는 모습입니다. 제 머리카락을 귀 뒤로 살며시 넘겨요.) 오늘은 푹 주무세요. 사용인을 시켜 새 아로마 향을 가져오겠습니다.
 
뤼마:(그 모습을 곁눈으로 보다가 당신에게 더 가까이 붙어앉아 손을 다시 잡아봅니다.) 시간이 늦기는 했죠. 아까 물에 빠지고 그랬어서 그런지 오늘따라 더 피곤하군요. ..부인께서도 잘 주무세요. (아까 당신이 그랬듯, 볼에 살짝 입맞춰주었다 떨어집니다.)
 
레프케:(손이 어쩐지 뜨겁게 느껴집니다. 입맞춤을 받은 뒤 얼굴이 옅게 상기되어 수줍은 미소를 보입니다. 작게 소리내어 웃곤, 당신의 어깨에 꾹 기대었다 떨어져요.) 좋은 꿈 꿔요, 뤼마. 내일 다시 봐요.
 
뤼마:..(뜨겁게 느껴지는 손을 어색하게 내려놓곤) 좋은 꿈 꿔요. 내일 아침에 다시 봅시다.(떨어지자 약간 아쉬운 듯 바라보지만, 이내 기분좋게 웃으며 놓아줍니다.)
 
레프케가 방을 나서고, 뒤이어 사용인이 들어와 오늘도 아로마 향을 켜주곤 서둘러 나갑니다. ... 향을 맡자니 몸에서 힘이 절로 빠지는 감각이 듭니다.
 
이대로 잠에 드나요? 무언가 할 것은 없나요?
 
뤼마:(물에 빠진 이후로 무언가 할 체력은 못 되는지, 잠들기로 합니다.)
 
... 당신은 꿈을 꿉니다.
 
당신은 꿈에서도 침대에 반듯이 누워 잠들어 있습니다. 온몸은 축 늘어져 그 어느때보다 편안하게 느껴집니다.
 
가물가물한 시야. 오롯이 침대에 누운 당신만 존재하는 것처럼 주변이 아득히 멀게만 느껴집니다. 어둠 속에서 그림자가 어릉거립니다.
 
그 어떤 빛도 스며들지 않는 칠흑같은 방. 발소리가 점점 다가옵니다.
 
하지만 그것에 반응해 말을 할 수도, 움직일 수도 없습니다. 온몸이, 입가마저 뻣뻣하게 굳은 것만 같습니다. 가위에 눌리기라도 한 걸까요?
 
이윽고 누군가가 당신 앞에 우두커니 섭니다.
 
"... 뤼마."
 
새카만 어둠이 그 형체를 가립니다. 장막이 쳐진 것처럼 아무것도 볼 수 없습니다. 다만, 익숙한 목소리 가 당신을 안심시켜줍니다. 적막 속에 시트를 스치는 소리가 문득 들립니다.
 
어둠 속에서 손이 뻗어나와 당신의 뺨을 부드럽게 감쌉니다. 턱을 받치듯 살짝 당겨올리고, 그와 동시에 입술에 부드럽고 촉촉한 것이 닿습니다.
 
입술을 삼킬 듯 완전히 포개곤 곧이어 혀가 파고 들어옵니다. 그 동작은 아주 부드럽고, 또 조심스럽습니다. 혀는 입천장을 훑고 혀를 두드립니다. 그것은 살아있는 것처럼 뜨겁고, 입안을 가득 채울 듯 넘쳐 흐릅니다. 목구멍을 넘어 들어오고…
 
... 문득 잠에서 깹니다. 그건… 꿈이었을까요? 왜 그런 꿈을 꾼 걸까요. 욕구불만인 걸까요?
 
시계를 보면 아침입니다.
 
뤼마:...(침대 위에 누운 상태로 멍하니 눈만 껌뻑입니다.)..으음.(눈을 꽉 감았다가 몸을 일으켜 밖으로 나옵니다.)
 
어디로 향하나요?
 
뤼마:(레프케의 방으로 향합니다.)
 
레프케는 오늘 아침밥을 만들진 않을 생각이었는지, 침대에 걸터앉아 책을 보며 식사시간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당신을 보곤 살짝 놀란 기색이었다가도, 옅게 미소지으며 잘 주무셨다고 묻네요.
 
뤼마:잘....잤습니다. (간밤에 꾼 꿈 때문에 표정이 조금 묘해집니다. 옆으로 다가가서 걸터앉고는 어깨를 꿍 기대봅니다.) 부인께선 잘 주무셨습니까? ..뭐 별다른 꿈은 꾼 적 없으시고요?
 
레프케:(어깨를 기대주자 작게 웃습니다. 저도 살며시 기대앉은 채 눈을 살살 감아요.) 네, 별다른 꿈 없이 잘 잤어요. ... 간밤에 무슨 꿈이라도 꾸셨나요?
 
뤼마:꿈... 참 요상한 꿈을 꿨는데.. 설명하기엔 좀 복잡했습니다.(우물쭈물 다가와 입을 살짝 맞췄다, 이내 어색하게 떨어져나와 제 옷자락만 만지작대며) ...그. 그럼 식사하러 갈까요?
 
레프케:(입술이 닿자 눈이 살짝 크게 뜨입니다. 살포시 눈을 감았다가, 떨어지자 머뭇이며 당신의 손을 잡습니다. 조금은 아쉬운 듯한 기색으로 바다보다가, 어깨에 꼭 기대고 떨어집니다.) 네, 같이 가요.
 
뤼마:(어색하지만 약간 상기된 얼굴로 손을 꼼지락대다 같이 방을 나섭니다.) 아. 오늘은.. 화가가 오기로 하지 않았나요?
 
레프케:네, 아침식사가 끝나고 잠시 뒤에 올 거예요. 작업실로 오시면 된답니다. (홍조가 발그레 내려앉은 얼굴. 당신의 손을 조심스레 이끌고 식당으로 향합니다.)
 
뤼마:(오늘은 어제보다 더 들뜬 얼굴로 향합니다.) 식당에 함께 내려오는 것도 이번이 처음일지도 모르겠어요.
 
레프케:네, 새삼 부부인게 실감이 나서.. (손을 조금 꼼지락대다가, 당신을 자리로 이끕니다.) 요즘 하루하루가 매일 설레요.
 
뤼마:결혼하고 여태까지 이런게 고팠습니다. 여태껏 많이 외로웠는데.. 이렇게 누군갈 찾아가서 아침인사를 건넨다는 것도 참 좋네요.(자리에 앉아 식사를 기다리면서, 오늘은 주변을 두리번대지 않고 상대만을 바라봅니다.)
 
레프케:(당신을 마주보며 눈웃음짓습니다. 의심할 여지 없이 애정 담긴 눈빛. 뒤이어 주방장이 아침식사를 서빙해주지만 오늘은 식사보다도 당신에게 자꾸만 시선을 둡니다.) 그동안 제가 외로웠단 사실을 몰랐는데... 당신 덕에 무언가 채워지는 듯한 느낌이에요.
 
뤼마:(서로 눈을 마주보는 것만으로도 외로움이 달래집니다. ) 결혼하기 전에는 이 큰 저택에서 어떻게 혼자 지내셨습니까? ...(당신의 말에 표정이 살짝 뿌듯한 얼굴이 됩니다.) 결혼생활에 만족하시는 모양이라 정말 다행입니다.
 
레프케:... 어릴 적엔 가족이 함께했고, 이후엔 그만큼이나 가까운 사용인들이 함께해주었습니다. 하지만 이성을 대하는 것은 당신이 처음이어서... 외로웠었단 사실을 새삼 깨닫게 되네요. (제 뺨을 수줍은 듯 감싸고 있다가, 살살 미소지으며 식사를 시작합니다.)
 
뤼마:이성을 대하는게 처음이셨나요? (잠시 눈을 깜박이다가.) 저도 이성이랑은 거리가 좀 멀었던 사람이었습니다. 가족도 형제뿐이라. ..우리 둘 모두 그래서 1년동안 진전이 없었던걸지도 모르겠어요. (식사 도중에도 종종 당신을 바라보며 입꼬리를 올립니다. 그의 눈에서도 애정이 묻어나오네요. )
 
레프케:네. 평생 이 저택에서 살다보니, 좀처럼 외부인을 만날 기회가 없었어요. (당신의 표정을 살피다가 저도 눈꼬리를 휘고 웃습니다. 많이 손을 대지 않고도 식사를 마쳐요.) 책에서만 봐오던 일들이 정말로 일어나니, 얼마나 놀라운지 몰라요. ... 제게 와 주어서 정말로 고마워요. 뤼마.
 
뤼마:부인의 건강이 더 나아지면, 같이 저택 밖으로 나가서 시간을 보내면 좋겠어요. 보여주고 싶은 것들이 많습니다. (고맙단 말을 듣고 수줍은 듯 눈을 우물거리다가) ..부인께선 항상 말을 예쁘게 해주시는군요. 얼굴도 정말 곱고.. ㅊ, 천사 같으십니다.(본인이 말해놓고 낯간지러운지 괜히 헛기침을 하고 일어납니다.) 그럼 작업실로 갈까요?
 
레프케:(당신의 말에 뺨이 발그레해집니다. 기분 좋은 기색을 숨기지 못하고 제 입가를 가린 채 후후 소리내어 웃어요. 저도 쑥스러운지 당신을 흘긋흘긋 바라보다가 조심스레 따라 몸을 일으켜요.) ... 저에게 있어서, 당신은 백마 탄 왕자님 그 이상의 존재셔요. 다른 누가 더 달콤한 말을 해주어도, 당신의 것에 비할 바는 못 될 거예요. (당신에게 손을 조심스레 내밉니다.)
 
뤼마:백마 탄 왕자요?(털털하게 웃으며 당신의 손을 잡아줍니다.) ..눈도 이렇고, 흉터도 진 얼굴을 그런 눈으로 바라봐주는 사람은 부인밖에 안 계십니다. ..절 편견 없이 봐주시는 유일한 분이십니다.(손등에 잠깐 입맞춰주곤, 작업실로 함께 향합니다.)
 
둘은 다정히 손을 잡고 작업실로 향합니다. 얼마나 행복한 나날들인가요. 불과 며칠 전보다도 함께 걷는 편이 많이 자연스러워졌습니다. 앞으로도 지금같으면 좋겠건만...
 
--
 
작업실로 향하면, 의자와 꽃 등으로 아름답게 꾸며진 자리가 마련되어있으며 이젤 앞에 화가 한 명이 서있는 것이 보입니다.
 
자리에 앉아 손을 맞잡고, 앞을 보고있자니... 관찰력 판정.
 
뤼마:
관찰력
기준치: 65/32/13
굴림: 60
판정결과: 보통 성공
 
... 화가의 표정이 그리 좋지 않습니다. 집중학고 있는 것인지, 굉장히 피로하고, 신경을 곧두세운 얼굴입니다.
 
뤼마:(레프케와 화가의 눈치를 번갈아 살피다가) 무슨 문제라도 있습니까?
 
화가는 당신의 말에 별 문제 없다며 애써 표정을 피고 그림을 이어나갑니다. 하지만... 어딘지 모르게 긴장한 기색은 여전합니다.
 
뤼마:(잡은 손을 꼼지락댑니다. 하지만 별 문제가 없다니 더 이상 뭐라 간섭하지는 않습니다. 곁눈으로 옆자리의 레프케흫 흘긋 바라봅니다.)화가분이 몸이 조금 안좋으신가 봅니다.
 
레프케:... 네, 그래도 금방 완성해주시기로 했으니 괜찮을 거예요. (하곤 당신의 손을 조금 힘주어 잡습니다.)
 
뤼마:(대답 대신 살짝 미소지어줍니다. 가만히 정면을 바라보며 화가가 그림을 그리는 것을 지켜봅니다. 자신들의 모습이 어떻게 그려지는지 궁금해 살짝 눈으로 기웃거립니다.)
 
재력가의 부부의 모습을 담아야 하는 만큼, 제법 실력있는 화가를 데려온 듯 합니다. 그리 큰 크기의 그림이 아니기도 하지만 그림은 빠르게 그려집니다.
 
... 시간이 제법 지나고, 화가는 오늘은 여기까지만 그리겠다며, 수고하셨다면서 작업실을 빠르게 나가버립니다.
 
