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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알/coc

술리 히스클리프

by 애롱쓰 2021. 7. 5.

※주종관계&소꿉친구관계로 다녀왔습니다!

※약혼자+KPC+PC 모두 소꿉친구 관계입니다.

※엔딩과 진행에 개변이 다소 들어가있습니다!

 

 
히스클리프
 
W. shongom
 
KP: 애롱
 
PC: 톰
 
내일은 당신의 결혼식 날입니다.
 
가문의 명성을 위한 정략 결혼. 상대는 왕가와도 연이 있다는 린튼 가의 아가씨입니다.
 
저택의 모든 이들은 결혼식을 준비하느라 바쁩니다. 당신을 위한 예복과 함께 저녁에는 결혼을 축하하는 파티까지 예정되어 있습니다.
 
상당히 피곤한 일정입니다. 휴식 시간은 거의 주어지지 않았어요.
 
모두 이 결혼과 축하연을 기뻐하고 있습니다... 정말 모두가 그럴까요?
 
문간에서부터 당신을 응시하는 시선이 느껴집니다. 오늘따라 더 피곤한 낯을 하고있는 에리입니다. 평소와 같이 웃는 얼굴이지만 그리 행복해보이진 않아요.
 
에리 :도련님, 피곤하진 않으세요? (조심스레 다가와 당신 곁에 섭니다. 여느때처럼 파티 준비를 돕기 위해 옷가지를 정돈해주려 하네요.)
 
술레이만:바쁜 와중이라 정신이 없긴 하지만.. 아무래도 괜찮아. 너야말로 얼굴이 썩 좋아보이진 않는데.(당신이 옷가지를 정돈하는 모습을 무심히 지켜보며 거울 속 자신의 모습을 확인합니다.) 하기야. 힘든 일은 네가 도맡아 하니까.
 
에리 :(익숙한 듯, 당신의 파티의 준비를 돕습니다. 내일보단 아니겠지만 특히나 중요한 날이니 만큼, 정성이 들어간 손길입니다.) 전 괜찮아요, 그리 대단한 일 하는 것도 아닌 걸요. (시선을 살짝 내립니다. 잠시 뭔가 망설이는 듯, 입을 다물었다가) 기분은 어떠세요? 내일이 결혼식인데...
 
술레이만:(당신의 이전 말들과 행동을 흘려듣던 와중, 결혼소감을 묻자 손짓을 살짝 머뭇거립니다.) 기분이야, 새신랑들 기분이 다 거기서 거기 아니겠어. 평범해.(손가락에 끼워진 반지를 한참동안 바라보다 살짝 환희에 찬 목소리로) 드디어 나도 이 집안에 보탬이 될 수 있어.
 
에리 :(그 모습을 한참 바라봅니다. 입을 조금 우물이다가 이내 옅게 웃기만 합니다. 하고싶은 말을 참는 것이, 피로한 만큼 잘 숨겨지지 않습니다.) 기쁘시겠어요, 정말. ... 그렇게 바라시던 결혼식이잖아요. (당신에게서 몇 걸음 물러납니다. 준비가 끝난 듯, 문고릴 살짝 잡은 채 당신을 바라봅니다.)
 
술레이만:(당신의 우물이는 표정을 살짝 보더니, 눈썹이 살짝 올라가며 아무렇지 않은 듯 웃습니다.)오늘 너 좀 이상하다. 아무래도 꽤나 피곤한가 보지? 결혼하는 당사자보다 더 피곤하면 어째. (문 앞에 서서 당신을 슬쩍 보다가) 막상 다가오니 살짝 아쉬워. 하지만..어쩌겠어.(짚어넘기려는 듯, 어깰 으쓱입니다)
 
에리 :결혼식을. .. 안 할 수는 없을 노릇이잖아요, 그죠? (멋쩍은 듯 웃습니다. 그러곤 문을 천천히 열어주곤 비켜섭니다. 평소보다 더 힘없는 듯 하지만 티내려 하진 않습니다. 나름대로 씩씩하게 웃으며 당신이 먼저 나가길 기다립니다.)
 
술레이만:결혼식을 안 한다고?(당신의 말을 듣곤 농을 담아 하하 웃습니다.)말도 안 되는 소리야. (문지방을 넘어서다 문득 당신을 돌아봅니다.) 괜찮은 것 맞지?(위화감이 느껴지는 모습에 그 상태를 살핍니다.)
 
살펴본다면 심리학 롤 굴려주세요!
 
술레이만:
심리학
기준치: 60/30/12
굴림: 14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괜찮다며 웃는 얼굴을 보고있자니, 이 상황에 익숙하고 익숙한만큼 고통스러워보인다는 인상을 받습니다. 에리는 이내 시선을 살짝 돌려버립니다.
 
에리 :... 자, 도련님. 이러다 늦겠어요. (살짝 재촉하듯 저택의 홀 방향으로 눈짓합니다. 목소리 끝이 잘게 떨리는 것 같았던 건 착각이었을까요?)
 
술레이만:... 그렇지. 내가 중심이 될 파티인데, 늦을 수야 없지. (그런 목소리의 당신을 살짝 뒤로한 채 저택의 홀로 발걸음을 재촉합니다.)
 
당신은 저택의 홀로 향합니다...
 
저택의 홀과 거대한 앞 정원에는 사람들이 벌써 모여 웃으며 당신의 결혼을 축하합니다.
 
당신의 곁을 당연히 지키고 선 에리가 유지하는 침묵만이 이 상황에서 유일하게 안기는 고요입니다.
 
주위는 어디를 보아도 왁자하기만 합니다.
 
몇몇 귀족들이 당신에게 다가와 무어라 무어라 떠들어댑니다. 인사를 건네며 큰 목소리로 말하네요.
 
이름 모를 귀족: 오랜만일세, 술레이만! 자네가 마침내 린튼 가와 결혼을 하다니, 이건 정말 경사로군! 그 집안은 예로부터 아주 유명하지 않았나. 부와 명예를 모두 거머쥐었다고 말이야... 남은건 만사형통이겠어!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이 양반들, 본 기억이 없습니다. 잘 나가는 것 같으니 일부러 친하게 구는 거겠죠.
 
술레이만:(잠시 황당한듯한 기색이 있었으나, 이내 기운찬 목소리로 웃으며 일면식도 없던 손님을 맞이합니다. ) 어서들 오십시오. 저희 결혼식을 축하하러 오셨다니 반가울 따름입니다. (축하할 자리, 분위기를 망치고 싶지 않아 억지로 불편한 기색을 뒤로하고 대화합니다)
말재주
기준치: 70/35/14
굴림: 27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사람들은 당신의 기분을 아는지 모르는지, 너나 할 것 없이 몰려 인사를 건네기 바쁩니다. 여기저기 모여 무어라 대화하고 있는데... 린튼 가의 이야기가 들려옵니다. 자세히 들어본다면 듣기 판정!
 
술레이만:(인파에 정신이 없어지는 와중, 어디선가 들려온 약혼자의 성씨에 그쪽에 집중합니다.)
듣기
기준치: 45/22/9
굴림: 80
판정결과: 실패
 
"... 린튼 가에서... ...다며?"
 
"결혼식 날짜가 발표된 이후에 계속 그렇다더라고. 무슨 마가 껴서, 이 경사스러울 때에…”
 
술레이만:사람이 너무 많군. 들을 수가 없으니..... 이렇게나 많이 올 줄이야.. (마가 꼈다는 이야기에 살짝 불안한 표정을 비치다가 다시 손님들에게로 고갤 돌립니다) ..괜찮겠지.
 
저 멀리, 린튼 가의 사람들이 보입니다. 다만 인파에 막혀 다가가기가 힘드네요.
 
술레이만:아! (남들 사이에서 보이는 린튼의 사람들을 보니 내심 반가운걸까, 그들을 만나기 위해 앞을 가로막고 선 사람들에게 양해를 구하려 합니다.)
 
양해를 구한다면 말재주 판정!
 
술레이만:
말재주
기준치: 70/35/14
굴림: 89
판정결과: 실패
 
에리 :도련님께선 용무가 있으십니다. (피곤하실텐데, 바람이라도 쐬러 나가실래요? 라며 부드럽게 웃으며 당신을 인파에서 조심스레 빼내옵니다. 귀족들을 뒤로 하고 조금 거릴 두니 숨을 푹 내쉽니다.)
 
술레이만:(금새 피곤해진 듯한 얼굴로 당신을 따라오다, 안도의 한숨을 쉽니다.) 고마워. 하마터면 저기 영영 갇힐 뻔..했군! (멋쩍게 웃다가) 결혼식 기념 파티라, 역시 사람이 평소보다 더 많이 몰리네.
 
에리 :이것도 제 일인 걸요. (작게 미소짓습니다. 시선을 잠시 돌려 린튼 가 방향을 바라보자니, 표정이 조금 가라앉습니다.) 저. ... 잠시 바람 쐬러 나가진 않으시겠어요?
 
술레이만:그치만 여기 손님들이..(바람을 쐬러 나가잔 말에 조금 당황한 듯 뒤의 사람들을 돌아보다가 이내 고개를 느리게 끄적입니다.)..하. 내일 결혼식에서 지칠 모습으로 있을 순 없으니, 잠깐 쉬는 것 정도는 괜찮겠지. 좋아.
 
에리 :(당신의 말에 눈에 띄게 표정이 밝아집니다. 잠시 주변 눈치를 보다가도, 당신을 이끌고 마당으로 나섭니다. 지친 기색이었던 것이 좀 나아진 듯 보여요.)
 
술레이만:오래는 못 있어. 알지? (당신에게 이끌려 마당의 정원으로 들어섭니다. 탁 트이는 공기에 조금 숨을 크게 들이쉬더니, 한결 차분해진 얼굴로 당신을 쳐다봅니다.) .. 좀 낫네.
 
바깥으로 나오자, 홀의 음악이 먹먹하게만 들립니다. 선선히 불어오는 바람, 그것에 바스락거리는 풀잎의 소리가 들려옵니다.
 
정원의 중앙까지 걸어와 섭니다. 에리는 방금 전보다 훨씬 온화해진 얼굴을 하고있어요. 시간은 밤 9시, 달은 보름달입니다.
 
하늘은 구름 한 점 없이 깨끗해 별이 쏟아질 듯 무수히 많습니다.
 
홀에서 들려오는 음악이 막 바뀌던 차에, 달빛을 등지고 문득 당신을 바라봅니다. 조금 머뭇이는 기색이었지만, 약간 떨리는 목소릴 냅니다.
 
에리 :도련님, 혹시 괜찮으시다면... (손가락을 조금 꼼질대다가, 멋쩍은 듯 웃습니다.) 내일 이후로, 한동안 못 보게 될 지도 모르는데. 춤 한 곡만 같이 춰 주실 수 있나요? ...
 
술레이만:...(그저 눈을 조금 크게 뜬 채 당신을 쳐다봅니다. 예상하지 못해, 무슨 얼굴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듯이.) 춤이라니. (살짝 불안한 기색으로 저택 건물과 당신을 번갈아 쳐다보며) 춤추는 방법도 아직 잘 모르잖아.
 
에리 :남이랑 같이 춰본 적은 그닥, 없지만.. (당신의 시선을 따라 건물을 잠시 보았다가, 다시 당신을 바라봅니다. 긴장한 듯한 기색을 숨기지 못한 채 손을 조심스레 내밀고는) 그래도, 혼자서는 좀 많이 연습했어요.
 
술레이만:왜 이래,(어색한 소리로 웃으며 당황한 기색을 감춥니다. 그 손끝을 어눌한듯한 손길로 살짝 쥐었다가 툭 떨구듯 내려놓습니다.) 바람 쐬러 가자고 했잖아. (연습했단 말에, 살짝 부담을 진 얼굴을 합니다)
 
에리 :... (당신의 손을 가만 보았다가, 이내 힘없이 웃습니다.) 죄송해요, 부담드리려던 건 아녔는데. (시선을 잠시 내립니다. 눈을 감았다가, 뜨곤 머리카락을 귀 뒤로 슬쩍 넘깁니다.)
 
머리카락을 넘기는 손길에 시선을 두었다면, 무언가 눈에 걸립니다. 관찰력 판정.
 
술레이만:나, 내일 결혼하는거 알지. 결혼식 전날에 너와 춤추는건 곤란해. . 굳이 전날이 아니더라도.(그런 당신을 한참 쳐다봅니다.)
관찰력
기준치: 60/30/12
굴림: 36
판정결과: 보통 성공
 
옷으로 감춰진 목 부분에 희미한 멍자국이 보입니다. 얇고 긴 자국, 손으로 쥔 것만 같은..
 
술레이만:..( 잠시 시선이 목 쪽에 머무르다가 흐릿한 멍자국을 황당한듯한 표정으로 쳐다봅니다. 머리를 넘기는 당신의 손목을 낚아챕니다.) 이건 또.. 여긴 왜 이래. 너 왜 이러는 거야?
 
에리 :(흠칫 놀라나 싶더니, 다른 손으로 제 옷을 당겨 뒤늦게나마 자국을 가립니다. 시선을 조금 아래로 내린 채) 별 거 아니예요, 그냥. ... (뜸을 들이다가, 머뭇머뭇 입을 엽니다.) 일이 좀, 있었어요. 큰 일은 아니예요.
 
술레이만:사람 목에 멍이 들었는데 별 거 아니라고 말하나? (불편한 기색으로 당신을 쳐다봅니다.) 시종이 주인한테 숨길 일이 뭐가 있어? 난데없이 불러서 춤을 추자고 하지를 않나.. 무슨 일 있는거야?
 
에리 :... (입을 조금 우물입니다. 표정이 조금 가라앉나 싶더니, 이내 옅게 웃으며 고갤 내젓습니다.) 정말로요. 내일 중요한 날이신데, 이 이상 신경쓸 일 늘리게 하고 싶지 않아요. (시선을 살짝 올려 당신을 마주봅니다.) 춤 신청한다면, 오늘이 정말 마지막일 것 같아서요.
 
술레이만:이미 신경쓰게 만들었잖아.(기분이 상한 얼굴, 찌푸린 채로 당신을 쳐다보다) 됐어.... (발자국을 몇개 떼더니 당신에게서 약간 비껴난 방향을 봅니다.)..난 이제 아내를 갖는데 어떻게 너랑 춤을 출까. 난 오늘 너와 춤출 수 없어. 춰서는 안되는 일이고. 실망했다면 미안해.. 그런데 너도 네 본분을 알잖아.
 
에리 :(그런 당신의 기색을 살피다가, 약간 침울해진 얼굴을 합니다. 안된다는 건 알고있었지만... 약간의 실망감이 표정에 드러났다가도, 마찬가지로 옅게 웃습니다.) 남이 보냐 안보냐만이, 문제는 아니였죠. (한숨을 애써 삼킵니다.) ... 밖에 좀 오래, 나와있었네요. 사람들이 찾겠어요.
 
술레이만:(그런 당신의 표정을 보다가 눈을 살짝 감고 돌아섭니다. 거절하는것이 당연하다 여기지만, 실망한 얼굴을 보니 영 불편한지) 그래, 너무 내 자릴 비워뒀네. 어서 가는게 좋겠군. 먼저 갈게. (성난 걸음걸이인지 상황을 피하려는지는 모르겠으나 조금 서두른 채로 돌아섭니다)
 
에리 :(당신을 몇 걸음 뒤에서 따라가려다가, 짧게 숨을 들이쉬는 소리에 이어 약간 다급한, 옅은 울음기에 떨리는 목소리로 당신을 부릅니다.) 수, 술레이만 도련님.
 
