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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알/coc

술리 워더링 하우스

by 애롱쓰 2021. 7. 12.

※전 주종관계&소꿉친구관계로 다녀왔습니다!

※전작과 본 세션 사이 추가된 백스토리가 존재합니다.

※진상과 진행에 개변이 다소 들어가있습니다!

 

워더링 하우스
 
W. shongom
 
KP: 애롱
 
PC: 톰
 
눈을 꿈뻑입니다. 정신이 멍합니다.
 
이상하게도 주변이 소란스럽습니다. 창밖에서 흘러들어오는 환한 빛이 어째서인가 지나치게 낯섭니다.
 
분명 혼담이 들어왔다고 본가에 소환당했었죠. 하지만 그 이후론... 기억이 잘 나지 않습니다. 시간이 이렇게 빠르게 흐르던가요?
 
그러니까, 사흘 뒤는 당신의 결혼식날입니다.
 
네, 상대의 얼굴도 모르고 이름과 그 상대 집안의 명성만 익히 들어 알 뿐힌 정략 결혼 말입니다.
 
당신이 어찌 생각하든 상관없이 저택의 모든 이들은 결혼식을 준비하느라 바쁩니다.
 
당신을 위한 예복과 함께 오페라 하우스를 통째로 빌려 이 결혼식을 만인이 축하한다고... 잠깐, 뭐라고요?
 
문득 당신은 떠올립니다. 잊을래야 잊을 수 없는 그 일을 잊고 있었습니다. 이 저택의 모두는 알 턱이 없겠지만요.
 
마지막으로 기억에 남은 날짜에서 몇 주나 흘러있었습니다. 위화감에 바라본 손엔 끝이 그을려진 얇은 노란색 리본 같은 것이 감겨 있습니다.
 
에리는 어디에 있죠? 결혼식이라니 또 언제 결정된 일인건가요?
 
의문을 추스르기도 전, 사용인이 들어와 기쁜 낯으로 당신에게 의복을 건넵니다.
 
"출발 준비를 도와드리겠습니다, 도련님. 오늘 저녁 오페라 하우스로 이동할 다른 준비가 모두 끝났답니다."
 
술레이만:....(이상하리만치 당황한 낯으로, 의복을 들고 서서 사용인을 바라봅니다.) ...평소에 내가 부리던 시종은 어디에 있지?
 
당신의 말에 사용인은 어리둥절한 낯입니다. 특별히 그런 사람이 있었냐는 반응이네요.
 
술레이만:에리, 몰라?(인상을 찡그린 채, 사용인을 쳐다보다가 또 그녀를 향한 괴롭힘이겠거니 싶어 그만둡니다.) .... 오페라 하우스로 가기 전에 확인할게 있어서, 의복은 금방 갈아입을..테니. 일단 나가주게.
 
에리. 그 이름을 듣고도 듣도 보도 못했다는 태도입니다. 사용인은 당신의 말에 금방 수긍하곤 방을 나섭니다.
 
술레이만:..무슨 일인지 감을 도저히 못 잡겠어.(의복을 갈아입고.. 본가에 있던 에리의 방으로 찾아가 봅니다.)
 
에리의 방은 텅 비어있습니다. 집을 나왔을 때랑 같은 모습으로, 가구 몇 개만 남아있을 뿐입니다.
 
술레이만:.....어딜 간거지, 또.(그 앞을 서성이다가, 고개를 갸우뚱거리며 방을 나옵니다.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한 채, 일단 저택의 아래층으로 내려갑니다.)
 
준비를 마치고 당신이 내려오자, 사용인이 당신을 발견하곤 저택을 나서기 전 옷매무새를 정돈해줍니다.
 
묘한 기분이 들 지도 모르겠습니다... 에리가 평소에 당신에게 건넨 돌봄과 같습니다. 다만 당신의 눈 앞에 그녀는 없네요.
 
술레이만:(옷매무새를 정돈해주는 손길에 어색한 얼굴로 사용인을 쳐다보다, 입을 뗍니다.)내가 곧 결혼할 상대에 대해서 아는 것도 없는데... 꼭 팔려가는 기분이야. 에리는 어디 있는지 보이지도 않고, 기분이 썩 좋지만은 않군.
 
당신의 말에 사용인은 눈을 살짝 크게 뜨더니, 이내 웃으며 말합니다.
 
"어떻게 잊으실 수가 있어요? 그 유명한 언쇼 가문의 자제분과 약혼하셨잖아요? 얼굴을 한 번도 본 적 없다지만 왕가와 직결된 거대한 가문이니만큼 이 집안의 위상도 엄청나질 거라 들었답니다."
 
"소문으로는 그 자제분도 굉장한 숙녀시라는데, 혼담이 몇 개나 들어왔는데도 구태여 도련님께 먼저 정략혼을 청하다니, 얼마나 좋은 징조인가요?"
 
... 정말 놀라울 만큼 기억에 없는 내용입니다. 언쇼. 언쇼 가? 들어본 기억이 흐릿합니다.
 
술레이만:언쇼..난, 도통 기억이.. 내가 요즘 과음이라도 했나? (그런 이야기들에 갸웃거리다가) 왜 굳이 나한테 정략결혼을 청했을까.. 그런 거대한 가문에서 고작 정부에서 난 사남과 결혼할 이유가 있나 .. 난 아직 모르겠어. 뭐. 우리 집안에 도움이 된다면야. 이제 출발하는게 좋겠군.
 
그러게 말이에요, 상황이 도통 기묘하기만 합니다.
 
사용인들은 짐을 챙겨 당신을 저택 입구에 대기한 마차로 데려갑니다. 마차는 오페라 하우스로 향할 준비를 끝마쳤습니다.
 
지금부터 당신이 향할 오페라 하우스는 수도에서 가장 유명한 장소입니다. 오페라 하우스라기보단 거대한 궁전에 가깝다 했죠.
 
거대한 홀에선 연말마다 가장 성대한 파티가 열린다 합니다. 사용인은 곁에서 그 성대한 마티가 열리고 왕족과 고위 귀족들이 모이는 장소에서 결혼 축하 파티와 공연, 나아가 식까지 진행될 거라 들뜬 목소릴 내네요.
 
마차에 몸을 실으면, 마차 바퀴가 미약하게 덜컹이며 당신을 데리고 이동합니다.
 
언쇼. 언쇼라. 여전히 들은 기억이 전무합니다.
 
갑작스레 다시금 들이닥친 정략 결혼도 그렇고, 감이 오는 게 하나도 없습니다.
 
그러나 눈앞의 풍경은 당신의 의지와 무관하게 바뀔 따름입니다. 오전에 출발한 마차는 오후가 지나 저녁에 가까워지고 나서야 오페라 하우스의 외곽을 마주합니다.
 
오페라 하우스는 해안가의 절벽 근처에 자리해 있습니다. 도시 외곽에 위치했음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이 바글댑니다.
 
절벽 아래의 산책로로 내려가는 사람들, 뒤이어 이미 도착해 있는 수많은 마차와 사람들이 보입니다. 언쇼 가와의 결혼은 왕실에서도 사람을 보내 축하한더랬지요.
 
마차는 오페라 하우스 앞에 멈추고, 시종들은 짐을 내리기 시작합니다.
 
술레이만:마차를 반나절이나 타고 있었더니.. 도착하기도 전에 지칠 판이겠어.(마차에서 내려.. 잠시 몸을 핍니다. 영문을 알 수 없는 결혼... .. 오페라 하우스 외곽의 사람들을 둘러봅니다.)
 
당신이 익히 들어 알고있는 유명 가문의 귀족들부터, 화려한 옷으로 자신의 지위를 뽐내는 이름 모를 부자들까지. 상당히 크게 치뤄지는 결혼식임은 분명한 듯 합니다.
 
술레이만:...상대가 누구길래.(수많은 손님들과 이 규모에, 어느정도 긴장했지만 사교계에서 그렇듯이 애써 태연한 표정으로 오페라 하우스 안으로 들어갑니다.)
 
당신이 오페라 하우스의 입구로 향하자 떠들며 입구로 들어가던 사람들이 잠시 행동을 멈춥니다.
 
짐을 들고 당신을 따라오던 시종들도 따라 걸음을 늦추었습니다.
 
그들의 시선은 당신을 향했다가, 아까까지의 소란스러움을 내려놓은 채 오페라 하우스의 입구로 이동합니다.
 
군중의 시선을 따라 입구를 바라보면,
 
"주인공이 모두 모였네!"
 
누군가의 탄성과 같은 외침과 함께, 사람들이 일제히 당신을 바라보고...
 
:그림
 
그녀와 눈이 마주쳤습니다.
 
그 얼굴을 바라보고있자면, 마지막 기억속에서와 달라진 게 없습니다. 구태여 다른 점을 꼽으라면 더 깨끗해졌다는 것? 마지막으로 만났을 때 너덜하게 자리했던 상처가 조금도 없다는 것.
 
남루하지도, 슬퍼보이지도 않는 당당한 외관은 영락없는 대귀족의 태도입니다.
 
가꾸어진 머릿결은 단정하며 입은 옷에선 귀태가 흐릅니다. 당신이 알던 그녀가 맞습니다. 사람들의 시선을 한 번에 사로잡은 모양새가 낯설지 몰라도, 에리가 맞습니다.
 
당신에게 고정된 저 두 눈이 알려줍니다. 당신만을 온전히 바라보는 눈이...
 
에리:
(To GM)rolling d100
 
(
67
 
)
 
 
=
67
 
술레이만:...(그 많은 사람들 사이에서 눈이 마주치자.. 얼굴이 새하얗게 질립니다. 경악도.. 분노도 아닌 그저 그렇게만 에리를 쳐다봅니다. 말문이 막혀서 그 자리에 얼어붙은 듯 서있기만 합니다.)
 
에리:(당신을 보고, 뒤늦게 보인 표정 변화. 약간은 놀란 듯한, 조금은 당황한 듯한 기색이었을 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왜?) (이내 당신을 보곤 부드럽게 웃는 낯으로 다가옵니다.) 반갑습니다, 에리카 언쇼라고 합니다. 먼 길 오느라 수고 많으셨어요. ... 저희, 이번이 처음 만나는 거죠?
 
술레이만:..(당신이 다가오자, 한 발자국 물러나며 살짝은 겁에 질리기까지 한 얼굴을 합니다. 공개적인 장소.. 마주 인사를 건네지도 않은데다, 이런 태도라니. 무례해 보일지도 모르겠습니다.) .. 당신이? ..
 
에리:(당신의 말에 눈을 살짝 크게 떴다가, 태연한 듯 웃습니다.) 비록 정략 결혼으로 맺어진 인연이지만, 부부가 될 몸이니 결혼식까지의 사흘 간 좋은 모습 보여드리고 싶습니다. (그 웃음. 그 웃음마저 온전히 기억과 똑 닮아있습니다.) ... 괜찮으신가요? 불편하신 부분이라도...
 
술레이만:.. 또 무슨 일을 벌인 거지? ...(낮게 중얼거리며 당신을 쳐다보더니, 주먹을 꾹 쥡니다. 기억과 완전히 일치하는 웃음이지만.. 너무나도 다른 모습과 상황에 당황해 쉬이 인사를 건네지 못하다 주변의 보는 눈들에 어쩔 수 없이 억지로 말은 겁니다.) 제 이름은 알고 계실 겁니다. (떨리는 목소리로) ....ㅇ... 아무래도. 오랜 시간 마차를 타서 그런가 봅니다. ....(이내 입을 꾹 닫아버립니다. 무슨 영문인지 속으로 궁리하며, 굳은 얼굴로 쳐다볼 뿐입니다.)
 
에리:(그런 당신의 태도에도 꿋꿋이 웃음을 유지합니다.) 오늘 밤엔 웰컴 파티가 가볍게 준비되어 있고, 내일은 결혼식 축하를 위해 온 왕실 사람들과 저흴 위한 오페라 공연이 예정되어 있습니다. 오늘 일정은 그리 길지 않지만, 무리하지 않으시는게 좋겠어요. 술레이만, 먼 길 와주셔서 다시 한 번 감사드려요.
 
술레이만:(당신의 대답에 눈썹이 상당히 일그러졌지만, 주변 사람들을 의식해 꾸역꾸역 입꼬리를 올립니다.
웃는 건지, 우는 건지 모르는 얼굴로) 예. 잘..알겠습니다. 성의와 배려에 감사드립니다. (이후 고갤 숙이고 아.. 하는 탄식을 잠시 내더니. 다시 고개를 들 즈음엔 애써 태연해진 얼굴만이 남아있습니다.)
 
에리:(마냥 다정하기만 한, 혹은 뭔지 모를 감정이 더 섞여있을 얼굴. 미소지은 얼굴인 채로 있다가 등 뒤로 누군가 자신을 부르는 것을 듣곤 난처한 낯을 합니다.) 이만 가봐야할 것 같아요. 술레이만. 웰컴 파티에서 다시 봬요. (당신의 손을 조심스레 끌어다가 손등에 짧게 입맞춥니다. 여전히 웃는 얼굴로, 뒤돌아 자신을 부르는 쪽으로 가네요.)
 
편안해지는 듯, 지치는 듯 묘한 기분이 듭니다. (이성-1)
 
술레이만:(손등에 입술이 닿자, 몸이 굳은 듯 그 자리에서 한참이고 서있다가, 정신이 든건지 황급히 서있던 자리를 떠납니다. 이대로 어디에 가야 할지조차 모르겠지만.. 사용인들에게 찾아가 저 사람을 본 적이 있느냐고 묻습니다.)
 
당신의 사용인들은 고개를 내젓습니다. 대귀족의 자제를 본인들이 볼 일이 무엇 있냐고 하네요.
 
술레이만:(이게 도대체 무슨 영문인지.. 혼란스러운 얼굴로 앓는 소리를 내다, 조금 큰 목소리로 몰아세우듯 묻습니다.) 그게 무슨 말도 안되는 소리야!! 저 사람은.. ...... .. 아니야. 술이라도 한 잔 마셔야겠어.
 
오페라 하우스의 내부는 궁전이라는 말이 무색하지 않게끔 휘황찬란한 샹들리에와 기둥, 황금 장식이 당신을 반깁니다.
 
음악 소리, 삼삼 오오 모인 귀족들이 곳곳에 포진된 상태입니다. 에리는 2층으로 이어지는 계단 옆에 서 있네요. 몰려든 사람들을 보니 받고 있는 관심이 지대한 모양입니다.
 
안 그래도 아까부터 당신을 알아본 몇몇 사람들이 지나가며 인사합니다. 내용은 시답잖은 것들이 주를 이루고, 모르는 얼굴들이 아는 체를 해오네요.
 
"아, 술레이만, 나 기억 나나? 사돈의 팔촌에 오촌의 친구의 아버지, 바튼 윌슨 말일세! 자네의 1세 생일 잔치에서 봣었는데, 이렇게 많이 컸군!'
 
"결혼 축하드려요, 술레이만. 저는 일찍이 언쇼 가와 잘될 거라 굳게 믿고 있었답니다."
 
술레이만:(... 이런 혼란스러운 와중, 알지도 못하는 자들이 인사해오자 영 떫은 반응입니다.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그들에게서 도망가다시피 떠나옵니다. 도대체 여기서 에리는 무슨 인물인 걸까.. 계단 앞에서 에리 곁의 사람들이 하는 말을 가만 들어봅니다.)
 
계단 근처에 서있자니 참 진부한 이야기만이 들려옵니다. 연신 축하한다는 이야기, 자신들이 이곳에서 무엇을 후원했느니 준비했느니... 콩고물 조금이라도 더 받아먹으려는 심보네요.
 
술레이만:정말이지, 어딜 가든 저런 작자들은..(인상을 깊게 찌푸린 채, 고개를 내저으며 식당의 입구로 향합니다.)
 
오페라 하우스에서 지내는 동안 식사를 해결하게 될 곳입니다. 아직은 식사 때가 아닙니다.
 
술레이만:뭐라도 좀 마시려 했건만. (한숨을 푹 쉽니다. 상황이 조금 지치는지.. 천천히 사람들 사이를 지나 휴게실 쪽으로 갑니다.)
 
휴게실로 이어지는 입구입니다. 이곳 오페라 하우스는 VIP 게스트를 위한 숙소를 따로 마련해두었는데, 그곳으로 이어지는 계단이 휴게실 안에 자리해 있습니다.
 
이미 몇몇 사람들이 자리해있는 휴게실로 들어섭니다. 숙소로 올라가는 계단이 보입니다.
 
술레이만:(사람들과 휴게실을 번갈아 쳐다봅니다. 이미 오랜 마차 이동과 에리와의 조우에 피로를 느껴 사람들과의 대면을 피하고 싶은지 계단으로 향합니다. 파티가 당장에 시작되는 것도 아니니.. )
 
당신은 숙소로 가게 됩니다. 숙소 옆엔 막 짐을 정리하고 나오는 시종이 보입니다. 휴게실 옆의 건물 2층에 위치한 숙소에서는 당신과 에리만이 머무른다고 합니다.
 
이곳에서 이제 할 일은 뻔합니다. 웰컴 파티를 위해 가꾸는 거죠. 거의 처음으로 부부 될 사람들의 모습을 공식적인 자리에서 드러내는 순간이니 몇 번이나 신경써도 모자라겠지만...
 
지금 상황이 너무나도 지치진 않나요? 잠깐 쉬는 것도 좋은 선택이겠어요.
 
술레이만:(치장은 아무래도 나중으로 미뤄도 되는 일.. 지금은 쉬는 것이 좋겠다 판단했는지, 숙소 안으로 들어갑니다.)
 
숙소로 들어서고, 이내 거의 완전한 정적이 찾아옵니다. 숙소는 귀족이 머무르는 곳이니만큼 정돈도 잘 되어있는, 아주 넓은 방이네요.
 
이대로 웰컴 파티 시간까지 휴식을 취하나요?
 
술레이만:(이 모든 사실이 꿈이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며.. 잠시 휴식시간을 갖습니다.)
 
... 시간이 흐르고, 시종에 의해 눈이 떠집니다. 아까와 같은 천장, 꿈이 아닙니다.
 
완전한 저녁이 찾아오고, 웰컴 파티를 위해 당신은 방을 나섭니다.
 