뤼마:어떻게 그려고 있었는지 한번 볼까요? (레프케를 이끌고 그려진 그림을 보러 갑니다.)분명 벽에다 걸면 좋은 추억이 될 수 있을 거예요.
 
그림은 중간 단계임에도 굉장히 잘 그려지고 있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세밀한 묘사는 아직이지만, 두꺼운 커튼들 탓에 내부가 어두움에도 화사한 색으로 그려져 결혼기념일을 기념하기엔 딱 좋아보여요.
 
뤼마:(그림을 보고 만족한 표정을 지으며, 뿌듯한 목소리로 이리저리 구경합니다.) 정말 마음에 드는군요. 화사하게 그려져서 그런지, 걸어두면 방도 더 생기있어 보일겁니다. 어떤가요, 부인? (자기 말대로 초상화를 그리기 잘하지 않았냐는..칭찬에 대한 기대로 찬 눈빛으로 바라봅니다. )
 
레프케:... 정말 마음에 들어요, 둘이 함께하는 모습을 이렇게 남길 수 있다는 게. 마치 햇살을 쬐는 듯한 색깔이에요. 이런 밝은 색깔을 본 지 얼마나 되었는지, 가늠이 안 되네요. (당신과 살며시 팔짱을 낀 채 그림을 들여다봅니다.) 식사 뒤엔 산책을 나가실 거죠?
 
뤼마:밝은 색.. 나중에, 언제든 좋으니 이곳의 커튼이나 벽지 색을 조금 더 화사한 색으로 바꿔보는게 어떤가요? .. 낮에 나갈 순 없으니, 이렇게라도 접할 수 있게요.(이젠 팔짱을 끼는 것이 편안한지, 살짝 기대어 봅니다.) 아, 산책.. 당연히 나가야죠. 어제 물에 빠지는 바람에 허탕을 쳤으니..
 
레프케:오늘은 함께 나가요. 어제같은 일이 일어나지 않게요. (벽지 색, 그 말에 가만 제 주변을 돌아봅니다.) 이곳에서 오래 지내와서 자각이 없었는데... 말씀대로 바꿔 보는게 좋겠어요. 사용인들에게 말해 놓으면 금방 새로 붙일 거예요. 무슨 색이 좋으신가요?
 
뤼마:오늘은 연못 난간에 기대는 바보같은 짓은 하지 말아야겠어요. (벽을 가만히 둘러보다가) 햇빛 같이 화사한.. 금색이나 레몬 색깔도 나쁘진 않겠지요. (당신을 흘끗 보다가) 글쎄, 저한텐 어울리진 않을 색이지만, 부인 방은 부인 눈동자 같은 분홍색으로 벽지를 칠해도 좋을 것 같아요.
 
레프케:(당신의 말에 자신의 뺨을 살며시 감싸곤 수줍게 웃습니다.) 분홍색도 굉장히 좋아하는 색이랍니다. ... 뤼마의 눈 색 같은 호박색도 좋아해요. 마치 보석 같아서... (당신을 빤히 마주보다가, 어깨에 살며시 기대고 떨어집니다.) 이제 식사하러 가요.
 
뤼마:제 눈 색이요? (잠시 눈을 동그랗게 떴다가 쑥스러운지 눈웃음을 짓습니다.) 제 눈을 좋게 봐주는 사람은 부인이 유일하십니다. 나머지 한쪽 눈이 이래서요.(팔짱을 풀지 않은 채, 식사를 하러 갑니다. 요 근래에 눈에 띄게 발전한 사이에 그저 만족스러울 따름입니다.)
 
레프케:정말요? (눈을 살짝 크게 뜹니다. 한 손을 뻗어 당신의 뺨을 살살 쓸어요.) ... 이 흉터도. 저에겐 진분홍색 물감이 번진 것 같아보여서. 이런 근사한 분이 제 곁에 와주신 게 얼마나 기쁜지 몰라요. (팔짱 낀 팔에 살며시 기대듯 붙곤 함께 식당으로 갑니다.)
 
뤼마:(뺨에 닿는 손길에 눈을 감고 잠시 부비적대다 놀라 웃습니다.) 물감이 번지다니, 살면서 그런 말도 처음 듣습니다.. 그렇게 예쁘게 말해주시다니요.(기분이 좋아, 식사자리에 와서도 살짝 흥얼거립니다.)
 
저녁 식사가 금방 차려집니다. 붉은 와인과 곁들여진 호화스러운 음식. 식탁보는 레이스가 달린 고급의 것으로, 전날의 것과 다릅니다.
 
뤼마:이전에도 밤에 산책을 나가신 적 있으십니까?(식사를 조금 들다가 웃으며 묻습니다.) 어제 봤더니 정원이 근사하게 꾸며져 있던데, 아무도 사용하지 않는건가 싶어서요.
 
레프케:... 밤이면 금방 졸음이 몰려와 좀처럼 나가지 못했습니다. 홀로 걷는 것이 그리 즐거울 것이라 생각치도 못했고... 다만 전날, 오랜만에 나가보니 함께 걸으면 정말 좋을 것 같단 생각이 들었어요. 그동안 관리를 게을리 하지 않았던 것이 이제서야 빛을 발하네요.
 
뤼마:아..사용인들이 피워주는 아로마 향이 사람을 확 졸리게 만들기는 하더군요. 덕분에 잠을 깊게 자기는 하지만요. 정원은 여태껏 사용하지 않은 것이 아까울 정도로 예뻤습니다. 낮에도 열려있으면 좋겠어요. 직접 꽃이라도 따다 드릴 수 있게요.
 
레프케:낮에는... ... (잠시 고민이라도 하는 듯 시선을 빙글 돌렸다가,) ... 다음에, 같이 나가면 안되나요? 양산이라도 준비할테니. 낮동안 혼자 있기엔 외로워졌어요. (하곤 와인잔을 손으로 매만지며 당신을 물끄러미 바라봅니다.) ... 그 아로마 향만큼 좋은 물건은 못 봤답니다. 좋은 꿈을 꾸게 도와줘요.
 
뤼마:같이요? ..좋습니다. 좋고 말고요.(기쁜 티를 내며 손을 살짝 마주잡습니다.) 양산을 쓰면 햇빛을 견디실 수 있을 겁니다. 몸에 무리가 가는 것 같으면 금방 들어가면 되구요. ....(좋은 꿈이라는 말에 사래가 들렸는지 기침을 몇번 하곤, 눈치를 조금 봅니다.) 좋은.. 꿈을 꾸게 도와주는 향도 따로 있나요?
 
레프케:(제 손을 잡아주는 당신을 보며 환히 웃습니다. 손을 살살 매만지며 바라보고 있다가, 이내 당신의 반응에 눈이 동그랗게 뜨여요.) 마음을 편안히 해주고, 안정을 찾는 걸 도와주니 절로 좋은 꿈을 꾸게 되더라고요. ... 간밤에 좋은 꿈이라도 꾸셨나요?
 
뤼마:아니, 그게. 참..(머뭇거리며 어색하게 잔을 만지작대다 입을 엽니다.) 좋은 꿈이라기엔 애매하지만 이상한 꿈이기는 했습니다. 꼭 가위에 눌린 것 같기도 하고..
 
레프케:어머, 그런가요? (당신을 가만 바라보다가 잠시 고갤 기울입니다.) ... 음, 원하신다면 오늘은 더 효과가 강한 것으로 드릴게요. 어느쪽이 몸에 맞으실 지 몰라서 그걸 드렸었는데...
 
뤼마:(눈을 이리저리 굴리다 꼼지락댑니다.)불쾌한 꿈은 아니었는데.. 자주 꿔서 좋을 것은 없으니 이번엔 더 강한 아로마를 써야겠습니다. 산책으로 몸을 좀 풀고 나면 가위에 눌릴 일도 없겠죠.
 
레프케:(당신의 말에 금방 풀어진 얼굴로 눈웃음짓습니다. 어느정도 배가 차자 몸을 일으켜요.) 슬슬 나가실래요? 해가 졌을 시간이에요.
 
뤼마:(말없이 웃음으로 대답하며 일어납니다. 이내 팔짱을 먼저 끼곤 식당 밖을 나섭니다.) 우리가 처음으로 같이 하는 외출이네요. (들뜬 듯 어깨를 들썩입니다.) 달이 발게 뜨면 좋으련만.
 
레프케:네, 평소에도 정원엔 자주 나가던 편이 아니였어서 더 설레는 것 같아요. (팔짱 낀 팔에 살며시 기대었다가, 환히 웃으며 당신을 따라갑니다. 사용인이 준비해준 숄을 두르고 정원으로 향합니다.)
 
정원에 드리우는 달빛은 밝습니다. 둥글고 큰 달. 전날 잠시 보았던 정원이지만 화려하게 피어난 꽃들이 아름답습니다.
 
뤼마:(밖에 나오자 숨을 크게 들이쉽니다. ) 바깥공기.. 정말.. 정말 나와보고 싶었어요. 함께 나오니 더 좋습니다. (팔짱을 끼고 정원을 거닙니다.) 부인께선 특별히 좋아하시는 꽃이 있나요?
 
레프케:장미를 좋아해요, 그 외에도 다양한 꽃들을 좋아하지만... 그 붉은 색이 가장 예쁜 것 같아요. (당신을 따라 느릿한 걸음으로 걷습니다. 아직은 그리 지쳐보이지 않는 기색이에요.) ... 어젠 느낄 겨를이 없었는데, 바깥 공기가 참 좋네요.
 
뤼마:장미.. 지금 머리랑 옷을 장식하고 계시기도 하고요.(당신의 머리카락 끝자락을 살살 만져봅니다.) 부인께선 머리가 희어서 붉은 색이 맑게 잘 어울리시는 것 같습니다. (숨을 한번 더 깊게 들이쉬네요.) 좋지요? 집안에서만 있다보니 머리가 갑갑하던 참이었는데. 확 트이는 기분이에요. (잠시 자기가 빠졌던 연못을 떠올리곤)어쩌면 어젠 갑자기 찬바람을 쐬어서 어지러웠던 모양입니다.
 
레프케:(당신의 손길을 기쁘게 받는 것이 표정에 온전히 드러납니다. 행복한 미소와 함께 당신을 바라봐요.) 그렇게 말해주시니 기뻐요. 아름답게 보이고싶은 상대도 당신 뿐인걸요. (살며시 몸을 기대었다가, 마침 지나가는 길에 보이는 연못을 가만 봅니다.) 네, 어젠 정말 놀랐어요. ... 산책도 자주 나오면 괜찮아지겠지요. 난간에 사람이 떨어질 수 있단 걸 알았으니, 보수를 조금 해야겠어요.
 
뤼마:(당신이 몸을 기대자 그 어깨에 팔을 둘러봅니다. 연못을 보곤 멋쩍은 표정을 짓네요.) 놀라게 만들어서 정말 죄송합니다. 다시 생각하면 우스워 보였을 것 같기도 하고..(얼굴이 조금 빨갛습니다.) 앞으로 산책을 나올 땐 조심해서 다녀야겠어요. 워낙 추웠는지 부인 살이 다 뜨겁게 느껴질 정도였으니까요.
 
레프케:우습긴요, 걱정이 됐을 뿐이었어요. (뒤이은 당신의 말에 표정이 묘해집니다. 조심스레 제 어깨에 두른 당신의 손의 손등에 제 손을 겹쳐올려요.) 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해 부끄러울 따름이에요. ... 이렇게 산책을 권해주신 게 얼마나 감사한지 몰라요.
 
연못을 지나면 어느새 돌길은 끊겨 있습니다. 이 뒤로는 관리가 되지 않는 건지 지나온 정원에 비해 나뭇잎이 다소 수더분하게 웃자라있습니다. 흙바닥이 조금 지저분해보이기는 하지만, 신발 밑창에 진흙이 좀 묻는 것만 감안한다면 충분히 갈 만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뤼마:관리야.. 오래 쓰이지 않은 정원이다보니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뭐, 물에 빠졌다 해도 큰일은 없었으니 괜찮은 것 아니겠어요?( 끊긴 돌길 너머로 보이는 길을 보고 당신과 더 바짝 당겨붙습니다.) 이 앞으로는 풀내음이 좋겠어요. 저한텐 이런 정원이 더 친숙해서 좋네요.(주변을 두리번대며 길을 따라서 계속 걷습니다.)
 