술레이만:(급히도 앞서가다가, 울음기 섞인 목소리에 멈춰선 채 눈을 질끈 감습니다. 이름을 부르는 목소리에 한참을 대답하지 않다가, 반쯤 고개를 돌려 말하라는 듯 어깨 너머로 바라봅니다. )
 
에리 :결혼.. ... (긴장한 듯, 앞치마를 꾹 쥡니다. 약간 떨리는 목소리로) 결혼식장에, 전. ... 내일 못가게될 것 같아서요. 저택에, 일이 많다고 해서... (시선을 살짝 떨굽니다.) ... 미리, 잘 다녀오시라고. ... 말씀드리고 싶었어요.
그림
행복하시길 바라요.
 
술레이만:(몸을 돌려 적잖게 당황한 듯 살짝 미간을 찌푸린 채 쳐다봅니다. 시선을 내려 앞치마를 꾹 쥔, 얇은 손가락을 쳐다보다가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그래. 아쉽네. ...우리 셋이 어릴적 자주 놀았는데, 결혼식에 너만 빠진다니 좀 섭섭한데..(당신의 표정을 보고)네가 그렇게 빌어준다면, 언젠간 행복해지겠지. 고마워.
 
에리 :... (옅게 웃으며 고갤 끄덕입니다. 시선을 잠시 내리고, 열기 오른 숨을 내뱉습니다.) ... 정말 늦겠다, 붙잡아서 죄송해요. (하곤 홀 방향으로 걸어갑니다. 최대한 당신을 마주보지 않으려 고갤 약간 돌린 채입니다. 건물로 들어가는 문을 미리 열고 기다리는 모습에서, 한 손으로 제 눈가를 건드리는 것도 같았습니다.)
 
술레이만:(애써 그 모습을 묵인한 채로 문을 건넙니다. 홀로 들어서니 들리는 시끌벅적한 소리가 한적한 대화장소보다 오히려 안심이 되는지 표정이 살짝 풀어집니다.) ..아까 그 얘기는 그만하는 걸로 알고 있을게.
 
에리 :... 네. (조금 숨을 가다듬은 뒤에 겨우 나온 대답. 문고리를 조금 만지작거리나 싶더니 당신을 따라 홀로 들어섭니다.)
 
여전히 파티가 한창인 홀, 당신을 본 친척이 그동안 어디 가있었냐면서 다가오네요. 이젠 사돈인데, 린튼 가에 인사하러 가야하지 않겠냐면서 잔을 건넵니다.
 
술레이만:잠깐 신선한 공기 좀 들이키고 왔습니다. (잔을 받아들고 불편했던 표정을 애써 걷고 사람 좋은 미소를 짓습니다. 옷매를 살짝 가다듬고, 친척을 따라 린튼 가의 사람들 쪽으로 걸음을 옮깁니다.)
 
린튼 가 사람들 쪽으로 가자니, 친척은 미리 자릴 비켜줍니다. 여전히 당신의 옆을 지키고 서 있던 에리는... 조금 거리를 둡니다.
 
답지않게 약간은 원망 섞인, 조금은 조급한 표정이 보였을 지도 모르겠습니다.
 
이쯤 되니 린튼 가에 대한 소문이 문득 떠오릅니다. 가장 명예로운 집안으로도 잘 알려진, 왕족과도 줄이 이어진 곳이었죠.
 
희한하게도 개방된 정보는 거의 없다시피 한 가문입니다. 가문 구성원조차 다 공개되어있지 않으니 말 다했죠. 괴짜들이 많다 했던가? 불미스러운 소문이라 하면 이정도네요.
 
그래도 장인어른 될 분도 눈 앞에 계시고, 이런 생각은 금방 떨쳐내야 하겠죠. 린튼 가 사람들이 모인 곳에 다가가니 당신을 반갑게 맞이합니다.
 
엉덩 린튼:훠훠훠! 이게 누군가! 우리 사위 아니지 우리 '새 가족" 될 사람 아니신가!
오랜만에 만나니 반갑구만 다시 이렇게 좋은 옷을 입은 모습으로 만나니 더 총명하고 영특해보이는구만 (술레이만의 어깨에 손을 얹으며 말한다. 초점이 조금 흐린 듯 보인다. 마치 잠을 자지 못한 사람마냥.)
 
술레이만:아, 반갑습니다 장인어른.(또박또박한 목소리로 힘있게 대답하며 웃는다. 어깨 위의 손, 그의 흐린 눈이 영 불편한 감이 있지만. 자신의 약혼자의 눈도 그것과 닮아 있기에 대수롭지 않게 넘깁니다.) 아까 진작에 인사드렸어야 했는데, 워낙 사람이 많아서.
 
엉덩 린튼:훠훠, 아닐세. 사람이 하도 많으니 그럴 수 있지 암! 말이라도 그리 하니 고맙구먼 기래 훠! 훠! 훠! (초점없이 웃는 모습이 무언가 어색하게 보인다)
자 어디보자
아라네아!
아라네아 린튼 우리 딸!
 
곧 부부 될 사람끼리 춤 한 번 춰야 하지 않겠냐면서, 아라네아의 이름이 불립니다. 곧이어 당신 쪽으로 다가온 아라네아, 당신의 약혼자는 평소보다도 더 화려한 차림을 해, 모두의 이목이 끌립니다.
 
정중하게 당신에게 인사하며 웃는 얼굴은 평소와도 같습니다. 흐리고, 어딘지 모르게 동떨어진 느낌이지만... 오히려 친숙하게 느껴지지 않나요? 손을 내밀고 당신이 에스코트해주길 기다립니다.
 
술레이만:(인사를 나누고, 내민 손을 잡아 손등에 입을 맞춥니다. 참 오래 보아왔던, 그 흐릿한 미소에 저도 웃음으로 화답하며, 아라네아와 함께 홀의 중앙으로 향합니다.)
 
둘이 홀의 중앙에 서자, 음악이 서서히 바뀝니다.
 
모든 이들의 주목 속에서 배우자 될 사람과 춤을 춥니다. 미끄러지듯, 물 흐르듯 부드러운 몸짓은 그녀가 오랜 기간 교양을 배워온 사람임을 증명합니다.
 
사람들의 웃음과 박수 소리, 모두가 이 순간 기뻐하고 자랑스러워하고 있습니다... ...
 
정말 모두가 그런가요?
 
아라네아의 어깨 너머로, 벽에 기대듯 붙어 서 고요하게 당신을 응시하는 에리의 얼굴은... 무슨 표정인가요? 알 수 없으나 적어도 입매가 굳은 상태임은 확실합니다.
 
원하지 않았음을, 이 순간을 바라지 않았음이 드러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둘을 계속 바라보고 있습니다. 감시하도 하는 것일지...
 
아라네아 린튼: (그 찰나, 당신의 귓가에 속삭임이 내려앉습니다.) 저 아인 당신을 굉장히 아끼나봐요. (속삭이는 목소리. 다정한 어조지만 어쩐치 차갑게 느껴집니다.) 하지만... 관리는 좀 해둬야겠어요, 사심도 저렇게 노골적이면 달갑지 않은 일이라는 건 알죠?
 
그렇게 드러내는 웃음은 평소와 같지만, 잠시 당신 뒤의 에리를 응시하는 눈빛에는 적대감이 섞여있습니다.
 
술레이만:(..관리를 해 두란 말에 표정이 살짝 묘해졌다가, 이내 태연하게 눈을 보고 웃습니다.) 그저 시종 계집아이일 뿐이야.(그녀의 눈빛을 살피다, 춤선이 더 가까워집니다. 그 기류가 영 편하진 않았으나, 나름 어여삐 여기던 사람이었기에 수긍합니다.) ..달갑지 않은 일임은 맞으니, 그 말 신경쓸게. 내일 결혼식에도 오지 않는다던데. 네가 신경쓰일 것 없잖아.
 
아라네아 린튼: 이전 일도 그렇고, 그 아이완 사이가 예전만큼 가까워지긴 힘들 것 같아서 드리는 말이에요. (보란 듯이, 당신에게 다정하게 기대듯 붙습니다.) 날이 갈 수록 안색도 안좋아지고 있고... 그 애도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하지 않겠어요?
 
술레이만:..그래. 이젠 결혼도 할 테니 예전과는 다를거야. (그녀가 기대자 살짝씩 받아줍니다. 다정한 모습이지만, 설레여하는 구석은 없는지 기대고만 있습니다.) .. 당신 말대로 애가 요즘따라 점점.. 이상해지기는 했어. 이유는 잘 모르겠지만... 어짜피 결혼식 이후엔 볼 일도 거의 없을거야. 당분간 진정하게 두는 게 좋을듯 싶어.
 
당신의 이야기에 특유의 흐릿한, 만족스러운 웃음을 보입니다. 뒤이어 타이밍 좋게 춤이 끝납니다. 정중히 인사한 미래의 배우자는 여전한 표정으로 자신이 있어야 할 곳으로 돌아갑니다.
 
당장 내일 부부가 될 사이인데, 자신의 가문의 사람들과 무어라 대화하고 있습니다. 원래 어느정도 제멋대로인 사람이긴 했다지만, 기분이 썩 좋지 않을 지도 모르겠어요.
 
그래요, 내일. 당신은 결혼을 하게 됩니다. 멀리서 당신을 바라보고 있을 에리도, 이 파티에 참석한 모든 사람들도, 당신도 알고 있는 사실입니다.
 
에리가 서 있던 장소를 보면, 어느새 자리를 뜬 듯 모습이 보이지 않습니다. 방금 전의 표정이 머릿속에 맴돕니다.
 
심란함을 안은 밤이 지나갑니다. 이 밤이 지나면 당신은 식장에 가게 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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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식 다음날의 동이 텄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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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도래한 아침입니다. 일찍부터 모든 사람들이 분주합니다.
 
당신의 몸단장을 해주는 사용인들 사이 이상하게도 에리의 모습은 코빼기조차 보이지 않습니다.
 
가족들은 연달아 당신의 방을 방문해 결혼을 축하하고, 인사를 합니다. 모두가 진심으로 기뻐하는 것이 보이네요.
 
식장으로 향하는 길목은 그리 멀지 않았습니다. 다만 마음에 걸리는 것이 있다면 여전히 에리는 어디에도 있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암만 바빠도 그렇지, 인사정도는 할 수 있던 거 아닌가요?
 
... 그런데 이상한 일입니다. 도착한 식장, 린튼 가의 대저택의 분위기가 입구에서부터 심상치 않습니다.
 
묘하게 풍기는 서늘함, 어디선가 나는 미미한 시큼한 냄새에 기시감이 듭니다. 이상할 정도로 차가운 분위기 속, 누군가의 시선을 느낀 것도 같습니다.
 
결혼식을 할 곳인데 이렇게 음산할 노릇일까요?
 
조용히 발을 들여 내부를 살펴보면, 홀 쪽이 소란스럽습니다. 사람들의 말이 뒤섞이는 가운데, 묘한 단어가 반복되고 있습니다.
 
들어본다면 듣기 판정.
 
술레이만:...(조금, 당황한 표정입니다. 음산한 분위기에 초조한 듯 제 손을 매만지다가 홀 방향에서 들려오는 목소리들에 귀를 기울입니다.)
듣기
기준치: 45/22/9
굴림: 75
판정결과: 실패
 
잘은 모르겠지만... 경찰이라는 단어가 들린 것 같습니다.
 
술레이만:(결혼식장에 경찰이라니. 불길한 기분에 표정이 점점 굳어집니다. 점점 빨라지는 걸음으로 목소리가 들리는 곳으로 다가갑니다.)
 
소란스러운 장소로 다가가면, 린튼 가의 부인이 무릎을 꿇고 울고 있는 것이 보입니다.
 
부인의 남편 또한 넋이 나간 기색입니다.
 
상황을 파악학기도 전, 당신의 눈에 들어오는 것은...
 
당신의 예비 배우자, 아라네아의 시체입니다. 이성판정(0/1)
 
술레이만:
SAN Roll
기준치: 55/27/11
굴림: 18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경찰들이 분주히 현장을 검거하고 있는 것이 눈에 들어오고, 불쾌한 냄새가 코를 찌릅니다.
 
이제 어떻게 하나요?
 
술레이만:....(터무니없는 광경에 와닿지 않는건지, 말문이 막혔는지. 숨소리까지 죽이고서 이전보다도 더 창백한 아라네아의 몸을 내려다보고만 있습니다. 발이 쉽사리 떼어지지 않았지만..) ( 다가가 그 새하얀 손을 잡고서 한참을 바라봅니다.)
 
아라네아의 몸은 총살의 흔적이 적나라하게 드러난 채입니다. 눈도 채 감지 못한 그녀는 머리에서 피가 흐르고 있습니다.
 
손을 잡아보자니, 손에 무언가를 쥔 것이 보입니다.
 
술레이만:...아.(눈을 질끈 감았다가, 다시금 그녀 쪽으로 슬쩍 시선을 옮깁니다.. 차마 그 눈을 마주치거나 감겨주지도 못하고, 무엇일까. 그녀 손에 쥐여진 무언가로 시선을 돌려 손끝으로 만져봅니다.)
 
쥐고있는 것을 빼낸다면 은밀행동 판정!
 
술레이만:(그 차디차고 긴 손가락들을 한참을 어루만지다 펴봅니다.)
은밀행동
기준치: 50/25/10
굴림: 27
판정결과: 보통 성공
 
손에 쥐고 있던 것은 찢어진 쪽지입니다. 그 안엔 흰 거미의 그림이 그려져 있습니다.
 
술레이만:(쪽지 속 그림은 꽤나 당황스러운 모습이었으나 이 판국에 신경쓸 겨를은 없는지, 경찰들과 린튼 가의 사람들에게 시선을 돌리고 분노인지, 슬픔인건지. 떨리는 목소리로 말합니다.) 누가. 누가.. 이런 짓을 했습니까?
 
경찰: (당신의 목소릴 듣곤 잠시 뜸을 들이나 싶더니 다가옵니다. 당신이 누구인지 알아보곤 보내는 동정의 시선이 느껴집니다. 그러곤 경찰모를 살짝 들어올리며, 힘이 들어간 문장을 내뱉습니다.)
사인은 총살, 두 시간 전 부엌에서 일하던 사용인들이 총성을 듣고 뛰어왔을 때 이미 목숨이 끊어진 상태였다 합니다. 범인은 아직입니다만... 경사로운 결혼식 날, 이런 일을 겪게 되심에 진심으로 유감을 표합니다.
 
주변에 시선을 돌리면 아라네아의 시신 외에 핏자국으로 너덜너덜해진 카펫, 열린 창문과 장식장이 눈에 띕니다.
 
술레이만:(유감이란 말에, 경찰에게 기가 차다는 듯 경멸이 섞인 목소리로 말합니다.) 결혼식 날에 신부가 총에 맞아 죽었는데, 아무도 보지 못했단 겁니까? (열린 창문과 장식장을 쳐다봅니다.)....정말.. 뭐라도. 알아낸 것 없습니까?
 