홀은 아까보다 사람이 적습니다. 웰컴 파티에 참여하는 인원만 남은 거겠죠.
 
초청된 가수가 느릿한 연주에 맞추어 노래부르는 것이 들립니다.
 
웰컴 파티는 말 그대로 결혼식의 주인공들고가 그 친인척, 초대받은 하객들이 이 오페라 하우스에 도착한 것을 환영하기 위한 목적으로 열렸습니다.
 
왕가에서도 직접 축하하러 내려올 정도라니, 이렇게까지 화려한 시작을 알리는 것도 이해가 안 가는 것도 아닙니다.
 
거의 모든 상황이... 어쩐지 린튼 가와의 정략혼이 결정되었을 때와 비슷하다는 느낌이 듭니다. 하지만 이상하죠, 그 린튼 가 마저도 이정도의 규모는 아니였는데...
 
지능 판정.
 
술레이만:
지능
기준치: 70/35/14
굴림: 68
판정결과: 보통 성공
 
꼭, 이 오페라 하우스에서의 3일이 무언가를 준비하는 듯한 3일인 것 같다는 느낌이 듭니다. 그건 결혼식 준비뿐만이 아닌... 아니라면 뭘까요?
 
주위를 둘러보면 당신의 가문의 친인척들이 몇 보입니다. 대다수의 모르는 얼굴들도 보이지만... 척 봐도 고급진 옷, 장신구, 장인의 손을 타고 만들어진 세공된 브로치... 대놓고 부자 티를 내는 사람들입니다.
 
아마도 저 자들이 언쇼 가의 사람들인 걸까요?
 
관찰 판정이 가능합니다.
 
술레이만:
관찰력
기준치: 60/30/12
굴림: 52
판정결과: 보통 성공
 
그들 대다수의 눈빛이 흐리멍텅한 것이 보입니다. 웃고 떠드는 모습은 굉장히 자연스럽지만, 작위적인 구석이 보입니다. ... 린튼 가 사람들의 눈과 비슷합니다.
 
술레이만:...(익숙한 눈빛. 혹여, 린튼 가 사람들일지도 모른단 생각에.. 문득 스치듯 아라네아를 떠올리곤 그들에게 다가갑니다.)
 
당신이 다가오자, 그들은 환히 웃으며 곧바로 그 지대한 관심을 쏟아냅니다. 환대하는 말, 축하하는 말, ... 그리고 뒤이어지는 사적인 질문들까지.
 
좋아하는 음식부터 가족 관계, 에리의 첫인상까지... 어쩐지 집착이 느껴질 정도의 관심입니다.
 
술레이만:(쏟아지는 사적인 질문들에 적잖게 당황했는지, 대충 얼버무리다.. 에리의 첫인상을 묻는 질문에 표정이 살짝 굳어집니다. 이내 손을 꾹 쥐고) 아직.. 저한테는 이 상황이 영 낯설어서 말입니다. 정확하게 대답해드릴..수가 없군요.
 
당신의 대답에 마냥 웃으며, 질문을 이어나가는 그들이빈다. 이대로 붙잡혀 있다간 파티가 끝날 때까지 보내주지 않을 지도 모르겠어요...
 
빠져나온다면 대인 기능 판정이 필요합니다.
 
술레이만:
말재주
기준치: 70/35/14
굴림: 64
판정결과: 보통 성공
 
당신은 겨우겨우 그들을 떨쳐냅니다. 섬뜩할 따름이에요...
 
문득, 저 한편에서 사람들에게 둘러싸여있던 에리와 눈이 마주칩니다. 그녀는 무리하게나마 양해를 구하곤 자리에서 벗어나 당신에게 다가옵니다. 반가운 기색 언저리에 묘한 감정이 담긴 것이 느껴질 지도 모르겠습니다.
 
친애로 가득한 저 낯, 하지만 당신을 처음 보는 양 대하고 있습니다.
 
술레이만:(그런 에리를 한참이고 보다가, 영.. 떫은 티를 내며 맞이합니다. ) 아까는 무례하게 굴어 죄송했습니다. ..숙소에서 조금 쉬고 나와 많이 호전되었으니 걱정하실 필요 없을 것 같군요. (그 반가운듯한 얼굴을 똑바로 마주하지 못합니다. )
 
에리:괜찮아요, 오히려 갑작스레 결정된 일이었는데도 정중히 대해주시니 감사할 따름입니다. (작게 소리내어 웃습니다. 당신을 바라보며 잠시 눈치를 살피나 싶더니) 그러고 보니, 결혼식을 축하하는 피로연에서 대표로 춤을 추어야 할텐데, 춤은 잘 추시나요? 전 그리 능한 편이 아니여서, 실례를 끼칠 지도 몰라서요. (하곤 멋쩍게 웃습니다.)
 
술레이만:너무 갑작스러웠죠. (당신을 쳐다보며 딱딱한 말투로 잘라 말하듯 대답합니다.) 왜 저와 결혼을 하시려는지도 잘 몰랐고요. 만나보니 더.. . (입을 다물다가, 이내 당신이 한 춤 이야기에 표정이 굳습니다. 예전 정원에서의 대화가 떠오릅니다.) .. 춤은. 집안에서 어릴때부터 절 사교계로 보내기 위해 오랬동안 가르쳤습니다. 걱정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실수하시더라도 넘기면 그만이니까.
 
에리:더요? (그런 굳은 표정, 딱딱한 말투에도 태연한 듯 되묻습니다. 아까의 언쇼 가의 다른 가문원들과는 달리 흐릿하지도, 섬뜩한 집착이 담겨 있지도 않은 눈.) 예, 그렇다면 이후엔 잘 부탁드립니다. 큰 실수는 않겠지만, 이런 자린 처음인지라 아무래도 긴장이 되네요. (하곤 작게 소리내어 웃습니다.)
 
술레이만:더.. 예상치 못한 모습이었습니다.( 그런 당신의 눈을 한참이고 들여다 봅니다. 그렇게 보다가, 마음이 영 편치 않은지 시선을 내립니다.) 명성 높으신 가문 자제이시니.(조금 힘주어 말하고) 실수는 없으시겠지요. 전 이런 자리가 처음이 아니라서...... .. 잘 이끌어 드릴 수 있습니다. 걱정 마십시오.(마주 웃으려 노력하다, 애꿎은 손만 꾸물거립니다.)
 
에리:말씀 감사드립니다. 사실, 언쇼 가의 딸이라 하여도... ... 그리 교양있는 몸이라 하기엔 힘드니, 이끌어주시는대로 따라가려 노력할게요. (그런 당신의 기색을 살피다가, 왠지모르게 표정이 약간 가라앉습니다. 주변 눈치를 조금 살피는 듯 하다가 신중히 말을 고릅니다.) 저, 술레이만...
 
그 순간, 언쇼 가의 가문원같아보이는 사람이 끼어들어 에리의 어깰 두드립니다. 호탕한 웃음과 함께 입을 여네요.
 
"이번에 처음 만났는데도 술레이만씨가 꽤 맘에 든 모양이야? 아주 시선을 떼지 못하는군 그래!"
 
"하지만 이쪽에도 관심을 줘야지. 부모님께서 찾으신다."
 
그 말에 에리는 난처한 얼굴을 합니다. 그에 응하며 조금 머뭇이는가 싶더니 나중에 보자는 말을 남기고 끌려가듯 데려가집니다.
 
떠나는 가운데, 아까처럼 당신의 손등에 입을 맞추려는 듯 손을 뻗었다가도, 이내 거두고 사라집니다.
 
찰나에 눈이 마주쳤던 것도 같습니다.
 
술레이만:....(데려가지기 전, 말을 걸려던 것과 눈이 마주친 것이 마음에 남아 표정이 영 개운치 않습니다. 에리가 떠난 방향을 한참 보다가, 주변 사람들에게 방금 에리를 데리고 지나간 저 사람이 누구인지 아느냐고 물어봅니다.)
 
주변 사람들은 그가 언쇼 가의 가문원, 그러니까 에리의 숙부 되는 사람이라 합니다. 에리는 저 멀리, 자신의 가문원들에게 붙잡히다시피 둘러싸여 이야길 나누고 있네요.
 
술레이만:(어딘가 붙잡혀있는 듯한 모습에 조금의 위화감을 느끼는지, 그쪽을 유심히 살펴봅니다.)
 
겉보기엔 마냥 화목한 가정의 모습입니다. 그다지 대단한 이야길 하고있는 것 같진 않아요. 슬쩍 주변으로 시선을 돌리던 에리와 눈이 마주칩니다.
 
멋쩍은 듯 웃는 얼굴. 손을 몰래 흔들어보입니다. 파티 중에 더 이야길 나누긴 힘들 것 같네요.
 
... 그렇게 시간이 지나고, 밤이 옵니다.
 
당신은 숙소로 돌아오게 됩니다. 오늘 하루 동안 일어난 일이 전혀 이해도, 납득도 되지 않습니다.
 
에리의 방은 저 맞은편에 있습니다. 그 가운데의 방들은 모두 비어있습니다. 이 숙소에 머무르는건 둘 뿐이니 당연한 이야기겠지만요.
 
당신의 방은 넓고 침대는 푹신하지만, 영 잠이 올만한 상황은 아닙니다.
 
그 총성도, 달빛 아래의 지독하게 향기를 뿜던 에리카 꽃까지도 기억이 나는데... 그 모든 일이 물거품처럼 사라지다뇨.
 
뒤척이던 당신은, 문득 창밖에서부터 시선을 느낍니다.
 
술레이만:..(잠을 못 이루고 한참을 괴로워 하다가, 밖에서부터 느껴지는 시선에 비척이며 일어나 창밖을 내다봅니다.)
 
집요한 시선입니다. 인간의 눈이라기보다는 거대한, 가늠하기 어려운 존재의 시선에 가까운 감각입니다.
 
지독하게 당신을 응시하는 시선을 좇아보면 그곳은 놀라우리만치 시꺼먼 밤이 깔려 있습니다. 어떤 형체가 보이진 않습니다.
 
시선은 창밖에서부터 온 사방으로 퍼져 피부를 따갑게 찔러댑니다. 꼭 잡아먹히기라도 할 것 같은 두려움, 생존 본능에서 비롯된 공포감이 혈관을 타고 흐릅니다. 이성 판정. (1/1d2)
 
술레이만:
SAN Roll
기준치: 47/23/9
굴림: 10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마비라도 걸린 듯, 가위에 눌린 듯 움직이지 않는 몸이 서서히 굳어갑니다.
 
뇌가 둔해지고 사고가 멈출 것 같은 순간...
 
똑똑, 노크하는 소리에 퍼뜩 정신이 듭니다.
 
식은 땀이 뺨과 목덜미에 맺힘을 자각하고 나면 몸은 어느새 자유롭게 움직여집니다.
 
술레이만:..윽.(노크 소리를 듣기 직전까지 겪은 일에 적잖게 당황하며.. 손수건으로 식은땀을 닦아냅니다.) (누구의 노크인진 모르지만, 구해준 것이나 다름없는 소리가 들린 문으로 다가가 문을 열어줍니다. )
 
문을 열면, 초조한 기색의 에리가 서 있습니다. 대뜸 이 밤에 당신을 찾아온 것에 대한 설명도 없이, 늦은 밤에 죄송하단 말과 함께 당신을 살핍니다.
 
그 직후 방 안을 살피고, 빠르게 방문과 창문을 모두 닫고 창밖을 내다봅니다.
 
술레이만:무슨...(문앞의 당신을 보자 눈이 살짝 커졌다가, 당신이 방 안의 모든 문을 닫자 당황한 눈치로 붙잡습니다.) 갑자기 뭐 하자는..! .... 왜 온 겁니까.(창밖을 내다보는 당신을 쳐다보며, 무슨 일로 왔는지 묻습니다.)
 
에리:(당신에게 붙잡히자, 한참 머뭇이는가 싶더니 입을 엽니다.) 잠시 실례할게요, 술레이만. (저를 붙잡은 당신의 손을 잡아, 아까처럼 그 손등에 한번 입맞춥니다. 어쩐지 다급한 기색이기도 합니다.)
 
아까와 같은 묘한 기분이 듭니다. 다짜고짜 찾아와서 무슨 짓인지... (이성-1)
 
입술이 떨어지기 무섭게, 아까까지 공기 중에 서려 있던 따가운 시선이 사라집니다. 공포심이 가시고, 답답한 곳에서 탁 트인 바깥으로 나온 것처럼 숨이 제대로 쉬어집니다.
 
그리고 당신의 손을 천천히 놔주는 그 모습, 그 애정과 그리움이 한껏 담긴 눈을 한 그녀가 보입니다.
 
술레이만:....(갑작스런 손등의 입맞춤, 묘한 해방감에 채 반응할 틈도 없다가, 당신이 놓아주자 황당하다는 듯 쏘아붙입니다.) 난데없이 이게 무슨 일인건지 설명이라도 좀 하시는게 좋겠군요. 에리카 언쇼 씨. (당신의 눈빛에 날선 목소리가 조금 누그러들었지만.. 여전히 어이가 없단 반응은 같습니다.)..방금 손은 또 뭐고..
 
에리:(무언가 말하고 싶어하지만, 누군가한테 입막음 당하기라도 한 건지 자꾸만 눈치를 봅니다. 한참 말을 고르고, 고르다가) ... 이상한 시선이 느껴졌어요. 누군가 당신을 주시하고 있어요, 술레이만. 가문원들의 시선을 넘어서서... (손에 대한 이야길 하자 무어라 말하지 못하고 멋쩍은, 미안하다는 듯한 웃음만 지어보입니다.) ... 저희가 초면이 아닌 건 알아요. 어디서 만났던가요?
 
술레이만:(당신의 말에 이해하지 못하겠다는 표정으로, 눈치를 보는 당신을 쳐다봅니다.) 그게 무슨.. 설명을 좀, 자세히 할 순 없습니까. ...확실히 창 밖에 뭐가 있기는 한 모양이었지만. (뭐라고 더 말을 이으려다가, 어디서 만났었냐는 말에 화난 듯한 목소리를 합니다.) .. ..그건 그쪽이 제일 잘 알고 있으리라 생각하는데. .. .... 또 무슨 짓을 저지른 건지. 갑자기 약혼녀로 나타나질 않나..
 
에리:... 바깥에서 누군가 당신을 지켜보고 있어요. 창문은 웬만하면, 닫아놓으세요. (곧이어 들려오는 화난 목소리에 약간 움츠러듭니다. 아까의 그 당당한 모습은 어디로 가고, 겉모습만큼은 영락없는 귀족일지라도 당신의 눈엔 익숙한 모습입니다.) ... 제가 아는 건 많이 없어요, 술레이만. ... 거기에, 대귀족의 입장으로서 자유롭게 행동하기도 어려워요. 부디, 이해해주세요.
 
술레이만:..그러니까, 그게 누구..(체념한 듯, 말하는 것을 그만두고 창문 쪽을 잠깐 쳐다봅니다.) (움츠러든 모습을 보고 자신이 아는 에리가 남아있음을 확신하는건지 당신을 추궁합니다.) 많이 없다는 건 아는 게 어느 정도는 있다는 소리 아닌가? ..어떻게 이해하라는... (괴로운 표정으로 말끝을 흐리다 당신의 손끝을 살짝 잡습니다.)기억이 안 나?
 
에리:(당신의 손을 가만 바라보다가, 시선을 올려 당신을 바라봅니다. 기억이 안 나냐는 말에 어깰 한 번 으쓱여요.) 아는 건 있지만, 말씀드리기 힘들어요. ... 이렇게 말하는 것 조차도 위험한걸요. (시선을 잠시 내리깔았다가) 굉장히 그리운 기분이 들어요. ... 사람들 말로는 첫 만남이어야할텐데 말이죠, 그죠? (당신의 손을 꾹 잡았다 놓습니다.) 제 속을 털어놓긴, 아직 조금... 조금 이를 것 같아요.
 
술레이만:...(그리운 기분이라는 말에 동감하듯 고갤 끄덕입니다.) ..거의, 인생 전체에 걸쳐 함께했던 사이였는데.... .. 아예 수포가 됐구나.(손을 내려놓고 당신을 슬쩍 바라봅니다.) 당신은 항상 그랬었어. 나한테 숨기는게 많았지.(약간은 분하고 서운한 얼굴로 있다가 돌아섭니다.) ..이 방엔, 더 있을 건가?
 
에리:... 불편하시다면, 이만 나갈게요. (입을 조금 우물이다가, 어떤 말들을, 지금까지도 참고 있는 무언가들을 꾹꾹 담아넣습니다. 당신이 등돌린 모습이 왠지 익숙해, 한참 바라보고 있습니다.)
 
술레이만:........ (조금은 침울한 듯 등을 돌리고 있다가, 고개가 살짝 움직입니다. 창문에 비친 당신을 살피고 있는 모양입니다.) ..그건.. 그쪽 마음대로.
 
에리:... (그런 당신을 한참 바라보다가, 조심스레 옆으로 다가옵니다. 시선을 내리깔아 당신의 손을 보고있다가, 머뭇이며 손 끝부터 위로 쓸듯 쥐어, 들어 바라봅니다.)
 
술레이만:(당신이 옆으로 다가오자 살짝 눈치를 살피다, 손이 닿자 그 손을 내려다봅니다. 이내 시선이 당신에게로 올라갑니다. 별 말은 하지 않지만.. 다양한 감정이 담긴 얼굴을 하고 있습니다. 약간은 맥이 빠진 것 같기도 합니다.)
 
에리:(손을 한참 바라보다가, 왠지모르게 눈살을 옅게 찌푸립니다. 어딘지 모르게 답답한 듯한, 진심으로 속상한 듯한... 짧게 숨을 들이키며, 제 머리를 감싸쥐었다가 한 손을 내립니다.) ... 익숙한 기분이에요. 뭔가... ... 뭔가. 기억에 남아있는 것도 같은데.
 
술레이만:(기분만 남아있는 걸까. 당신의 반응과 말들에 기운없이 내려진 손을 바라봅니다.) 저는... 아니, 나는. 다 기억하고 있어. 이 기분도 알고 있고.(놓아진 제 손을 꾹 쥐었다 폅니다.)내가 아는 사람의 손은 거친 손이었어. 매일 바느질하고, 일하느라 튼 손. (우울한 듯 눈을 내리깔고 당신에게서 약간 떨어집니다.)
 