당신의 말을 귀에 새기듯 주변을 따라 둘러보며 걷습니다. 돌길보단 조금 걷기 어려울 지 몰라도, 느껴지는 풀내음과 선선한 바람에 들리는 나뭇잎 스치는 소리가 좋습니다.
 
건물을 끼고 뒷편으로 넘어가봅니다. 머리 위로 나뭇가지가 울창하게 드리워 숲에 들어온 것만 같은 기분입니다. 나직하게 벌레 우는 소리가 들립니다. 반딧불이가 빛을 내며 탐사자의 주변을 날아다니고, 나비 한 마리가 당신의 어깨에 붙었다 포르르 날아갑니다.
 
뤼마:(벌레 우는 소리, 반딧불이.. 편안한 기분을 주는 풍경에 기분이 좋은지 환하게 웃습니다.) 이 저택 정원이 이렇게 좋을 줄은 몰랐습니다. 밤인데도 나비가 있고.. 정말 예뻐요. 진작에 나와볼걸. (잠시 넋이 팔려있다가, 당신의 몸을 생각해서 숄을 더 꽁꽁 감싸줍니다.)
 
레프케:(그 풍경을 잠시 감상하다가도, 기뻐하는 당신을 바라보는것이 더 즐거운 양 미소짓습니다. 나비를 보곤 작게 소리내어 웃어요.) 푸른부전나비 같아요. 정말 예쁘죠? ... 어쩜 계속 저흴 따라오는 것만 같아요.
 
주변을 둘러본다면 관찰력 판정.
 
뤼마:
관찰력
기준치: 65/32/13
굴림: 23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가지를 일부 쳐놓은 활엽수가 웃자란, 길같은 곳이 보입니다. 그 너머엔 창고처럼 보이는 작은 오두막이 있어요. 언뜻 둘러보기만 해선 찾기 힘든 길입니다.
 
뤼마:워낙 집안에서 오래 지냈어서, 나비를 보는 것도 정말 오랜만이에요.(눈에 들어오는 길, 그 너머의 오두막을 보고 표정이 의아해집니다.)저기에 뭔가 있네요. 정원 안에 저런게 왜 있는거지..?(호기심에 고개를 빼고 기웃거리다가, 오두막으로 다가갑니다.) 부인은 아는 오두막인가요? 정원사가 쓰는 창고라기엔 살짝 외진 곳인데.
 
레프케:뤼마? (당신이 향하는 곳을 어리둥절한 듯 보고있다가, 당신의 손을 조심스레 잡아끕니다.) 창고로 쓰이는 건물이랍니다. 정원사만 들어갈 수 있게 해뒀어요. ... 특별히 구경할만 한 것은 없을 거랍니다. ... 날이 조금 추워요, 슬슬 들어가는게 좋지 않을까요?
 
뤼마:(당신이 손을 잡아끌자 의아한 기색으로 보다가) 추우십니까? ..그치만. 정말 간만에 나왔는데..(아쉬운 기색으로 보다가 겉옷을 벗어 당신의 어깨에 걸쳐줍니다. 이내 손을 꼭 잡아 이끕니다.) 이제 됐지요? 딱 저것만 보고 돌아가요.
 
레프케:하지만... (겉옷을 덮어주자 묘하게 당황한 기색입니다. 영 마음에 들지 않는 표정으로나마 당신을 따라가요.) ... 이것까지만이에요.
 
정원 관리에 필요한 비료, 모종, 씨앗 따위를 보관해두는 창고입니다. 저택 건물 뒷편의 구석진 곳에 있습니다. 정원사 외에는 드나들 일이 없는 허름한 곳이죠. 문을 열면 묘하게 퀴퀴한 냄새가 감돕니다. 비료 냄새 같아요.
 
양 옆으로 선반이 달려있고, 그 위에 여분의 화분과 씨앗 자루, 삽, 원예 가위나 손도끼, 쟁기와 같은 물건들이 있습니다. 안으로 들어가나요?
 
뤼마:(쿰쿰한 냄새에 잠시 레프케의 눈치를 보며 주춤하지만.. 들어가서 내부를 살짝 둘러봅니다.)
 
안으로 들어서면... 민첩 판정!
 
뤼마:
민첩
기준치: 50/25/10
굴림: 31
판정결과: 보통 성공
 
뭔가 발에 툭, 걸립니다. 흙이 든 포대 자루 몇 개가 탐사자의 발에 걸려 쓰러져 파스스… 하고 바닥으로 쏟아집니다. 하마터면 넘어질 뻔 했네요.
 
몸을 약간 휘청이며 짚은 벽에 덜컹입니다. 하긴 바깥에서 본 것 보다도 이 공간은 많이 작습니다. 열 수 있는 걸까요? ... 등 뒤에서 레프케의 시선이 느껴져요.
 
뤼마:.. ..밖에서 봤을땐 숲 속 오두막이어서 귀엽고 낭만적이다 싶었는데 그건 아니었나 보네요. 흙이... 죄송합니다.(잠시 난처한 눈치로 레프케와 벽을 번갈아서 보다가 벽을 발로 살짝 건드려봅니다. )
 
벽은 발로 미니 약간 밀리는가 싶다가도 턱, 막힙니다. 이걸 열려면 온 몸으로 밀어야 할 듯 싶어요. 레프케가 저 혼자 팔짱을 끼고 당신을 보는 것이 보여요.
 
뤼마:...(눈치가 보여 끙.. 하고 앓는 소리를 내다가, 레프케에게 종종걸음으로 다시 다가가 팔짱을 낍니다.) ㅈ, 죄송해요. 부부끼리 저녁산책에서 이런 곳이나 보러 오자고 하구.. ..그, 이만 들어갑시다. (벽을 궁금한 듯 돌아보지만, 이내 오두막을 나갑니다.)
 
레프케:(당신을 조금 꿍한 얼굴로 보고있다가, 팔짱을 꼭 끼곤 곧장 그 장소를 빠져나옵니다.) 저긴 안좋은 냄새가 나서 좋아하지 않아요. (당신에게 툭, 기댔다 떨어집니다.) 이제 돌아가요.
 
뤼마:(그 꿍한 표정을 보고 표정이 더욱 난처해집니다. 안절부절 못하는 듯 하다가) 혹시, 기분 상하셨습니까..? 오랜만에 나온 게 너무 들떠서 그만 아무데나 들쑤시고 다니고 말았어요.(입을 우물대다가 더 꾹 붙어서는 돌아갑니다.)
 
레프케:기분이 상하지는 않았어요. (당신에게 꼭 붙었다가) 그래도. 처음 함께 나온 거였는데... 다음부턴 저만 봐 주셔야 해요. (당신의 팔을 가만 끌어안았다가, 느릿한 걸음으로 돌아갑니다.)
 
뤼마:(그 말에 얼굴을 한참 들여다보다가, 살살 웃으며 이마를 살짝 맞대곤 떨어집니다.) 앞으론 부인만 보겠습니다.
 
당신의 말에 레프케는 그제서야 표정을 살살 피고 웃습니다. 방으로 돌아오니 사용인들은 이미 목욕 준비를 마쳤고, 새 아로마 향을 들여온 것도 보이네요.
 
뤼마:(문득, 어제의 목욕물이 이상했던 것을 떠올리곤 물 온도를 한번 더 체크해봅니다.)
 
오늘의 물 온도는 적당합니다. 자세히 살핀다면 관찰력 판정.
 
뤼마:
관찰력
기준치: 65/32/13
굴림: 55
판정결과: 보통 성공
 
욕조의 표면에 물방울이 송글송글 맺힌 것이 보입니다. 김이 올라오지 않는 걸 보면 뜨거운 물도 아닌데... 냉물이라기엔 손을 담그니 적당히 따듯하게 느껴집니다.
 
뤼마:..휴. (안심하고 욕조에 들어가 등을 기댑니다.)
 
사용인은 당신의 목욕을 돕고, 잠옷을 꺼내온 뒤 입혀줍니다. 큰 피로감은 느껴지지 않네요.
 
뤼마:(잠옷을 입고 침대에 눕습니다. 오늘은 부인과 많은 시간을 보냈으니, 개운한 마음으로 잠에 들 수만 있을 것 같습니다.)
 
뒤이어 사용인이 들어와 아로마 향을 켜주자... 순식간에 몸에서 힘이 빠져나갑니다. 정신은 그나마 또렷하지만, 몸만 피로가 몰려오는 느낌이에요.
 
지능 판정.
 
뤼마:
지능
기준치: 60/30/12
굴림: 24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이런 아로마 향은 듣도보도 못했습니다. 1년 가까이 사용해놓고 이제와서 의심하기도 뭐하지만, 원래 향이라는 것이 효과가 이렇게 빠르던가요?
 
또... 낮엔 사용인들과 레프케의 눈이 있지만, 밤에라면 마음대로 돌아다닐 수 있지 않을까요?
 
뤼마:(잠시 누워서 천장을 보다가, 슬그머니 침대 밖으로 빠져나옵니다. 아까 눈치를 보느라 보지 못한 그 오두막 뒤에 뭐가 있는지도 궁금하고... 겉옷과 촛대를 하나 챙겨 방을 나서봅니다.)
 
몸이 좀처럼 잘 움직여지지가 않습니다. 마음을 편하게 해주는 수준의 향이 아닌 것 같은데... 건강 굴림.
 
뤼마:
건강
기준치: 75/37/15
굴림: 74
판정결과: 보통 성공
 
당신은 겨우 일어나 향을 끄는 데에 성공합니다. 향이 어느정도 가시고 나자 겨우 몸이 풀려요. 촛대는 [수납장]에 있고, 문득 주변을 둘러보자니 [벽]이 눈에 들어옵니다.
 
뤼마:아무리 강한 아로마를 달라고 했어도, 오늘은 너무 독한 것 같아.. (환기를 위해 창문을 열어두고, 촛대를 찾기 위해 수납장을 열어봅니다.)
 
창문을 열려 하면... 지능 판정.
 
뤼마:
지능
기준치: 60/30/12
굴림: 33
판정결과: 보통 성공
 
생각해보니, 이 넓은 저택에서 당신의 방에만 유일하게 창문이 없습니다. 원래 창문이 있어야 할 벽은 여기인데... 관찰력 판정.
 
뤼마:
관찰력
기준치: 65/32/13
굴림: 24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벽지가 묘하게 뜬 곳이 있습니다. 벽 안쪽에 무언가 있는 걸까요?
 
뤼마:이상하다.. 왜 이렇게 되어있지?( 벽지가 뜬 것을 꾹꾹 눌러도 보다가, 살짝 끄트머리를 찢어 들춰봅니다.)
 
벽지 안쪽에 창문이 보입니다. 그것은 나무판자로 못을 박아 막아놨고, 아주 약간의 틈조차 없이 꼼꼼히 못질이 되어있습니다. ... 이렇게까지 막아놔야 하는 이유가 있을까요? 이성 판정 (0/1)
 
뤼마:
SAN Roll
기준치: 39/19/7
굴림: 12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 수납장을 살피나요?
 
뤼마:부인께서 햇빛을 싫어하시니.. 내 방에도 막아두신게 아닐까?(눈을 이리저리 굴리다, 수납장을 살펴봅니다.)
 
알록달록한 양초와 오일이 담긴 유리병이 넉넉하게 구비되어 있습니다. 고풍스러운 디자인의 캔들 홀더와 성냥, 크리스털 조각상도 보기좋게 진열되어 있습니다. 색도 모양새도 화려해서 장식으로도 모자람이 없습니다.
 
수납장 안을 살핀다면 행운 판정.
 
뤼마:
기준치: 45/22/9
굴림: 37
판정결과: 보통 성공
 
많은 유리병 중에 하나가 눈에 띕니다. 다른 것들은 무늬 같은 것 없이 투명한데… 이 병에는 작게 글자가 새겨져 있습니다. 'monkshood'이라고 적혀 있는데…. 이 향의 이름일까요?
 
그리고 여분의 양초 두 개를 발견합니다.
 
뤼마:이게 무슨 향이지?(생각해보니 아로마라고만 들었지, 어떤 것인지는 들은 적이 없습니다. 곰곰히 생각해 봅니다.)
 
서재엔 식물 도감이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리고 이런 생각을 하고있자니...
 
당신 옆에 그 나비가 여전히 나풀나풀 날고 있는 것이 보입니다. 푸른부전나비라고 했던가요? 이 나비에 대해서도 찾을 수 있을 겁니다.
 