경찰은 면목없다는 듯, 시선을 조금 떨구며 한숨을 삼킵니다. 단서는 있어도 범인을 특정짓기 힘들다 하네요.
 
창가를 바라보자니, 신발 자국이 남아있는 것이 보입니다. 성인 여성 평균치 정도의 크기로, ... 어쩐지 익숙해보일 지도 모르겠습니다.
 
술레이만:(탁해진 눈으로 그 발자국의 크기를 가늠해 봅니다. 익숙한 크기의 발자국에, 잠시 멈칫했으나 애써 생각을 지웁니다. ) 장식장은.. 왜 열려 있습니까. 강도라도 당했나요? (분함에 치를 떨다 목소리가 공격적으로 변합니다.)당신들... 단서가 있으면 어떻게든 범인을 찾으란 말입니다.
 
한 쪽 문이 미미하게 열린 채인 장식장입니다. 열린 틈 바로 앞에는 린튼 가의 가족 사진들이 모인 액자입니다. 다만, 유독 큰 액자가 텅 비어있습니다. 누군가 억지로 빼간 느낌입니다.
 
뒤이어, 다른 사용인들에게 말을 걸고있던 경찰 중 하나가 당신에게 다가옵니다.
 
경찰: 혹시 에리라는 사람을 아십니까? 그 집의 시종이라 들었는데, 어린 시절부터 알고 지내셨다고 말하더군요.
1층 응접실을 빠져나가는 인영에 대한 인상착의를 묻고다니니 모두 그녀와 비슷하다고 증언하길래 말입니다. 이 시각에 그녀가 어디 있었는지 아십니까?
 
술레이만:...그 아인..... 분명, 일이 바빠서 식에는 참석하지 않고 제 가문의 저택에 있겠다고 했습니다. (인상착의 이야기에 표정이 일그러집니다.) ..저택의 하인들에게 물으면 알 거예요. 일하는 모습을 누구라도 봤을 겁니다. ...저는 오늘 보지 못했습니다.
 
당신의 말에 경찰은 미심쩍은 얼굴을 하고 있다가도, 이내 수긍하고 돌아섭니다. 아무래도 당신의 집까지 함께할 예정인 듯 보여요. 그녀를 찾기 위해서임이 분명합니다.
 
찜찜하고 불쾌하기 짝이 없는 상황, 어찌됐든 확실한 사실은 이 결혼은 이제 물거품이 되고 말았다는 사실입니다.
 
살인 현장에 오늘의 주인공이 더 머무를 이유는 없습니다. 행복하고 아름다워야 할 날이 바닥으로 추락함에 모든 이들이 슬퍼합니다.
 
술레이만:(평생을 함께할 반려자를 잃은 일. 지금껏의 시간이 모두 수포로 돌아간 허무감에 일그러진 얼굴로 아라네아의 모습을 자꾸만 돌아봅니다. 두고 가는 발걸음이 무겁습니다.)...일단, 같이 오십시오.(경찰에게 툭 내뱉고는 자리를 떠납니다.)
 
귀가하는 마차가 준비되는 가운데, 아라네아의 부모님 되는 사람들이 망연히 앉아있다 당신을 응시하는 게 느껴집니다. 위로의 한 마디라도 전함이 좋을까요?
 
술레이만:...(잠시 발걸음이 머뭇거리다 그들에게 다가갑니다. 흐트러진 모습으로 말합니다.)죄송합니다....(목이 매여 턱턱 막히는듯한 목소리. 애써 그들의 시선을 피하며 알 수 없는 죄책감을 느낍니다. 마차 쪽으로 몸을 돌리고).. 저는 이만 가보겠습니다. ..그..장례식.. 전에는 반드시 돌아오겠습니다.
 
당신이 이야기하는 내내, 그들은 당신을 빤히 바라보며 입을 열지 않았습니다. 다소 기형적이라 느껴질 정도의 태도. 집요하기까지 한 시선을 애써 떨쳐내고 당신은 마차에 몸을 싣습니다.
 
그런 차에, 어디선가 다른 시선이 느껴집니다. 보다 강하고, 불쾌한 느낌. 시선이 느껴지는 장소는 저택 한구석의 풀숲 속입니다.
 
자세히 살펴본다면 관찰 판정.
 
술레이만:(어디선가 파고드는듯한 시선에 풀숲 쪽을 바라봅니다. 불안함과 약간의 역겨움이 섞인 표정입니다.)
관찰력
기준치: 60/30/12
굴림: 9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하얗고 벌레같이 생긴 무언가, 벌레라기엔 상당히 큰 무언가가 당신을 응시하다 사라짐이 눈에 들어옵니다.
 
그 순간, 마차가 출발합니다.
 
--
 
돌아온 집안은 그야말로 난리입니다. 당연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사람이, 그것도 결혼 대상이 죽었잖아요.
 
당신은 어떻나요?
 
술레이만:(이루 말할 수 없는 표정들이 뒤섞인 얼굴로, 무슨 생각을 하는지 가만히 정면을 노려보듯 응시하고 있습니다. 그의 상태라면, 사람들이 말을 걸어도 잘 대답하지 않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잠긴 목소리로 시종 하나를 붙잡고 에리의 행방을 묻습니다.)
 
시종은 일찍부터 심부름을 나갔다고 대답합니다. 대답이 저렇다 하든, 이 상황에 에리가 미심쩍은 것은 명백한 사실입니다. 당장 경찰이 한 말만 들어도요.
 
하지만 설마, 이렇게까지 극단적인 성격이었던가요? 오래 지내온 만큼 더욱 의아하기만 합니다.
 
방에서 잠시 있다보니, 창밖으로부터 에리의 이름을 부르는 소리가 들려옵니다. 하인과 가족이 뛰어나가 도대체 여태까지 어디 있었냐며 소란입니다.
 
에리는 영문을 모르겠다는 듯, 심부름을 다녀왔노라 답하는 것이 시야에 잡힙니다.
 
술레이만:..(그런 짓을 하리라곤 믿지 않지만, 막상 그 모습을 보니 알 수 없는 화가 느껴집니다.
식은 얼굴로 그 모습을 한참 지켜보더니 창문을 닫아버리고 에리가 방으로 들어오기를 경찰과 함께 기다리기로 합니다.)
 
에리 :도련님, (이야길 전해들은 듯, 안색이 안좋습니다. 약간은 다급하게 당신의 방으로 들어오다가 경찰을 보고 걸음이 순간 멈춥니다. 당혹감 가득한 얼굴로 당신을 바라봅니다. 그대로 잠시 굳어, 문고릴 잡고 서있기만 합니다.)
 
술레이만:...(당신을 한참동안 노려보듯 바라봅니다. 혼란스러움과 무기력, 그리고 약간의.... 경멸적인 표정이었습니다. 당신의 당혹스런 얼굴에 반응해주지 않습니다.)... 무슨 일인지는 들었겠지. 경찰이 너를 찾아서 불렀어. (차마 추궁하지는 못하고, 옆의 경찰에게 눈짓하며 떠넘깁니다.)
 
에리 :... 네. (짐도 내려놓지 못한 채 당신을 바라보다가, 경찰에게 떠밀려 방 밖으로 나갑니다. 계속해서 머뭇이는 눈빛으로 당신을 돌아보다가, 이내 문이 닫힙니다.)
 
그 광경을 보고있자니 에리가 들고있던 짐에서 돌돌 말린 신문이 바닥에 떨어진 것이 보입니다.
 
술레이만:(그 신문을 한참 망설이며 봅니다. 떨리는 한숨을 깊게 쉬더니, 바닥에 떨어진 신문지를 주워올립니다.)
 
신문을 주워들면 1면부터 린튼 가와 당신의 집안의 결혼 소식으로 떠들썩합니다. 이제 내일 신문에는 아라네아의 부고 사실이 실리겠죠.
 
더 읽어본다면 자료 조사 판정.
 
술레이만:(신문의 글자들을 손가락으로 살짝 어루만지다, 다음 페이지를 넘겨봅니다.)
자료조사
기준치: 60/30/12
굴림: 61
판정결과: 실패
 
:행운깎기 83>82
 
자세히 읽어보니, 일정 페이지에 사망, 실종자 명단이 적혀 있는 것이 보입니다. 이유는 알 수 없지만... 꺼림칙한 기분이 듭니다.
 
문 근처에 있다보니, 바깥에서의 이야기가 드문드문 들려옵니다. 들어본다면 듣기 판정.
 
술레이만:(닫힌 문 너머로 귀를 기울여 봅니다.)
듣기
기준치: 45/22/9
굴림: 28
판정결과: 보통 성공
 
에리의 목소리와 경찰의 목소리가 번갈아 들려옵니다.
 
시내에 주문 받은 물건을 사러 나갔고, 그 위치는 린튼 가 저택과 정반대에 있는 곳이라 합니다.
 
물건을 산 영수증과 상인까지 증인으로 내세우자 잠시 웅성이다가도, 경찰 몇이 결국 수긍하곤 철수하는 듯 합니다.
 
술레이만:아.(들려오는 이야기의 내용에 표정이 죄책감으로 한없이 일그러집니다. )..그럼, 누가 범인인거야..(문에 이마를 살짝 기대고 상실감과 막막함에 눈앞이 뿌옇게 변합니다. 억울하기라도 한듯한 흐느끼는 목소리가 들립니다.)
 
그렇게 바깥의 소란이 살짝 잦아들자, 당신의 문을 노크하는 소리와 함께 작은 진동이 느껴집니다. 들어가도 되나요? 하는 익숙한 목소리입니다.
 
술레이만:(노크 이후로 한참동안 정적이 흘렀습니다.. 숨을 가다듬는 소리가 들리고, 몇분이 지난 후 망설이는 얼굴로 머뭇거리며 문을 열어줍니다. 붉은색이 도는 눈가와 풀어진 머리가 초췌한 인상을 줍니다.)
 
에리 :(문이 열리자마자 보인 당신의 모습에 눈이 약간 커집니다. 평소보다 더욱 피곤해보이는 인상, 방금 전의 일 탓인지 약간 가라앉은 표정입니다.) 도련님. ... (무어라 말을 꺼내지 못하고 뜸을 들이다가도) 내일, 린튼 가의 분들이 방문하신다 해요. 오늘 일에 관해 이야기를 하러...
 
술레이만:아깐, 의심해서 미안해.(입술을 꽉 깨물고 있다가 고개를 푹 숙입니다.)..네가 범인으로 의심받을 때.. 그냥. 뭔가가 치밀어 올랐어. 미안.(린튼 가의 이야기에. 눈을 꽉 감고 제 머리를 움켜잡습니다.) ..왜 하필 내일이야. ...그 사람들 얼굴만 봐도, 난...(살짝 웅크리며.) 아라네아 얼굴이, 생각나서..... .. .(이내 입을 꾹 다물어버립니다.)
 
에리 :괜찮아요, 충분히 그럴 만한, 상황... (저도 모르게 손이 약간 올라갑니다. 당신과 닿기 직전, 손이 멈추더니 살살 떨궈집니다. 애써 평소처럼 옅게 웃는 낯이지만, 그마저도 위로가 될 수 있을지 확실친 않은 듯 말을 한참 고릅니다.) ... 너무 갑작스레 일어난, 일이어서. (시선을 살짝 떨궜다가) 오늘은 푹 쉬세요. ... 다, 괜찮을 거예요.
 
술레이만:(아무런 말로도 위로가 되지 않는 듯, 계속 웅크리고 있다 당신의 말에 문득 고개를 들고 쳐다봅니다.풀어진 머리카락 사이로 보이는 눈이 당신을 살짝 노려봤습니다.)...다 괜찮아? 이 상황에서 도대체 괜찮은 구석이 어디에 있어? 결혼식은 파탄나고, 약혼자를 죽인 범인도 못 찾았어. 하물며 내 인생을 오늘을 위해 살았는데... 괜찮겠어!!!!(또다시 아까의 그 표정을 지으면서 예민하게 화를 냅니다.)
 
에리 :... 죄, 죄송합니다. (당신의 말에 흠칫 놀랍니다. 아차 싶은 얼굴로 고갤 푹 숙입니다. 어쩌면 최근들어 당신 앞에선 이리 고개숙인 모습이 자주 보여진 것만 같습니다.) (무어라 말을 고르는가 싶다가도, 이내 입을 열지 못합니다. 긴장해 제 앞치마를 강하게 쥔 손이 조금씩 떨립니다.) ... 죄송합니다. 이만, ... 이만 물러날게요. (목소리 끝이 약간 떨립니다. 불안정한, 짧게 숨을 들이쉬는 소리.)
 
술레이만:(연이은 사과는 묵인한 채 힘이 들어간 손을 쳐다보더니 혼란스런 목소리로 점점 흐느끼기 시작합니다. 손 강하게 움켜쥐고서) ...왜.. 나한테 이런 일들이 일어난 걸까. (분에 차서 떨리는 목소리로 스스로를 동정하다 물러나겠단 말에 문 앞을 살짝 가로막습니다.)
 
에리 :... (몸이 약간씩 떨립니다. 온갖 모진 말도 비교적 덤덤한 태도로 넘기던 평소완 달리, 상당히 지치고, 불안정한 모습입니다. 내리깔았던 시선을 머뭇머뭇 올려 당신을 바라봅니다. 당신의 손을 조심스레 감싸잡고 지은 그 표정은, 뭐라 말할 수 없이 고괴로워보였습니다.) ... 죄송해요. (버릇인지, 아니라면 뭐가 미안하다는 것일 지. 애써 울음을 삼키는 목소리입니다.) 범인도, 금방 잡힐 거라고. ... 생각해요. 마땅한 대가를 치루게 될 테니까.. ...
 
술레이만:(불안한 사람 둘이 한 방에 있으니. 숨이 막히는 기분을 느끼며, 제 손을 감싸잡은 당신의 손을 예전처럼 떼어내지도 않은 채 멍하니 내려다 봅니다. 자신의 손에 끼워진 반지를 보고 표정이 살짝 초연해지더니 고갤 푹 숙였습니다.) 파티를 할 때만 해도 멀쩡했었는데.. 분명 어제까지만 해도.(당신의 어깨에 고개를 묻습니다. 그 안정감이.. 오히려 가시방석과도 같은 느낌이 들게 합니다.)
 
에리 :(제 어깨에 느껴지는 무게감에 또 움찔 놀랍니다. 평소엔 조금씩이나마 더 닿으려 했건만, 지금은 당신이 먼저 다가오는 것에 자꾸만 망설이는 기색입니다. 조심스레 팔을 올려 끌어안아주며, 등을 살살 도닥여줍니다. 어떤 말을 해야할까, 시선이 점점 떨궈집니다.) ... 도움이 되지 못해 죄송해요. (안은 팔에 힘이 살짝 들어갔다가, 천천히 내려갑니다.)
 
술레이만:..너에게 바라는 건 없어. (도움이 되지 못해 죄송하단 말에 대답합니다. 그러고 한참을 기대고 있다가 이내 정신을 차렸는지 뒤늦게 당신을 살짝 밀어냅니다. 착잡한 얼굴로 당신을 쳐다보며) .....우린, 이러면 안돼. 나도, 아라네아도... 원치 않아. 잠깐 내가 충동적이었어. 오늘은 정신이 없어서, 미안.( 시선을 피하고 머리를 연신 쓸어올립니다.)
 