에리:(그 말에 당신을 빤히 바라봅니다. 혼란스러워보인 기색도 잠시, 무언갈 기억해내려 애쓰는 듯한 모습입니다. 표정을 조금 찌푸린 채 있다가, 표정을 풀곤 당신을 슬쩍 바라봅니다.) ... 조금 더 들려주실 수 있으신가요?
 
술레이만:(조금 더 들려달란 말에 잠시 머뭇거리다 입을 뗍니다.) ..어렸을 때부터 줄곧 바느질을 했던 손이었어. ..매번 장난감이 망가질 때마다 기워서 고쳐 줬었지.(살짝 쓰게 웃습니다.) 그 손으로 머리도 만져주고, 그 머리 위에 화환도 만들어 씌워 주고... 나중에 커서는, 많이 위로도 받았어. ... .( 회상을 하다가 표정이 울상으로 변합니다.)
 
에리:(당신의 이야기를 가만 듣고 있다가, 벙찐 것일지, 깊게 생각에 잠긴 것일지 모를 얼굴이 됩니다. 당신의 표정을 살피다가 움찔 놀라 자신도 모르게 손을 올려 당신의 뺨을 쓸어줍니다. 스스로의 행동에 약간 당황하기도 잠시, 한참 머뭇이다 입을 엽니다.) ... 어릴 적에. ... 나무의 큰 구멍 속에서...
 
술레이만:(뺨에 닿는 온기에 가만히 있다가, 손을 포개어 볼을 살짝 기댑니다. 너무도 익숙한 촉감에 표정이 더 울적해지기만 합니다.) ... 그걸 기억하는 건가?( 나무 이야기에, 눈이 살짝 커져서 당신의 손을 세게 붙잡습니다.) ..ㄱ,그래. 어렸을 때 우리, 거기에서 책도 읽고, 놀이도 하고.. 그. 기억나? 우리가 거기서 키도 쟀었잖아. ....나중에는 서로 키 크기 가지고 우기기도 하고 막 그랬잖아.(조금 성급한 목소리에서 약간의 절박함이 느껴집니다.)
 
에리:(엄지로 당신의 뺨을 살살 쓸어주다가... 당신의 반응에 살짝 놀란 듯한 기색입니다. 이야길 들으며 잠시 되짚어보듯 시선을 내리깔았다가, 저도 덩달아 조급해진 듯 조금 우물쭈물거립니다.) ... 병정놀이를, 했던 것 같아요. 키는... 처음엔 제가 컸다가, 점점 따라잡히다 못해 훌쩍 넘어버리셨죠. 그 때 도련님은... ... 도련님. (자신도 모르게 발음한 단어에, 눈이 크게 뜨입니다.)
 
술레이만:(병정놀이 이야기나, 키 이야기에 점점 고개를 끄덕이다.... 그렇게나 익숙한 단어. 도련님. 도련님이라는 말에 다급한 듯 당신을 꼭 붙잡습니다. 떨리는 목소리로 당신을 부르고) ..맞아! 에리, 나.. 나. 기억나? 오늘이 아니라, 어렸을 때 만났잖아 우리...(곧 울상으로 일그러진 얼굴로 당신을 쳐다봅니다.) ...어떻게 된 거야?
 
에리:(에리, 그 말에 아... 하는 짧은 탄식인지 탄성인지 모를 소릴 냅니다. 이제야 정신이 든 듯, 혼란스러워보이는 얼굴은 이내 옅은 울음기가 감돕니다.) 도련님, 도련님. ... 어떻게, 어떻게 이것마저 잊고 있던 건지... (당신의 말에 시선을 내리깝니다. 그 당황한 얼굴은 저녁 때의 당신과 닮았을 지도 모르겠습니다.) ... 잘 모르겠어요. 무작정, 이곳으로 데려와지고... 아까, 처음 도련님을 홀에서 뵀을 때 이전은 기억이 잘 안 나요.
 
술레이만:(당신의 표정을 보고..반가운 목소리로 이름을 말합니다.) 에리..,, 정말, 다행이야! 난.. 무서워서, 미치는 줄 알았어. .. 까맣게 잊혀지고, 기억하고 있는건 나뿐이어서..(당신의 당황한 얼굴에 약간 의문을 품습니다.) ..뭐라고? .. 네가 한게 아니었단 말이야? ........난. 당연히 네가.. 아라네아 때처럼 그런 일을 다시 벌이려는 줄 알았는데.
 
에리:(당신의 말에 조심스레 어깰 쓸어줍니다. 버릇같이, 안심시켜주려는 듯) 전혀요. ... 도련님이 그 이상은 싫다고 하셨잖아요. 마법을 더 건드릴 이유가 없어요. (제 손의 감각이 저도 익숙치 않은 듯, 제 손을 조금 꼼지락거립니다.) ... 이런 일이 생길 줄은, 전혀... 몰랐어요. 이렇게 뵈게 될 줄도.
 
술레이만:...(도련님이라는 말이 듣기 좋은지 살짝 기대서 눈을 감고 있습니다.) ...세상에, 네가 약혼자로 나타날지 내가 상상해나 했겠어? ... 난.. 얼마나 놀랐는지 몰라. ... (안심한 듯, 한숨을 내쉬다가 문득 표정이 굳어지며 살짝 떨어져서 당신의 모습을 봅니다.) ...이 결혼은.. ..어떡하지.
 
에리:(당신이 제게 기대자, 자신도 눈을 감고 살며시 기대봅니다. 낯선 듯 아닌 듯, 너무나도 익숙한 느낌에 긴장이 풀어집니다. 자신한테서 떨어지자 좀 휘청 하나 싶다가도) 이 결혼, 은... (당신의 손을 조금 만지작거리다가) ... 도련님은... 아무래도, 싫으신가요?
 
술레이만:(결혼 이야기에 망설이는 눈치로 당신을 쳐다봅니다.) .. 이 결혼은... 난.. 너를 신부로 맞이한다는게. 상상이 안 가.(손을 깍지끼어 잡아봅니다.) 너와 결혼하는게, 괜찮은 걸까? ..난 네가 마음에 들고, 의지도 되지만.. 이 손으로 너는 살인을 했는데.. 그 손에 내가 반지를 끼워줄 자신은 아직 없어. (입을 꾹 다물고, 손을 내려놓습니다.)
 
에리:(깍지 낀 손을 한참 바라보다가, 다른 한 손으로 감싸 잡습니다. 쉽사리 대답하기 힘든 듯, 가만히 있다가 약간 쓴 웃음과 함께 당신과 이마를 살포시 맞댑니다.) 도련님께서 선택해주세요. 제가 좋을 일이어도, 도련님께서 행복하지 못하시면 저도 행복하지 못해요. ... 그래도, 절... 선택해주신다면. ... 행복하게 해드리기 위해, 최선을 다 할게요. (하곤 조심스레 떨어집니다.)
 
술레이만:...(이마를 맞대자 눈을 살짝 내리깔고 있습니다. ..) 네가 소중하고, 계속 함께하고 싶은건 맞지만...아직, 결혼까지는.. 좀 아닌 것 같아. (떨어지고 나자, 아쉬운 듯한 눈치로 당신을 쳐다봅니다.) ..아직, 시간이 있으니 고민해 볼게. 나도 이젠.. 행복해지고 싶어. ..또 파혼하면, 정말 가문에서 제적당할지도 모르고.
 
에리:... 어떤 선택을 하셔도, 그리 될 수 있도록 도와드릴게요. (당신의 앞머릴 살살 쓸어 옆으로 넘기다가) 시간이 늦었어요, 도련님. 주무실 때까지 있어드릴까요? (양 손으로 당신의 손을 잡곤, 침대를 살짝 눈짓합니다.)
 
술레이만:(당신이 앞머리를 넘겨주자 살짝 눈을 감고 있다가, 늦었단 말에 고갤 끄덕입니다.) 뭔가.. 이것도 오랜만인 기분이 드네, 잠깐만 같이 있어.(침대에 지친 몸을 눕힙니다. 조금 전까지만 해도 뒤척였던 잠자리지만, 긴장이 풀린 지금.. 졸음이 몰려옵니다.)
 
에리:(당신이 누운 자리의 옆에 앉아, 손을 살며시 감싸잡아줍니다. 가만히, 한참 당신을 바라보는 두 눈엔 다정한 온기가 깃들어 있습니다.) 좋은 꿈 꾸세요, 도련님. 오늘... 많이 지치셨을텐데.
 
술레이만:..그럼 내일 보자.(그런 당신의 모습을 물끄럼히 바라보고, 손을 엄지로 살살 쓸면서 온기를 느끼다가.. .. 이내 눈을 감습니다.)
 
... 눈을 감자, 얼마 안 가 몽롱하게 의식이 흐려지는 기분 좋은 졸음이 느껴집니다.
 
당신이 잠에 들기 직전까지도, 그 손엔 온기가 느껴졌습니다. 이전처럼요.
 
의문과 불안감을 배제하자면, 둘은 온전히 이곳에 살아있습니다. 숨길 것 없이, 함께요.
 
밤이 깊어갑니다.
 
...
 
낮부터 이 오페라 하우스는 분주합니다. 오늘은 왕가에서 손님이 오는 날입니다.
 
왕가를 위한, 귀족만을 위한 공연이 준비되어 있습니다.
 
듣기로는 이번 공연이 초연이라 합니다. 결혼식만을 위해 새로이 제작된 극이라나요.
 
겨울을 배경으로 하는, 이루어지지 못한 절절한 사랑 이야기... 유명한 극작가가 집필했다네요.
 
하필이면 결혼식을 앞두고 이런 이야기라니? 어쩐지 아이러니한 일입니다.
 
그런 의문을 곱씹기도 전, 에리가 당신에게 다가와 섭니다.
 
에리:좋은 아침이에요, 도... ... 술레이만. (한 손으로 자신의 입가를 살짝 가렸다가, 이내 옅게 웃습니다.) 지난 밤엔 잘 주무셨나요?
 
술레이만:..예. 덕분에.(그 미소에 화답하듯, 살짝 마주 웃습니다. ..존대로 말하는게 어색한지 눈썹을 으쓱입니다.) ..편히 잤습니다.
 
에리:(그 모습에 저도 모르게 작게 웃습니다. 저도 영 익숙하진 않은 듯, 시선을 잠시 돌렸다가 다시 당신을 바라봅니다.) 오늘, 오페라 공연이 끝나고 같이 바닷가로 나가보시지 않을래요? 밤 바다 풍경이 참 아름답다 하더라고요.
 
술레이만:(치장된 당신 모습을 한참이고 보다가. 바닷가 이야기에 표정이 살짝 밝아집니다.) ..좋습니다. 바닷가.. 아무래도 최근 밖에 나가는 일이 잘 없었다보니 기분 전환을 할 겸 좋은 것 같아요. .. 그나저나, 이번 오페라는 새로 만들어진 거라던데.. (어떨지 궁금하단 눈치로 당신을 쳐다봅니다.)
 
에리:(당신의 표정을 가만 살피다가, 저도 방긋 웃습니다. 당신에게 단 둘이 나가자 당당히 제안하는 것이, 저도 좀 낯간지러우면서도 즐거워보이는 기색입니다.) 아, 네. 저희 가문원들이 요청한 내용이에요. 신화와 관련된 이야기라 하던데... 참 독특한 이야기더라고요.
 
술레이만:(당신의 그런 기색에 살짝.. 낯선 동시에 아가씨로서의 삶을 사는 당신의 모습이 재밌는 모양입니다. ) 가문원들이 요청했다니, 여러모로 신경써 주시는군요. 기대가 됩니다. 약간 비극이라고 들었는데. 신화 내용까지 들어갔다니 꽤 재밌게 들리지 않습니까? ..
 
에리:좋게 봐주시니 다행이에요. (후후 웃습니다. 이렇게 슬픔 서리지 않은 웃음을 보는 것도 오랜만이게 느껴집니다.) 사실, 이 오페라 홀에도 그 내용이 그려진 그림이 있다고 하더라고요. 아마... 앗.
 
또다시 뒤에서 에리를 부르는 가문원들의 목소리가 들립니다. 며칠 뒤면 부부 될 몸인데, 매번 타이밍이 안좋네요.
 
에리:... 이만 가볼게요, 조금 뒤에 봬요, 술레이만. (당신의 손을 조심스레 끌어당겨, 손 끝에 짧게 입맞춥니다. 손을 천천히 놓아주고, 이내 뒤돌아 가문원들에게로 갑니다.)
 
어제 두 번이나 느껴본, 묘한 느낌. 왠지모르게 몸은 편안해집니다. (이성-1)
 
술레이만:...( 약간의 아쉬움을 뒤로한 채, 긴장이 조금은 풀린 상태로 돌아갑니다. .... 문득, 오페라 홀에 있다는 그림이 생각나, 홀의 중앙으로 가봅니다.)..내용 정도는 조금, 알아둬도 좋겠지.
 
어마어마하게 크고 화려한 홀입니다. 바로 앞에 2층, 콘서트 홀의 좌석으로 향하는 계단과 1층 콘서트 홀 입구가 위치해 있습니다.
 
모든 장식이 황금색으로 빛나고... 여러 사람들이 오가는 것이 보이네요.
 
살펴본다면 관찰 판정!
 
술레이만:
관찰력
기준치: 60/30/12
굴림: 25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이곳 저곳에 명화가 많이 그려져 있습니다. 대부분이 신화와 연관되어 있는 것 같아요.
 
특히, 천장에 그려진 그림을 보면, 연인으로 추정되는 인물을 자신의 세계로 인도하는 신의 손길이 아름답게 묘사되어있습니다. 꽤 수작이네요.
 
술레이만:꽤.. 괜찮은 그림이야. 죄 신화 이야기 뿐이구나. (천장을 한참이고 바라봅니다.) 그런데 오페라 내용으로 감은 잘 안 잡히는걸.. ..
(천장의 그림을 자세히 올려다봅니다.)
 
자세히 살핀다면 지능 판정!
 
술레이만:
지능
기준치: 70/35/14
굴림: 88
판정결과: 실패
 
... 신의 형태가 어쩐지 익숙하고 거북하게 느껴집니다.
 
당신은 이 '신'으로 추앙받는 것의 존재를 일찍이 경험한 적이 있습니다. 이성 판정(1/1d2)
 
술레이만:
SAN Roll
기준치: 45/22/9
굴림: 69
판정결과: 실패
rolling d2
 
(
1
 
)
 
 
=
1
..... 그림이 뭔가 좀.. 그렇네..(천장의 그림에서 눈을 떼며, 잠시 주변을 서성이다 휴게실 쪽으로 향합니다.)
 
당신이 휴게실로 향하는 찰나, 당신의 집안 사람이 찾아옵니다. 에리카 언쇼는 어떻느냐, 마음에 드느냔 물음과 함께 기분 좋은 웃음을 짓습니다.
 
"이 결혼이 성사된다면 분명 우리 가문의 위상은 더 높아지겠지. 네가 수고가 많다, 술레이만!"
 
"언쇼 가에서 혼담이 들어온 건 엄청난 행운이야. 이번엔 기횔 놓치지 마라."
 
"그래, 에리카는 널 굉장히 좋아했잖아? 전부터 아주 네 일이라면 껌뻑 죽었지, 그러니 분명 일사천리일... 응? 내가 방금 뭐라고 했지?"
 
술레이만:...? 예? (기회 이야기까지에는 웃으며 그 이야기를 듣다, 이어진 말에 표정이 약간 벙찝니다.) 에리, 아니 에리카 씨와는 분명 어제... .. 으음.
 
당신의 친척은 잠시 따라 벙찐 듯 하다가, 어리둥절해하다가도 이내 공연이 시작할 때 다시 만나자며 얼버무리며 서둘러 자릴 뜹니다.
 
술레이만:..(그 뒷모습을 한참이고 보다가 무슨 고민거리라도 생겼는지, 표정이 조금 무거워집니다. 방금 전 대화로 가지 못했던 휴게실 쪽으로 마저 향합니다. )
 
휴게실엔 오늘도 몇몇 사람들이 자리하고 이야길 나누고 있습니다. 당신의 숙소로 향하는 계단이 보이고... 안을 전체적으로 둘러본다면 관찰 판정.
 
술레이만:
관찰력
기준치: 60/30/12
굴림: 88
판정결과: 실패
관찰력
기준치: 60/30/12
굴림: 54
판정결과: 보통 성공
 
언쇼 가의 사람이 가져온 듯한 책이 입구 옆 테이블에 놓여져 있습니다. 상당히 두꺼운데...
 
술레이만:..이렇게 두꺼운 책을 굳이 가져다둘 이유가 있나? 아무도 안 읽을..것 같이 생겼는데.(못마땅한 얼굴로 책을 펼쳐봅니다.)
 
내용을 들추면... 빽빽하게 들어선 글자들에 머리가 다 아파옵니다. 정신력 판정.
 
술레이만:
정신
기준치: 55/27/11
굴림: 10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어디선가 오한이 느껴지는 것 같지만... 정신을 다잡고 글자를 읽으면 몇 가지 단어를 건져냅니다.
 
세뇌에 관한 이야기 같습니다.
 
정신 조종을 통해 바라는 대로 사람을 조종하고 무언가에 대한 기억을 지울 수 있다.
 
그 경우 큰 감정과 기억을 공유한 이의 접촉을 통해 벗어날 기회가 선사될 지도 모른다... ...
 
이 이상은 알아보기 힘드네요.
 
술레이만:..(꽤나 심각해진 얼굴로 책을 들여다보다, 도로 덮습니다. ...) 이런 책을 왜 여기에..? .. .
 
휴게실 바깥으로, 사람들이 웅성이는 소리가 들립니다. 다들 오페라 하우스의 윗층으로 이동하는 모습이에요.
 
술레이만:..씁. (영 찜찜한 표정으로 휴게실을 뒤로한 채, 사람들이 몰려드는 2층 계단으로 향합니다.)
 
2층 홀은 넓고, 텅 비어보이기까지 합니다. 군데군데 공연을 기대하는 목소리를 내는 귀족들이 눈에 들어옵니다.
 