뤼마:도대체 이런 실내까지 나비가 무슨 수로 들어온거지..? .. 부인께서 선물해주신거나 다름없는 향이니, 알아보고 싶어.(초를 챙겨 서재로 향합니다.)
 
서재의 내부는 어둡지만, 촛대를 든 덕에 내부를 살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과학 서적이 꽂힌 책장을 찾아본다면 관찰력 판정!
 
뤼마:
관찰력
기준치: 65/32/13
굴림: 48
판정결과: 보통 성공
 
한 책장의 맨 위에 500~ 이라는 숫자가 적힌 것이 보입니다. 과학 책이 꽂힌 책장인 것 같아요. 이제보니 이전에 바닥에 자국이 나 있던 책장이네요.
 
뤼마:그때 그 책장이네. 누가 의자를 끌어다가 책을 꺼낸걸까?(책장에 손을 뻗어 식물도감과 곤충에 관한 책을 꺼내봅니다.)
 
어떤 책부터 읽어보나요?
 
뤼마:(식물도감을 먼저 펼쳐봅니다.)
 
식물도감에서 찾아보면, 그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식물 백과 사전>
 

투구꽃.


미나리아재비과. 뿌리에 근육을 이완시키는 독을 갖고 있다. 뿌리를 달여 기관지로 흡입하거나 피부에 닿을 경우 신체의 일부 혹은 전신이 마비된다.

 
뤼마:...(놀라서 눈이 동그래져 있습니다. 독, 마비... 여태껏 그렇게 빨리 잠에 들었던 이유가 이것 때문이었을까요. 표정이 점점 어두워져 갑니다. 손으로 얼굴을 두어 번 쓸어내리고.. 책을 도로 꽂아둡니다.)
(곤충도감을 꺼내봅니다.,)
 
그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곤충 백과 사전>
 

푸른부전나비.


부전나비과. 나비목. 날개 편 길이는 20mm 내외이다. 암컷과 수컷의 모양이 다른 동종이형이며 수컷의 경우 날개 윗면의 색깔이 청색계통이며 암컷은 흑색계통이다. 주로 꽃의 꿀을 섭취하여 꽃가루를 운반하는 수분 역할을 하나, 그 외에도 진딧물 등 다른 곤충을 먹거나 염분 섭취를 위해 흙, 동물의 체액이나 사체를 먹기도 한다.

 
뤼마:(독. 여태껏 써온 아로마 향이 이런 것이었다니.. 이대로는 그 창문도 없는 방으로는 절대 돌아갈 수 없을 것만 같습니다. 내일 아침에 같이 식사를 할 자신도..)
(서재를 뒤로하고 정원으로 나갑니다.)
 
문득, 책을 도로 꽂으려 하면... 관찰력 판정
 
뤼마:
관찰력
기준치: 65/32/13
굴림: 94
판정결과: 실패
관찰력
기준치: 65/32/13
굴림: 66
판정결과: 실패
 
몇몇 책들이 잘못 꽂혀있는 것이 보입니다. 과학과는 전혀 연관없는 책들이 여기저기 괜히 한 권씩 꽂혀있어요.
 
뤼마:...(관련이 없는 서적들을 빼내봅니다.)
 
관련 없는 서적은 모두 8권 가량 됩니다. 모두 꺼내고 나니 달칵, 하고 잠금 장치가 풀리는 소리가 나요.
 
... 책장이 살짝 앞으로 밀려나옵니다. 바닥의 자국 그대로 문처럼 열 수 있습니다.
 
뤼마:(여간 당황스러운 것이 아닌지, 표정이 일그러집니다. 그 앞을 서성이다가 자국 그대로로 열어봅니다.)
 
책장을 열면 너머에 또 다른 공간이 있습니다. 오랫동안 방치된 건지 들어가자마자 먼지가 훅 일어납니다. 당신의 촛대로 밝힐 수 있을 만큼 그리 넓은 공간이 아닙니다.
 
넉넉한 크기의 책상, 그 주변에 이리저리 놓인 의자들. 그리고 벽면에 세워진 책장이 전부입니다. 원래 서재의 일부였다가 뒤늦게 책장을 세워 가려둔 것처럼 보입니다.
 
뤼마:(낯선 공간이 드러나자 두려움에 머뭇거리며 안으로 들어갑니다. 주변을 두리번대다가, 책상에 무엇이 있는지부터 살핍니다.)
 
얼마나 오래된 건지, 가장자리는 모두 닳아있고 여기저기 곰팡이가 껴 있습니다. 대충 보아도 이 고풍스러운 대저택에 어울리는 물건은 아닙니다. 책상 위에는 낡은 종이며 수첩, 필기구 따위가 널려 있습니다.
 
뤼마:도대체 왜 가려놓은거지?(책상 위의 종이와 수첩에 어떤 것이 있는지 들여다봅니다.)
 
수첩의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소원 하나 당 인간 하나
 
 그 분께 소원을 빈다. 그 분께서 소원을 들어주는 방식은 대체로 추상적이므로 제물은 언제나 넉넉하게 준비하는 것이 좋다.
 보통 소원 한 가지를 빌 때 인간 하나를 바치지만, 소원이 이루어지는 방식이나 정도가 언제나 제각각이라 원하는 결과가 나올 때까지 여러 번 빌 때도 있다. 
 불로불사의 존재가 되게 해달라는 소원처럼 아예 대상조차 되지 않는 소원의 종류도 있다. 아니면 단순히 제물의 수가 부족한 것일지도 모르지만….
 제물은 주로 생물이다. 전통적으로 바쳐지는 소나 돼지, 양, 염소를 준비한 적도 있지만 가장 효과가 좋은 제물은 인간이었다.
 그 분은 이곳에 소환된 후 계속 이 별장의 지하실에 계신다.
지하실로 통하는 문의 열쇠는 대대로 가주가 관리한다.
 원칙적으로 지하실에는 가주 이외의 인간은 출입할 수 없다.

 

 
뤼마:..(제물이란 단어에 인상을 팍 찌푸리고, 수첩을 도로 내려놓습니다.) 그분이 도대체 뭐야..? 지하실..이 저택에 지하실이 있었던가?
 
그러게 말이에요, 당신이 지금껏 가지 않은 장소가 어디였죠? 지능 판정.
 
뤼마:
지능
기준치: 60/30/12
굴림: 67
판정결과: 실패
지능
기준치: 60/30/12
굴림: 16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지금껏 한 번도 가본 적 없는 곳은 사용인들의 거처뿐입니다. 가볼 일이 없기도 했지만... 그 끝에 있는 쓰레기 처리실은 더더욱이요.
 
그러고보니 이 안은 본래 서재로 쓰던 공간이어서인지 책장도 제법 크게 있습니다. 살펴보나요?
 
뤼마:(책장을 살펴봅니다.)
 
커다란 책장이 벽 하나를 모두 차지하고 있지만, 정작 꽂아둔 책은 몇 권 되지 않습니다. 게다가 대부분 외국 원서인지 제목을 읽는 것조차 어렵습니다.
 
그 중 유일하게 읽어볼 만한 엄두가 나는 책이 몇 권 보입니다.
 
뤼마:..이상해.(그런 책들을 몇 권 빼어 펼쳐봅니다.)
 
책은 낡아있어 온전히 읽을 수 있는 책은 그중 많지 않습니다. 눈에 띄는 책을 펼쳐보면 내용은 이와 같습니다.
 

<나이칸다르의 노래>

공허의 신이 끝없는 굶주림을 채우리니
 
태양 빛도, 달 빛도 스며들지 않는 공간을 마련한다. 어두운 땅속이 가장 알맞다. 
완전히 밀폐된 공간일수록 그 분을 더욱 기쁘게 만들 수 있다.
총 24개의 선이 끊김 없이 교차하도록 그린 진이 그 분이 길을 잃지 않고 오실 수 있는 표지가 된다.
선이 교차하는 지점마다 그 분의 공허를 채울 제물을 준비해둔다.
제물은 살아있는 것이라면 무엇이든 괘념치 않으신다.
제물과 진을 준비하고 그 분을 부른다.
지금 여기 강림하소서….
지금 여기 강림하소서….​
 
그 안에는 수많은 사악한 주문들과 괴이한 마법들이 적혀있고... 먼 곳의 신을 불러내는 주문 또한 있습니다.
 
뤼마:...(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으로 읽다가, 책을 내려놓습니다.) ..정신이 나가지 않고서야.. 도대체 누가 쓴 글이지?
 
또 다른 책은 두껍고, 좋은 재질의 가죽으로 되어있습니다.
 
뤼마:(책을 펼쳐봅니다.)
 
그 내용은 이와 같습니다.
레프케의 가문의 역사가 적혀 있습니다. 정확히는 그 분께 언제 어떤 소원을 빌었는지, 그 때마다 몇 명의 인간을 제물로 바쳤는지를 세세히 기록해놓았습니다.
첫 줄은 이렇게 시작합니다. ‘드디어 소환 주술에 성공했다.’
그 후로 이어지는 소원은 저열하기 짝이 없습니다.
‘새로 시작하는 면직 사업을 번창하게 해 달라.’, ‘경쟁 사업체의 공장주를 죽여달라.’... 그 때마다 몇 명의 사람을 제물로 바쳐왔는지까지 적혀 있습니다. 그 사람의 이름도, 어떤 특징도 없이 그저 숫자로만.​
 
뤼마:...마, 말도 안돼..(잠시 부르르 떨다가, 책을 내려놓습니다.) 무슨 이런 게..
 
... 말도 안되는 이야기들 뿐입니다. 이곳에서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났던 건가요? 이성 판정. (1d5/1d8)
 
뤼마:
SAN Roll
기준치: 39/19/7
굴림: 54
판정결과: 실패
rolling 1d8
 
(
7
 
)
 
 
=
7
지능
기준치: 60/30/12
굴림: 61
판정결과: 실패
 
뤼마는 겨우 이성을 붙듭니다. 여기서 살아 나가야죠.
 
이제 어디로 가나요?
 
뤼마:..직접 확인해 봐야겠어. 이건 말도 안돼. ..부인이 나한테 그럴 리 없어..(잠시 얼굴을 손으로 쓸어내리곤, 사용인들의 거처로 향합니다.)
 
사용인들의 거처로 가려면 중앙 홀을 거치게 됩니다.
 
저택 1층의 중앙에 위치한 넓은 공간입니다. 양옆으로 식당, 살롱과 연결되어 있고 계단을 통해 2층으로 이동할 수 있습니다. 밖으로 드나들 수 있는 커다란 정문이 있지만 굳게 닫혀 있습니다.
 
벽을 따라 일정한 간격으로 난 창 역시 굳게 닫혀 있고, 짙은 색의 커튼도 쳐 놓았습니다. 형형색색의 꽃들과 석고 조각상들이 장식되어있지만, 이 어두운 밤엔 음산하게만 보일 뿐입니다.
 
촛불 하나에 의지해 조심스럽게 걸음을 옮기는 사이... 묵직한 것이 바닥을 쓸고 오는 소리가 들립니다. 은밀행동 또는 민첩 판정.
 
뤼마:
민첩
기준치: 50/25/10
굴림: 60
판정결과: 실패
민첩
기준치: 50/25/10
굴림: 61
판정결과: 실패
 
당신은 몸을 숨길 장소를 찾지 못해 급하게 촛불을 끕니다. 촛불이 끔찍하게도 뜨겁게 느껴져요. (hp-1)
 
그 소리는 당신의 옆을 지나... 곧 멀리 사라집니다. 들짐승이라도 들어왔던 거겠죠? 그 정체는 상상하기도 어렵습니다.
 
뤼마:..(소름이 오소소 돋습니다. 눈을 잠시 질끈 감았다가, 촛불을 다시 붙이고 사용인들의 거처로 찾아갑니다.)
 
사용인들은 모두 저택에서 지내며 의식주를 해결하고 있습니다. 방의 갯수는 넉넉하며, 한 사람 당 방 하나씩을 사용합니다. 복도가 안쪽으로 쭉 이어져 있고, 그 복도를 따라 호텔식으로 방문이 하나씩 늘어서 있습니다. 여럿이 함께 사용하는 공간이다보니 평소에는 문이 모두 잠겨 있습니다. 열쇠는 각자의 방 열쇠를 자신이 관리합니다.
 
복도를 따라가 가장 구석에 위치한 방은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습니다. 정확히는, 이 방은 사용인들이 지내는 침실이 아니라 쓰레기 처리실입니다.
 