에리 :(약간 휘청이며 밀려납니다. 약간 힘빠진 얼굴, 하지만 여전히 옅은 미소를 띠고 있습니다. 상처받은 기색이 완전히 숨겨진 것은 아니나, 조금은 안정을 되찾은 듯 합니다.) ... 네, 이러면 안 되는 사이였죠. (제 앞치마를 잠시 만지작거리다가) ... 마실 것이라도 가져올게요, 잠시 앉아서 쉬고 계세요, 도련님.
 
술레이만:(당신의 표정을 곁눈으로 보다가 침대 위에 걸터앉습니다. 이마를 짚고 기운빠지는 한숨을 쉬어가며 당신의 말에 고개만 끄덕입니다.) ..술을 조금 가져다 줘. 맨정신으론 잠도 못 자겠어.
 
에리는 당신의 말에 조금 고민하는가 싶더니, 대신 수면에 도움이 될 차를 내어 오겠다 말하고 방을 나섭니다.
 
문이 조용히 닫히고, 완전한 정적이 찾아오기 직전, 작은 목소리가 들렸습니다.
 
이게 최선이야...:
 
"이게 최선이야..."
 
무어라 반응하기도 전에, 발걸음 소리가 멀어집니다.
 
--
 
최대한 안정을 가지려 했지만, 새벽은 가까워져만 갑니다. 뒤척임만 늘어가고 잠을 이룰 수 없는 밤입니다.
 
문득, 문틈으로 빛이 비췄다 사라지는 것을 당신은 발견합니다.
 
술레이만:(정적속에 밀려드는 생각을 애써 지워내던 와중, 문틈으로 빛이 보이자 상체를 일으킵니다. 이내 침대에서 나와 문틈 너머를 쳐다봅니다.)
 
문틈 너머엔 아무도 보이지 않지만, 어디선가부터 옅게 빛이 드리우는 것이 보입니다.
 
술레이만:( 침대로 돌아간다 한들 잠도 못 이룰 상태. 문을 열고 나가봅니다.)
 
복도로 나오니 끝에 위치한 방에 불이 켜진 채 문이 열려 있는 것이 보입니다. 에리의 방입니다. 여태 안 자고 뭘 하는 걸까요?
 
술레이만:..(늦은 밤에 주인이 하녀의 방에 들어간다는 건, 꽤나 경계할만한 일이지만.. 보는 눈이 없으니, 찾아가기로 합니다. 피로에 의해 표정은 썩 좋지 않습니다.)
 
방으로 다가가면 내부엔 아무도 없습니다. 다만 흐트러진 물품이 바닥에 떨어져 있습니다.
 
내부로 들어서니 잡동사니들이 널부러진 장면을 마주합니다. 이 늦은 밤까지 뭘 하고 있던 걸까 싶습니다.
 
가장 눈에 띄는 건 에리의 자필로 무어라 적힌 수첩입니다.
 
술레이만:이 밤에 어디로 간 거야...(발치에 채이는 물건들을 내려다보며 방 안을 빙 둘러봅니다. 눈에 띈 노트를 집어들고 펼칩니다.)
 
노트 안엔 여러 이름들이 적혀 있습니다. 그런데... 전부 모르는 사람들의 이름임에도 불구하고 왠지 낯이 익습니다. 왜죠?
 
지능 판정.
 
술레이만:
지능
기준치: 70/35/14
굴림: 97
판정결과: 실패
지능
기준치: 70/35/14
굴림: 35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신문에 적힌 실종, 사망자들의 명단과 이름이 일치합니다.
 
수첩을 계속 넘기다보면... 가장 마지막, 익숙한 이름을 발견합니다. 아라네아 린튼.
 
술레이만:..(순간 머리에서 피가 빠져나가는 듯한 느낌에 주춤거립니다. 놀라 피곤함도 잊은 채 커진 눈으로 몇번이고, 몇번이고 이름들을 다시 되뇌이며 읽습니다. 이내 수첩을 든 팔을 내리고 혼란스러운 얼굴을 한 채 열려있는 문 쪽을 쳐다봅니다.)
 
아직 문 너머엔 아무도 없습니다. 당신의 발치에 무언가 걸립니다. 탄피입니다. 근원지를 살피면 침대 밑입니다.
 
술레이만:...(바닥을 구르는 금속의 소리를 확인하고, 표정이 점점 창백하게 질리기 시작했습니다. 떨리는 몸을 숙여 침대 밑을 황급히 들여다봅니다.)
 
침대 밑을 살핀다면 관찰 판정.
 
술레이만:
관찰력
기준치: 60/30/12
굴림: 81
판정결과: 실패
 
:행운깎기 82>61
 
침대 밑엔 총 따위가 아닌, 의외의 노트 한 권이 보입니다.
 
술레이만:(철렁하는 기분과 함께, 약간의 안도감이 든 채로 노트에 손을 뻗습니다.)
 
노트를 꺼내 펼치면, 6이라는 글자가 적혀 있습니다. 그리고 흰 거미의 그림. 아라네아가 쥐고 있던 쪽지 속 그림과 동일한 것입니다. 옆에 적혀있는 글자는...
 
거래자.
 
술레이만:....(안도도 잠시. 약혼녀가 쥐고 있던 그림, 숲속 너머에서 보인...... 그리고 뜻을 알 수 없는 글자. 모든것이 혼란스럽기만 합니다. 이것이 왜 에리의 방에 있는지조차 가늠조차 하지 못하고 그저 머리만 감싸고 있습니다.)
 
문득, 문 밖에서 발걸음 소리가 들려옵니다.
 
가까이 다가올 수록, 그 보폭이 빨라집니다.
 
열린 문고리를 잡고, 방에서 머릴 감싸는 당신을 바라보는 사람은 잠옷 차림의 에리입니다.
 
반팔을 입고 있습니다. 그렇게 드러난 팔은...
그림
 
온갖 상처로 가득합니다. 이게 도대체 어떻게 된 건가 싶을 만큼 깊은 흉터들입니다. 전날 보았던 목의 자국도 더욱 선명히 보입니다.
 
황급히 겉옷을 챙겨 입지만 이미 늦었습니다.
 
술레이만:(발걸음 소리, 노트들, 탄피, 거미, 당신의 그 표정과 흉터들 모든 것이.... 자신에겐 그 무엇도 설명되지 않은 상태로, 그저 혼란스럽게만 만들기에 더 이상 맨정신으로 있기 괴로워집니다. 그저 충격받고, 분노하고, 두려운 얼굴로 노트를 든 채 당신을 쳐다봅니다. 그는 이제 당신에게 그 어떤 말도 건네지 않습니다.
 
에리 :... (한 손으로 겉옷을 꽉 쥔 채, 당신을 바라봅니다. 눈이 마주치자 시선이 조금씩 내려가는가 싶다가, 떨리는 목소리를 냅니다.) ... 암만, ... 도련님이셔도. 이렇게 방에 들어오시면 곤란해요. (시선이 내려가다 못해 고개가 떨궈집니다. 버릇처럼 제 치맛자락을 움켜쥡니다.) 제발. ... 제발, 나가주세요.
 
술레이만:(당신의 목소리에 표정이 점점 싸늘해져 갑니다. 대답도 하지 않은 채 손에 쥔 노트를 바닥에 던졌습니다. 나가달라는 말에 당신의 손목을 잡고 안으로 세게 끌어당깁니다. 그리곤 문을 닫고 추궁하듯이 말하길,) ..넌 도대체 무슨 짓들을 하고 다니는 거야. (당신을 벽 쪽으로 몰아세우고서 떨리는 눈으로 당신의 눈을 똑바로 쳐다봅니다.)
 
에리 :... (눈을 차마 마주하지 못합니다. 조용한 방 안에 떨리는 숨소리가 명확하게 들려옵니다. 그 잠깐의 정적 사이, 목소리에 울음기가 묻어납니다.) ... 지금, 지금은 말씀드릴 수 없어요. (제 치맛자락을 꽉 움켜쥔 한 손은 여전합니다.) 때가 되면, 다 말씀드릴게요. ... 그러니까... 제발. 제발... 부탁드려요.
 
술레이만:..탄피는 뭐야. 저 명단은? ...아라네아랑 같은 그림은 어떻게 갖고 있지? 왜 말할 수 없어? (당신의 울음기에도, 눈에 핏발을 세우며 당신을 쳐다봅니다. 안타까움인지, 분노가 치미는건지 그의 눈가도 살짝 붉어집니다.) 네가 그랬어? .... 네가 죽였어? 아니면 아니라고 말하고 맞으면 맞다고 해.(점점 언성이 높아지며, 당신의 팔뚝을 세게 쥡니다.)
 
에리 :(숨이 조금씩 가빠집니다. 팔뚝이 잡히자 몸을 크게 흠칫거리며 놀랍니다. 약간은 울퉁불퉁하게까지 느껴지는 흉터의 감각. 그런 시선을 똑바로 받아내지 못한 채 고갤 숙이고 있습니다. 한참 대답하지 못한 채 눈을 꽉 감았다가) ... 내일, 내일이면. ... 말씀드릴 수 있어요. 그러니까... (다급한 목소리, 의심스럽기 그지없는 모습인건 본인도 알면서도, 울지 않고 버티는 것만으로도 한계입니다.) 한 번만, 한 번만. 시간을 주세요...
 
술레이만:......끝까지. 넌 나한테 숨기기만 하는구나. 최근 넌 항상 의미심장한 말만 했어. (깊게 실망한 얼굴로 당신의 팔을 툭 놔버립니다.) 널 참 아끼고, 누구보다 의지도 많이 했었는데.. 왜 굳이 내일이어야만 하냐고 묻진 않을게. 이젠.....궁금하지조차 않아.(당신의 어깨를 세게 쥐었다 내려놓습니다.) 얘기하기 싫으면 하지 말아. (당신을 등지고서) 다만 그러면..너와 있을 수 없을 것 같아. 그래도 말을 안 해주겠다면 난. 널 더이상 신뢰할 수 없어.(참담하게 일그러진 표정을 한 채 말합니다.)
 
에리 :(너와 있을 수 없을 것 같아, 그 말에 눈동자가 떨립니다. 벽에 기대어 서있는 자세조차 위태로워 보이는 상태. 숨이 멎을 듯, 옅은 숨을 몰아쉬다가 당신을 바라봅니다. 다급해보이는 목소리.) 도, 도련님. (표정이 일그러집니다. 숨을 짧게 들이쉬고, 내쉬곤) ... 말씀드리면. ... 말씀드리면 믿어주실 건가요? (목소리 끝이 심하게 떨리기 시작하더니, 숨에서부터 울음기가 묻어나옵니다.) 말씀드려도, 같이 있게 해 주실 건가요? ...
 
술레이만:(그 위태로운 숨소리와 목소리에 그는 흐릿해진 눈으로 방문만을 쳐다봅니다. 한없이 흐트러진 옷차림의 뒷모습이..모든 것들을 체념한 듯이 쳐져 있고.)그 내용이 어떤지에 따라...난 너와 같이 있게 될 수도, 영영 떠날 수도 있어. 분명한 건... (당신의 다급한 목소리와는 비교되게도, 느릿하게 대답합니다.).. 분명한 건. 무슨 얘기를 하더라도 너는 날 상처줄 테니. 알아뒀으면 좋겠어. (그가 돌아보자 표정이 매우 진지한 얼굴입니다.) 더 이상 실망시키지 마.
 
에리 :... (당신을 똑바로 마주합니다. 그리 결연하진 않지만, 오히려 한계까지 몰려 작은 희망이라도 붙잡아보려는 절박함에 가깝지만.) ... 미쳤다고 말하실 수도 있어요, 하지만. ... 하지만... (결국 울컥, 목소리 끝이 막히는 소리와 함께 눈물이 뺨을 타고 흐릅니다.) 제가 한 일이에요. 제가... ... 그 사람들은 위험해요, 아니. 사람이 아니란 말이에요... 아무리 말해도 아무도 알아주지 않았는데, 그런데... 그런 곳으로, 보낼 순 없었어요.
흰 거미를 봤어요. 아라네아 아가씨에게서. ... 그 가문의 사람들 모두에게서. 몸 속에 거미를 키우고 있어요. ... 그들의 일원이 되면, 다들 사라지거나 똑같이 변해버려요...
 
술레이만:....(눈물을 흘리는 당신을 마주보더니. 맥 빠진듯한 얼굴을 짓다가 이내 헛웃음을 짓는다. 미쳤다고밖엔 이해를 할 수 없는 말들, 당신이 털어놓은 것들마저 납득할 수 없는 말들 뿐이어서.) ....에리. ..(애써 천장을 올려다보며, 헛웃음짓는 건지, 눈물짓는 건지 절망적인 표정으로 아라네아에 대한 이야기, 린튼 가에 대한 이야기... 모두 넘겨짚고서) . ..네가 이렇게까지 망가져 있는줄은 눈치도 못 챘는데. (착잡한 얼굴로 입을 어렵게 엽니다.).. 그, 병원비는 내가 댈게. 너한텐 치료가 필요해. 이건..좀 아닌 것 같아. (일반적인 사람은 당연히 이해할 수 없는 말들에, 심각한 표정으로 당신을 바라봅니다.) 내일..아침에 경찰에 연락을 할 거야. 그렇게 알고 있어.(우는 당신의 머리를 한번 쓸어줍니다. 안쓰러움, 동정심과 증오심이 담긴 표정입니다.) ..우리, 이만 잘까. 넌 지금..많이 피곤한 상태인 것 같아.
 
에리 :... (당신의 말을 가만 듣다가, 눈살을 옅게 찌푸립니다. 울던 표정도 실망감에 덮여 조금 가시고, 시선을 살짝씩 돌리다가 다시 당신을 바라봅니다.) ... 이번에도, 안 믿어주시네요. (울음기 섞여 떨리는 목소리. 무언갈 더 설명하려다가도 입을 다뭅니다. 눈을 꽉, 감았다 뜨곤) ... 안 믿으셔도. 전부 사실이에요. 제 마지막이 얼마 남지 않은 것도. 그 때. 그 때라도... 함께해주셨으면 해서, 몇 번이고 부탁드렸던 것도. (약간 떨리는 입꼬릴 억지로 말아올립니다.) 전부 기억 못하시겠지만요. (당신을 한참 바라보다가, 서러운 듯한 표정을 숨기지 못하고 시선을 떨굽니다. 무언가 결심하기라도 한 듯, 짧게 심호흡합니다.) 그래도 괜찮아요. 전, 저는... 저는..... 너무 큰 꿈을 품은 게 맞나봐요.
 
술레이만:믿을 수 있는 말을 해야.... 그리고, 거미니 뭐니 하면서 이미 죽은. 가여운 아라네아를 욕보이는건, 너라도 용서할 수 없어.(당신을 쳐다보더니, 마지막이 얼마 남지 않았단 말에 그게 무슨 말이냐고 묻습니다.) ..꼭..죽기라도 한단 말 같네. 만약이라도 그런 허튼 생각 하면... 너까지 없어지면, 난 마음 나눌 상대도 없어지는데..(환란스러움에 그의 목소리가 점점 잠겨옵니다. 호흡이 거칠어지며, 당신에게 살짝 소리칩니다.) 네가 자꾸 이상한 행동을 하니까, 나까지 미쳐버릴 것만 같아! ...... 제발 예전처럼 돌아와주면 안될까, 더 이상 추궁하지 않을 테니 제발 정신 좀 차려. (당신의 손을 움켜쥐고 간곡히 부탁하듯 말합니다.)... .. ....이제 그만.약혼자까지 잃었는데 너까지 이렇게 되니 난. (울음으로 일그러진 얼굴로) 더 이상 마음 둘 곳이 없어지잖아.
 