3층으로 이어지는 계단의 맞은편에는 게스트들을 위한 티 테이블이 존재합니다. 티 테이블 근처에는 손님들이 옹기종기 모여있네요.
 
술레이만:(별로 사람들을 상대할 기분은 아니지만, 모여있는 손님들 쪽에 한번 다가가 봅니다. ..)
 
티 테이블 가까이 가자 라벤더 티의 향이 느껴집니다. 불면증 치료에 효능이 좋다죠. ... 공연 전에 마시기 괜찮은 걸까요? 문득 근처에 앉은 귀부인의 웃음 소리가 들립니다.
 
"듣기론 에리카씨가 직접 온실에서 키운 걸 가져와 돌리고 있다던데, 그 집 가문원들에게도 모두 건넸대요. 특별한 레시피로 만들었다죠?"
 
"과연 맛이 달라요, 한 모금만 마셔도 기분이 좋아지네요!"
 
술레이만:(라벤터 티?.. 귀부인이 차를 칭찬하는 이야기를 듣고, 그 차에 관심이 조금 가는지.. 테이블 쪽을 기웃거려 봅니다.)
 
테이블엔 부족하지 않을 정도로, 충분한 컵들이 있습니다. 한 잔 마셔보나요?
 
술레이만:(에리가 직접 키운.........마셔봅니다!)
 
차를 마시면 미미하게 몽롱한 감각이 스며듭니다. 생각이 편안해지고, 뭘 해도 괜찮을 것 같다는 느낌이 듭니다. (이성+1)
 
술레이만:(맛있..다.) 에흠. (찻찬을 내려놓고.. 조금 가벼워진 얼굴로 손님들의 이야기들을 더 들어봅니다. ..손님들 수다 덕분에 좋은 차를 마실 수 있었으니까요!)
 
잘 듣고있자니, 문화 생활에 조예가 있다는 사람들은 이 공연에 대한 이야기도 나누고 있네요. 듣기 판정으로 엿들을 수 있습니다.
 
술레이만:
듣기
기준치: 45/22/9
굴림: 90
판정결과: 실패
(사람이 많아서 잘 안 들리는군....,,,,,,,,,,) (몇 발자국 더 가까이 가서 들어봅니다.)
 
손님들 가까이로 다가가니, 몇몇은 당신을 알아보고 말을 걸어오기도 합니다. 이번 공연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냐는 투네요. 정보를 얻을 수 있지 않을까요?
 
술레이만:아.. 비극이 섞인 사랑 이야기라고 들었습니다만.. 신화적인 내용도 섞였다고 하던데요. 제가 어제 여기에 처음 온지라(....) 뭐, 더 알고계신 것들이 있나요? 저는 이 오페라에 대해서 아는게 잘 없어서.
 
"멸망의 위기가 닥친 세상에서 죽음에 이르른 연인이 다시 부활함으로 시작되는 이야기라 하던가요? 요즘 젊은 이들은 이런 이야기에 열광한다던지..."
 
"두 사람의 사랑은 이루어지지 못했지만, 부활 수 다시 그 사랑을 이루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내용이라죠. 저쪽 입맛에 맞는 내용인 것 같습니다. 신화를 기반으로 했다는데, 잘 모르겠네요."
 
술레이만:그런 내용이었군요. 이렇게 듣기로는 마냥 비극만은 아닌 것 같은걸요....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두어 걸음 떨어지며, 인사를 합니다.) 그럼 전 이만.
 
당신이 떠나기 직전, 문득 몇몇 손님들이 당신을 보곤 속닥이는 기색을 느낍니다. 들으려면 듣기 판정.
 
술레이만:
듣기
기준치: 45/22/9
굴림: 45
판정결과: 보통 성공
 
어쩐지 에리가 당신 가문과의 결혼이 성사되는 것을 꺼려한다는, 망설여한다는 것 같단 소문이 은은하게 돌고 있단 사실을 알게됩니다.
 
술레이만:...(걸음을 멈추고 살짝 뒤돌아 봅니다. ..어젯밤 말한 이야기 때문인가 싶어.. 조금 근심어리고, 떫은 표정입니다.)
 
당신과 눈이 마주치자, 그 사람들은 쭈뼛이는가 싶더니 자릴 피해버립니다.
 
술레이만:(차로 모처럼 편해졌던 마음이 다시 뒤숭숭해집니다. .. 뒷목을 조금 만지작거리며 3층 계단으로 향합니다.)
 
3층 객석으로 이어지는 입구와, 사람들의 짐을 맡기는 캐비닛이 있는 홀입니다. 이곳은 지나치게 사람이 없고 텅 비어있는 것이 보입니다.
 
술레이만:(..흠.)(딱히 맡길만한 짐은 없지만.. 캐비닛 쪽으로 가봅니다.)
 
사람들의 짐이 맡겨진 캐비닛입니다. 대부분 개인용 열쇠로 잠겨 있으나, 열려 있는 칸이 하나 존재합니다.
 
술레이만:(누가 열어놓고 갔나... 슬쩍 안을 들여다 봅니다.)
 
그 안엔 공연에 관련된 책자와 편지 봉투가 놓여 있습니다. 편지 봉투 겉면엔 언쇼 가의 가문원의 이름이 적혀 있습니다.
 
술레이만:(남의 편지를 막 읽어봐도 되는걸까? .. 뭐, 일단을 봉투의 이름들을 죽 본 뒤.. 열어봅니다.)
 
편지에 받는 사람의 이름은 적혀있지 않지만, 적혀 있는 주소가 묘합니다.
 
잉글랜드 세번 밸리, 브리체스터와 캠사잉드... 여러 개의 주소가 나열만 되어있습니다. 애초에 보내려는 편지가 맞긴 한가요?
 
편지의 내용물을 더 확인하려는 찰나, 누군가가 올라오는 걸음 소리가 들립니다.
 
술레이만:(들려오는 걸음 소리에 놀라, 얼떨결에 편지를 주머니 속으로 쑤셔넣습니다. )
 
올라오는 이들은 캐비닛을 사용하러 온 다른 귀족들입니다. 당신이 편지를 보던 것은 보지 못한 듯, 자신들끼리 수다를 떨고 있네요.
 
술레이만:(안도의 한숨을 내쉰 후, 주머니에 손을 넣곤 태연한 얼굴로 수다떠는 귀족들을 쳐다봅니다. )
 
그들은 당신을 바라보고 가볍게 인사를 건넵니다. 캐비닛에 큰 볼 일은 없었는지, 금방 사용하고 돌아가네요.
 
술레이만:(갔다..)(사람들이 돌아가자, 곧바로 편지를 꺼내 그 내용을 확인합니다.)
 
그 안엔 '세뇌 주문'이 적혀 있었습니다.

세뇌 주문

범위 내에 특정인을 기억하는 이들에게서부터 그 특정인, 특정 사건과 관련된 기억만을 앗아온다.

주문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일정 수준 이상의 지능이 필요하다.

세뇌에 당한 이들은 특정인, 특정 사건에 대한 모든 기억을 잊으며, 세뇌를 푸는 주문을 듣기 전까지 결코 다시 기억해낼 수 없다.

 

 
이성 판정. (0/1)
 
술레이만:
SAN Roll
기준치: 45/22/9
굴림: 92
판정결과: 실패
 
그리고 지능 판정.
 
술레이만:
지능
기준치: 70/35/14
굴림: 16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모두가 그녀에 대한 기억을 잃은 게, 이 주문 때문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편지의 발신자는 언쇼 가의 사람이니, 이 가문에서 꾸민 일일 지도 모르겠습니다.
 
술레이만:....(언쇼 가. 아까의 두꺼운 책들도 그렇고...착잡한 얼굴로 종이를 내려다보다, 캐비닛 안의 공연책자도 한번 살펴봅니다.)
 
공연 책자엔 크게 특별한 내용은 없습니다. 공연 날짜, 배우들, 장소, 극의 내용...
 
어느정도 시간이 지나서인지, 곧 공연이 시작한다는 이야기가 아래층에서 들려옵니다.
 
술레이만:아.(책자는 도로 넣어두고.. 편지는 다시 주머니에 넣은 채, 2층으로 내려갑니다.)
 
2층의 5번 박스석이 당신의 자리입니다. 에리도 동석한다 했죠, 오페라 글라스를 챙겨들고 박스석으로 향하는 길목, 입구에서 에리가 당신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술레이만:(...아까의 주문 생각에, 간간히 심란한 낯이 비치기도 하지만, 반가운 눈치로 에리를 향해서 살짝 웃어보입니다. 그리곤 그쪽으로 서둘러 다가갑니다.)..에리.
 
에리:(당신의 웃음에 따라 미소짓습니다.) 주변은 잘 둘러보셨나요? 당신을 여기저기서 봤단 사람들이 많아서요. (부드럽게 웃으며, 손을 내밉니다.)
 
술레이만:(그 손을 마주잡고, 이번에는 먼저 당신의 손등에 입맞춥니다.) ..여기저기서 봤다니.. 뭐어. 그만큼 많이 돌아다니긴 했습니다. 아까 말하고 간 그 그림도 봤고. ...시간 가는 줄 몰랐네요.
 
에리:(당신이 입맞추자, 살짝 눈이 커집니다. 약간은 쑥스러운 듯, 진심으로 기쁜 듯한 웃음을 보입니다. 손을 조금 만지작거리다가) 지루하진 않으셨다니 다행이에요. 이만 들어갈까요?
 
술레이만:..그....(무어라 말을 걸려다, 입을 다물곤 살짝 마주 웃습니다.) 예. 곧 시작이라는데, 이만 들어가는게 낫겠습니다.
 
그렇게 들어선 콘서트 홀 내부에서는 오케스트라 악단이 악기를 조율하는 듣기 좋은 불협화음이 들려옵니다.
 
공연 시작 전, 은은한 노래 소리가 콘서트 홀을 채웁니다. 왕가의 사람들은 맞은 편 박스석에 있는 모양입니다. 호위병과 경찰이 단단히 지키고 있잖아요.
 
5번 박스석에는 당신과 에리, 단 둘만이 있습니다.
 
에리:... 바로 옆 박스석엔 저희 언쇼 가의 사람들이 있어요. (옅게 웃는 낯이지만, 당신은 이 웃음이 억지 웃음이란 걸 짐작할 수 있습니다.) 언제 어디서나, 소중한 양녀를 지켜보려 하시죠. (어깰 으쓱이며 무대를 향해 고갤 돌리는 낯은 그리 편해보이진 않습니다.)
 
술레이만:..(당신의 말에 옆쪽을 잠깐 보다가, 위화감이 도는 당신의 미소에 표정이 의아하게 변합니다. ...그것이 신경쓰이는지, 가까이 앉아 손을 살짝 붙잡고 있습니다.) ...별 일 없는거지?
 
에리:(당신의 손을 살짝 맞잡습니다. 아마 눈치를 보는 건 저 가문원들에 대한 것이었을 지, 옅게 웃기만 합니다. 애써 옆을 쳐다보지 않으려 하며 당신을 바라보았다가, 다시 무대를 봅니다.)
 
과연, 옆 박스석, 약간의 거리 너머에서 시선이 느껴집니다. 칸막이 건너편에서 오페라 글라스를 챙긴 몇몇의 사람들이 둘을 빤히 바라보다 눈이 마주치자 고갤 돌리네요.
 
술레이만:(눈이 마주치자, 눈썹이 찌푸려집니다. 건너편 사람들을 잠깐 주시하다가, 에리의 손을 꾹 힘주어 잡습니다. 잠시 후 무대로 시선을 돌립니다.)
 
그렇게 있자니, 극장의 불이 꺼지고 무대 위로 배우가 한 명 올라옵니다. 극을 시작하기 앞서 부부가 될 이 결혼식의 주인공들을 위한 시 낭독이 있을 예정이라나요.
 
왕가의 손님들이 와 있어서인지, 맑은 목소리가 허공에 울려퍼지는 것이 썩 듣기에는 좋습니다.
 
"우연 또는 자연의 무상한 이치로 세상의 모든 아름다움은 때때로 시들지만,
 
그러나 그대의 영원한 여름만은 시들지 않으리
 
그대가 지닌 아름다움도 사라지지 않으리
 
죽음조차 그대가 자신의 그림자 속에서 헤매인다고 자랑치 못하리다
 
불멸의 시구 속에서 당신은 시간과 하나가 되는도다."
 
셰익스피어의 소네트 18이군요. 사랑의 시이니 부부 될 사람의 앞날을 축복하기엔 모자람 없겠죠.
 
에리는 이 와중에도 정적을 지키고 있습니다. 잠시 당신을 지그시 바라보다가도, 다시 무대로 시선을 돌리네요.
 
극이 시작됩니다.
 
어두운조명 아래 배우들이 나오고 무대 장치가 빛을 받아 제 모습을 드러냅니다. 극의 내용은 생각보다 어둡습니다.
 
사랑하는 이가 다른 사람과 결혼 하는 걸 지켜보던 주인공은 결혼 대상자의 집안이 이 세상에 재앙을 불러올 것을 깨닫고 사랑하는 이를 살리기 위해, 재앙을 막기 위해 고군분투 하다 제 목숨을 바칩니다.
 
안타까운 일입니다. 다른 이와 춤을 추는 모습을 먼 발치에서 바라보는 주인공은 결코 자신의 사랑과 닿지 못합니다. 그 와중에 세상을 좀먹는 재앙의 징조는 충실히 진행되고 있습니다.
 
외사랑이 될 수밖에 없는 감정을 끌어안고 그는 손에 피를 묻혀 이 세상을 지키려 합니다. 달빛이 비추는 꽃밭에서 주인공은 숨을 거두고, 그리고…
 
여기까지는 꽤나 익숙한 풍경입니다. 네, 그렇죠. 어딜 봐도 당신과 그녀의 이야기와 닮아 있어요. 그러나 다음 순간 극은 기묘하게 흘러갑니다.
 
주인공과 그가 사랑하는 이를 지켜보던 신이 개입한 것입니다.
 
신화를 바탕으로 한 이야기라 했던가요? 얼핏 보면 그 ‘신’은 꽤 너그러워 보입니다. 목숨을 바친 주인공을 살려준 것도 모자라 그녀가 사랑하는 이와 맺어질 수 있게끔 도왔으니까요.
 
그런데 무언가 이상합니다. 성대한 결혼식을 치루게 된 두 사람은 결혼식이 끝나자마자 ‘신’의 인도에 따라 어디론가 사라집니다.
 
하객들은 일제히 나와 축복을 외치며 춤을 춥니다.
 
하지만 그 춤과 노래에는 분명한 광기가 깃들어 있습니다.
 
하객들의 눈에는 기쁨보다는 환희가, 행복보다는 맹목이 존재합니다. 주인공은 연신 하객들을 뒤돌아보며 발걸음을 멈추지만 신은 정지를 허락하지 않았습니다.
 
두 사람이 완전히 ‘신’이 거주하는 곳으로 사라지고 나면 무대 위는 하객을 연기하는 무용수로 가득 찹니다.
 
현란한 바이올린 소리와 함께 무대 장치로 추정되는 눈이 내립니다.
 
조명이 어두워지고 무대 바닥에 묘지를 연상시키는 십자가 모양의 빛이 비춰지더니 극이 막을 내립니다.
 
... 이게 끝이라고요?
 
이런 찝찝한 끝이 세상에 어디 있나요? 허나 관객석에선 박수가 터져 나옵니다.
 
어찌 되었든 두 사람이 이어졌다는 사실에 해피 엔딩이라 치부한 거겠죠.
 
여기서 지능 판정.
 
술레이만:
지능
기준치: 70/35/14
굴림: 86
판정결과: 실패
 
이 극이 그리 잘 만든 것인진 알기 힘듭니다. 그저 기묘하고... 의아하단 마음만 남습니다. 이렇게까지 박수 갈채를 받을 작품이던가요?
 
문득, 에리가 당신의 손을 당깁니다.
 
술레이만:..(극의 이야기 내용과, 마지막 연출이 영 찝찝하기만 한지.. 표정이 영 좋지 않습니다. 손을 잡아당기자 에리를 쳐다봅니다.)
 
에리:(슬쩍 옆으로 눈짓합니다. 보아하니 칸막이 너머의 언쇼 가문원들은 커튼콜을 주시하느라 정신이 없어보입니다. 밤 바다로 나가자는 걸까요?)
 
술레이만:(당신이 눈짓하자, 옆자리를 흘깃 보더니 당신에게 고개를 끄덕여 보입니다... 당신의 손을 잡고 조용히 일어납니다.)
 
에리:(당신을 이끌고 콘서트 홀을 빠져나갑니다. 모두 지나치게 무대에 열중한 탓인지, 둘이 나가는 것을 아무도 눈치채지 못합니다.)
 
술레이만:(콘서트 홀을 빠져나오자.. 영 불편한 얼굴로 에리를 바라봅니다.) 왜 다들..저렇게까지 열중하는지 모르겠네. ..내용도, 영 석연치 않던데..
 
에리:... 마찬가지예요. (뒤도 돌아보지 않고, 서둘러 오페라 하우스 바깥으로 나갑니다. 아직도 누군가의 눈치를 보고 있는 기색입니다.
 
바다로 나오면 미묘하게 피부를 찌르던 시선 같은 감각이 사라집니다.
 
에리는 당신의 손을 잡고 절벽 아래 산책로로 내려가, 해안가를 따라 무언가로부터 도망치듯 걷습니다.
 
바닷 바람이 폭풍처럼 귓전을 때리고 오페라 하우스의 소란스러움이 멀게 느껴질 정도일 즈음, 에리가 당신의 양 손을 잡고 툭, 기대옵니다. 이제야 숨통이 트인다는 듯, 숨을 크게 내쉽니다.
 
날카롭게 깎인 절벽 아래, 파도는 발치 근처에서 거품을 쏟고 수평선 밑으로 태양은 가라앉은 지 오래입니다. 수면 위로 무수히 많은 별이 수놓은 이곳에서, 잠시 당신에게서 떨어져 그 풍경을 바라봅니다.
 
에리:그림
(문득 당신을 뒤돌아봅니다.) 도련님, 도련님. 얼마나 보고싶었는지 몰라요.
 