뤼마:..(걸음소리를 죽여가면서 쓰레기 처리실로 향합니다.)
 
사용인 거처에서 안쪽으로 더 들어가면 깊숙한 곳에 쓰레기 처리실이 있습니다. 저택에서 나오는 모든 쓰레기는 이곳에 분류해두고, 한꺼번에 처리하는 모양입니다.
 
문은 잠겨있지 않습니다. 여나요?
 
뤼마:(잠시 보는 눈이 없나 뒤를 살피다, 문을 엽니다.)
 
문을 열고 들어가면 은은하게 불쾌한 악취가 납니다…
 
빈 공간에 넉넉한 크기의 바구니며 포대자루가 가득 늘어서 있습니다. 탐사자의 눈높이에 선반도 길게 설치되어 있습니다. 쓰레기를 분류하여 보관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포대 자루 하나에는 낡거나 더러워진 이불, 테이블보, 커튼 따위가 쌓여 있고, 그 옆 포대 자루에는 더 이상 사용하지 않는 잡동사니가 쌓여 있습니다.
 
선반을 올려다보면 여분의 걸레나 먼지털이, 망치며 지렛대 같은 다양한 공구들, 등유 같은 잡동사니가 쌓여 있습니다. 폐지인지 종이다발을 묶어놓은 것도 보입니다.
 
뤼마:(악취에 잠시 숨을 참고 있다가, 쌓여있는 잡동사니를 뒤적입니다. ) 지하실이 도대체 어디에 있다는건지..
 
종이다발을 들춰보면 단순한 종이가 아닌 편지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것도 당신 앞으로 온 편지들이에요.
 
뤼마:..이게 왜 쓰레기 버리는 곳에 와 있지? 나한테 바로 전달되었어야 하는 것들인데.(누구에게 온 편지인지, 어떤 내용인지 확인해 봅니다.)
 
어쩐지 익숙한 필체로 쓰인 그 편지의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뤼마 도련님께.>
 
도련님. 잘 지내시고 계신가요? 저 유모 안나입니다.
도련님께서 그 가문과 정략결혼을 한지도 벌써 5년이 지났네요.
듣기로 도련님께서 지내시는 저택은 무척 호화롭고, 사시사철 꽃이 피며 수십명의 사용인을 부린다고 하더군요. 좋은 것 드시고, 좋은 침대에서 주무시며 잘 지내시리라 믿습니다.
레프케님께서는 도련님께 잘 대해주시던가요? 제가 곁에서 모시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지만 그럴 수가 없어 이 늙은이가 괜히 애만 타네요.
시종 없이 혼자 낯선 곳에 가셨으니 좀처럼 마음이 놓이지가 않습니다. 도련님의 소식도 제게는 전해주질 않아서, 실례를 무릅쓰고 이렇게 편지를 보냅니다.
제가 죽기 전에 도련님을 한 번 더 뵙는 것이 소원인데…. 잘 계시다면 모쪼록 집에 편지라도 한 통 보내주시지요.
이 안나가 언제나 기대하고 있습니다.

-영원한 도련님의 편, 안나 올림.

 
당신을 그리워하는 내용의 편지가 여럿 쌓여있습니다.
 
뤼마:..(침울한 얼굴로 편지 종이를 손으로 살살 만져봅니다. 주머니에 소중하게 넣어두네요.) 도대체 왜 이런 편지들까지 막은거지..?(이내 표정을 구기며) 아침에 당장 따지러 가야겠어.
 
그중 이상한 내용의 편지가 하나 보입니다. 이건 레프케의 앞으로 온 편지네요.
 
뤼마:(편지를 펼쳐봅니다.)
 
그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슬픈 날입니다. 
사랑하는 그가 유명을 달리하여 우리 곁을 떠났습니다. 
우리는 남은 시간을 그와 함께 할 수 없이, 
이승과 저승으로 나뉘어 영원한 이별을 맞습니다.
 
그간 살아오면서 그에게 
성의를 다하지 못한 일이 후회로 남습니다.
생과 사는 사람의 힘으로 어찌할 수 없는 것이나, 
다만 이승에 남은 우리는 저승에 간 그가 
그곳에서 편안키를 마음을 다해 기도합니다
그가 먼저 간 그곳에서 
우리도 언젠가 그를 만날 수 있으리라 믿습니다. 
이제 슬픔을 접고 눈물을 흘리는 대신 
 
그를 위한 명복을 빌어 봅니다.
 
고인 뤼마를 추모하며.​
 
뤼마:(일그러진 표정으로 편지의 내용을 읽어내리다가, 마지막 문장에 얼굴이 창백하게 질립니다. )이게 무슨.. 이게 무슨 말이야?
 
추모사입니다. 그것도 당신을 위한. ... 봉투의 날짜를 살피면 날짜는 한참 후, 발신인은 당신의 본가입니다. 미래에서 편지를 보내기라도 했다는 건가요?
 
이건 그냥... 장난 편지라도 되는 걸까요? 이성 판정. (0/1)
 
뤼마:
SAN Roll
기준치: 32/16/6
굴림: 50
판정결과: 실패
SAN Roll
기준치: 32/16/6
굴림: 13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이걸
 
뤼마:이건 말도 안 되는 소리야. ..정말 말도 안돼. .(편지지를 박박 찢어버리곤, 방을 나섭니다.)
 
이제 어디로 향하나요?
 
뤼마:아침에 확인하기는 늦을 것 같아.. 도대체 이게 무슨 얘긴지 따져야겠어.(레프케의 방으로 향합니다.)
 
당신은 레프케의 방으로 향합니다. 문은 굳게 닫혀 있지만, 잠겨있지는 않아요. 들어가나요?
 
뤼마:(문을 두드리려 했으나, 이내 그냥 열고서 안으로 들어갑니다.)
 
문을 열고 들어가면, 내부는 어둡습니다. 레프케는 침대에서 자고있는 듯 옅은 숨소리가 들려와요. 생각해보면 그녀의 자는 모습을 단 한 번도 본 적이 없네요.
 
뤼마:부인.(깨우기 위해서..가까이 다가가 촛불로 그녀를 비춥니다. )
 
바닥에 카펫이 깔려있는 덕에 탐사자의 발소리가 울리지 않고 사그라듭니다. 잠깐이지만 수없이 멀게 느껴지는 길. 두 사람이 누워도 넉넉할 크기의 침대에 다다릅니다.
 
레프케의 모습 이전에 침대 옆의 작은 협탁이 눈에 들어옵니다. 불이 꺼진 촛대와... 묵직한 옛날식 열쇠 하나가 올려져 있어요.
 
지능 판정.
 
뤼마:
지능
기준치: 60/30/12
굴림: 14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가주만이 출입할 수 있는 지하실이 있다고 수첩에 써있었죠, 그 곳의 열쇠인 걸까요?
 
뤼마:(이러고 싶진 않지만.. 열쇠를 가져가 제 주머니로 집어넣습니다.)
 
... 촛불로 레프케를 비추나요?
 
뤼마:..(촛불로 그녀의 자는 모습을 비춰봅니다.)
 
촛불로 비추어진 것은...
 
평소 알던 그녀의 모습이, 인간의 모습이 아니였습니다.
 
촛불의 빛에 붉은 빛으로 번들거리는, 온 몸을 뒤덮은 거대한 비늘. 언뜻 보기엔 부드러워보이지만 당연히도 인간의 것이 아닌 갈기와 같은 것이 목과 등을 감싸고 있는 뱀의 형태였습니다.
 
이런 괴물이 당신의 평생의 반려라니요? 이성 판정. (1/1d5)
 
뤼마:
SAN Roll
기준치: 32/16/6
굴림: 24
판정결과: 보통 성공
...아.(숨이 턱 막히는 광경에 무어라 반응하질 못합니다. ... 입을 틀어막고는, 뒷걸음치다 방 밖으로 뛰쳐나갑니다.)
 
... 당신은 방 바깥으로 나왔습니다. 이젠 어떻게 하나요?
 
뤼마:(구역질을 몇번 하다가, 안절부절 못합니다. 정원 쪽으로 뛰어내려가 이 저택 안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을 찾습니다...)
 
정원은 저택의 뒷편에 위치해있습니다. 바깥을 향하는 길은 거대한 철창으로 막혀 있어요. 넘어갈 방법은 없어보입니다.
 
정원에서 아직 가보지 않은 곳이 있었죠, 기억 나나요?
 
뤼마:(열쇠를 들고 정원의 그 오두막으로 찾아갑니다. 걷는 걸음걸이마다 떨림이 느껴집니다.)
 
창고는 여전히 그 자리에 있고, 문은 잠겨있지 않습니다. 들어가나요?
 
뤼마:(들어갑니다. 그 벽.. 그 벽을 다시 살펴봅니다.)
 
숨겨진 문 같습니다. 몸으로 강하게 밀면 열릴 것 같아요. 시도한다면 근력 판정.
 
뤼마:
근력
기준치: 80/40/16
굴림: 4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쾅!! 문이 열립니다.
 
벽 너머의 공간은 너무나도 어둡습니다. 창 하나조차 나 있지 않아 달빛 하나 들어오지 못 합니다. 안으로 들어가나요?
 
뤼마:...(촛불을 든 손이 떨려옵니다. 불로 안을 비춰보면서 천천히 들어갑니다.)
 
안으로 들어서면...
 
--
 
겨우 걸음을 옮기면 무언가 발에 채여 바닥을 구릅니다. 어둠에 익숙해진 눈으로 주의깊게 살펴보면…
 
이건… 뼈입니다. 그것도 인간의 뼈. 한쪽 귀퉁이가 부서진 두개골이 굴러다닙니다. 그것도 한 두개가 아닙니다. 대체 몇 명의 사람이 여기서 죽은 건지 짐작조차 할 수 없습니다.
 
이성 판정. (0/1)
 
뤼마:
SAN Roll
기준치: 32/16/6
굴림: 30
판정결과: 보통 성공
 
자세히 살핀다면 관찰력 판정.
 
뤼마:
관찰력
기준치: 65/32/13
굴림: 94
판정결과: 실패
관찰력
기준치: 65/32/13
굴림: 19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이곳은 해골뿐만 아니라 다 헤진 옷조각이나 엉킨 끈, 재갈 따위도 널려 있습니다. 적어도 이 사람들이 자의로 이곳에 오게 된 것은 아니겠죠.
 
그들의 옷가지 사이에서 종이조각 하나를 찾습니다. 한참을 구겨 놓아 종이가 서로 엉겨붙어 잘 펴지지 않습니다.
 
펼쳐본다면 행운 또는 손놀림 판정.
 
뤼마:
기준치: 45/22/9
굴림: 94
판정결과: 실패
기준치: 45/22/9
굴림: 26
판정결과: 보통 성공
 
그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낡은 신문>

<앞면>
신문의 구인구직란. 날짜는 (탐사자가 인지하고 있는 현재 연도로부터) 약 60년 전.
(KPC 가문) 일일 고용인 모집. 모월 모일 오전 9시까지 루텐 광장 시계탑 앞.
일급 15 파운드.
<뒷면>
루텐 광장 시계탑 앞에서 마차를 타고, 정신을 다시 차리고나니 이곳이었다. 
썩은내가 진동하고 여기저기 시체가 널려 있다.
창문 하나 없어서 시간이 얼마나 지났는지조차 모르겠다.
나는 신문의 구인 공고를 보고 여기 왔는데. 다른 몇 명은 거리에서 갑자기 누군가에게 공격을 당했고, 정신을 차려보니 이곳이었다고 했다.
몇명이 끌려가서는 다시는 돌아오지 않았다. 이대로 여기서 죽게 되는 건가? 너무 두렵다…. 어머니….
 
뤼마:...(덜덜 떨리는 손으로 종이를 제 주머니에 욱여넣고, 쌓인 뼈들을 지켜봅니다.)나..나가지 않으면 나도 저런 꼴이 되고 말거야. 도대체 어디로 끌려갔다는거지?
 
이제 어떻게 하나요?
 
뤼마:여기 온 것을 들키기라도 하면..(허둥지둥 이 창고를 나갑니다. ) 바, 방에 가서 적어도 밝아질 때까지 기다릴래.
 
방으로 돌아오면 나올 때 그대로의 모습입니다. 1년 내내, 매일 봐온 방 안. 아로마 향만 꺼져 있을 뿐입니다.
 