에리 :... 이미, 결정된 일이에요. (제 손을 움켜쥔 당신의 손을 바라봅니다. 약간은 초연한 듯 보였던 표정이 점점 일그러집니다. 당신의 손을 당겨 제 이마를 톡, 댔다가 떨어집니다.) ... 도련님, 만약. 만약 제가 사라진다면. (당신의 손을 엄지로 만지작거리다가) 이런 일, 전부 없던 일인 채로 사라지는 것과. 모든 진상을 아시는 것 중에 어느 쪽이 낫다 생각하시나요? (당장이라도 무너질 듯한, 다만 버릇처럼 옅은 웃음을 띠는 표정입니다. 아까보다 숨소리가 조용해져, 오히려 조금은 안정된 듯 보이기도 합니다.)
 
술레이만:...그만하자. (이마가 닿자 잠시 눈을 감았다가 고갤 숙이고) 나. 오늘 너무 많은 일을 겪고, 보고 들었어. 갑자기 사라진다느니 같은 말.. 하지 마. (당신의 표정과는 반대로 고통스러운 표정을 짓습니다.) 에리. 난 네가 한 말들을 받아들일 수 없어.. 너무 갑작스럽고, 어려운 말들이야. ...그만. 난.. 이만 잘래. 잠들기 전까지 같이 있어줬으면 해.(당신이 했던 행동과 사라진단 말이 불안한건지, 평소에 뿌리치고, 불결하게까지 여겼던 손을 놓으려 하지 않습니다.)
 
에리 :... (그 손을 가만 바라봅니다. 눈을 잠시 감았다가 뜹니다.) ... 네. 피곤하실텐데, 죄송해요. (반쯤 무언갈 내려놓은, 포기한 듯한 얼굴. 평소처럼 작은, 쓴 미소를 지어보입니다. 당신의 손을 꼭 맞잡곤 몸을 돌려 방문을 엽니다.) 도련님. 하나, 부탁드려도 되는지 여쭤보면 안 될까요?
 
술레이만:..(이미 지칠대로 지친 얼굴로, 당신을 바라봅니다. 이전에도 부탁을 들어주지 못한 것이 이제와서야 마음에 걸린 걸까. 웬일인지 당신의 이야길 들어본다.) ...얘기해 봐.
 
에리 :(당신과 맞잡은 손을 조금 만지작거리다가, 시선을 올려 당신을 바라봅니다.) 제게 무슨 일이 생기면, 제 침대 밑에 있는 상자를 봐 주세요. 상황을, 조금이라도 감당하실 수 있을 경우에만요. (슬픈 미소와 함께 당신을 방에서 이끌고 나와 문을 닫습니다.) 안되겠다 싶으시면, 못 들은 걸로 해주세요.
 
술레이만:..(또다시 한숨을 쉬며, 잡은 손에 힘이 풀어집니다.) ...무슨 일, 안 생길 거야. ..날 불안하게 만들지 마. (당신의 미소에 눈을 우울하게 내리깔며 자신의 방으로 향한다.) 어렸을 때.. 내가 괴롭히고 그랬어도. 넌 늘 내 곁에 있어줬잖아. 지금도... 그래줬으면 좋겠어.
 
에리 :(당신의 손 끝을 여전히 살며시 잡은 채입니다. 당신을 따라 방으로 따라들어갑니다.) 도련님께서 허락해주신다면, 언제까지고 이렇게... 있고 싶어요. (여전히 손에서 시선을 떼지 못합니다.) 곁에 있고, 싶어요.
 
술레이만:(언제까지고라는 말에, 흔들리는 눈을 내리깝니다. 분명, 어제까지만 해도 다른 여자와 손을 잡고 춤을 추었던.. 여전히 그녀와의 반지가 끼워진 손을 맞잡고, 당신을 쳐다보더니)..곁에 있고 싶다면, 내 곁에 머물러. 하지만... (말을 잇지 못하고, 잡은 손의 손등만 쓸어보다 침대에 걸터앉습니다.)
 
에리 :... (그 이야길 듣고, 쓴웃음만을 지어보입니다. 의자를 가져와 침대의 옆에 두고, 당신을 가만 바라봅니다.) 술레이만 도련님. (당신의 손을 조심스레 잡습니다.) 전 이렇게, 조금이라도 닿을 수 있는 것만으로도 만족해요. 언제나... ... 언제나 그랬어요.
 
술레이만:..(언제나 그랬다는 말에 대답도 없이 잡은 손을 만지작대다가, 이내 침대에 눕습니다.) ..고마워. 약혼자한테서도 못 듣던 말을 너한테서 들을 줄이야 몰랐는데..(잠시 눈을 굴리다가 당신에게 말합니다.) 앞으론.. 우리 예전만큼만 살자. 아까 나눴던 이야기는 잊고.(팔을 당겨 가까이 끌어당깁니다. 에리의 방에서 겪은 이야기는 못 들은걸로 하고 잊겠다며 다시, 신뢰를 기대하는 듯한 눈빛을 합니다.)
 
에리 :(당신의 그 눈빛에 망설이는 기색이 드러납니다. 간만에 좁혀진 거리, 마음만같으면 언제까지고 이러고 있고 싶다는, 약간은 간절한 얼굴입니다. 기쁨 조금과 착잡함 조금이 섞인 얼굴로 소리내어 작게 웃습니다.) ... 전, 도련님을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할거예요. (열기 섞인 숨을 살짝 내뱉습니다.) 그러기로 마음먹었는데. ... 이러시면, 이러시면... 마음이 흔들리려 하잖아요.
 
술레이만:(당신의 그런 얼굴을 한참 들여다 보더니 가까워진 거리에 망설임을 뒤로하고 어깨를 잡습니다. 불안하고, 많이 의지하고 있음이 얼굴에 드러납니다.) ... 그냥, 많은 건 안 바래. 예전처럼 평범하게 지내줘. (숨소리가 전해지자 눈을 다시 감고 온기를 느낍니다. 흔들린다는 말에 죄 많은 손만 괜스레 더 꾹 잡을 뿐이었습니다.)
 
에리 :예전... ... (당신의 표정을 가만 바라보다가, 이마를 짦게 맞댑니다. 눈을 감고, 짧게 심호흡할 뿐입니다. 고민하는듯한 눈, 당신의 손을 엄지로 살살 쓸다가) ... 노력해볼게요. ... 저도, 저도 아직 사라지고싶지 않아요. (어쩐지 흐린 미소를 지으며 살살 떨어집니다.) 그러기 위해선, 조금 준비가... 필요해요.
 
술레이만:(이마가 맞닿으니 살짝 움찔했다 시선을 돌립니다. 기쁨. 안정감과 동시에 이런 행위 자체에서 느껴지는 죄악감이 표정에 살짝 드러납니다. 아라네아, 자꾸만 떠오르는 모습에 당신의 손을 놓습니다.) ..무슨 준비인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믿을게. 넌..아라네아처럼 내 곁을 떠나지 않으리라 믿어. 멀쩡하게 돌아오리라고.. (당신의 모습을 한참 눈에 담다가 이내 잠을 청하려는 듯 눈을 감습니다.)
 
에리 :... 안녕히 주무세요, 도련님. (살며시 눈웃음짓습니다. 당신이 눈을 감고, 잠에 들길 옆에서 기다립니다. 당신이 제 손을 먼저 놓았기에, 손을 더 잡으려 시도하지는 않습니다. 그렇게 한참, 한참... 그 자리에 앉아 당신을 바라보았습니다.)
 
잠들기 직전, 의식이 흐려지기 바로 전에 목소리가 들린 것도 같습니다. 다만 그 내용까진 들리지 않았습니다.
 
둘 사이를 막는 것은 무엇도 없지만, 여전히 묘한 단절감이 느껴집니다.
 
너무나도 늦은 밤, 이른 아침. 그 짧은 시간이나마 당신은 잠에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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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식 다음날의 동이 텄습니다. 아침부터 집안이 분주하면서도 침잠한 이유는 어제의 살인 사건 때문일 것입니다.
 
오늘은 린튼 가의 사람들이 오기로 했습니다. 두 집안의 관계를 정리하기 위함이겠죠.
 
가족들의 분위기를 보면 좋지 못합니다. 좋을 수 있을 리가요.
 
가문의 위상을 위한 정략 결혼인데 하필이면 이런 식으로...
 
린튼 가 사람들이 오기 전까지 시간이 조금 남았습니다. [부엌, 휴게실, 뒷마당] 정도면 돌아다닐 만 할 것 같아요.
 
술레이만:..공기 좀 쐬어야겠어..(심란한 마음을 진정시킬 겸, 뒷마당으로 향합니다.)
 
뒷마당에는 마당 정원을 가꾸는 에리가 보입니다. 잠시 고갤 돌려 당신을 바라보았다가도, 잠잠한 낯으로 웃으며 다시 꽃으로 시선을 돌립니다.
 
술레이만:...이런 일은 정원사가 하는데, 꽃이 마음에 들었나 봐.(뒷짐을 지고 어색하게 웃습니다.)
 
에리 :네. 이름이 비슷해서 그런지, 요즘 정원에 자주 있게 되다보니 정이 가더라고요. (꽃 몇 송이를 가지고 꽃다발을 만들고 있습니다. 꽃의 이파리를 손으로 좀 만지작거리다가) 이 꽃의 이름은 에리카인데, 히스라고도 불려요. 고독이라는 꽃말이랑 다르게, 이렇게 옹기종기 붙어있는 걸 보면 귀엽기도 하고...
 
술레이만:(꽃다발은 보더니, 살짝 털털하게 웃습니다.) 옛날 생각이 좀 나네. 여렸을 때 네가 나한테 자주 만들어주곤 했잖아. (꽃의 이름 이야기에, 고개를 끄덕인다.) 나는 큼지막한 꽃보단 이렇게 작은 게 여럿 보여있는게 더 좋더라.
 
에리 :네, 어떤 꽃을 드려야 웃어주실지 매번 고민했었는데... (고요하게 웃는 얼굴로 꽃다발을 바라보다가, 작게 웃습니다. 얼추 완성되자, 몸을 천천히 일으킵니다.) 곧 손님이 오셔요, 선물드릴 꽃을 준비하라 하셔서 만들고 있었는데... 아무래도 전문가는 아니다보니, 괜찮게 되질 않네요. (멋쩍게 웃는 그 모습부터, 어쩐지 평이한 어조의 말들은 전날의 대화 탓인지 어쩐지 기이하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술레이만:..(곧 오는 손님. 린튼 가의 이야기에 표정이 다시금 어두워집니다.) ...그분들의 얼굴을.. 내가 어떻게 볼지 모르겠어. (조금 흐트러진 머리를 넘기면서, 당신을 쳐다봅니다.) 에리.. 괜찮은 것 맞지? ..
 
에리 :(꽃다발을 만지작거리다가, 옅게 웃습니다.) 전 괜찮아요. 오늘 평소보다 일찍 일어나서, 조금 피곤해서 그런가봐요. (작게 소리내어 웃었다가, 문득 당신을 응시합니다. 그 잠깐이 한참으로 느껴질 만큼, 이해할 수 없는 맹목적인 무언가가 담긴...) ... 아, 이제 가봐야겠어요. 할 일이 남아서...
 
술레이만:(..당신의 표정에서 보이는 그 느낌들에 한시라도 기분이 편안하지 못합니다.) .. 그래, 가 봐. 나도 린튼 가 분들이 오기 전까지.. 준비를 좀 할 테니. (약간의 벽이 느껴지는지, 금방 돌아섭니다.)
 
에리 :... 도련님, (당신이 뒤돌자, 조용한 목소리로 말을 꺼냅니다.) 침대 밑에 여분의 권총이 있어요. ... 제가, 제가 이곳을 떠나게 되면 그걸 들고 절 만나러 와주셨으면 해요. 그리고...
꼭, 방아쇠를 당겨주세요.
 
의미 모를 문장. 또다시 묘한 불안감만을 담은 단어들. 당신이 무어라 반응하기도 전에 에리는 자리를 뜹니다.
 
술레이만:...(경악을 금치 못하는 표정으로 당신이 떠난 자리를 돌아봅니다. 또다시 몰려드는 혼란스러움과.. 의심의 확정됨에 두통이 몰려듭니다. 무어라 할 말도 없어 그 자리에 한참 서있기만 하다가, 이 자리에 더 있기가 역겨워 황급히.. 휴게실로 향합니다.)
 
휴게실은 고요합니다. 손님을 맞이하기 위한 준비만 되어있을 뿐입니다.
 
탁자와 벽난로를 살필 수 있습니다.
 
술레이만:...(밀려드는 스트레스에, 일단 의자에 앉습니다. 탁자 쪽을 멍하니 쳐다봅니다.)
 
탁자엔 손님 수에 맞게 놓인 찻잔이 있습니다. 손님용은 두 개. 그리고 테이블 위에는 신문이 놓여 있습니다. 오늘자 신문이네요.
 
1면에는 아라네아 린튼 살인 사건이 보도되어 있습니다. 어쩌면 당연한 결과겠죠.
 
술레이만:...(1면에 인쇄된 글씨들을 초연한 얼굴로 손으로 살살 어루만져보다가, 착잡한 얼굴로 신문지를 펼쳐봅니다.)
 
용의자가 몇 추려졌으나, 모두 알리바이가 있어 사건은 미궁 속으로 빠져드는 중이라 쓰여 있습니다. 가장 유력한 용의자는...
 
에리. 머릿속을 스치는 이름입니다.
 
술레이만:..(신문의 내용에 인상이 일그러지더니, 이내 신문을 구겨 벽난로에 던져버립니다.)
 
벽난로 안에는 불꽃이 타오르고 있습니다. 방금의 신문을 포함하여, 장작과 함께 타닥타닥하는 소릴 내며 잘 탑니다.
 
문득, 벽난로 안쪽에 타다 만 종이조각이 보입니다.
 
술레이만:...(벽난로 불꽃을 한참동안 쳐다만 보다가, 그 안에 무언가 보여 조금 더 자세히 들여다봅니다.)
 
종이엔 무어라 글이 적혀 있습니다. 잘 안 보이는데...
 
술레이만:..(누가 태우고 간 종이일까. . 글씨를 읽으려 실눈을 뜹니다.)
 
기묘한 글자들이 적힌 것을 알아챕니다. <아이호트의 거래>, <숙주에 관하여>, ... 이런 게 원래 있던가요? 이성 판정. (0/1)
 
술레이만:
SAN Roll
기준치: 55/27/11
굴림: 93
판정결과: 실패
...(그저.. 인상을 찌푸리고 있습니다.)
 
그 외에도 몇몇 단어들이 읽힙니다. 전염을 통한... 지배... 그리고 그 아래의 흰 거미 그림.
 
술레이만:(흰 거미. 저게 도대체 무엇인 건지...이제는 보기만 해도 진저리가 납니다. 지친 얼굴로, 부지깽이를 들고 그 종이까지 불길로 더 밀어넣습니다.)
 