술레이만:(당신의 그 미소에.. 잠시 눈이 커지더니, 터져 나오듯 이전보다 더 밝게 웃어보입니다. ..그래. ... ...(고갤 살짝 숙이고 끄덕입니다.) 그래. 너라도 기억이 돌아와서 다행이야.
 
에리:저라도요? (당신의 말에 눈을 살짝 크게 떴다가, 당신을 마주봅니다.) ... 오페라 하우스에선 말씀드리지 못한 게 많지만, 여기선 제가 아는 건, 가능한 한 말씀드릴 수 있어요.
 
술레이만:.. 그래, 맞아! ..말해 줘, 에리. 그... 세뇌 이야기는 또 뭔지.. 이게 네가 한 마법이 아니라면 누구 소행인지도.. 난 ..많이 혼란스러워. 언쇼 가문 사람들도 뭔가.. 찝찝하고 개운치 않아.
 
에리:... 저희 주변의 모든 사람들의 기억이 조작되어있어요. 이건, 어제 알게 된 일이었지만서도.. (시선을 잠시 내렸다가) 세뇌시키는 주문이 있다면, 풀 주문도 있을 텐데. 알아내려 움직이기엔 전 자유로운 몸이 아니예요.
 
술레이만:..(착잡한 얼굴로 당신을 쳐다보다.. 제 머리를 감싸쥡니다.) 왜, 내 주변에는 이런 일만 일어나는..걸까. ..조작되어있다는 건 확실해, 아까.. 우리 집안 사람이 널 약간 기억한 것 같기도 했고.. 분명 빠져나갈 방법은 있어, 그런데...(자유로운 몸이 아니란 말에, 표정이 굳습니다.) 언쇼 가문 사람들이랑.. 뭐가 있는 거야? ..눈치 자주 보던데, 매번 널 데려가기도 하고...
 
에리:... 그 사람들은, 도련님을 무언가에게 바치려 하고 있어요. 세뇌를 시킨... 존재에게 바치려 하는 것 같아요. (시선을 잠시 내리깔았다가) 기억이 돌아오기 전에도, 이건 알고 있었어요. 최대한 위험하다 전하고 싶었는데... 매번 눈치채고 막으시더라고요.
 
술레이만:..무언가에게 바쳐? ..(또. 그런 이야기. 약간은 피곤해진 눈으로 당신을 쳐다봅니다.) ..린튼 가 사람들 이야기랑 비슷한 맥락이야? .....(영 석연찮은 얼굴로 있다가 당신의 어깨를 감싸잡습니다.) ..어떻게 바친다는건데? ..어제 창문 너머에 있던 것과도 관련된 건가?
 
에리:비슷한 맥락이에요. (내리깔고있던 시선을 올려 당신을 바라봅니다. 창문 너머의 것이란 말에 고갤 끄덕입니다.) 우린 감시당하고 있어요, 도련님. ... 결혼식 날, 어떤 주문이 완성돼요. 둘을, 어디론가로 끌고 가려고...
 
술레이만:비슷한..(린튼 가 이야기에, 얼굴이 어두워집니다. ..누군가를 떠올린 듯, 눈을 잠시 질끈 감았다가) ..그. 결혼식이 성사되면 둘 다 바쳐진다는 말이야? ..아까, 오페라의 내용과 관련이 있을까? ...왜, 날? .. ..
 
에리:... 그 존잰 저번부터 도련님을 원했어요. 숙주로 점찍어둔 존잴 뺏겨서 화가 단단히 난 것 같아요. (당신의 손을 조금 꼼지락거리다가, 살짝 들어올립니다.) 그래서, 몇 번이고 보호 주문을 걸었어요. 입술이 닿아야 걸 수 있어서요, 조금 쑥스럽지만서도...
 
술레이만:..하하..(실소가 터진 듯, 인상을 찡그린 채 바다 쪽으로 잠시 시선을 돌렸다가, 다시 당신을 쳐다봅니다.) 이해할 수가 없네. 정말이지 복도 없지. ..(당신이 손을 들어올리자 물끄럼히 쳐다봅니다.)보호 주문.. 그래서 손에 그럴 때마다 그런 느낌이었구나. .. 입술이 닿아야 걸리는 주문이라니.(픽 웃고 엄지로 손을 살살 만져봅니다.)그런 건 어디서 배운 거야?
 
에리:기억의 없는 채의 저라도, 바쳐지는 것 만큼은 싫었으니까요. (손을 가만 바라봅니다.) 언쇼 가엔 지금, 마법과 관련된 책이 정말 많으니... 상호적으로 보호 주문을 걸 수 있는 방법을 그동안 찾아봤어요. 효과가 있기에 망정이었지, 하마터면... 좀. 부끄러운 상황일 뻔했어요.
 
술레이만:..손에 입맞춘 정도로 뭘. ....(잠시 입술을 우물대다, 말을 돌립니다.)나도 아까 휴게실에서 ..언쇼 가에서 가져온 듯한 책을 봤어. 이상한 내용이더군. (당신을 한참이고 바라봅니다.) 언쇼 가에선.. 어때. 어떻게 지낸 거야?
 
에리:(손을 조금 꼼지락거리다가) 한참 감시당하고, 지냈어요. ... 도련님에 대한 이야기만 하루 종일 들었어요. 얼마나 멋진 분이신지, 좋은 분이신지. ... 그분이 원한다느니, 하고. (쓰게 웃습니다.) 그래도 감정은 남아있어서인지, 어제 뵀을 때 심장이 쿵 내려앉는 기분이었어요.
 
술레이만:(그분이라는 말에 표정이 아리송해집니다.) ..멋지지도 않고, 딱히 좋은 사람도 아닌데.. .. 감시당하느라 힘들었겠네. 여러모로 많이 끌려다니듯 하던데. ...(감정 이야기에 잠시 머뭇거리다) 큰 감정과 기억을 공유한 상대...아까 책에서 봤어. 어쩌면 관계가 있는 거겠지. ....난 어제 널 처음 봤을 때.. 솔직히. 엄청... 힘들었었지.(표정이 굳어지다) 네 짓인 줄 알고 화도 났고.. 그래도, 네가 이렇게까지 화려해진 모습은 보니 보기 좋기는 하던걸.(이내 다시 웃으며 당신에게 살짝 기댑니다.)
 
에리:어떻게든, 붙잡으란 말만 계속 하셨어요. 어떻게든 사로잡으라고... (힘들었겠단 말에 옅게 웃습니다.) 괜찮았어요, 괴롭힘 받지도 않았고.. (당신의 말에 눈을 살짝 크게 뜹니다. 마지막 말에 쑥스러운 듯, 멋쩍은 듯 웃습니다.) 이제 도련님이 싫어하실 짓은, 하고 싶지 않아요. 어떻게든 평화롭게 해결할 방법을 찾아 봐요. (자신에게 기댄 당신의 등을 살살 쓸어줍니다.)
 
술레이만:..사로잡으라고.. ..그럼, 우리가 결혼하는 건...그런 목적으로 맺어진 거구나. 상대가 너인 거에도 이유가 있을까?(당신을 살짝 애틋한 듯 보다가, 고개를 돌려버립니다.) 찾을 수만 있다면야.. ( 당신에게 기대고 있다가, 팔을 두르고 있습니다. 파도 소리, 바닷바람 소리를 가만히 들으며 한숨을 내쉽니다.)
 
에리:... 처음 계략을 막은, 저에게 화가 나 있어요. 그리고... (시선을 잠시 내렸다가) 이 관계를 이용하려는 것 같기도, 하죠. (조금 머뭇이다가, 당신을 꾹 끌어안습니다. 눈을 감고 한참 그러고 있습니다.) 누구도 다치지 않을, ... 방법이 있을 거예요. 노력해볼게요.
 
술레이만:우리가 지금 오페라 하우스에서 빠져나온걸 알면 그들이 또 너에게 화를 낼까? (살짝 망연자실한 목소리로 )우린 참 지독한 인연이다. 어떻게 이렇게...지독할까. (꾹 끌어안긴 채, 저 멀리 바다를 보고 있습니다.) ...네 말대로 누구도 다치지 않았으면 좋겠네. ..저번같은 일을 또 겪고..싶지는 않아. .. 믿고 있을게.
 
에리:... 둘만의 시간을 잘 보내고 왔다고 할게요. 친근하게 지낸 걸 알면, 크게 화내진 않으실 거예요. (당신의 말에 한참 대답하지 못하다가, 쓴웃음짓습니다.) ... 지독하죠. ... 그렇다고 끊어내고싶진, 않아요. (살살 놔주며 당신을 바라봅니다.) 만나자마자 느꼈는 걸요, 얼마나 그리웠는지... 실망시키지 않을게요.
 
술레이만:(끊어내고 싶지 않다는 말에, 고갤 끄덕입니다.).. 내가, 마음을 나눈 사람이 이젠 너밖에 남지 않았어. 나도 놓치고 싶진 않아. (쓰게 웃더니, 머리를 살짝 넘깁니다.) 이번 일만 잘 넘기면 될거야. 앞으로...기대하고 있을게.(이마를 살짝 맞댔다가, 떨어집니다. 이내 태연해진 듯한 얼굴로 웃습니다.) ..오랜만에 바다 구경하니 기분이 좋다.
 
에리:(기대하겠단 말에 미소짓습니다. 부드러운, 안심시켜주려는 평소와 같은 웃음입니다. 이마가 맞닿자 눈을 잠시 감았다가, 다시 뜹니다.) 네, 그동안 바다로 올 일은 좀처럼 없었을텐데... 이런 몸이 되니까 오히려 바쁘지가 않아서 어색해요. 이렇게 여유롭게, 마냥 좋게... 있게 될 줄은 몰랐는데.
 
술레이만:바다는 나도 오랜만이야, 무려 세번이나 되는 혼담 때문에 영 바빴어서.... 그런 대귀족 아가씨로 사는 기분은 어때?(당신의 말에 조금 장난스레 웃습니다.) 이렇게 고운 옷 입은 기분은 또 어떻구. ..이렇게 된 거, 조금은 즐겨보는게 좋아....물론, 내 옷 만져주고.. 분주하게 종종 걸어다니는 네 모습도 좋았기는 한데.(당신의 손을 만지작거립니다.)
 
에리:(당신의 말에 멋쩍게, 약간은 장난기 섞인 웃음을 보입니다.) 귀족 아가씨들도, 참... 정신없더라고요. 처음으로 향유도 발라보고, 이런 치렁치렁한 옷도 처음 입어보고... 돌봄받는건 영 익숙치 않아요. (간질간질한 기분에 잡은 손을 살살 흔듭니다.) ... 오늘 밤에도 찾아가도 괜찮은가요?
 
술레이만:익숙치는 않아도.. 나쁘지는 않았지? (피식 웃으면서, 괜시리 툭 쳐봅니다.) 어릴때는 맨날 너보고 꼬질꼬질하니 뭐니 괴롭혔는데.. 그때의 내가 널 보면 까무러치겠어. ( 당신의 말에 슬쩍 고갤 가까이 댑니다.) 어제처럼 창문 밖에 누가 있을지도 모르니.... .. 누가 같이 있어줬음 좋겠네.(그리곤 살짝 웃으면서 떨어집니다.)
 
에리:네, ... 태어나서 이런 대우를 받을 줄 누가 알았겠어요. (쑥스럽단 듯 웃다가도 당신이 가까워지고, 뒤이어 들려온 목소리에 목 뒤로 열이 오르는게 느껴집니다. 어둠에 그 홍조가 가려지길 바라며, 시선을 바다쪽으로 돌립니다.) 오늘도 잠들 때까지, 함께 있을게요. 그리고...
 
당신의 손을 끌어 짧게, 손 끝에 입맞춥니다. 보호 주문입니다. (이성-1)
 
술레이만:(그런 당신의 반응을 물끄럼히 보다 웃습니다. 웃음소리가 갈수록 어째 점점 작아집니다.. . 손등에 입맞추자, 제 손을 쥐었다 피며 살핍니다.) 또 보호 주문이구나. .. 뭔가 보호해준다고 하니까 묘하게 안심되는데. ..어젠 솔직히, 많이 혼란스럽고 힘들었는데.. 오늘은 좀 괜찮은 것 같아. ..네 덕분일지도 몰라. 고마워.
 
에리:(당신의 그런 기색을 가만 살피다가, 부드럽게 미소짓습니다.) 해드릴 수 있는건, 뭐든 되도록 해드리고 싶으니까요. (당신의 손을 가만 바라보다가) ... 이만 돌아갈까요? 저흴 찾고있을 지도 몰라요.
 
술레이만:..그래. 바람이 찬데.... 오래 있으면 감기 들라. 들어가자.(바다를 등지고 오페라 하우스 창문 빛을 보다가, 고갤 끄덕이며 수긍합니다.)
 
둘은 대화를 마치고 다시 숙소로 돌아갑니다.
 
예상대로 둘을 보곤 언쇼 가의 사람들 하며 다른 귀족들 하며 관심이 쏠렸지만, 곧 부부 될 사람이 저들만의 시간을 가졌다는데, 그 누가 뭐라 하겠어요?
 
방에 돌아와 환복하고 기다리고 있자니, 라벤더 티를 든 에리가 찾아왔었습니다. 푹 자라는 배려겠죠.
 
오늘도 당신의 눈이 감길 때까지, 옆에서 지켜봐주었습니다. 잠들기 전 들은 한 마디가 귓가에 맴돕니다.
 
"전 언제나, 도련님이 원하는 걸 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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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벤더 티 덕분인가, 간밤에 바다 바람을 쐬어서 그런가. 아니면, 다른 이유도 있겠죠. 당신은 평소보다 맑은 정신으로 잠에서 깨어납니다.
 
그리 일찍 일어난 것도 아니지만, 드물게도 아침부터 품에서 온기, 그리고 익숙한 무게감이 느껴집니다. 대부분의 아침은 혼자 일어났지만, 오늘은 다릅니다.
 
내일이 드디어 결혼식 날이라는 것이 실감납니다. 초조할지도, 기다려지는 순간일 지도 모르겠어요.
 
그리 멀쩡한 형태의 결혼식은 아니겠지만, 방법을 찾기 위해서라도 오늘 하루 최선을 다해야겠죠.
 
술레이만:... 간만에 잘 잤다.(창밖에서 드는 햇빛이 따가워, 눈을 돌립니다. ....바스락거리는 이불을 걷어내고, 옆자리를 봅니다.)
 
에리:(이렇게 곤히 자는 모습이 얼마만일까요. 이불이 걷어내지자 옅은 비음을 흘리다가도 눈을 천천히 뜹니다. 당신과 눈이 마주치자, 버릇처럼 몸을 슥 일으킵니다. 살짝 수줍은 기색으로 웃으며) ... 잘 주무셨어요?
 
술레이만:덕분에.(그 모습을 슬쩍 보다가, 조용하게 웃습니다. 잘 잤냐는 말에 이마를 맞대고 코끝을 살짝 비빕니다. 조금 장난스럽기까지 한 얼굴, 기분이 상당히 좋아 보입니다. 힘주어 안았다 놓아주곤, 침대에서 일어납니다.) ..내일이 결혼식이네. 드디어라고 해야 할지, 벌써라고 해야 할지. ..
 
에리:(당신과 이마가 맞대어지자, 저도 옅게 소리내어 웃습니다. 몸이 약간 찌뿌둥한 느낌에, 일어나면서 작게 신음하다가도 기지개를 쭉 킵니다.) 네, 짧은 시간이었다곤 해도 이런 저런 일이 많았죠.. (당신을 바라보며 웃는 낯입니다.) 방에 있는 지 검사하러 오실 지도 몰라서... 금방 가봐야 해요.
 
술레이만:..너무 많았지.(이런저런 일에 대한 이야기에, 아리송하게 웃습니다.) 좋은 일이든, 나쁜 일이든. ....알겠어, 가 봐.(웃어주면서, 아쉬운 듯 당신의 손을 잡고 살살 흔듭니다.) 어짜피 우린 이따 만날 거잖아.
 
에리:(당신의 손을 가만 보다가, 부드럽게 미소지으며 엄지로 살살 어루어만집니다.) 식사 때 봬요, 술레이만. (살짝 다가서 당신의 뺨에 짧게 입맞춰줍니다. 그러곤 아쉽다는 듯, 손 끝까지 흘러내리듯 약하게 잡고 있다가 이내 놓고는 방을 나섭니다.)
 
술레이만:(이름으로 불러지고, 뺨에 입맞춤을 받자.. .. ..잠시 후 기분좋게 웃습니다.) 그래. 식사 때 봐. (나가는 모습을 바라보다. 저도 식사를 하러 갈 준비를 합니다.)
 
잠깐의 준비 후, 밖으로 나선 당신은 저녁에 있을 피로연을 위해 분주한 오페라 하우스의 내부와 마주합니다.
 
숙소에서 나와 마주치는 사람들은 모조리 당신에게 결혼 축하한단 말을 남기지 못해 안달입니다.
 
아까 전 방으로 배달된 간단한 식사로 아침은 먹었다지만, 점심 식사는 에리와 함께 합니다. 언쇼 가 사람들과 대면하기 위해 마련된 자리니까요.
 
당신은 오페라 하우스 1층에 위치한 식당으로 향했습니다.
 
식당 안으로 들어서자 긴 테이블이 당신을 반깁니다. 에리는 벌써 자리에 앉아 당신을 보곤 인사하고 있네요. 언쇼 가의 사람들도, 당신의 집안 사람들도 몇 보입니다. 당신의 자리는 에리의 맞은편입니다.
 
식사를 시작하기 전, 식당 내부의 창문과 부엌을 잠시 살펴볼 수 있습니다.
 
술레이만:(건너편의 에리에게 웃으며 눈인사를 합니다. 사람들에게도 간단한 인사를 건넨 뒤, 식당 내부의 창문 밖을 내다봅니다.)
 
창 밖을 내다보면 오페라 하우스가 위치한 바닷가 절벽 위에 핀 꽃이 보입니다. 데이지와 에리카네요. 한 데 모아 꽃다발이라도 만들면 예쁘겠단 생각이 듭니다. 그러고 보면 부케는 무슨 꽃이면 좋을까요?
 
그리고 그 너머에 펼쳐진 바다가 보입니다. 첫날 밤 저 창 너머에서부터 불쾌하고 집요한 시선을 느꼈었죠. ... 하지만 지금은 느껴지지 않습니다. 정확히는 희미합니다.
 