뤼마:..(분한 눈으로 보다가, 아로마 향을 모두 구석으로 치워버립니다. ..침대에 쪼그려 앉아 아침이 될 때까지 기다립니다.)
 
그렇게 한참을 앉아있다보면... 조금의 피로도 느껴지지 않습니다. 지치긴 했지만, 한 번도 졸지도, 잠에 들 기미도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생각해보면 아로마 향 없이 이곳에선 잠에 들어본 적이 없는 것 같습니다.
 
... 시계를 보면 어느새 아침입니다. 당신을 깨우기 위해 사용인이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려요.
 
뤼마:(문을 두드리는 소리에도 소스라치게 놀랍니다. 긴장한 채로 문을 바라보다가..) 들어와도 좋네.
 
사용인은 간밤엔 잘 주무셨냐면서 아로마 향을 정리하고, 아침 식사를 위해 내려오시라고 합니다.
 
뤼마:(..식사를 즐길 기분은 아니지만, 식당으로 내려갑니다,)
 
식당으로 내려가면... 평소보다 한산한 것이 느껴집니다. 레프케를 어떤 얼굴로 마주봐야 할까요? 그런 고민이 무색하리만치 환히 웃는 얼굴로 당신을 맞이해줍니다.
 
레프케:뤼마, 간밤엔 잘 주무셨나요?
 
뤼마:(그 얼굴 위에 어젯밤에 본 그 형상이 겹쳐 보여 고개를 옆으로 돌려버립니다. 떫은 표정을 얼굴에서 차마 다 지우지 못합니다.)..잘 잤습니다.
 
레프케:... 안좋은 꿈이라도 꾸셨나요? (당신의 표정을 가만 살피다가 걱정스러운 얼굴로 바라봅니다.) ... 내일이 저희 결혼기념일이어서, 사용인들을 모두 휴가 보내기로 했어요. 몸이 안좋으시다면 오늘 시중을 들어줄 사람 하나 남으라 말을 해 놓겠습니다.
 
뤼마:결혼기념일..(이전까지만 해도 기다려온 날이, 둘만 남는다는 사실 하나로 무섭게만 느껴집니다. 잠시 떨리는 제 손을 꾹 쥐었다가 놓아요.) .. 괜찮습니다. 시중은 필요없어요. 혼자 있고 싶습니다.
 
레프케:... 뤼마. (걱정하는 표정. 영문을 모르는 얼굴이지만 고갤 끄덕입니다. 평소 많이 먹지도 않았건만, 당신의 기색을 살피자니 더 적게 먹게됩니다.) ... 그게, 오늘은 계속 쉬실 건가요?
 
뤼마:(그 표정을 흘끗 보고, 애써 외면하면서 자신 앞의 접시만 내려다 봅니다. 거의 입에 대지도 않았네요.) 쉴 생각이었는데..특별히 하고 싶으신거라도 있으십니까?
 
레프케:... 초상화도, 마저... 그리고 싶었어요. (조금 꼼지락대다가,) 내일이 결혼기념일이잖아요. 그래도 그림이야 언제든 그릴 수 있으니, 원하신다면 다음으로 미룰게요.
 
뤼마:초상화..가만히 앉아있으면 되는 일이니, 저는 괜찮습니다. (잠시 식기를 만지작대다가, 식사를 마친 듯 내려놓습니다. 당신의 눈치를 살피다가 일어납니다.)바로 가면 되겠네요..
 
레프케:(머뭇거리는 기색. 당신과 서먹했을 때와 태도가 비슷해졌습니다. 일어나는 것을 보곤 저도 일어나며 평소같은 미소를 보여요. 그새 버릇이 된 듯 조심스레 손을 내밉니다.) 피로하시다면 언제든 말해주셔야 해요.
 
뤼마:(평소같은 미소에도 경계심을 살짝 보입니다. 내민 손을 머뭇거리며 보다가, 손가락 끝자락만 살작 잡아주고 맙니다.) 이제 가시지요.
 
조금 당황스러운 기색이었다가도, 레프케는 당신의 손 끝이라도 꼭 쥔 채 작업실로 향합니다. 평소와 같이 느린 걸음에 이 시간이 더 길게만 느껴집니다.
 
그렇게 작업실을 찾으면... 당황한 기색의 화가와 부서진 이젤, 그리고 잔뜩 어지럽혀진 작업실 내부가 보입니다.
 
뤼마:아니, 이게..(이젤과 작업실 내부의 꼴을 보곤, 표정이 일그러집니다.) 도대체 무슨 일입니까?
 
화가는 자기가 도착했을 땐 이미 이런 모습이었다며 진땀을 뺍니다. 진행되던 그림은 형체를 알아보기 힘들 정도로 뜯겨나가있습니다.
 
자세히 살핀다면 관찰력 판정.
 
뤼마:
관찰력
기준치: 65/32/13
굴림: 77
판정결과: 실패
관찰력
기준치: 65/32/13
굴림: 100
판정결과: 대실패
 
이 난장판을 살피려다... 부서진 캔버스에 손이 베인 것인지, 손가락에서 핏줄기가 흐릅니다. (hp-2)
 
뤼마:(손을 붙들고 인상을 쓰다가)그럼 그림은 도대체 누가 이런 꼴으로 만들었단 말입니까?
 
화가는 영문을 모르는 얼굴입니다. 무엇으로 뜯었는 지도 모르게 망가져있는 그림. 그 밤 새에 감히 누가 이런 짓을 했다는 건가요?
 
레프케:뤼마, 손이... (당신의 곁으로 다가와 손을 살핍니다. 걱정스러운 얼굴. 그림을 힘없는 얼굴로 바라보다가 입을 꾹 다뭅니다.) 작업실은 정리가 끝날 때까진 안들어오는게 좋겠어요.
 
뤼마:손은.. 괜찮습니다. (찢어진 그림을 보다가 입을 엽니다.) 누구 소행인지는 몰라도.. 매번 이러느라 초상화가 없었던 건가요?
 
레프케:... (당신을 가만 마주보다가 쓴웃음을 지으며 고갤 끄덕입니다.) 괜찮아요, 그림은 다른... 방법을 찾아 봐요. 뤼마의 그림만이라면 남길 수 있을테니, 다음에 화가분을 다시 불러요.
 
뤼마:..별 수 없지요. ..제 초상화는 필요 없습니다. 같이 있는 모습을 담고 싶었는데... 왜 부인의 초상만 담으면 이렇게 되나요?(손을 꼼지락대다, 작업실을 나갑니다.) ...
 
레프케:... 그러게요, 제 흔적을 남기려 하면 뭐든 이렇게 되어버려요. 저도 모르는 새에 미움받는 것일지, 아니면 정말 모두 우연인 것일지... (아쉬운 마음에 자꾸만 뒤돌아 그림을 보다가, 화가를 돌려보냅니다.) 죄송해요, 모처럼 권해주신 거였는데.
 
뤼마:결혼기념일 전날부터 초를 쳤군요.(당신을 흘끗 보다가, 손을 잡아끕니다.) ..전 괜찮습니다. ..그보다 물어볼 것이 있는데..
 
레프케:... 아, 네. 무슨 일인가요? (당신의 손을 가만 바라보다가, 고갤 올려 마주봅니다.)
 
뤼마:왜 제 방에는 창문이 없나 싶어서 말입니다. (당신을 가만히 지켜보다가, 나지막한 목소리로 묻습니다.)
 
레프케:... 벽지를 새로 붙이는 과정에서 묻혔나 봐요. 원래 모든 창문은 막아놓는게 규칙이라, 크게 신경을 쓰진 못했는데... 사용인들이 돌아올 때 다시 열어드릴게요.
 
뤼마:창문이 없어서인지, 아로마를 밀폐된 방에서 피워두면 몸에 무척 해로울 것 같더군요. ..무려 1년이나 써온건데 이상하지 않습니까?
 
레프케:... (당신을 보다가, 영문을 모르겠다는 얼굴을 합니다.) 적어도, ... 창문이 열리기 전까지는 문이라도 활짝 열 수 있게 해드리겠습니다.
 
뤼마:(영문을 모르겠다는 표정을 보고 얼굴이 약간 분하게 일그러집니다.) 부인, 정말 문제를 못 느끼시는 건가요?
 
레프케:... 무슨 말씀을 하시는 거예요? (잡고있던 당신의 손을 봅니다. 그리고 당신을 다시 올려다봐요.)
 
뤼마:저번엔 그 향이 좋은 물건이니, 좋은 꿈을 꾸게 해준다느니 말하시지 않았습니까. 언제까지 내빼실 생각이세요? 독성이 있는 향이지 않나요? 부인께선 언제까지 모른 척만 하실 겁니까?
 
레프케:... (당신의 말에 표정이 살짝 가라앉습니다. 당신의 주머니를 잠시 보았다가...) ... 어디까지 알고 계신 건가요?
 
뤼마:어디까지 알고 있냐니.. 적어도 이 저택에서 사람이 있는대로 죽어나갔다는 사실까지는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부인이.... ..(차마 괴물이라는 말은 입에 답지 못하고 입을 꾹 다물어버립니다.) 여태껏 제가 지인들에게 편지를 받지 못했던 것도 다 이곳 사람들의 소행 아닙니까?
 
레프케:... 일 년 내내 조금도 갈피를 못 잡으시다가, 이제서야 찾아내시는 걸 보니. 조금 더 참을 걸 싶기도 하네요. ... 이렇게 흥미 가지실 여지를 주지 말 걸. (당신을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고갤 살짝 옆으로 돌립니다.) ... 하지만 다는 모르시네요. 알면서 모른 척 하는 게 당신쪽일 지도 모를 노릇이지만요.
 
뤼마:(인상을 쓰고 듣다가 자신도 고개를 돌려버립니다.) 제가 이런 일을 알아냈는데도 크게 동요하시질 않네요. ..도대체 날 뭐라고 생각하는 겁니까? 그 버려진 추모사는 또 뭐고요? .. 멀쩡한 사람을 죽은 사람 취급하고...
 
레프케:... 제 마음에 대해서만큼은, 당신에게 거짓말 한 적 없어요. (눈을 꽉 감았다 뜹니다.) 당신은 많은 걸 모르고 있어요. ... 이야기를 들을 준비가 되셨는지도 확신이 안 서네요. (당신을 잠시 바라봤다가 천천히 손을 뺍니다.) 절 두고 가실 생각이신가요? ...
 
뤼마:마음만으로 되는 게 아니지 않습니까? ..더는 부인을 못 믿겠습니다. 이야기를 들려달라고 하면 말해주실 의향은 있으시고요? ....드디어 부부다운 생활을 해보나 싶었는데. 잠자리도 안된다, 나가도 안된다... 햇빛을 못 본지 얼마나 오래되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레프케:... (당신을 바라보는 눈빛에 묘한 감정이 섞여들어갑니다. 화가 난 건지, 슬퍼하는 것인지 모를 것입니다. 눈을 감고, 길게 숨을 내쉬어요.) ... 편지의 내용도, 당신이 읽은 추모사도 전부 사실이에요. 그리고. ... 당신이 본, ... ... (입을 꾹 다뭅니다.) 제 모습도 사실이고요.
 
뤼마:..뭐라고요? (.. 잠시 눈을 꽉 감았다가 얼굴을 쓸어내립니다.) 사실이면, 제가 무슨.. 걸어다니는 시체라도 된다는 소리입니까? 그리고.. 사람을 잡아먹는 비늘 달린 괴물이랑 결혼해서 산다고요? ..(기가 차는지 입을 꾹 닫아버립니다. ) .. 아마도 아, 아로마 탓이겠죠. 무슨 환각이라도 봤던지.. 추모사가 사실이라고요? 말도 안되는 소리 하지 말아요.
 
레프케:... 뤼마. (당신을 가만 마주봅니다. 목소리가 평소보다 한 톤 가라앉아있어요.) ... 그런 아로마를 쓰면서도 당신이 멀쩡히 다닐 수 있던 이유가 무엇이겠나요? (괴물, 그 말에 속상하다는 듯 얼굴에 옅게 울음기가 번집니다.) 당신을 살려내는 데에 정말 오랜 시간이 들어갔어요. ... 다시 제 곁으로 돌아오실 때까지, 정말... 오래 기다렸어요.
 