얇은 종이는 금방 불타 사라집니다. 까맣게 변해 크게 구부러지고, 툭 일부가 떨어져나갑니다.
 
술레이만:..이젠 다 넌더리가 나는구나.(떨어져나간 일부를 흘깃 보더니, 이내 그것들을 등지고서 방을 나갑니다.)
 
밖으로 나오던 도중, 카펫 아래에 삐죽 튀어나온 하얀 것이 보입니다. 뜯긴 자국이 있는 걸로 보아, 책에서 누군가 찢은 종이인 듯 합니다.
 
술레이만:..(누가 카펫 아래에 숨겨놓기라도 한 걸까. 허리를 굽혀 카펫을 들춰봅니다.)
 
그곳엔 암호처럼 무어라 적혀 있는 것이 보입니다. 전부 지역입니다. 어디에서 어디로 이동, 최종적으로 이곳에 머무름... 가장 마지막에 적힌 것은 명백한 암호라, 읽기 어렵습니다.
 
해석해본다면 교육 판정, 더 살핀다면 지능 판정.
 
술레이만:집안에 이런 게 왜 있는 걸까.(문득, 에리의 방 안 물건들을 떠올리곤 표정이 구겨집니다.)
교육
기준치: 80/40/16
굴림: 53
판정결과: 보통 성공
 
암호를 해독해냅니다. 이걸 읽어보자면... 이름이네요. 낯선 퍼스트 네임과 익숙한 라스트 네임, 린튼.
 
적어도 아라네아의 부모님의 이름은 아닙니다. 그렇다면 다른 린튼 가의 사람인가요? 친척? 가문 구성원? 의문만 깊어집니다.
 
술레이만:...(당혹스런 얼굴. 이런 이름이 있었던가 의구심이 듭니다..)
지능
기준치: 70/35/14
굴림: 35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이 필체... 에리의 것과 같습니다. 린튼 가의 사람들이 지내는 지역을 왜 알아내려 한 걸까요?
 
술레이만:... 정말, 무슨 짓을 하고 다니는 거야........(심란하고, 화난 얼굴로 종이를 주머니에 넣고, 방을 떠납니다.)
 
방 바깥으로 나서면, 부엌에서 시종들끼리 무어라 떠드는 소리가 들립니다.
 
술레이만:(떠드는 소리에 부엌 쪽을 바라봅니다. 찝찝한 마음에 부엌으로 향합니다.)
 
당신이 온 줄도 모르고 저들끼리 은밀한 이야기를 하듯 속닥이고 있습니다. 들어본다면 듣기 판정.
 
술레이만:
듣기
기준치: 45/22/9
굴림: 1
판정결과: 대성공
 
"린튼 가 사람들이 가문 구성원도 공개하지 않는댔잖아? 그런데 소문에 따르면, 이번에 죽은 아라네아 아가씨가 마지막 후계자였다더라."
 
"글쎄, 아직 일가 친척이 몇 살아있긴 했다는데... 전부 죽으면 대가 끊기는 거겠지..."
 
술레이만:..(조금은 화가 난 듯한 표정으로 그들을 쳐다봅니다.) 그런 이야기는 어디서 들은 거지? ..곧 손님들도 오시는데. 준비를 하지 않고..
 
당신의 목소리에 그 둘은 크게 놀라나 싶더니, 연신 죄송하다며 도망가듯 주춤주춤 자릴 피해버립니다.
 
마침 그 순간, 바깥에서부터 웅성거리는 소리가 들려옵니다. 손님을 맞이하는 소리같습니다.
 
술레이만:(사람들이 웅성거리는 소리에, 린튼 가의 사람들이 왔음을 인지합니다. 긴장해 그런지 숨소리가 약간 거칩니다. 옷매무새를 가다듬고, 부엌을 벗어나 바깥으로 향합니다.)
 
부엌에서 나오는 당신을 보곤 하인 하나가 다가섭니다. 가족분들이 먼저 응대할테니, 잠시 방에 가 있으셔도 된다고 이릅니다.
 
술레이만:....(잠시 미뤄진 재회에, 오히려 안심한 듯한 표정을 짓습니다. 숨을 조금 돌리며 방으로 향합니다.)
 
그렇게 방으로 돌아가는 길목에...
 
탕.
 
명백한 총 소리입니다. 근원지는 현관.
 
술레이만:( 총성. 불길함 발고는 느낄 수 없는 소리. 현관 쪽으로 부리나케 뛰어갑니다.)
 
현관으로 향하면 그곳에는 피 묻은 에리카 꽃다발을 든 에리가 서 있습니다.
 
주변에 존재하는 모든 이들이 이 상황을 이해하지 못하고 경악에 물든 낯으로 그녀를 응시합니다.
그림
 
그 손을 보면, 그래요, 총, 총이 쥐어져 있고...
 
바닥에는 린튼 부부의 시체가 쓰러진 상태입니다. 이성 판정(1/1d2)
 
술레이만:
SAN Roll
기준치: 54/27/10
굴림: 18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
 
:그림
 
일순간의 침묵, 피가 튄 뺨을 든 에리가 당신을 응시합니다.
 
어쩐지 이 현상이 익숙한 얼굴, 웃는 낯은 살인자의 얼굴이라기엔 슬픔이 번져 있습니다. 숨을 뱉은 그녀가 소리 없이 발음한 건 당신의 이름입니다. 술레이만, 술레이만...
 
"이제 얼마 남지 않았어요..."
 
그 중얼거림.
 
누군가 외칩니다. 날카로운 비명입니다.
 
"살인자, 살인자야!!"
 
사용인들이 뛰쳐나가 그녀를 제압하고 총을 뺏어듭니다. 경찰에 신고하는 분주한 인간들의 틈바구니에서 에리는 단 한 번의 반항 없이 순순히 무릎이 꿇렸습니다.
 
그 상태에서도 당신을 바라보던 눈은, 여전히 간절하던가요. 절박했던가.
 
추락한 꽃다발이 무참히 사람들의 발에 의해 짓밟힙니다. 망가지고 뭉개진, 피로 얼룩진 모습이 지금의 에리와 같습니다.
 
마침내 고개를 떨군 그녀의 어깨 너머 경찰이 들이닥칩니다. 그녀를 구속하고 끌고 나가는 과정이 마치 슬로우 모션같습니다... ...
 
그 가운데 문득 마주친 에리가 입을 벙긋댑니다.
 
"권총."
 
"침대 밑에 여분의 권총이 있어요. 제가, 제가 이곳을 떠나게 되면, 그걸 들고 절 만나러 와주셨으면 해요..."
 
...
 
마침내 연행되는 그녀가 완전히 시야에서 벗어납니다. 충격은 여전히 당신을 강타한 채 여파를 남겼습니다.
 
어떻게 할까요, 술레이만. 지금부터 당신의 선택이 오롯이 모든 것을 결정할 텐데.
 
술레이만:...(그저. 충격에 싸여 아비규환이 되어버린 그 자리에 서있습니다. 모든게 망가진 사실에 이젠, 무어라 반응할 힘이 없습니다. 가족들과 사람들 앞에서 멍하니, 총성이 시작된 그 장소만을 한참이고 쳐다볼 뿐입니다.)
 
바닥엔 피웅덩이가 점점 퍼져나가다가, 시간이 지나 그대로 고여있을 뿐입니다. 어지럽게까지 느껴지는 사람들의 웅성이는 목소리, 싸늘한 소음...
 
술레이만:...(이내. 무언가 들리기라도 한 듯 멍하고, 텅 빈 표정으로 아무런 말도 없이 천천히 돌아서서 저택 안으로 들어갑니다. 누군가 말을 걸어도 대답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어디로 향하나요?
 
술레이만:(에리의 방으로.)
 
방은 고요하고, 전날과는 다르게 깔끔하게 정돈되어 있습니다. 어딜 살피나요?
 
술레이만:(무어라 형용하기 애매한 얼굴로 침대 아래를 봅니다.)
 
침대 밑을 살펴보면... 여분의 권총과 상자가 보입니다. 자세히 살피지 않으면 발견도 하지 못 할 정도로, 깊은 곳에 숨겨져 있습니다.
 
술레이만:(그 물건들을 정말이지 한참동안 눈을 뜨고 쳐다봅니다. 몇분이 지났을까. 권총과 상자를 꺼냅니다.)
 
상자는 다이얼식 자물쇠가 걸려 있습니다. 단 하나의 숫자면 되는데, 뭐라고 입력해야 할까요?
 
술레이만:(어제 노트의 내용을 떠올리곤, 숫자 6을 입력합니다.)
 
달칵, 하는 소리와 함께 열린 상자의 안엔 돌돌 말린 종이 몇 장이 겹쳐 들어있습니다. 그중 대부분은 읽을 수 없는 문자로 쓰여 있고... 몇 장은 에리의 필체로 무어라 적혀 있습니다.
 
술레이만:(문득, 그 필체를 보니 역겨움으로 가득찬 얼굴을 합니다. 뭐라고 적혀있는지 읽어봅니다.)
 
안에는 한 호텔의 주소가 적혀 있습니다. 이곳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으로, 귀퉁이에는 린튼의 성을 단 몇 명의 이름이 동그라미 표시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몇 장은... <시간을 돌리는 주문>이 적혀있습니다. 그 방법은 타살.
 
술레이만:...
 
내용을 확인했다면, 이성 판정. (1/1d3)
 
술레이만:
SAN Roll
기준치: 53/26/10
굴림: 73
판정결과: 실패
 
:./r 1d3 에서 .만 빼고 입력해조
 
술레이만:
rolling 1d3
 
(
3
 
)
 
 
=
3
 
그러고보니, 에리가 뭐라 했죠. 방아쇠를 당신이 당겨주길 바란다 했던가요.
 
지능 판정.
 
술레이만:
지능
기준치: 70/35/14
굴림: 10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에리의 몸에 나 있던 상처들이 문득 떠오릅니다.
 
설마, 하는 생각이 듭니다. 이 주문이 실제로 행해지기라도 했단 건가요?
 
술레이만:...(총을...집어듭니다.)
 
이제 어떻게 하나요?
 
술레이만:(호텔의 주소로. 일단 가보는것이 좋겠다고 판단했는지.. 방 밖으로 나가 하인에게 말을 준비하라고 시키네요.)
 
하인은 의아해하면서도, 마차를 준비시켜줍니다. 상황이 상황이니만큼 준비가 그리 빠르진 않았지만... 시종들은 걱정, 동정심, 약간의 두려움이 섞인 얼굴로 도대체 어디로 가는 거냐고 연신 묻습니다.
 
술레이만:(물어보는 말들에 대답하지 않은 채, 힘없는 발걸음으로 마차 쪽으로 이동합니다. 무언가 고개를 젓는 것 같기도 하네요.)
 
당신은 마차에 몸을 싣습니다. 호텔로 향하나요?
 
술레이만:(확인 차, 호텔로 향합니다.)
 
린튼 본가에서 멀리 떨어진 한 지역의 고급 호텔입니다. 인기가 상당한 듯, 사람들이 여럿 모여 무어라 이야기하는 것이 들립니다. 들어본다면 듣기 판정.
 
술레이만:
듣기
기준치: 45/22/9
굴림: 96
판정결과: 대실패
 
이야기 소리를 들으려 접근하다, 인파에 밀려 벽에 어깰 부딪칩니다. (hp-1)
 
말의 내용은 거의 들리지 않았지만... 보기엔 평범한 호텔 같습니다.
 
술레이만:(호텔 직원이 있다면, 그를 붙잡고서 이전에 에리와 같은 인상착의를 한 여자를 본 적이 있는지 묻습니다.)
 
직원은 고갤 내젓습니다. 워낙 고급진 곳이다 보니, 유명한 귀족이 아니면 오기 힘들다는 반응입니다.
 
당신을 보다가, 그는 슬쩍 눈치를 보다 입을 엽니다. 무려 한달 전 그 린튼 가의 사람이 이곳에서 묵었다 갔으니, 이젠 돈이 있어도 방이 부족할 따름이라 하네요.
 
술레이만:...(그 말에 표정이 굳어집니다. 린튼 가의 사람들이 다녀갔다는 말...... 마차로 돌아갑니다. 마부에게 무언가 결심한듯한 목소리로 경찰서로 가자고 합니다.)
 
당신은 에리가 구금되어있는 곳으로 조용히 향합니다. 당신이 피해자, 아라네아와 결혼할 예정이었던 관계임을 아는 경찰들은 면회를 허락합니다.
 
당신 앞에, 그녀가 앉아있습니다. 묶었던 머리도 풀어져 어지럽게 어깨 아래, 등 뒤로 흘러내려와 있습니다. 고요하게, 당신을 바라봅니다.
 
술레이만:....(그런 에리를. 증오스럽게만 느껴지는 그 얼굴을 쳐다봅니다. 배신감에 뒤섞여 주체할 수 없는 분노를 느끼는지.., 눈물진 눈이 잔뜩 충혈되어 있고, 목에는 핏대가 세워져 있습니다. 뭐라 말할 것도 없이, 팔을 쳐들고 뺨을 한대 때립니다.)
 
에리:(뺨을 맞고, 고개가 돌아간 와중에도 묵묵합니다. 이상할 정도로 초연한 얼굴. 한 손으로 뺨을 감싼 채 당신을 바라봅니다. 예상했다는 듯, 이젠 기형적으로 느껴지는, 평소와 같은 흐린 미소.) 찾아와주셨네요.
 
술레이만:...넌,(떨리는 목소리로, 당신의 미소를 진절머리 난다는 듯 쳐다봅니다.) 정말 염치도 없구나. ...이제, 행복하니? ...린튼 가 사람들을 죽이고 나니까 네가 원하는 대로 다 이뤄진 것 같아?
 
에리:... (약하게 제 앞치마를 움켜쥡니다. 짧게 숨을 들이쉬고, 시선을 내립니다.) 전혀요. (포기하는 듯한 그 미소가, 어쩐지 눈에 익습니다.) 믿어주실 린 없겠지만. ... 이러고 싶었을 리가, 있겠나요.
 
술레이만:....너 때문에.....난 다 잃었어. 아라네아도 잃었고, 내 집안의 명예도, 내 일상도... 내 미래까지 다 잃었어!!! (그 미소, 그 미소만 보더라도 머릿속이 터져나가는 기분입니다.) 너도, 네가 하는 정신나간 이야기도, 그 변명, .. 사람들이 날 동정하는 눈빛까지 다 역겨워.
...너한테 이런 말까지 할 줄은 몰랐다. 일을 이지경까지 만든 건 너야..
 
에리:... (당신을 가만히 바라보다가, 정적을 지킵니다. 무슨 생각을 하는지 모를 표정. 잠시 생각하는가 싶더니, 표정이 약간 일그러집니다. 눈을 잠시 감았다가, 다시 뜹니다.) 총은, 가져오셨나요? (고요하게, 앞치마를 꽉 쥔 손이 보입니다.)
 
술레이만:........그래...넌, 참...(총 이야기에 진정하지 못하고 당신을 질타합니다.) 이기적이다. 나를 위한다는 얘기로 상처만 줘놓고.. 이젠 날더러 널 죽이라고. (헛웃음을 짓다가) 어떻게.. 사람이 그런 생각을 하지? ..네 속 편하자고. 나까지 너처럼 살인자가 되어줘야 해? 내가 널, 얼마나 아끼고 의지했는데..(원망스런 얼굴로 당신을 쳐다봅니다.) 그걸 이렇게밖에 못 갚나?
 