술레이만:..(부케에 대한 ..나름 행복한 고민을 하던 도중, 흐려지게 느껴지는 시선에 표정이 찡그려집니다. 보호 마법 때문인지... 딱히 큰 느낌은 없습니다. 창문에서 떨어져.. 식사 시간 전에 부엌으로 향해봅니다.)
 
부엌의 입구를 지나가다 보면, 내부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대화 소리가 들려옵니다. 들어본다면 듣기 판정.
 
술레이만:
듣기
기준치: 45/22/9
굴림: 54
판정결과: 실패
 
"그러고보니 언쇼 가에서 이번 결혼에 공을 엄청나게 들이고 있다지?"
 
"식이 끝나자마자 바로 부부 된 사람들을 데리고 어디에 간다 들었는데. 그래서 뒷풀이 파티는 하객들끼리 진행된다나..."
 
... 뒷 내용은 잘 안 들립니다.
 
술레이만:..(데리고 간다.. 라는 말에 찜찜한 얼굴로 사람들 쪽을 곁눈질하고, 더 들을 순 없을까... 조금 더 가까이 다가가봅니다.)
 
더 들어본다면... 다시 듣기 판정!
 
술레이만:
듣기
기준치: 45/22/9
굴림: 60
판정결과: 실패
 
식기들이 잘그락거리는 소리, 다른 사람들의 수다 소리에 묻혀 들리지 않습니다. 벌써 이야기를 마치고 그 사람들은 자기 할 일을 하러 갔네요..
 
술레이만:(한숨을 깊게 쉬더니.... 사내가 칼을 뽑으면.. 무라도 썰어야지. 오늘의 메뉴라도 미리 알아놓고 싶은 마음에.. 부엌 안쪽을 둘러봅니다.)
 
부엌 안쪽에선 식사 준비를 거의 마무리해가는 것이 보입니다. 각종 로스트 비프와 요크셔 푸딩, 비프 웰링턴 등... 좋은 냄새가 납니다.
 
술레이만:(으음..............)
(맛있겠다. 어서 식당으로 돌아가자..
 
마침 타이밍 좋게 식사를 막 시작하려는 참인 것이 보입니다. 자리에 앉나요?
 
술레이만:(자리에 앉습니다.)
 
자리에 앉으니 식사가 시작됩니다. 결코 모자람 없는 화려한 식단이 테이블을 가득 채우네요.
 
어쩐지 묘한 점은, 전부터 만나기만 하면 당신을 향해 지대한 관심을 보이던 언쇼 가의 사람들이 이번엔 평범한 태도를 취한다는 사실입니다.
 
그저 평범히 웃으며 내일부터 제 집안의 일원이 되는 것을 축하한다, 잘 부탁한다 등의 인사를 건넵니다.
 
술레이만:(언쇼 가 사람들의 태도에 내심 놀랐지만... 그래, 감시하는 것 같은 태도보다는 낫다고 판단했는지.. 웃으며 그들의 말에 화답합니다. 감사하다던지, 앞으로도 자주 뵙자던지 같은 대답을 한 뒤.. 평범하게 식사하며. 걸너편의 에리를 쳐다봅니다.)
 
건너편의 에리는 마찬가지로 대화에 조금씩 참여하며, 조금은 덜 집요해진 듯한 그 말들에 대답하던 중 당신과 눈이 마주치자 무언가 생각이라도 난 듯 입을 엽니다.
 
에리:오페라 하우스 근처 시내에 나가보지 않으실래요? 피로연이 곧이니, 날씨도 이리 좋은데 기분 전환 겸 나가면 좋지 않을까요?
 
술레이만:(시내라는 말에 가만히 생각하더니, 고갤 끄덕입니다.)..좋군요. 이리 좋은 날에 실내에서 시간을 마냥 허비할 수는 없는 노릇이지요. 어제 오페라를 본 이후로 같이 즐길 유흥거리가.. ..없지 않았습니까. 같이 시내 구경이라도 하시죠.( 눈썹을 으쓱이곤, 웃어 보입니다.)
 
에리:(당신의 웃음에 따라 미소짓습니다. 약간은 장난기 섞인 웃음. 곧이어 근처에 앉은 언쇼 가의 사람, 에리의 친척도 허용하는 듯 하자, 표정이 눈에 띄게 밝아지네요.) 그럼, 식사가 끝나는대로 마차를 준비하겠습니다.
 
술레이만:예. 그럼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당신의 장난기 어린 웃음에 저도 짖궂은 듯 웃으며 식사를 마저 이어갑니다. 같이 시내에 나갈 생각에.. 기분이 좋아 보이다가도.. 내일 일어날 일이 살짝 걱정되는지, 먹는 양이 살짝 줄어듭니다.)
 
식사는 별 탈 없이 끝마쳐졌습니다. 잠깐의 휴식이 있은 뒤, 오페라 하우스의 앞엔 마차가 왔습니다. 시내로 가기 위한 것으로, 많은 인원을 수용하지 않습니다. 그러니까... 거의 단 둘이 가는 거예요!
 
술레이만:(마차를 보고 다가갑니다. 에리와 함께 시내에 나가 무엇을 할지 잠시 생각하며.. 에리가 오기를 기다립니다.)
 
에리:(얼마 안 있어, 외출복을 갖춰입고 당신에게 다가옵니다. 방긋 웃는 얼굴, 적어도 지금만큼은 즐길 생각인 듯 조금의 우울한 기색도 없습니다.)
 
술레이만:(당신의 밝은 모습에, 저도 걱정이 가신 듯 입꼬리를 올립니다. 당신의 손을 잡고 만지작거립니다. 문을 열고 마차에 타자는 듯, 눈짓합니다.)
 
에리:(당신을 바라보다가, 손을 꼭 마주잡곤 마차에 몸을 싣습니다.) 이렇게 둘이서만 외출하는 것도 처음이지 않나요?
 
술레이만:(자신도 마차에 올라타, 당신의 옆자리에 앉습니다. )그러게. .. 단 둘이서 나가본 적은 없었지. 이 기회에 첫 데이트라도 해보는 거지, 뭐.(살짝은 쑥스러운 듯, 애써 능청스런 목소리로 웃습니다.)
 
에리:(그 목소리에 작게 소리내어 웃습니다. 긴장이 풀린다는 듯, 잠시 당신에게 기대어 앉아있습니다.) ... 오늘은 어쩐지 다들, 그렇게 집요하진 않으셨죠?
 
술레이만:(기대어 있는 당신의 어깨를 감싸 잡습니다.) 맞아.. 오늘 식사자리에서 느꼈어. 아무렇지도 않던걸.. 평범하고. 나한테 말을 거는 널 가로막지도 않았고 말야.
 
에리:(당신을 가만 바라보다가, 좀 힘주어 기댔다 떨어집니다.) 보호 주문 덕일까요, 점점 집착도 흐려지는 것 같아요.
 
술레이만:(보호 주문....이야기에, 갑자기 입꼬리가 우물거립니다. 이내 살짝 웃음을 참는 얼굴을 하곤) .. 그래. 오늘도 창문에서 이상한 낌새를 느꼈는데,, 전보다 훨씬 나아졌던걸. 집착이 흐려진다면.. 내일 식 이후에 일어나는 일도 없던 일이 될까?
 
에리:저희만 빠져나간다 해서, 없던 일이 되진 않을 거예요, 그래도.. (당신의 손을 약하게 잡습니다.) 방법은 분명 있어요, 사람들 모두의 세뇌를 풀 수 있는 방법이... 있을 거예요.
 
술레이만:...당장에 내일 식을 올리는데.. 그 사이에 방법을 찾을 수 있을까.(조금, 불안한 눈치로 당신의 손등을 살살 쓸면서 쳐다봅니다.) .....네 기억을 되돌리는 것에도 무려 하루가 걸렸는데.
 
에리:... 식장엔 모든 사람들이 모일 테니까요. 그 순간에라도, 뭔가 할 수 있는 게 있을 거예요. 분명.
 
당신의 손을 꼭 잡은 채 살며시 팔짱껴 기댑니다. 막연하기만 한 말 같지만, 왠지모를 확신이 담겨 있습니다.
 
그렇게 마차는 따스한 햇살 아래 마차를 타고 시내로 나옵니다. 광장엔 거대한 분수대가 있으며, 꽃나무가 곳곳에 자리해 있습니다.
 
마차는 광장에 둘을 내려줍니다. 시내 내부엔 기념품 가게와 액세서리 가게, 꽃집 정도를 가볼 만 할 것 같습니다.
 
술레이만:..오늘 나오기를 잘 했는걸.(그런 풍경에, 기분이 나아진 듯 웃으며 당신의 손을 잡고 이끕니다. 같이 나왔단 사실에 조금 들떴네요.) ..기념품 가게도 있고. 액세서리도.. 우리, 기념품 가게를 가 보자. 이 주변 특색을 가장 잘 보여주지 않겠어?
 
에리:좋아요, 평소 이런 곳에 직접 나와 볼 기회가 없었다보니, 조금 들뜨게 되네요. (쑥스럽단 듯, 당신의 손을 잡곤 살살 흔들다가도 걸음을 옮깁니다.)
 
술레이만:너랑 올 줄이야, 상상이야 했겠어. .. 모처럼 왔는데, 재밌게 있다가 가지.(에리와 함께 기념품 가게로 향합니다.)
 
기념품 가게에는 제법 잘 세공된 물건들이 진열되어 있습니다. 흰 보석이 박힌 오르골, 아기자기하게 진열된 동물 인형들... 종류가 꽤 많네요!
 
술레이만:꼭 아기들이 쓰는 물건 같네.귀여운 물건들이 많은걸. (..... 오르골과 인형들을 가만히 들여다 봅니다. )
 
에리:(당신의 옆에서 그 물건들을 살피다가, 작게 웃습니다.) 그러고보니 이런 인형은 좀처럼 볼 기회가 없었네요. 아무래도... 전부, 남자 형제 뿐이셨잖아요.
 
술레이만:그래, 이런 아기자기한 인형들 대신.. 공이나, 그런 것들이었지. 내 장난감들도 형들이 자주 망가뜨렸어. (조금 섭섭한 얼굴로 인형을 만져 봅니다.) 그것들도 네가 다 고쳐 줬었잖아... 나중에 내가 자식이 생기면, 이런 장난감들 가지고 놀게 해주고 싶네.
 
에리:(인형을 가만 만지작거리다가, 작은 말 인형을 집어듭니다.) 어릴 적에 병정 놀이를 할 때, 매번 말이 없었죠. 급조해서 만든 것들 빼면요. (작게 웃곤) 몇 개 사갈까요?
 
술레이만:..그래. 좋은데? ..(그 인형들을 보면서 살짝 실없이 웃습니다.) 그 나무 앞에서, 몰래 놀던 거라 사실 병정놀이 할 때 조금 엉성하긴 했어. 사실 지금 쓸 일은 없는 물건이어도, 어렸을 때 생각하면 사두고 싶은걸. ..좋아. 사가자.
 
에리:모두 엉성하고, 조잡했지만 그 때 만큼이나 즐거운 순간도 없었어요. (인형을 엄지로 매만지다가) 또래 여자아이들처럼 노는 것보다도, 병정놀이가 더 즐겁게 느껴졌으니까요.
 
술레이만:그때는 어렸으니가, 재밌기만 하면 뭐든 좋았어. 형들은 끼워주지도 않지..집안에 워낙 놀 구석도 없었고. 또래라고는 너 뿐이었으니.(말 인형을 계산합니다.) ..생각해보니.. 그럼, 넌 어렸을 때 인형같은거 안 가지고 놀았어?
 
에리:(당신의 물음에 어깰 한 번 으쓱입니다.) 낡은 인형 하나가 있긴 했어요, 주변에 또래는 없었고, 혼자 가지고 노는 경우마저도 거의 없어요. (인형을 보며 옅게 미소짓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인형만 보면 조금 들뜨게 되네요.
 
술레이만:(인형 이야기에, 살풋 웃습니다.) 어쩌면 주변에 또래가 없었던 게 다행이었는지도 모르지. 덕분에 서로 같이 놀 수 있었잖아. ..(손을 만지작대다 문손잡이를 잡습니다.) 이만 나갈까? 여기에 머물다 보면 옛날 이야기만 하다가 하루가 훌쩍 갈 것 같다.
 
에리:(당신의 말에 고갤 끄덕입니다. 손을 꼭 맞잡고는) 이렇게 돌아다니는 것도 재밌네요, 이야기도 이야기지만... 함께 있는 사람의 영향도, 크겠죠. (손을 살살 흔듭니다.) 어디로 갈까요?
 
술레이만:같이 이렇게 나오니 좋다.. 이전엔 엄두도 못 내던 일이었는데.(문득, 오늘 식사 전에 보았던 꽃들과.. 생각났는지, 당신의 손을 잡고 흔들며 말합니다.)우리, 꽃집에 가는 건 어때? 에리 넌 꽃을 좋아하잖아. ..그리고, 부케도 조금 신경쓰이고.
 
에리:아, 좋아요. 생화를 만져보지 못한 지도 그새 좀 된 기분이에요. (표정이 밝아집니다. 꽃집이란 말에 은근 손을 잡아끄는 듯한 것이 느껴져요.)
 
술레이만:..그럴 줄 알았지.(손을 잡아끄는 것이 느껴지자, 괜스레 기분이 좋아집니다. .. 꽃집으로 들어갑니다.)
 
꽃집엔 온갖 종류의 꽃이 다 있습니다. 데이지, 수국, 에리카가 가장 눈에 띄네요.
 
술레이만:(에리카 꽃을 보고 반가운 눈치입니다. ...동시에 저택에서 벌어진 여러 기억들이 떠올라서, 묘한 표정이네요.) ...향이 참 좋다. ..에리, 부케 꽃은 생각해본 적 있어? 어떤 꽃으로 하고 싶어?( 수국을 보고,, 작약도 기웃거려 봅니다.)
 
에리:네, 정원의 화단보다 향이 더 진한 것 같아요. (몸을 약간 낮추고 꽃을 바라보다가, 당신의 말에 시선을 올려 바라봅니다.) 아직 생각해본 건 없는데... 에리카 꽃이 친근하긴 해요.
 
술레이만:아무래도 공간이 막혀있다 보니까.. 향도 안에서 맴도는가 봐.(그 향을 잠시 느끼더니, 에리카 꽃 이야기에 피식 웃습니다.) 그럴 줄 알았어. ..넌 항상 그 꽃을 좋아했는걸. 이름도.. 겹치고. (꽃들을 한참이고 보다가) 난 흰색 에리카 꽃이 좋아. .. 벚나무가 낮게 열린 것 같이 생겼어.
 
에리:... 벚나무, 한 번도 본 적은 없지만.. 저희 어머니가 좋아하시던 꽃이에요. (에리카 꽃의 꽃잎을 잠시 만지작거리다가, 당신을 바라봅니다.) 그럼 부케는 흰 에리카로 할까요? 평소에 흰 꽃들을 좋아하셨잖아요.
 
술레이만:벚나무.. 나중에 한번 보여줄게. 정말 예뻐. 바람에 날리면, 봄날인데도 꼭 눈이 내리는 것 같아서.(당신을 보다가..손끝을 잡습니다.) ..난 흰 에리카가 좋지만.. 부케는 신부가 드는 거니까, 신부께서 정해야지. (당신을 툭 건드리면서 장난스레 웃습니다.) 너도 마음에 든다면 난 흰 에리카카 좋을 것 같아.
 
에리:(당신의 말에 잠시 생각해보듯, 시선을 내리깔았다가 부드럽게 미소짓습니다.) 항상 아름답단 이야긴 익히 들었지만... 이렇게 볼 기회가 생긴다 하니 설레기도 하고.. (작게 웃으며 제 옷자락을 만지작댑니다.) 흰 에리카로 해요, 전 이게 좋아요.
 
술레이만:나중에 살 집에 벚나무를 심으면 되지. (당신을 살짝 보다가, 쑥스러운 듯 웃습니다.) 뭔가, 우리가 같이 부케 꽃까지 고르게 될 줄이야....... 그래 좋아. 이걸로 하고... 아, 우리, 이만 돌아가야겠네, 피로연에 늦을 수는 없으니.
 
에리는 당신의 말에 마냥 기쁘다는 듯, 작게 웃는 소릴 내며 당신의 손을 움켜쥡니다. 이제 돌아가야 할 시간이지만, 그 짧은 시간마저 꿈만 같았다는 듯. 한참을 그 손을 바라봅니다.
 
피로연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이 밤이 지나면 두 사람은 결혼을 하게 됩니다.
 
그 어느 날보다도 축복이 될 날이 될 수 있을지는 아직 두고봐야겠지만요.
 
...
 
밤이 찾아왔습니다. 밤하늘을 수놓는 불꽃들이 이 성대한 결혼식의 피로연이 시작되었음을 알립니다.
 
오페라 하우스 내부의 조명의 색이 바뀝니다. 여러 귀족들이 너나 할 것 없이 웃고 떠드는 소리가 오페라 하우스 안에 가득합니다.
 
지나치진 않을까 싶을 정도로 화려한 풍경입니다. 악단이 음악을 연주하고 가수가 노래를 부르고, 저마다 꾸민 옷차림의 사람들이 춤을 춥니다.
 
거대한 홀은 완전한 축제 분위기로 꾸며졌습니다.
 
정숙함은 완전히 사라진 이 호화스러운 파티 안에서 당신은 1층 홀 계단에 한 사람이 내려오는 것을 목도합니다.
 
에리는 계단을 내려와 당신과 시선을 마주합니다. 그 화려한 주변에도 불구하고 윤곽이 뚜렷하게 느껴집니다.
 
결혼식의 주인공들이 서로를 마주보고, 저들끼리 떠들던 사람들이 일제히 이 둘을 주시합니다.
 
이 무수한 시선엔 감시의 목적이 섞여 있을 지도, 진정 축복의 시선일 지도 알 수 없습니다. 아직 미래는 불확실하지만...
 
에리가 당신에게 다가와, 손을 내밉니다.
 
에리:그림
당신의 첫 춤을 함께할 영광을 주시겠어요?
 