뤼마:..그치만.. 어떻게.. 나한테 무슨 짓을 한 겁니까? ..그럼 여태 날 잡아먹지 않은 이유도 제가 이미 죽어서였습니까?( 한참 괴로운 표정으로 노려봅니다.) .... ....그래놓고 겉으론 태연하게 굴고.. 전부, 날 속이고..
 
레프케:... 제가 이 저택에 오고, 지하에서 수 십, 수 백 년을 지내오면서... 그 너머의 세상을 알려준 것이 당신이었어요. (저를 노려보는 당신을 쓴 미소와 함께 마주합니다.) 저흰 그 때도 함께했어요, 하지만 그 시간은 너무나도 짧았죠. ... 뤼마, 당신은... 너무 빠르게, 제 곁을 떠나버렸었어요.
햇빛도, 격한 운동을 해선 안된다는 것도. 전부 당신을 위해 한 말이었어요. ... 조금만 온도가 올라가도 곧잘 화상을 입고. 조금만 충격을 입어도 몸이 부서지기 십상이셨죠. ... 절 경멸하고 계신가요? 정말, 조금의 정도 남아있지 않나요. 이젠?
 
뤼마:...(일그러진 얼굴을 푹 숙인 채, 그 이야기들을 가만히 듣고 있다가 제 머리를 부여잡곤 쥐어뜯으며 스트레스에 찬 신음을 내뱉습니다. ) 그럼 난 도대체 뭐지? 내가 시체라고.. 날.. (눈을 꽉 감고, 귀를 닫아버립니다.) ..도, 도대체 나한테 뭘 바라는 겁니까? 설마..지, 지금 내가 이 사실을 알고도 사랑해드릴거라고 생각하시는 겁니까?
 
레프케:... (당신의 말에 잠시 머뭇입니다. 표정이 가라앉아요. 실망감에 가득찬 얼굴을 하곤 제 옷자락만 조금 매만집니다.) ... 바라면 안 되나요? ... 전 정말, 당신의 마음만을 바랐어요.
 
뤼마:..부인께선 저한테 미안한 마음이라곤 없으십니까? ..실망할 사람이 누구인데요?(원망 가득한 얼굴로 바라보다가 멀찍이 뒷걸음칩니다.) ...분명.. 같이 산책을 나간 날까지만 해도 진심으로 대해
왔습니다. 하지만.. .하지만.. 이건 정말..전 지금 제 이성 하나 놓지 않고 있는 것만으로도 벅차요.
 
레프케:... (당신을 가만 바라보다가 입을 꾹 다뭅니다.) ... 마지막으로 보았던 당신처럼, 이번에도 당연히 안아주실 수 있으리라 생각했어요. ... 죄송해요. (천천히 뒤돕니다.) ... 부엌에 숨겨진 문이 있고, 그 너머엔 제가 있던 지하실이 있어요. 제 열쇠를 가져가셨으니 그 문을 열 수 있으실 거예요.
당신이 선택해주세요. ... 절 돌려보내실 것인지, 버티고 함께해주실 것인지...
 
뤼마:..(뒷모습을 허망하게 보다가 입을 엽니다. 목소리엔 울음기가 묻어나옵니다.) 당신을 돌려보내면 전.. 여기를 나갈 수 있습니까? ...이런 몸으로 나가도 가족들이 날 다시 받아줄까요? ..
 
레프케:... (당신을 살며시 돌아보았다가, 입을 다물곤 제 방을 향해 걸어갑니다.) 어떻게 대답하든 당신을 협박하는 꼴이 될 테니, 스스로 생각하시길 바라요.
 
그리고 레프케가 방 안으로 들어가, 문이 닫힙니다. ... 이젠 어떻게 하나요?
 
뤼마:(제자리에 서서 멍하니 제 얼굴을 만져봅니다. ..부엌으로 향합니다.)
 
식당과 문 하나를 사이에 두고 연결된 공간입니다. 이곳에서 레프케가 요 며칠간 직접 요리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죠.
 
부엌의 한쪽에 식료품 저장실로 통하는 길이 보입니다.
 
뤼마:(요리해주던 모습을 떠올리곤, 조금 무안한 마음이 들어 가만히 서성이다가 고개를 돌려버립니다. 식료품 저장실로 향합니다.)
 
온갖 식료품을 저장해두는 곳으로, 음식의 신선도를 위해 다른 곳에 비해 온도가 낮은 편입니다. 온갖 육류와 채소, 과일은 물론이고 심지어 수조를 마련하여 생선류도 신선하게 즐길 수 있습니다. 구하기 어려운 값비싼 향신료도 넉넉하게 준비해두었고, 따로 벽으로 구분된 공간에는 와인 셀러까지 있습니다.
 
와인 셀러에는 층층이 오크통이 보관되어 있습니다. 와인은 물론 브랜디, 위스키도 준비되어 있습니다. 안으로 들어가면 참나무 특유의 향이 납니다.
 
뤼마:(레프케가 말한 숨겨진 문을 찾아 저장실 내부를 뒤져봅니다.)
 
살펴본다면 듣기 판정.
 
뤼마:
듣기
기준치: 40/20/8
굴림: 43
판정결과: 실패
듣기
기준치: 40/20/8
굴림: 27
판정결과: 보통 성공
 
어느 부분을 밟고 지나가니 덜걱, 덜걱, 하고 무언가 맞물리지 못 하는 거슬리는 소리가 납니다. 바로… 바닥에서요. 바닥에는 촘촘하게 짜인 카펫이 깔려 있습니다.
 
뤼마:(바닥에 깔린 카펫을 들춰냅니다.)
 
바닥에 문이 있습니다. 숨겨진 문에는 자물쇠가 달려 있습니다 .그냥 보기에도 투박하게 생긴 데다 녹이 잔뜩 슨 게… 굉장히 옛날식 자물쇠입니다.
 
뤼마:..(잠시 주변을 두리번대다, 자물쇠에 레프케의 방에서 가져온 열쇠를 꽂아 열어봅니다.)
 
열쇠가 딱 맞아떨어집니다. 철컥, 하는 소리와 함께 자물쇠가 풀립니다.
 
뤼마:(자물쇠가 풀리자 머뭇머뭇 문을 열어젖힙니다.)
 
문을 열면 제대로 관리가 되지 않은 건지 먼지가 훅 올라옵니다. 아래로 내려가는 계단이 제법 길게 이어집니다. 너무 어두워서 발을 내딛는 것조차 조심스럽습니다.
 
뤼마:(인상을 찡그리곤 안을 들여다보며, 계단을 천천히 내려갑니다.)
 
... 당신은 벽을 짚고 한참을 내려갑니다.
 
계단이 빙글빙글 도는 형태인 탓에 어쩐지 탐사자까지 어지러워지는 기분입니다. 어디까지 내려왔는지, 얼마나 시간이 지났는지 가늠하기도 어렵습니다. 어느새 발이 바닥에 닿습니다.
 
지하인 탓인지 그저 서 있기만 해도 한기가 올라오는 것 같습니다. 고개를 들면 정면에 거대한 문이 보입니다.
 
뤼마:(거대한 문을 올려다보다, 문을 한번 밀어봅니다.)
 
문은 생각보다 쉽게 열립니다. 끼익거리는 시끄러운 소리가 내부에 울립니다.
 
텅 빈 공간이 나타납니다. 너무 넓고, 또 어두워서 어둠 너머로 공간이 끝없이 펼쳐져 있는 것만 같은 기분이 듭니다. 지하에 이렇게 넓은 공간이 있다니.
 
순간 역한 악취가 코를 찌릅니다. 무심코 바닥을 내려다 보면 검붉은 액체가 넓게 퍼져 말라붙어 있고, 그 아래로 어떤 그림인지, 무늬 같은 것이 그려져 있습니다.
 
이것이 서재의 숨겨진 공간에 있던 책에 나와있던 마법진 같습니다.
 
뤼마:..피..?(검붉은 액체를 보곤 두려운 얼굴을 하고 그려진 것을 들여다봅니다. 이내 그것을 지나쳐 천천히 더 안똑으로 들어가봅니다.)
 
발걸음을 옮기면 무언가 발밑에 밟혀 으스러지는 소리가 납니다. 탐사자의 발치에 해골이 굴러다닙니다. 여기엔 사람을 잡아먹는 괴물이 있었던 걸까요? 이성 판정. (0/1)
 
뤼마:
SAN Roll
기준치: 32/16/6
굴림: 95
판정결과: 실패
 
하지만... 괴물은 당연하게도 이곳에 없습니다. 당신만이 덩그러니 서 있을 뿐입니다.
 
관찰력 판정.
 
뤼마:
관찰력
기준치: 65/32/13
굴림: 27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바닥에 떨어진 은빛 비늘 조각들이 띄엄 띄엄 흩어져 빛나는 것이 보입니다.
 
그것들이 가장 많이 모인 곳에는... 허리까지 오는 높이의 단이 올라와 있습니다. 돌로 만들어져 단단하며, 손잡이가 화려하게 세공된 단검이 있습니다. 제사에 사용되는 물건같아요.
 
뤼마:비늘..(저번에 보았던 그 비늘을 떠올리곤, 잠시 탄식합니다. 놓여있는 단검을 들고 살펴보네요.)
 
단검엔 어떤 글자가 새겨져 있습니다.
 
무한한 공허 속에 영원히 잠기리.
 
관찰력 판정.
 
뤼마:
관찰력
기준치: 65/32/13
굴림: 73
판정결과: 실패
관찰력
기준치: 65/32/13
굴림: 91
판정결과: 실패
 
칼을 자세히 살펴보려다가 날에 손을 살짝 베입니다. (hp-1)
 
이 칼을 어디에 쓰라는 걸까요?
 
뤼마:(일단 칼을 챙겨둡니다.) ..지하실에 와도.. 나갈 수 있는 방법을 못 찾겠어.. 뭔.. 제물이라도 바치라는 건가?
 
생각해본다면 지능 판정.
 
뤼마:
지능
기준치: 60/30/12
굴림: 25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서재의 그 책... 신을 불러내는 주문이 있다면 돌려보내는 주문도 있지 않을까요?
 
뤼마:아까 부인이 말했지.. (자신을 돌려보낼지, 함께할 것인지 선택해달란 말을 떠올리곤 잠시 머뭇거립니다. 그녀를 돌려보내고 나면 자신은 어떻게 될지.. )
(..발걸음을 돌려 서재로 향합니다.)
 
서재의 비밀 방으로 통하는 책장은 닫혀 있습니다. 열고 들어가나요?
 
뤼마:(열고 들어갑니다.)
 
책장을 문처럼 열면 먼지가 훅 올라옵니다. 그 안엔 당신이 보았던 책, 수첩이 그대로 놓여 있어요.
 
뤼마:(저번에 보았던 책과 수첩을 다시한번 더 뒤적여 봅니다.)
 
송환 주문 역시 적혀있습니다. 읽어보나요?
 
뤼마:(펼쳐서 읽어봅니다.)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태초의 공허로 돌아가라>

이미 이곳에 당도한 신적 존재를 태초에 존재했던 곳으로 돌려보낸다.
길잡이 역할을 할 신도의 마력을 부어 그 분이 떠나실 길을 만든다.
그 분께서 떠날 마음이 들도록 마력이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 성심성의껏 가는 길을 모셔라.
길을 닦은 신도는 그 분께서 응하실 수 있도록 주문을 외운다.​
 
그리고 그 사이에 종잇조각이 한 장 끼워져 있는데, 그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만약을 대비해 최후의 보루를 준비해두었다. 그 분을 더 이상 감당할 수 없게 되었을 때는 결착을 지어야 한다. 마음의 준비가 되었다면 지하실로 가라. 해답은 그곳에 있다.
 
뤼마:...(종이를 손끝으로 매만지다가, 한참 입을 떼지 못합니다.) 내가 저택에서 나갈 방법은..부인을 돌려보내는 일 말고는 없을까?
 
1년 간 당신이 바깥 공기 한 번 마시기 힘들게 하던 그녀입니다. 다른 방법이 있을까요?
 
뤼마:(혼란스러움 이후에 찾아드는 우울감에 제자리를 서성이기만 합니다.)그치만 부인이...하루아침만에 정할 일은 아닌 것 같아. ..조금은 생각해봐야겠어.
(레프케의 방으로 찾아갑니다.)
 
레프케는 제 침대에 걸터앉아 표지가 덮여있는 책 한 권을 무릎 위에 둔 채입니다. 문이 열리는 소리에도 당신을 바라보지 않아요.
 