에리:... 안 쏘셔도 좋아요. (가만 이야길 듣다가, 몸을 일으킵니다. 잠시 시선을 옆으로 돌렸다가, 다시 당신을 바라봅니다. 조금이나마 웃음기가 남아있던 표정이 일그러져, 잠시 고갤 숙입니다.) ... 죄송해요, 전. ... 이것 말고는, 할 수 있는 게 없었어요. 미워해주세요, 차라리. 사라져도 싸다고. (짧게 심호흡하곤,) 모두 없던 일이었음 하시나요?
 
술레이만:.......처음부터 만나지 않았더라면.. 아니, 내가 아예 태어나지 않았으면 좋았을 걸.. (지독한 표정으로, 당신을 쏘아보다가 얼굴을 감싸쥔 채 괴성을 지르듯, 흐느낍니다.) 너 때문에, 내 인생 전체가 부정당했어. 평생동안, 이 결혼을 위해서만 살았는데.. 단지 외롭다고, 너와 가까이 지내지만 않았어도..너에게 정만 안 줬더라면.. (손을 거두고, 고개 숙인 당신을 쳐다봅니다. ) 어젯밤엔 그래놓고. 오늘 와서 날 배신했잖아. ..난 널 믿었는데..
 
에리:(널 믿었는데, 그 말에 숨을 잠시 멈췄다가, 천천히 내쉽니다.) 함께 있고 싶었던 것은. 이렇게... 되고 싶지 않았던 것은, 진심이었어요. ... 본래 가치있어야, 망가질 수도 있는 법이에요. (뒤로 한 걸음, 물러섭니다.) 도련님의 삶은 그 이상의 가치가 있었어요, 분명. 단지... ... 단지 제가, 그 삶에, 개입을 하게 돼서. (가만히 서있다가, 제 앞치마를 꽉 쥡니다.) 잠시, 눈을 감아주실 수 있나요? ... 소리마저 감출 순 없으니, 돌아가셔도 괜찮아요.
 
술레이만:.....(당신의 이야기에 대답을 하지 못하고, 고통으로 찬 얼굴로 쳐다봅니다.) 무슨 짓을 하려는 거야.(당신이 한반짝 물러서니 그는 한발짝 더 다가섭니다. 소리를 감출 수 없다는 이야기, 그저 불안해지기만 하는 말들에 당신의 옷소매를 붙잡습니다.) 날 버리고 ....또 무슨 짓을 하려고, 다 빼앗아놓고 . 아무것도 안 남은 나한테서 뭘 더 앗아가려고!!!!(떨리는 목소리는 분노에 찬 동시에, 절박하기까지 합니다.)
 
에리:(당신의 목소리가 커지자, 흠칫 놀랍니다. 떨리는 손, 당신을 바라보던 시선마저 흔들립니다. 눈을 꽉, 감았다 뜨곤) 이제, 도련님께 전. 골칫거리이기만 하잖아요. (당신의 손을 꽉 잡고, 옷소매를 놓게끔 살짝 위로 들어올립니다.) 다신, 눈 앞에 나타나지 않겠다 약속할게요. (손을 천천히 놓습니다.) ... 뭘 하는 지도, 모르게끔 조용히 있다, 갈게요. 그러니까... 도련님은, 다시 돌아가는 거예요. 이런 일들이 있기 전으로.
 
술레이만:.. 날 더 바닥까지 끌고 가지 마. 내 말을 한번이라도 좀 들어달란 말이야!!! (당신의 손목을 강하게 움켜쥡니다.) 이상해진 이후로.. 항상 네 멋대로 굴었어. 내 의견이나 감정같은건 신경도 안 쓰고. 항상 네 속 편한 대로.. 지금 이러는것까지.. 내가 원하는 건 아무것도 없었어. 그러니 제발 이런 짓 그만해. (..울먹거리다 고갤 푹 숙입니다.) 넌, 여기서 네 죗값을 받아야 해.
 
에리:... (당신의 이야길 가만 듣습니다. 눈을 잠시 감았다 뜨곤,) 제 최후는 이미 정해져있어요, 도련님. ... 사형 선고를 기다리든, 지금이든. 결국, 제 죽음도, 최후도 이어지게 돼요. (잠시 뜸을 들였다가, 떨리는 숨을 내뱉습니다.) ... 도련님이 원치 않은 일은, 하고 싶지 않았어요. 전... 하지만, 살았으면 했어요. 적어도, 저보단 도련님의 삶이 더 소중하잖아요.
 
술레이만:...(불안하게 눈을 이리저리 굴리더니,) 아니야. 아니야... 그래. 네가 말하는 이상한 소리들... 미쳐서 그랬다고 하면, 정말 어떻게든 힘쓰면..사형까지는 안 할지도 몰라. 네가 죽도록 밉지만.. 내 곁에서 떠나지 않고 싶다고 한 건 너야. 그러니 떠나지 마. ( ..당신의 이야길 듣더니 표정이 무섭게 변합니다.) ....왜. 또 배신하려고? ......너, 지금 제일 죽고싶은건 나라는 생각 안 해? 그런 날 두고 죽겠다고?
....너 정말. ....짜증나.
 
에리:떠나지 않아요, 아직. (약간 긴장한 듯, 숨을 짧게 들이쉬었다가 내쉽니다.) 잠깐 헤어지는 것 뿐이에요. 적어도... ... 적어도, 절 다신 보고싶지 않다는 게, 아니라면. (억지로 웃는 그 얼굴도 점점 일그러집니다. 시선을 살짝 내리깔고, 옅은 울음기 깔린 얼굴을 숙입니다.) ... 더 이상 안 믿어주실 건. ... 제 이야기가, 신뢰가 안 간다는 건 알지만. 마지막으로 한 번만 믿어주세요. 다시 돌아올 거예요, 전.
 
술레이만:..넌 미쳤어. 과거로 돌아간다는 말이, 사실일리가 없어. 내가, 널 어떻게 믿고 보내지? ... .. .. 만약 못 돌아오면 어쩌지? 그럼 난 너도 잃고.. 똑같이 살인자로 남을 거야. 평생.. 아무런 기회도 없이 썩을 테고.(당신의 손끝을 떨리는 손으로 어루만져 봅니다. 그 역겨운 기분과 간절함에.. 침묵합니다.)
 
에리:... 그 한달 간. 제가 어떻게 미쳐왔다고 생각하세요? (당신의 손을 가만히 바라보다가... 눈을 천천히 감습니다.) 몇 번이고. 원치 않은 살인, 원치 않은 죽음을 반복했어요. ... 다른 사람들은, 적어도 지금까지의 도련님도 기억 못하셨지만... 이번엔 달라요. 총구를 잡은 건, 당신이니까...
 
술레이만:원치 않았으면, 하질 말았어야지!!!! ..(숨을 거칠게 몰아쉽니다.) 사람이 되어서, 그런 짓은 하지 말았어야지!! ..,,... 네가 말한 거미들.. 그래. 진짜라고 쳐. 네가 그들을 죽일만큼 더 나은 사람이라고 생각해? 당당하지도 못하면서.. (이내 체념하고 설득을 포기한 듯, 화난 목소리는 가라앉고 우울하게 변합니다. 고개를 숙입니다.) ..널 쏘고.. 과거로 돌아가면, 아라네아는.. 나한테서 더는 없는 거잖아. 너는 돌아오겠지만.. 나는.. 또 잃게 되는데. 정말 원해? 에리.....
 
에리:... 원치 않아요. (목소리 끝이 옅게 떨립니다. 당신을 가만 바라보는 눈에 수많은 감정이 섞입니다. 그 중심엔, 끝을 가늠할 수 없는 애정. 애착...) 하지만 해야만 해요. 그렇게 되어야만 해요... ... 더 나은 사람이 아니니, 제가 해야만 했어요. ... 더 이상 용서받을 길은 없어요. 아라네아. 아라네아 아가씨에게 총구를 들이민 순간부터... 더 이상 안 돼요.
 
술레이만:.... 나도, 널 죽이길 원하지 않는데.(그 눈빛을 보고, 차마 더 마주볼 수 없어서 시선을 바닥으로 돌립니다.) .. 아라네아한테 왜 그랬어...,. . 그것만은.. 듣고 싶어. 우리 셋이서.. 좋은 친구였잖아. (손을 내려놓곤. 그 이야길 듣고 결단을 내리려는 듯 고민하는 눈치입니다.)
 
에리:... 그날 밤, 아가씨를 뵈러 갔어요. ... 마주치면, 마주치면 방아쇠를 도무지 못당길 것 같아서. 죽이지 않을 방법이 있을까, 하고... (눈을 꽉 감습니다.) 찻잔을 엎었던 날, 아가씨의 피부 위로 거미의 다리가 밀려 올라오는 걸 봤어요. 그 날 이후로... 그 날 이후로. 제게 벽이란 벽은 다 치셨는데. ... 그 날... 찾아갔을 때. 올 줄 알았다는 듯이, 절 똑바로 보고 계셨어요. 다가오는 표정 하며, 그 뻗은 손 하며... 목이 잡혔을 때, 생각할 틈도 없었어요.
 
술레이만:....충분하지 않아.(그 이야길 듣고, 울먹거리다 결국 눈물을 터뜨립니다.) 그건 아라네아를 죽일 만한 이유로.. 충분하지 않아..어떻게 그런 짓을 해.(후회스럼고, 절망적인 목소리로 말하다가, 눈을 감습니다.) ....살인자. 넌... 정말이지. 최악이야. (떨리는 손이 그의 안주머니 쪽으로 향합니다.)
 
에리:... 최악이죠. (당신의 손을 가만 보다가. 눈을 감습니다. 짧게 심호흡하고, 약간 떨리는 손으로 제 앞치마를 움켜쥡니다.) 린튼 가여서. 하필... ... 하필 그 가문이었어서. (고갤 살짝 숙입니다.) 그리고, 제가. 잔악할 수 있는 사람이었어서.
 
술레이만:...(잔악할 수 있어서, 라는 말에 모든 감정이 쌓여오는 듯 당신을 노려봅니다. 배신감...그리고 약간의 애정이 차가운 방아쇠 위에 그의 손가락을 얹습니다.)
dd
 
에리:(잠시 눈을 떠 당신을 바라보다가, 다시 눈을 감습니다. 짧게 숨을 내쉬고, 모든걸 받아들인 듯 서있습니다.) ... 고마워요.
 
술레이만:(끔찍한 표정으로, 눈을 꽉 감은 채 그는 돌이킬 수 없는 방아쇠를 당깁니다.)
 
어쩐지 기꺼워보이기까지 한 표정. 이 순간이 너무나 익숙해보이기까지 합니다.
 
당신이 꺼낸 권총에 놀란 경찰들이 뛰어와 제압을 시도하려는 순간엔 이미 늦었습니다.
 
탕.
 
하는 소리와 함께 그대로, 총알이 에리의 심장을 관통하고...
 
당신을 보고, 희미하게 웃는 듯 했던 얼굴이...
 
순간, 강한 인력이 느껴집니다. 시야가 암전하고, 강한, 아주 집요한, 당신을 끌어당기는 감각이 느껴집니다.
 
어디론가 떨어지고 있는 것일지, 올라가는 것일지, 어지러운 감각이 이어지고...
 
강한 탄성을 느끼며, 튕겨져나온 듯한 감각과 함께 당신은 눈을 뜹니다.
 
햇살이 들어오는 방 침대에서 눈을 뜹니다.
 
달력을 살피니 원래라면 결혼식에 관한 통보를 들었을 날... 결혼식에서 한 달 전입니다.
 
정말 시간이 돌아왔습니다. 정말로 다시 과거에 온 것입니다. ... 에리는 어디 있죠? 이번엔 또 어디로 간 건가요?
 
술레이만:...(햇살에 눈이 떠지고, 어딘가 낯선 듯한 천장을 한참이고 바라보다 일어나 주변을 살핍니다. .. 머리를 쓸어올리고, 밖으로 향합니다.)
 
어디로 향하나요?
 
술레이만:(에리의 방으로 향합니다.)
 
방으로 향하면... 말도 안되는 풍경이 펼쳐집니다. 단정하게 깔린 이불과 모든 짐이 빠져나가 텅 빈 방. 그 새에 어디로 떠나기라도 했나요?
 
책상 아래의 서랍 하나가 아주 조금 열려있음을 발견합니다. 채 닫지 못한 흔적입니다.
 
술레이만:...(이게 아닐텐데. 당황스러운 얼굴로 빈 방을 쳐다봅니다. 조금 초조하게 돌아보다가, 다급히 서랍을 열고 안쪽을 들여다봅니다.)
 
서랍 안에는 거미의 얼굴이 그려진 공책이 있습니다. 그 안에 적힌 내용은...
 
[아이호트의 일족이 지배한 숙주 명단]
 
[숙주의 근원지인 린튼 가문원 명단]
 
아이호트 일족? 의문을 갖기도 잠시... 이 명단, 눈에 익습니다. 떠올려본다면 지능 판정.
 
술레이만:
지능
기준치: 70/35/14
굴림: 85
판정결과: 실패
 
정확힌 모르겠지만... 에리의 수첩에 적힌 이름들이 연상됩니다. 실종, 사망자 명단과 일치했던...
 
다음 페이지를 펼치면, 거미 그림과 함께 '숙주'에 관한 이야기가 적혀있습니다.
 
'아이호트의 일족'이라는 작은 거미같은 생명체가 인간의 몸을 차지하는 내용, 그 수를 늘리려 한 내용, 수를 늘려 마침내 저들의 신을 불러 모시려 한다는 모독적인 이야기...
 
그들의 다음 숙주로 점찍힌 이는,
 
당신이었습니다.
 
이성 판정 (1d2/1d4)
 
술레이만:
SAN Roll
기준치: 50/25/10
굴림: 15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rolling 1d2
 
(
2
 
)
 
 
=
2
 
그 아래 휘갈겨진 문장은 에리의 글씨체입니다.
 
지켜야 해...
 
...
 
에리는 지금 어디로 간 거죠?
 
술레이만:..(초조해진 마음. 방 밖으로 뛰쳐나가 하인들에게 에리의 행방을 묻습니다.)
 
사용인은 어리둥절한 얼굴을 합니다. 떠난 지 얼마 안 됐는데, 인사하고 가지 않았냐 합니다.
 
"마지막으로 남은 일이 있다고 했어요. 그것만 말하고 아침 일찍 짐을 챙겨 저택을 나갔습니다."
 
술레이만:..어디로. 어디로 간다고 했지? (당장 마차를 준비해 달라며, 조금 다급한 티를 냅니다.)
 
사용인은 어디로 향했는 지는 잘 모르는 눈치입니다. 다만, 편지 하날 남기고 갔다고 당신에게 작은 종잇조각을 내밉니다.
 
술레이만:(..불안함의 엄습. 항상 에리에 관한 일은 그를 불안하게 만들었습니다. 조금 떨리는 손으로, 편지의 내용을 확인합니다.)
 
편지의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간결한 문장 몇 개. 마지막 순간. 마지막 순간! 그게 도대체 뭐길래 이러는 건지 모르겠습니다.
 