술레이만:(잠시, 할 말을 잃고서.. 그 모습을 지켜보다 당신의 손을 잡곤 손등에 입을 살짝 맞춥니다.) ..이쪽이야말로..(고갤 살짝 숙여 인사했다가.. 한 손은 당신의 허리춤에, 한 손은 당신 손을 잡고 홀의 중앙으로 향합니다.)
..
 
에리:(당신의 그 모습을 계속, 눈에 담고 있습니다. 행복감이 가득 퍼진 얼굴. 당신을 따라 인사했다가, 함께 홀의 중앙으로 향합니다. 맞잡은 손에 시선을 한참 두고 있다가, 다시 당신을 마주합니다. 왠지 모르게 묘한 울음기가 섞인 채였지만, 절대 슬퍼보이는 기색은 아닙니다.)
 
음악에 맞춰 몸을 움직이면 이 세상에 두 사람만이 남은 듯한 기분이 듭니다. 모든 이들이 둘을 주목하고 있어요.
 
분명 음악이 흐르는데도 서로의 숨소리가 더 크게 느껴집니다.
 
지난 날, 달밤의 정원에서 손을 잡아주지 못했던 일을 기억하나요? 그러나 지금은 상황이 전혀 다릅니다. 여럿의 주목을 온 몸으로 받고도 그 누구보다 당당히 함께 춤출 수 있잖아요.
 
술레이만:...(당신과 손을 잡고, 함께 춤을 추고도... 예전처럼 두려워 하는 기색은 찾아볼 수 없는 얼굴입니다.) ..첫날에.. 춤 이야길 꺼냈었잖아.(당신의 춤선을 보다, 시선이 눈 쪽으로 향합니다.) 능하지 않은 편이라니.. 잘만 추는데.(장난스럽게 눈웃음을 보냅니다.) ..
 
에리:(당신의 그 웃음에 쑥스러운 듯, 동시에 약간 능청맞게 웃습니다.) 얼마나 연습을 많이 했는데요. 이번에야말로 실수해선 안 되니까... (당신을 마주하는 그 눈빛, 온전히 당신만을 향하는 순수한 애정이 담겨있습니다.) 이렇게 능하신 분 앞에서 어떻게 주름이라도 잡겠어요.
 
술레이만:(연습했다는 말에, 이전의 정원이 생각나 표정이 약간 애틋해집니다.) 이제는 주인공이 된 기분이 어때, 에리. (그 애정어린 눈빛에 약간은 쑥스러운건지, 이어진 말이 재밌는지 소리내어 웃으며 받아줍니다.) 어쩌면 내가 여태껏 사교계에서 춤을 배운 이유가 오늘 때문일지도 모르지. ..네 말대로, 꿈같은 상황이야.
 
에리:이정도로, 인정받는 걸 바란 건 아니였지만서도... (홍조를 띤 얼굴, 잠시 말을 멈추곤 수줍은 웃음을 보입니다.) 생각보다도 기쁜 일이네요. 이렇게나 당당해질 수 있다는게.. (꿈 같다는 말에 미소짓습니다. 서투른 행복에, 익숙한 설렘에 짓는 표정입니다.) 깰 일 없이 계속될 거라는 게, 다른 점이겠죠?
 
술레이만:모두가 우리에게 주목하고 있잖아. ..옛날엔, 너나 나나 별 볼일 없다는 듯 굴더니. 이젠 지켜보는 신세를 보니까 조금 시원하지 않아?(당신의 웃음에 짖궂은 얼굴을 하더니, 살짝 더 가까이 붙습니다.) ...네 말대로, 깰 일 없이 계속되겠지 .....무사히 결혼을 마치게 된다면.. 분명, 이전보다 더 나은 삶을 꾸릴 수 있어.(여태껏 볼 수 없었던.. 기대감과 약간의 환희가 섞인 웃음을 짓습니다.) 이런게 결혼이라는 걸까?
 
에리:오히려 사라져줬음 한다는 식이었죠, 어디에서도... 서로 외엔 인정받을 곳이 없었는데. (당신이 가까이 붙자, 장난기 섞인 웃음과 함께 살며시 기댑니다.) 앞으로가 기대되지 않나요? 조금 부끄러우리만치 행복한 고민도 해보고, 마냥, 들떠있기도 해 보고... 이런 입장에 놓인 것도, 처음만큼 불행하긴 커녕 행복해져요.
 
술레이만:.그랬지...(지난 시절을 넘기고, 기대오는 당신을 한참 바라봅니다.) 앞으로.. 우린, 이제 남한테 주눅들 걱정도 없고. ..가정도 꾸리게 될 거야.(그런 이야기들을 꺼내며 살짝 쑥스러운지 고개를 살짝 돌립니다.) 아까 부케 꽃을 고를 때도 그랬고. 그런 사소한 것 하나하나 고민하는것도 마냥 좋았어. (잡은 손을 살짝 만지작댑니다.) ..정말 다행이야. (만감이 교차하는 듯.. 표정이 복잡합니다. 그러나 그 표정에 우울한 기색은 전혀 없습니다.)
 
에리:(당신의 말을 듣곤 살며시 미소짓는 얼굴은 아까처럼 왠지 모르게 울먹이는 기색이 있었으나, 마찬가지로 우울해하는 모습은 전혀 아니였습니다.) 행복하게 살아요, 술레이만. 앞으론 그렇게 지내요. (얼마 안 가, 춤이 끝나자 천천히 제 손을 내립니다. 약간의 아쉬움을 손에 더 머금고 있기도 잠시, 당신에게 다가와 입술을 짧게 포갭니다.)
 
정신이 개운해지는, 보호막이 덧씌워지는 그런 감각이 들지 않습니다. 어떤 의무에서 비롯된 것이 아닌 완전한 애정에서 비롯된 행위. 그 눈동자 아래 깔린 애틋하고도 행복한 감정에서 나온 것입니다.
 
에리:(잠시 뒤, 당신에게서 살짝 떨어집니다.) 정말 사랑해요, 술레이만. (당신의 손을 한참 움켜쥐듯 잡고 있다가, 이내 뒤에서 제 가문원들이 부르는 소리에 뒤돕니다. 아쉽다는 듯, 손을 만지작거립니다.)
 
술레이만:(..당신의 말에, 잠시 넋을 놓고 있다가, 살짝 잡아당겨 이마에 입을 맞춰줍니다. ) ..나중에 봐, 에리.(이내 아쉬운 듯한 당신의 손을 놓습니다. 애정어린 얼굴로 당신이 가는 길을 바라봅니다.)
 
에리는 한참 당신과 시선을 맞추고 있다가, 가문원들의 부름에 이끌려 그 틈으로 사라집니다.
 
두 사람만의 춤이 끝나면, 새 음악이 흘러나오며 다른 사람들이 다시금 춤을 추기 시작합니다.
 
...
 
그러던 중, 게스트 중 한 명이 당신에게 아는 체를 합니다. 이번 결혼식에 초대된 당신의 집안의 친척입니다. 오랜만에 본다는 인사와 함께 저 멀리 있는 에리를 바라봅니다.
 
"저 집안의 아가씨가 당신에게 큰 호감을 표하고 있다죠? 최근까지만 해도 결혼 성사에 망설이는 기색이 많았다는데, 워낙 잘 맞았나봅니다."
 
술레이만:(그런 친척의 이야기에 살짝 멋쩍은 듯, 쑥스럽게 웃습니다. )..저도 걱정은 많았는데. ..금새 친해졌습니다. ..좋은 아가씨입니다. 상냥하고 밝은 사람이어서요.
 
"하하, 걱정할 건 아무것도 없겠습니다. 이 3일간의 결혼식 축하 기간도 언쇼 가 측에서 계획했다는데 규모를 보세요! 단 한 사람을 위해 이정도까지 하다니... 듣기론 단 세 경우에만 가능하단 말까지 오갑니다. 사랑이거나, 미쳤거나, 둘 다거나. 어찌되었든 참 경사네요."
 
술레이만:규모.. 그래요, 저도 이정도 대우일지는 예상 못 했습니다. ..그저 고마울 따름이지요.(그 세가지 말에 잠시 생각하는 듯 하더니, 초연한건지 장난스러운지 모를 웃음소릴 냅니다.) 아마도 셋 다일 겁니다. 축하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런 간단한 대화 뒤에 다시금 축하한단 말과 함께 친척은 자릴 뜹니다.
 
그 찰나, 당신은 다시 어떠한 시선을 느낍니다. 불쾌하리만치 익숙한, 그 집요한 시선이...
 
술레이만:(그 자리에서 머뭇거리다, 느리게 시선이 느껴지는 곳을 쳐다봅니다.)
 
그 시선이 느껴지는 곳으로 고갤 돌리면... 구석진 자리 어둠이 내리깔린 곳에서 누군가 눈을 형형히 빛내며 당신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눈이 마주치자 대뜸 다가옵니다. 당신의 손목을 자국이 남을 만큼 강하게 쥐고 속삭이는 목소리는 기이하게 빨랐고, 모독적인 주문처럼 느껴질 지경이었습니다...
 
"나와 함께 지하 동굴로 가자. 나의 거래자가 되어라. 나의 강림을 맞이할 새로운 .̨̡̛̣̻̺̦̮̩̊̆́̽̽̉͐́͜͝ͅ.̸̨̨̥̙̖̗̣̙̄͑̿̓͑͒̉̅͜͜͡.̝̭̮̜̣͉̹̩̺̀̅̊̉̂̉̀̇͗͂.̙̰̩̝̜̉̇̈́̑͑̕͜͞͞͝의 숙주가 되어라!"
 
"... 아, 그 빌어먹을 것이, 내 눈에서 빠져나가려, 도망치려 하고 있어. 그 빌어먹을 것이 너를 내게서 빼내려 하고 있어.. 무슨 수작을 부린 거지? 무슨 수작을 부리고 있는 거야? 소용 없다, 소용 없어!"
 
상대를 보자니 언쇼의 가문원입니다. 눈을 희번뜩이며 무어라무어라 속삭이던 가문원은 곧 인형처럼 그 자리에 정지해있다가... 삐걱이며 손을 툭 던지듯 놓곤 걸음을 옮깁니다.
 
... 이게 무슨 일이죠? 이성 판정.(0/1)
 
술레이만:
SAN Roll
기준치: 43/21/8
굴림: 32
판정결과: 보통 성공
(너무..갑작스럽고 황당한 일에, 벌겋게 자국이 남은 그 사람과 제 손목을 번갈아 쳐다보고 있습니다.) ..잠시만!! (그 사람들 쫓아가 봅니다.)
 
그 사람을 쫓아가려니, 사방에서 시선이 꽂힙니다. 어둠 속 표정을 감춘 언쇼 가의 사람들입니다... 일제히 당신을 응시하는게 느껴집니다.
 
정신력 판정.
 
술레이만:
정신
기준치: 55/27/11
굴림: 6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그들의 시선을 떨쳐내고 당신은 발걸음을 옮깁니다.
 
가문원은 한 복도로 이어지는 코너를 돌아 사라집니다.
 
술레이만:정말이지, 뭐 하는 작자들이야..!(그가 사라진 복도로 뛰어들어갑니다.)
 
그 사람은 어디로 증발하기라도 했는지, 흔적도 보이지 않습니다. 복도 전체에 관찰 판정이 가능합니다.
 
술레이만:
관찰력
기준치: 60/30/12
굴림: 84
판정결과: 실패
 
복도는 깔끔히 정돈되어있고, 길게 늘어진 카펫 외에 별 건 보이지 않습니다.
 
술레이만:그새 또 어딜 간거지? .. (복도 끝으로 한번 걸어가 봅니다.)
 
그다지 눈에 띄는 것은 없습니다. 카펫의 끝이 보이네요.
 
술레이만:..땅으로 꺼지기라도 했나? (......정말이지. 멍청한 생각이지만..카펫을 들춥니다. 귀족 체면이 이만저만이 아니군요! 스스로도 어이가 없는지 표정이 영 떫습니다.)
 
그리고 카펫 아래엔... 어떤 책에서 뜯어온 듯한, 두 번 접힌 종이 쪽지 하나가 보입니다. 이런게 왜 있담?
 
누군가 작정하고 숨기려 한 게 아니라면 여기 있을 이유가 없을 텐데 말이에요.
 
술레이만:(종이를 펴봅니다.)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세뇌를 푸는 주문

범위 내에 존재하는 세뇌 주문에 당한 이들에게 기억을 되돌려주며, 정신을 지배 당하고 있는 이들을 완전히 속박에서 풀어낸다.

마력과 이성을 대가로 바쳐 다음 단어들을 마음 속으로 두 번 반복해 읊으면 즉시 효과가 발동된다.

데이지, 바다, 폭풍

주문 시전 시 마력 1, 이성 1d3.

 
누가 이걸 이런 곳에 둔 걸까요?
 
술레이만:(내용을 확인하곤 눈이 잠깐 커집니다. ... 이걸 사용해도 되는걸까?)..에리에게 알려야 할 것 같은데.
 
여기서 지능 판정!
 
술레이만:
지능
기준치: 70/35/14
굴림: 49
판정결과: 보통 성공
 
세뇌 주문은 둘의 주변인들에게 걸려 있다 했죠. 그들 하나 하날 찾아가서 모두 풀기엔 내일까진 시간이 부족합니다.
 
하지만 결혼식 당일에는요? 모두가 모여 있는 식장에서 이 주문을 사용한다면...
 
... 욱신거리는 손목의 통증을 느끼다 보면 문득 발목도 아파옵니다. 언제 삐끗했는지도 모르겠어요. 휴게실엔 지금 사람이 없으니, 잠시 쉬는 것도 괜찮겠습니다.
 
술레이만:..(통증에 표정이 잠시 불편해집니다. 부러진 것도 아니지만.. 영 걸리적거리네요.)(휴게실로 향합니다.)
 
휴게실은 텅 비어있습니다. 한 구석에선 잔잔한 음악이 틀어진 상태고... 소파와 티 테이블, 턴 테이블이 눈에 들어옵니다.
 
술레이만:아무도 없군! 난 오히려 좋지.. (턴 테이블로 다가가 음반이 돌아가는 모습을 물끄럼히 봅니다.)
 
LP 판이 돌아가고 있는 턴 테이블입니다. 관찰 판정이 가능합니다!
 
술레이만:
관찰력
기준치: 60/30/12
굴림: 57
판정결과: 보통 성공
 
찢겨져 나온 듯한 종이가 턴 테이블 아래 깔린 것이 보입니다.
 
술레이만:..?(종이를 끄집어 냅니다.)
 

동화책의 일부입니다.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 4p.

계획은 마냥 완벽하진 못했습니다. 여전히 마녀의 마법으로 인해 망각에 사로잡힌 이와, 세뇌에 사로잡힌 이들이 남아 있었으니까요. 도망쳐도 그들을 쫓아올 사람들이.

때문에  마녀의 세뇌를 벗어날 주문을 외우기로 결심합니다. 그리고 두 사람은 오래오래 영원히 .̢̣̣̰̦̱̩̊͂͆̾̇̈́̓͆̚͟͡.̡̖̮͎̄́͗̄̀͟.̘̦̠̯̍̓̆̉͋̀͌͠ͅͅ..̸̧̜̼̭̩̹͍͋͌͗̇̍̃̌̍̕̚,̞̤̱͒̏͊́̿̕͠͡   ]

 

 
술레이만:...(이런 페이지가 더 있을까? 동화의 내용에 표정이 영 좋지 못합니다.. 그 종이를 읽으며 소파로 향해 앉습니다.)
 
푹신한 소파입니다. 앞서 누군가 왔다 간 듯한 자국이 있습니다.
 
술레이만:(잠시 그 안락함을 즐기다.. 그 자국을 확인해 봅니다.)
 
살핀다면 관찰 판정!
 
술레이만:
관찰력
기준치: 60/30/12
굴림: 61
판정결과: 실패
 
유심히 보니... 소파 틈새에 무언가 끼어있는 것이 보입니다.
 
술레이만:(..누가 뭘 떨어트리고 갔나본데...(소파 틈새로 손을 집어넣어 꺼내봅니다.)
 
안에 들어있던 것은 어떤 쪽지입니다. 삐뚤빼뚤한 급하게 휘갈겨 쓴 글씨입니다.
 
[.̘̦̠̯̍̓̆̉͋̀͌͠ͅͅ.̠͍̯̫͉͛̾̽̈́͛͗͐͠͞.̸̧̜̼̭̩̹͍͋͌͗̇̍̃̌̍̕̚,̵̞̤̱̫̙͒̏͊́̿̕͟͠͡,̷̩̖̳͙̞͌̂̒̾́,̤̟̲̼̪̐̊͌̇͐̓͐̂̓̅의 강림이 머지 않았으나 하찮은 필멸자의 방해로 실패했으니 그 원인을 이용하여 이 세상에 다시금 아이들을 퍼트리고 숙주를 만드는 것이 응당한 일.
 
원인이 되는 두 인간을 .̘̦̠̯̍̓̆̉͋̀͌͠ͅͅ.̠͍̯̫͉͛̾̽̈́͛͗͐͠͞.̸̧̜̼̭̩̹͍͋͌͗̇̍̃̌̍̕̚,̵̞̤̱̫̙͒̏͊́̿̕͟͠͡,̷̩̖̳͙̞͌̂̒̾́,̤̟̲̼̪̐̊͌̇͐̓͐̂̓̅ 의 지하 동굴로 데려온다. 일시는 내일 아침. 결혼식이 끝나는 순간. ]
 
내용은 이러합니다.
 
술레이만:... 또 언쇼 가 사람들인가 보군! 어떻게 된 게 결혼한다는 집안 구석마다 제대로 된 사람이 없어.(경악하고 긴장한 기색으로 종이를 구겨버립니다. ..)..에리에게 얘기해줘야 하는데..
(목이 타는지, 티 테이블에 마실게 뭐가 있는지 봅니다.)
 
티 테이블 위엔 빈 찻잔과 티포트가 놓여 있습니다. 옆엔 읽다 만 동화책이 있네요.
 
술레이만:(비었어.. 조금 실망한 얼굴로 옆의 동화를 집어들고 펼칩니다.) 아까 그 페이지의 책인가 본데.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 1p.