뤼마:(잠시 자리에 서서 그 모습을 지켜봅니다.)..부인. .. 제가 만약 여기 계속 남는다면.. 앞으로도 이런 몸으로 살아야만 하나요?
..기분 안 좋으실거 압니다. 아까는 너무 혼란스러워서 무턱대고 화만 냈는데.... 저. 몸만 다시 되돌릴 수 있다면.. 곁에 남겠어요. 하, 할 수 있으실거라 믿어요. 책을 보니 별의 별 소원을 다 들어주셨더군요. (불안한 듯 손목을 자꾸만 긁어댑니다.)
 
레프케:... 당신의 몸은 돌아오는 중이었어요. (여전히 쳐다보지 않은 채로 말을 이어나갑니다.) 당신이 모르는 새에 매일, 제 피를 먹였죠. (눈을 감았다, 뜹니다.) ... 이렇게 불안정한 몸은 아니게 될 거예요. 앞으로 하루면... ... 네, 늙지도 죽지도 않는 몸이 되실 예정이었어요. ... 그리고, 그리고 계속 제 곁에 남아주시길 바랐었는데.
그걸 원치 않아하시는군요. ...
 
뤼마:...피..(그 말을 듣곤 눈을 꾹 감았다 뜹니다. 차라리 아무것도 몰랐더라면 좋았을텐데.. ) 전.. 절 속인 부인이 원망스러웠을 뿐이지, 영영 보내버리고 싶지는 않아요. 그냥.. 전 자유로운 생활을 원해요. 다시 이전처럼 외롭고 싶지도 않고..
...그냥. 전 어떻게 해야 좋을 지 모르겠습니다.(울먹거리며 말합니다.) ..ㅂ, 부인이 어떻게든 해주실 순 없나요..? (다가가서는 어린아이 징징대듯 옷자락을 잡아당기며 묻습니다.)
 
레프케:... 절 결국, 떠나고싶으시단 말이 아닌가요? 불로불사가 어떤 의미인 지는 알고 계시겠죠. ... (이제야 당신에게로 고갤 돌립니다. 허탈해보이는 얼굴.) ... 저와 영원히 함께해줄 자신이 있으신가요? 뤼마. ... 절 사랑하지 않으시잖아요.
 
뤼마:(얼굴을 마주보자 움찔합니다. 시선을 도로 떨구며) 제가.. 제가 알아내지만 않았다면.. 제가 잘못했어요. 분명 깊이 사랑하게 됐을 거예요. ..얼마만의 온정이었는데.. 영원할 정도로의 시간을 보내고 나면 언젠간 잊어버릴거라 믿어요. (당신의 손을 잡아끌어 쥐고 있습니다. ) 그, 그렇지 않습니까?
 
레프케:... 인간들의 사랑은, 일방적이어선 안된다는 걸 알아요. (당신의 손을 보다가, 힘없는 목소리로 말합니다.) 당신에겐 제가 필요하죠. 하지만 제 힘이 필요한 것 뿐이에요. ... 뤼마, 제가 당신을 살려내는 데에. 시간이 얼마나 지났는지 아시나요?
 
뤼마:(그 말을 가만히 듣다가, 할 말이 없는지 망연자실한 얼굴로 바라봅니다.) ..
 
레프케:...백 년, 혹은 그보다도 배는 더... ... 이곳은 당신이 친숙할 모습을 본따 만들었어요. 당장 바깥에 당신이 아는 사람은 아마 없을 거예요.
... 과거로 가려면 지금 당신의 몸은 버티지 못 할 거예요. ... 오늘은 일단 식사하시고, 주무세요. 식당으로 내려가면 제 피를 섞은 와인이 있을 거예요.
 
뤼마:아..(그 말을 듣고 멍한 얼굴로 있다가, 천천히 물러섭니다. 이 심정을 당장 누구에게 위로받아야 할 지도 모르겠습니다.) ...
(더이상 자의로 무언가를 할 의지가 없습니다. 레프케가 시키는대로, 식당으로 내려갑니다.)
 
식당으로 내려가면, 아깐 겨를이 없어 살피지 못한 식탁에는 돔으로 덮인 음식들이 이미 차려져 있습니다. 상당히 식었지만, 이미 죽은 몸인 당신에겐 적당한 온도로 느껴집니다.
 
뤼마:(식사로 차려진 음식들엔 입을 좀처럼 대지 않습니다. 피가 섞여있다는 와인만 들이키고 맙니다. 이곳에서 혼자 식사하는 것이 낯설게 다가옵니다.)
 
식사시간만큼은 레프케가 당신과 매번 함께했기에, 오늘은 시중을 들어주거나 맛을 묻는 주방장도 없기에 더욱 허전하게 느껴집니다.
 
뤼마:(식사자리를 견디지 못하고 금방 일어나네요. 제 방으로 돌아갑니다.)
 
당신이 나왔던 상태 그대로입니다. 오늘따라 더욱 조용합니다.
 
뤼마:(제 방을 찬찬히 보더니, 구석에 치워두었던 아로마 향을 다시 피워놓아요. 이불 속으로 들어가 눈을 감습니다.)
 
아로마 향이 느껴지고 얼마 안 가 잠이 몰려옵니다. 정확히는 몸이 마비되는 감각. 이것이 아니면 당신은 잠에 들 수 없습니다.
 
의식이 돌아옵니다. 창 밖은 보이지 않지만 시계를 보면 아침입니다.
 
오늘은 두 사람의 첫번째 결혼기념일입니다. 엄밀히 말하면 두번째지만요.
 
어떻게 하나요?
 
뤼마:(일어나 식당으로 내려갑니다.)
 
전날 휴가를 보낸 사용인들이 돌아온 것인지, 주방장은 솜씨를 발휘해 진수성찬을 준비해 두었습니다. 꺾은지 얼마 안 된 듯한 꽃들이 곳곳에 장식되어 있어요.
 
레프케는 아직 내려오지 않았습니다.
 
뤼마:(진수성찬 앞에 앉아, 식사를 들지 않은 채 멍하니 반대편의 빈 의자를 보며 레프케를 기다립니다. )
 
오늘따라 준비가 더 오래 걸리기라도 한 걸지. 이러다 음식이 식는 것이 아닐까 고민할 즈음, 레프케가 식당에 들어섭니다.
 
당신을 보며 짓는 미소는 평소에 비해선 가라앉아있지만 전날보단 한 층 부드럽습니다. 당신이 무안하지 않게 하기 위해 보이는 웃음. 조용히 당신의 맞은편에 앉습니다.
 
뤼마:(웃는 미소를 차마 화답해주지 못하고 맞은편에 앉은 모습을 흘끗흘끗 바라보다, 말없이 차려진 식사를 입에 넣습니다. 음식을 억지로 씹어넘기다가, 서러움에 눈물이 어룽어룽 맺히는 것을 소매로 닦아냅니다.)
 
레프케:(그런 당신을 바라보는 눈에 당황스러운 기색이 섞여있습니다. 머뭇이다가 손을 뻗어, 당신의 손등을 제 손으로 감싸요.) ... 뤼마. 괜찮아요?
 
뤼마:(손등 위에 당신의 손이 닿자 움찔하고 놀랍니다. 거부감을 느끼는건지, 아니면 안정감을 느끼는건지.. 더 울컥해선 울음을 터뜨립니다. ) ...모르겠어요. 그냥, 힘들어서..
 
레프케:... 뤼마. (시종들이 물러나게끔 하곤 당신의 손을 꼭 쥡니다. 다정한 손길. 당신의 손등을 약하게 도닥입니다.) ... 죄송해요. 당신이... ... 힘들어할 건 생각도 못하고. 너무 외로웠어서. ...
 
뤼마:(손길이 닿는 것을 울먹이며 바라보다, 잠시나마 위로받고 싶은 마음에 손을 끌어 자신의 뺨에 가져다댑니다. 이내 숨을 몇번 고르더니 조금 진정합니다.) ..돌아갈 가족도 없고.. 시간이 조금 더 일렀더라면 이렇게까지 괴롭진 않았을 거예요.
 
레프케:... (당신의 뺨을 살살 쓸어줍니다.) 당신을 살리려 수도 없이 많은 시도를 했어요. ... 오래 걸려서 미안해요... ... 간만에 봤다는 사실이 기뻐서 그만. (입을 꾹 다뭅니다. 저도 먹먹해지는 기분에 애써 입꼬리를 말아올려요.) ... 원래 계시던 곳으로 돌아가고 싶으신가요?
 
뤼마:(눈을 꾹 감고 뺨을 손바닥에 잠시 기대고 손길을 받습니다.) ...돌아갈 수만 있다면.. 돌아가고 싶어요. (눈을 뜨고 당신의 눈을 마주봅니다. 눈빛은 불안하지만, 약간의 정이 묻어납니다.) ..제가 만약 돌아가면 부인은 그냥 남겨지나요?
 
레프케:(당신의 뺨을 쓰다듬어주다가, 쓴 웃음을 보여요.) 당신이 죽은 직후의 때로 보내드릴 거예요. 그러면... ... 자유롭게, 사실 수 있겠죠. (당신을 가만 마주합니다.) ... 제가 함께 가면, 그 세계의 저는 둘이나 되어버려요. 전 이곳에 남아야겠죠.
 
뤼마:...(잠시 머뭇거리다가 묻습니다.) ..제 기억을 다시 지울 수는 없나요? ... 제가 다 잊고 다시 시작할 수 있게요. 그럼.. 부인도 혼자 남겨지지 않을거고, 전 죽은 몸이었던 것마저 잊을 거예요. 우, 우리 다시 시작할 수 있어요.
 
레프케:... 당신의 기억이요? (당황한 기색으로 당신을 가만 바라봅니다. 당신의 뺨을 쓰다듬던 손이 머뭇이다 이내 멈춰요.) ... 하지만. ... 당신이 사랑하던 사람들은, 이 세계에 없을 거예요. 그런데도요? ...
 
뤼마:(잠시 끙끙 앓는 소리를 내다가 힘겹게 입을 엽니다.)부인이 혼자 남게 두는 건.... 죄스러워서 못 하겠는걸요. 어짜피 신적인 존재이시니, 제 기억 하나 바꿔놓는건 일도 아니시겠죠. 저도 이런 기억은 갖고 살기 싫으니...
잠시나마 좋았던 시절을 생각하면 아깝기도 하지만, 새로 쌓으면 그만인 추억 아니겠습니까..그냥 다 잊게 해주세요. 그거면 됐어요.
 
레프케:... 뤼마. (당신의 손을 꼭 쥡니다. 놀란 기색. 허망해보이기도 하지만 조금씩 표정에 생기가 돌아옵니다. 무어라 말을 이어야할 지, 입을 꾹 다물고있다가 이내 고갤 숙입니다.) 절... ... 절, 선택해주셔서 고마워요. 정말로... ... 뤼마. ... 고마워요. (양 손으로 당신의 손을 꽉 쥡니다. 조금씩 떨리는 손.) ... 고마워요.
 
뤼마:(떨리는 손을 가만히 보다가 표정이 우울하게 가라앉습니다. 하지만 괜찮습니다. 기억만 잊으면 해결될 일이니까요.) ..
 
당신의 손을 쥔 손. 당신을 마주보는 두 눈이 이상하게 빛나는 것이 느껴집니다. 당신의 기억을 그녀는 지우지 않을 것입니다. 다만 어딘가에 넣어둘 것입니다. 이번에야말로 당신이 절대 찾을 수 없는 곳에요.
 
이번에도, 결혼식을 올리게 되겠죠. 이번에도 둘은 멀어지고 다시 가까워질 것입니다. 다만 이번엔 다를 거예요.
 
정신이 몽롱한 와중 레프케가 입맞춥니다. 목 안쪽이 뜨겁습니다. 숨이 막혀오고, 목을 타고 흐르는 그 붉은 액체는 살아있는 것처럼 온 몸으로 퍼져나갑니다.
 
마침내 몸에 들어온 온기, 그리고 부유감. 그 직후 느껴지는 공허함.
 
당신은 새로운 삶을 얻었습니다. 이번에야말로 둘은 영원한 사랑을 맹세하고, 함께하게 될 거예요.
 
END 2. 영원의 넥타르
 
탐사자 생존?
 
보상: 탐사자는 불로불사의, 인간을 초월한 존재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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