술레이만:..(도대체, 어디로 갔는지 알 수 없는 노릇. 마지막 순간이라는 말.. 모든 것이 원래대로 돌아갈 줄 알았건만. 에리가 갈만한 곳이 없는지.. 곰곰히 생각해 봅니다.)
 
생각해본다면 지능 판정.
 
술레이만:
지능
기준치: 70/35/14
굴림: 34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 한달 뒤에서 한달 전. 그러니까 오늘 즈음. 한 호텔에 린튼 가의 사람들이 머물었다고 했죠.
 
남은 린튼 가의 일원들이 있는 이상 에리는 계속 움직일 것입니다. 어떻게든 그들을 처리하기 위해...
 
술레이만:..제발. 막아야 해.(한탄하는 듯한 표정으로.. 뒤집힐 듯한 속을 애써 진정시키고. 당장 마차를 내어 오라고 사용인에게 호통칩니다.)
 
마차가 준비되고, 당신은 몸을 싣습니다. 어딜 가는 거냐며 걱정 어린 질문들을 던지는 시종들을 뒤로하고, 당신은 그 호텔로 향합니다.
 
... 도착하고 마주한 호텔은 이전에 봤던 것과 같은 모습. 다만 건물이 너무 커 어디에 있을지 모를 노릇입니다.
 
직원들이 모여 무어라 이야기하고 있는데... 들어본다면 듣기 판정.
 
술레이만:
듣기
기준치: 45/22/9
굴림: 84
판정결과: 실패
 
... 린튼 가의 이름이 들려옵니다. VIP룸에서 머물고 있다는 것 같습니다.
 
거긴 어디쯤일까요? 높은 층에 있을까요?
 
술레이만:..(불안한 얼굴로, 호텔에 들어섭니다. 대충 지인이 머무르고 있다 둘러대고.... 높은 층으로 향합니다. 불안한 마음을 떨칠 수 없어.. 약간은 성급한 티가 납니다.)
 
얼마나 올라왔을까, 9층 쯤에 다다른 것 같습니다. 층에 발을 딛는 순간,
 
탕.
 
얼어붙어있을 시간도 없습니다. 복도에 울린 총성.
 
901호실의 문이 열리고, 그곳에서 나온 에리와 눈이 마주쳐버렸습니다.
그림
 
이곳에서만큼은 마주하고싶지 않았던 듯, 놀란 얼굴로 당신을 바라봅니다. 제 겉옷을 꽉 쥐고 있다가...
 
총성에 사람들이 몰릴 조짐을 보이자, 복도 끝의 비상구로 달려 사라집니다. 뒤이어 인파가 조금씩 몰리기 시작합니다.
 
술레이만:..!(당신을 부르려다가, 몰려드는 사람들의 의식해 일단 자신도 당신을 쫓아 비상구 쪽으로 달려갑니다.)
 
쫓아간다면 민첩 판정.
 
술레이만:
민첩
기준치: 55/27/11
굴림: 73
판정결과: 실패
민첩
기준치: 55/27/11
굴림: 9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당신은 빠르게 쫓아가, 계단의 중간에서 에리를 붙잡습니다. 당장 잡은 손, 약간 벗겨진 장갑 아래로 상처가 는 것이 보입니다. 피곤한, 힘 빠진 얼굴은 더 많은 살인을 지나왔음을 보여줍니다.
 
술레이만:(이제는..망연자실한 표정을 짓고 그 손을 바라봅니다. 곧 에리의 얼굴을 쳐다보며.. 지금껏 겪어온 일들과 자신이 한 일을 생각합니다. ..)소용 없었구나. ......넌, 변하지 않았네.
 
에리:... (시선을 내린 채입니다. 지금은 그리 만나고 싶지 않았음이, 조금이나마 보이는 그 표정에서 드러납니다.) ... 이제 다 끝났어요. 전부...
 
술레이만:........(또다시 살인을 한 당신을 보고 다그치는 듯한, 실망한 얼굴로 당신의 손을 꾹 잡습니다.)..아라네아도, 린튼 가도 다 없앴단..거지. (잡은 손을 내려다보다 말합니다.) ..누군갈 죽였는데.. 우리가 안심하고, 행복할 자격은 없는 것 같아. (깊은 한숨을 내쉬고 손을 내려놓습니다.) ..그럼 우리도.. 끝을 내는게 좋겠다.
 
에리:... (제 손을 가만히 보다가, 문득 눈이 살짝 커집니다. 잠시 생각하는 듯, 가만 서 있다가도) ... 저택으로 돌아가요, 도련님. 마지막이 머지 않았어요. ... (그렇게 말하는 얼굴은, 그리도 역겨운... 옅게 웃는 낯이었습니다.)
 
술레이만:..그 마지막이 뭔지...이젠 말해줄 때도 됐잖아.(실망으로 가득찬 얼굴로 당신의 얼굴을 바라봅니다.) ..나도. 아는 게 있어야지 않겠어? ..네가 생각하는 계획들...항상 숨기기만 했었지. ..이젠 나도 알 자격이 있어. 말해. 그렇게..웃으면서 둘러대지 마.(여전히 증오스러운 당신의 얼굴..하지만 그새 그리웠습니다. 그 미소를 고통스런 얼굴로 지켜봅니다. )
 
에리:... 시간을 돌리는 주문은, 아무런 대가 없이 쓸 수 있는게 아니예요. (눈을 꾹, 감았다 뜹니다.) 제 존재를 대가로 걸었어요. ... 모두가 절 잊을 거예요. 제 몸이 다 사라질 때 쯤, 전 없던 사람이 돼요. (약간 떨리는 숨을 삼키고, 당신을 바라봅니다.) 그래서. ... 도련님이라도, 절 기억해주시길 바랐어요.
 
술레이만:..............
(이젠 포기한 듯, 목소리에 울음기가 묻어납니다.)..넌 정말, 끝까지... 나한테 상처를 주고 가겠단 말이구나. ..끝까지 넌 제멋대로야. (이제는.. 지쳤습니다. 크게 울 기운도, 화낼 힘도 남지 않았는지) 그럼.. 나한테 그 모든 기억들을, 그 짐을 다 떠넘기고. ....남겨진 사람은 생각도 안 했겠지. (퀭해진 눈으로 바닥을 응시합니다.) 나한테 남는 사람은.. 그럼 아무도 없네. 정말이지.
 
에리:... (당신의 손 끝을 살짝 잡습니다. 짧게 한숨같은 공기를 삼킵니다.) ... 제가, 존재할 수 있게만 된다면. 사라지지 않아요. (시선을 잠시 내리깔았다가) 도련님은 시간 관문에, 영향을 받지 않으시게 되었으니. ... 제 존재를 받아들이시기만 하면, 누군가 하나라도 기억해주면 완전히 사라지진 않아요. (손을 천천히 놓곤) 괴로운 일일 거예요. ... 잊고싶으신 거라면, 혼자 갈게요.
 
술레이만:...(잔뜩 떨리는 목소리. 이젠 뭐가 뭔지도 잘 모르겠습니다.)..네가. 싫어.... 그래도, (잡은 손끝이 차갑습니다. 여지껏 보여주었던 표정 중.. 가장 참담한 얼굴을 한 채, 당신의 손을 붙잡아보려 합니다.)....버리고 가지 마. (그 한마디 이후로 입을 다뭅니다. 이젠 이런 상황을 벗어나고 싶다는 것 같습니다.)
 
에리:... (당신의 손을 가만 바라봅니다. 양 손으로 감싸 잡아주지만, 이쪽 역시 그리 따뜻하진 않습니다.) 돌아가요, 도련님. (눈을 감았다, 뜹니다.) 함께해주세요. ... 곁에 있게 해 주세요.
 
술레이만:..(눈을 내리깔고.. 마지못해 수긍하듯 힘없이 고개를 끄덕입니다.)...그래. 알았어. (애간장이 다 타들어가는 기분에 눈썹이 움찔입니다.) ...돌아가자.
 
에리는 계단을 내려가는 내내 당신의 손을 놓지 않았습니다. 1층으로 내려와 밖으로 빠져나오자, 호텔의 앞엔 인파가 몰려 있는 것이 보입니다.
 
둘은 마차를 타고 저택으로 돌아갑니다...
 
저택에 도착했을 땐 이미 어둑어둑해지다 못해 고요해진 상태입니다.
 
에리는 마차에서 내리고, 약간 절뚝이는 듯한 걸음으로 정원으로 걸어갑니다.
 
술레이만:(..그 정원에 있는 에리의 모습이 낯이 익은지, 가만히 바라보다 그 뒤를 따라갑니다.)
 
에리는 달빛 아래, 에리카 꽃이 가득한 정원의 한 편에 서 있습니다.
 
가만히 꽃을 바라보는가 싶더니, 갑작스럽게 균형을 잃고, 무너지듯 그 자리에 주저앉습니다.
 
짧게, 옅은 숨을 몰아쉬듯 시선을 떨군 채입니다.
 
술레이만:...(주저앉은 당신을 잠시 놀란 눈으로 보더니, 침울해진 모습으로 그 옆자리에 앉습니다.).... .. 가려는 거야?
 
에리:... (고갤 살짝 들어, 당신을 바라봅니다. 옅은 미소를 띤 얼굴.) ... 아직은 아니예요. 아직은... ...
 
문득, 달빛 아래 비춰지는 그녀의 모습이 흐릿하게 느껴집니다. ... 아니, 그렇게 느껴지는게 아닙니다. 정말... 흐릿합니다.
 
에리:이대로, ... 사라지고 싶진 않은데. (눈을 천천히 감고, 손 끝을 움직여 꽃들을 움켜쥐었다 놓습니다.)
 
술레이만:(멍한 얼굴로 그 모습을 바라봅니다. 위로의 말도, 붙잡는 말도 하지 못한 채로..손끝에 닿는 꽃들을 으스러져라 쥡니다.)
 
에리:... (눈을 뜨고, 당신을 바라봅니다. 요 근래 보여준 표정 중, 아이러니하게도 지금의 웃음이 제일 자연스럽습니다.) ... 이 이상, 도련님 곁에 있을 자격은 없겠죠.
 
술레이만:..나도 모르겠어.(당신의 웃음에 저도 억지로 웃습니다. ) .....네가 떠나도, 안 떠나도... 난. (잠시 목이 메다가, 당신에게 말하길)..남은 평생 널 미워할 거야.
..네가.. 너무 싫어.
 
에리:... (여전히 웃는 채이다가, 한순간 표정이 일그러집니다. 고갤 숙였다가, 다시 들곤) ... 도련님이 좋았어요. 그 누구보다도. (주먹이 꽉, 쥐어집니다.) 누구보다도... ... 진심으로 좋아했어서, 미움받아도 좋다 생각했는데. 막상 들으니, 생각보다 슬픈 일이네요.
 
술레이만:(입을 꾹 닫고 있다가, 표정이 점점 일그러지더니 손으로 눈가를 감쌉니다. 이윽고 들려오는 흐느낌. 어릴 적과 다름없이, 서러움을 내비칩니다.) .......안 가면 안돼? 나.. 나 혼자는 못 견뎌. 이걸 다 떠안고 앞으로 어떻게 살면 좋아? 난.. 못 해.
 
에리:(당신의 그런 모습을 보고 눈이 살짝 크게 뜨입니다. 잠시 머뭇이나 싶더니, 당신의 어깨를 감싸잡고 살살 쓸어줍니다.) ... 아무도 절 기억하지 못 한 채로. ... 도련님만이 절 알아줄 텐데. 그래도 괜찮나요? ... (조심스레 고갤 기울여, 당신과 마주보고자 합니다.)
 
술레이만:(사무치는 듯 살짝 떨고 있습니다. 어깨에 닿는 촉감이.. 어린 시절을 생각나게 합니다.) ...네 기억까지 사라지면 내 인생에 남는게 없어. 나한테 남은 걸 네가 다 뺏어갔으니.(당신의 얼굴을 마주보다.. 고갤 끄덕입니다.)
 
에리:... (당신의 손을 잡아, 지그시 힘을 줍니다. 당신을 가만 보다가 조심스레 다가가 이마를 꾹 맞댑니다.) ... 말해주실 수 있나요? 받아들여 주겠다고... (표정이 살짝, 일그러집니다. 묘하게 괴로워하는 듯한, 혹은 긴장한 듯한 얼굴.)
 
술레이만:...(당신이 이마를 맞대자 조금 눈이 커졌다가, 극도로 침울해진 얼굴로 이젠 포기한 듯. 당신이 말한 것에 또다시 힘없이 수긍합니다.) ...그래.
 
에리:... (잠시 집중하는 듯, 아무 말 없이 그 상태로 있습니다. 작게, 아주 작게. 흐느끼는 듯한 숨소리가 들려온 것도 같습니다. 당신의 손에서 살살 힘을 풀고, 이내 살짝 떨어집니다.)
 
몸에서 기묘한 감각이 듭니다. 힘이 빠져나가는 기분입니다. (마력-10)
 
술레이만:...(아쉬움 가득한,, 허전한 얼굴로 당신을 바라봅니다.)
 
에리:... (당신을 마주봅니다. 손 끝의 흐릿한 기색은, 무언가로 채워지듯 서서히 원래 빛을 띱니다.) (무어라 말을 덧붙이지 못하고... 옅게 웃는가 싶더니, 표정에 점점 울음이 번져 일그러지며 고개를 떨굽니다.)
 
술레이만:...마지막으로 해줄 말이..생각이 안 나.(이게 끝임을 실감했는지.. 허무한 목소리로 당신의 손을 붙잡아 놓으려고 합니다.)
........
 
에리:... (당신을 가만 바라보다가, 조심스레 다가와 꾹. 힘을 주어 안습니다. 한참 고갤 묻고, 그렇게 있습니다.)
 
술레이만:( 눈을 감고 저도 힘겹게 마주안아 봅니다. 어색한 손길로 등을 두드려 줍니다. 정말 오랜만의 포옹이라 그런지, 살짝 반가운듯한 눈치도 있습니다.)
 
에리:... (살짝 떨어져, 눈을 마주칩니다. 웃는 낯의 입꼬리가 떨립니다. 저도모르게 작게 소리내어 웃었다가, 제 눈가를 손으로 문지릅니다.) ... 아.
 
그 순간, 사람의 걸음소리가 들려옵니다.
 
마차가 도착한 것을 보고, 뒤늦게 시종 하나가 정원, 당신쪽으로 다가옵니다.
 
그는 당신과 에리를 번갈아 보고, 걱정 섞인 얼굴을 하고 있다가... 입을 엽니다.
 
"... 함께 계신 분은, 누구시죠?"
 
... 처음 보는 듯한 그 기색은 연기 따위가 아닙니다.
 
당신 외의 모두는, 그녀의 존재를, 린튼 가를 무너뜨린 극악무도한 살인마를, 하나의 성실했던 시종을... 잊었습니다.
 
에리카의 꽃말은 고독이나, 완벽한 고독은 없었습니다.
 
결국 마지막에, 당신은 그 옆에 있어주었습니다.
 
수많은 에리카 꽃들이 향을 내뿜으며 당신의 주위를 감쌀 때, 달빛이 둘의 몸을 둘러쌀 때. 지금까지와는 다를 삶의 시작을 느꼈습니다.
 
END ?.
 
KPC, PC 생환.
 
보상 SAN +1d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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