그들은 숲에서 죽음을 맞이했지만, 마녀의 마법으로 다시 살아나 죽기 전 과거로 돌아갔습니다.

과거의 삶은 조금 기묘했지만요. 존재하지 않던 것이 생겨나고, 두 사람을 둘러싼 환경에도 변화가 드러났습니다. 마녀가 현실을 미약하게 조작한 것입니다.

 

2p.

두 사람 중 한 쪽을 망각하는 이들도 생겨났습니다. 이 또한 마녀의 짓이었습니다. 마녀는 그들의 기억을 지우고 일부는 세뇌시켜 자신 대신 그들을 감시하게 만들었습니다.

 

3p.

그러나 지혜로운 ■■, 죽기 전 얻었던 지식을 사용해 두 사람을 보호할 마법을 찾아냈습니다. 그리고 이 마법이 중첩되어 완전히 마녀의 시선에서 벗어났을 때 를 데리고 도망칠 계획을 세웠습니다. ]

 
마지막 장은 뜯겨 있네요.
 
술레이만:... .....(아까 얻은 종이가 마지막 페이지인가 본데.) 마녀는 누구지? 아까.. 강림한다던 그걸까?
 
동화책을 보던 참에, 휴게실 문 너머로 누군가의 발걸음 소리가 들립니다.
 
술레이만:(누군가의 발걸음 소리에, 황급히 동화책을 숨깁니다.)
 
벌컥 열린 문, 그리고 빠르게 문을 닫고 당신에게 다가오는 이는 에리였습니다. 방금 전 당신에게 일어난 일을 본 듯, 걱정 섞인 얼굴입니다.
 
에리:술레이만, 괜찮아요? 암만 그래도 직접 손은 대지 않을 줄 알았는데...
 
술레이만:아..!(다행이라는 듯, 긴장을 풀며 한숨을 내쉽니다. 동화책을 도로 꺼내놓곤)....에리. 정말.. 네가 와줘서 얼마나 다행인지 몰라. (벌떡 일어나 당신의 손을 덥석 잡습니다.) 나도 놀랐지만.. 쫓아가다가 세뇌를 깨는 주문을 알아냈어! ..넌 미리 알고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
 
에리:(제 손을 잡은 당신의 손을 가만 보다가, 뒤이어진 말에 눈이 휘둥그레해집니다. 잠시 주변을 살피다가) 전혀요, 찾아보려 해도 관련 책들은 전부 뜯겨나가있어서... 아. (문득 당신의 발목으로 시선이 향합니다. 당신의 손을 꼭 감싼 채 있다가) 숙소에서 마저 이야기해요, 우리.
 
술레이만:(당신의 반응에 의외라는 듯)..그래? 난, 네가 알고 있을 줄.... 아.(숙소에서 마저 이야기하잔 말에 고개를 끄덕입니다.) ..발목은 괜찮아, 아까 그 사람을 쫓다가 약간 접질린 것 같아. 일단 돌아가자.
 
에리는 제 방으로 당신을 데려오곤 의자에 앉혀 둡니다. 귀족 아가씨 치곤 제법 익숙하게 따뜻한 물과 수건을 가져와 몸을 낮추네요. 접질린 쪽의 발을 내밀어달라 합니다.
 
술레이만:괜찮은데..(영 어색한 눈치로 발을 내어줍니다.)이제는 이런 수고로운 일 안 해도 되잖아, 에리.
 
에리:이대로 둘 수도 없잖아요. 사람을... 부르기도, 그렇고. (말을 약간 얼버무리곤, 당신의 신발과 양말을 벗겨 따뜻한 물에 적신 수건으로 발목을 감싸 줍니다.) ... 아까, 주문을 찾았다 하셨죠? 어디서 찾으신 거예요?
 
술레이만:(조금 머쓱한 듯, 감싸진 발목을 괜시리 움직여 봅니다.) ..아. 주문. 아까 내 손목을 잡은 그 사람을 쫓아가다 보니, 복도가 나왔는데.. 이미 사라지고 없더군. 근데 그 복도 카페트 밑에 이게 있더군.(당신에게 그 쪽지를 보여줍니다.) 누가 숨긴 건지는 나도 잘 모르겠어. 언쇼 가의 책들에서 나온 모양이지?
 
에리:(쪽지를 가만 바라보다가 고갤 끄덕입니다.) 그런 것 같아요. 세뇌 주문이 적혀있던 책을 본 적이 있는데, 그것의 일부같기도 하고... (손목을 잡은 사람, 그 사람에 대해 생각하는 것이 있는 듯 표정이 살짝 가라앉았다가도 쪽지를 내민 당신의 손등에 짧게 입맞춰줍니다.)
 
보호 주문입니다. 걱정스러운 마음에 한번 더 걸어주는 걸까요? (이성-1)
 
술레이만:누가 가져다놓은 걸까? ..언쇼 가 사람이 가져다 놨다기엔, 그런 걸 왜 뒀는지도 모르겠고. 오늘 본 동화책 내용도 영.. (이리저리, 고민하는 눈치로 얼굴에 근심이 떠오르다가..당신이 손등에 입맞춰주자 미소가 번집니다.) 걱정할 것 없어. 같이 지하 동굴로 가자느니.. 숙주가 되라느니, 방해가 된다..이런 말들이 영 불길하긴 했지만. (이마를 살짝 맞댑니다.) 주문을 얻었으니, 괜찮은 거잖아. 안 그래?
 
에리:(당신이 이마를 맞대자 따라 옅게 웃습니다. 그렇게나 불안했는데, 당신의 말 한마디에 금방 긴장이 풀어져버립니다.) 네, 주문만 때를 잘 맞추면 완전히 자유로워지는 것도 금방이에요. (살짝 고갤 기울여 뺨을 당신의 뺨에 살짝 부빕니다.)
 
술레이만:주문은.. 식 올릴 때나. 사람들이 모였을 때를 맞춰서 하면 될 것 같아. ..생각해보니, 사람들이 세뇌가 풀리면 네가 시종이란 것도 기억해내는 걸까..? .. 넌 어떻게 돼?(잠시 표정이 안 좋아졌다가도, 뺨이 맞닿자 소리내어 웃습니다. 이렇게 자주 웃는 것도 처음인것 같네요. 그 뺨을 붙들고, 그 볼에 꾹 입맞춰 줍니다.)
 
에리:(당신의 입맞춤에 작게 웃습니다. 수줍은 웃음 뒤에 잠시 생각에 잠긴 듯 시선을 내리깔았다가) ... 출신도 모를 시종을 양녀로 들인 것은 지금도 언쇼 가의 사람들은 알고 있어요. 적어도... (나름 당당한 웃음을 보이며) 지금의 제 자릴 뺏기진 않을 거예요.
 
술레이만:(그 이야기에 근심이 조금 가시는지, 신뢰가 담긴 눈으로 한참을 바라봅니다. 불과 며칠 전까지만 해도 불쾌감을 드러낸 눈이라곤 믿기 어려울 수준의 애정어린 시선을 보냅니다.) ..내일이면 이제 결혼하는구나. ....참 이상한 일이지. 십수년간 준비했던 결혼은 무산되고 너와의 결혼은 나흘이라니. .
 
에리:(당신의 그 시선을 마주봅니다. 안심하는 얼굴. 이쪽도 당신을 온전히 믿고 있습니다. 매번 당신이 이런 시선을 보낼 때마다 감동일지 감격일지 모를 얼굴을 하더랍니다) ... 갑작스럽죠. 서로의 마음을 확인한 것도, 부부가 되는 것도. 긴장도 되지만, ... 그 어느 때보다 설레요.
 
술레이만:(잠시 시선을 내리고 손가락을 꼼지락거립니다.) 내가 이렇게 갑작스럽게 행복을 느껴도 되는 걸까? .. .. 어쩌면. 익숙하지 않아서 이런걸지도 모르지. 이럴 자격은 있을지 모르겠어.(당신 말을 가만히 듣더니, 손을 꼭 부여잡습니다.) 하지만 나, 어제...밤에 일도 그렇고.. 조금 성급했지만 후회는 안 해, 알지? ..너무 전하고 싶었어.
 
에리:(당신의 손을 가만 마주잡은 채 있다가, 조용히 웃습니다. 익숙치 않은 행복이기에 쑥스러워하는 것일지. 당신의 손을 한참 바라보다가 이마를 콩 맞댑니다.) 저도. ... 어쩌면 이 날을 평생 손꼽아 기다렸을 지도 몰라요. 이루어질 것이라곤 상상도 못 했지만서도, (작게 소리내어 웃곤) 술레이만, 당신은 행복해질 자격이 충분해요. 지금까지 그렇게나 기다려온 행복이잖아요.
 
술레이만:(당신 손가락 끝을 만지작대며 웃습니다. 쑥스러운 듯 웃는 모습과, 쾌활한 눈빛이 영락없는 새신랑의 모습이네요. 평소보다 생기가 도는 낯빛입니다 ) 정말. 이 일이 아니었다면.. .. 난 아마 널 평생 미워하고 살았겠지. 이렇게 맺어져서 정말 다행이야... .. 아직. 옛날 일은 너무 가슴이 아프지만. (이어진 당신의 말에 고갤 끄덕입니다.) 결혼하고 나면, 옛날에 우리가 못 누렸던 것들도 다 해보자.
 
에리:(당신의 말에 부드럽게 미소짓습니다. 살짝 그 어깨에 고갤 기대며, 신뢰와 의지하고 있음을 드러냅니다.) 내일이면 모든게 끝나요, 동시에 새 시작이기도 하죠. (꾹, 약간 힘주어 기댔다가 고갤 뗍니다.) 함께 하고싶은게 얼마나 많은 지 몰라요. 이젠 상상에만 그치지 않아도 되잖아요.
 
술레이만:그래... 내일이면.(약간 힘준 목소리로 대답합니다.).. 내일부터는 삶이 완전히 달라질거야. 신혼여행도 가고.. 내가 말한 벚나무도 보여주고. 행복한 고민이네. (아까의 일 때문에 피곤한지, 잠시 눈을 감고 있다가)......내일 결혼식이라, 바쁠 테니.. 오늘은 이만 자는게 어때. 여기에서 있을 거지? (고갤 기울이면서 당신에게 묻습니다.)
 
에리:(고갤 끄덕이며 미소짓습니다. 당신의 앞머릴 한 손으로 살살 넘겨주다가) 옷을 갈아입고 올게요. 앞으로의 고민도 좋지만, 내일부터 해도 늦지 않으니... ... 이렇게 말하는 것도 얼마나 과분한지 몰라요. 다녀올게요.
 
내일은 두 사람의 결혼식 날입니다. 이 정략결혼의 본 목적은 따로 있다곤 하나... 둘의 미래를 위한 발판이기도 하잖아요.
 
당신의 곁에 서서 결혼 서약을 맺을 사람은 에리일 테고...
 
그 끝에 존재할 것은, 확실한 행복임을 압니다. 당신은 자유로워질 준비가 되었잖아요.
 
창밖으로부터 파도 소리가 들립니다. 차가운 바다는 봄을 안고, 절벽 위에 핀 꽃들은 달빛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어두운 방 안 에리와 시선이 마주치고, 당신은 그 눈빛에 담긴 감정을 압니다.
 
그녀는 당신을 사랑합니다. 어쩌면 맹목적이라 부를 정도로요...
 
...
 
마침내 도래한 아침입니다.
 
일찍부터 모든 사람들이 분주합니다.
 
당신의 몸단장을 해주는 사용인들은 예식복을 가지고 옵니다. 장인의 손에 손수 주문 제작 되었다는 예식복은 과연 아름다움의 극치를 달립니다.
 
가족들은 연달아 당신의 방을 방문해 결혼을 축하한다 말합니다.
 
어제 성대한 피로연이 열렸던 오페라 하우스의 1층 홀은 어느새 결혼식이 시작될 식장으로 장식되었습니다.
 
대기실이 된 휴게실에서 사용인들의 돌봄을 받으며 앉아 있으면 저도 모르게 심장 박동 소리가 귓가에 울립니다. 쿵, 쿵 하고.
 
술레이만:...( 새삼스럽지만.. 표정이 무척이나 좋습니다. 이전에 겪었던 일과는 너무 반대되는 날이라 그럴까요. 뿌듯한 듯, 약간은 긴장한 듯.. 손을 자꾸만 만지작댑니다. )
 
사용인들이 휴게실을 나가고 나면 문득 숙소로 이어지는 계단을 통해 누군가 내려옵니다. 에리입니다. 원칙 상 식이 시작되기 전엔 만날 수 없지만... 부득이하게 찾아왔단 얼굴이네요.
 
에리:마지막으로, 보호 주문 때문에 왔어요. (당신에게 다가와 손을 꼭 잡습니다.) ... 잘 될 걸 알지만, 혹시 모르잖아요. (엄지로 살살 매만지며 멋쩍게 웃습니다.)
 
술레이만:괜찮은데... 뭐. 입맞춤 받는거라면 사양할 이유는 없지. 안 그래?(장난스레 웃으며 손을 내어줍니다. 어쩐지 경각심이 느껴지지 않을 만큼, 들떠있는 얼굴입니다.)
 
에리:(당신의 손을 잡아 짧게 입맞춰주고 나서야 저도 따라 웃습니다.) 주문을 사용해야할 때, 신호를 드릴게요. 언쇼 가 사람들이 제재하려 들 지도 몰라서... 상황이 급박해지면 조금 뛰어야 할 지도 모르겠어요. (어깰 으쓱이며 약간 쓴웃음을 보입니다.)
 
술레이만:(뛴다는 이야기에, 표정에 다시 근심이 어립니다.) 드레스 입고 뛰는 거, 괜찮겠어?(당신의 손을 어루만지며, 걱정된다는 얼굴로 쳐다봅니다.) ... ..
 
에리:... 괜찮아요, 그리 멀리까지 도망가진 않을 거니까요. (당신의 손을 빤히 바라봅니다. 그 손을 당겨 제 뺨을 댔다가, 살살 떨어지며) 이것만으로 자유로워질 수 있다는데, 못할 건 없잖아요.
 
술레이만:그렇긴 하지.(당신을 놓아주곤 살짝 긴장한 미소를 짓습니다.) 오늘이 고비야. 잘만 넘기면 된다지만 결혼식을 순수하게 즐길 수 없다는게 정말 아쉽군! 인생에 가장 빛날 날인데..
 
에리:하지만 오늘만 지나면 매일매일이 빛날 걸요. (하고 웃으며 몇 걸음 물러납니다. 숙소로 이어지는 계단을 잠시 봤다가, 천천히 올라가요.) 조금 뒤에 봬요.
 
술레이만:...그래. 이따가 봐.(당신의 모습을 보곤, 웃으며 보내줍니다.)
 
둘의 시선이 짧게 와닿고, 곧 스쳐지나가 사라집니다.
 
얼마 안 가 휴게실의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립니다. 이제 나갈 시간이에요. 축복과 환희와, 행복이 가득해야할 결혼식... 당신과 에리의 결혼식입니다.
 
이제 나가볼까요?
 
술레이만:(숨을 깊이 들이쉬었다 내쉬곤, 결심이 들어선 듯한 미소를 짓고 문 너머로 나섭니다.)
 
웨딩 로드를 한 발자국 밟으면, 그곳에는 무수히 많은 시선이 존재했습니다.
 
피부가 따가울 만큼 쏟아지는 관심 사이... 관찰 판정.
 
술레이만:
관찰력
기준치: 60/30/12
굴림: 77
판정결과: 실패
 
... 언쇼 가의 사람들이 중간중간 보입니다. 당신을 감시하고 있습니다.
 
얼마나 지났을까, 웨딩 로드 끝에 선 당신 뒤로 순백의 드레스를 입은 에리가 그 길 위를 걷습니다.
 
허공으로 꽃잎이 휘날립니다. 활짝 웃는 시동들이 그 앞길에 흰 꽃잎을 수놓습니다.
 
아직 이 모든 것을 마냥 즐길 수 없음을 압니다. 계획이 틀어지게 할 순 없잖아요.
 
웨딩 로드의 끝, 당신의 곁에 에리가 섭니다.
 
죽음에 가까운 삶에서 이곳까지 온 우리, 지독한 위기에 몇 번이고 처했었죠.
 
오로지 당신만이 필요했다는 그 절절한 편지를 기억하시나요, 그건 과연 하나의 고백이었을 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주례가 시작됩니다. 평범한 결혼식의 절차에 따라 진행됩니다. 아직까지는요. 당신의 손에 들린 것은 흰 꽃과 같은 모양으로 세공된 반지입니다.
 
술레이만:(만감이 교차하는듯한 신랑의 얼굴. 하지만 그 눈길 끝에는 감격과 환희에 가득차 있습니다. ..언젠가, 당신에게 말했었죠. 그 손에 반지를 끼워줄 자신이 없다고.. 하지만 확신에 찬 지금, 그는 당신의 왼손을 잡고 그 약지에 결혼반지를 끼워넣습니다.)
 
에리:(제 손에 끼워진 반지를 애틋하면서도 행복에 겨운 눈으로 쳐다봅니다. 길고 긴 기다림, 그리고 마침내 당도한 순간에 대한 즐거운 마음도 함께 드러납니다. 당신의 왼손 약지에 반지를 끼워주면서, 자신이 입맞췄던 부위를 짧게 손으로 쓸었습니다.)
 
그리고 이어지는 주례. 사실 그 내용은 무엇 하나 귀에 제대로 들어오지 않습니다.
 
문득 바라본 에리는 어쩐지 평온해보이는 얼굴이었습니다.
 
에리:그림
 
손에 든 부케가 미약하게 흔들리고...
 
"... 영원히 사랑할 것을 맹세합니까?"
 
술레이만:..맹세합니다.
 
에리:(당신을 가만 바라보다가, 약간 떨리는 목소리로 대답합니다.) 맹세합니다.
 
둘이 마주보고, 에리가 당신의 손을 잡은 순간... 그녀가 입모양으로 속삭이는 것을 보았습니다.
 
에리:지금이에요.
 
그리고 주례사의 목소리가 울려퍼집니다.
 
"이 시간부로 둘은 부부가 되었음을 선언합니다."
 
지금이에요, 주문을 사용할 때입니다.
 
술레이만:(환희를 느끼는 것도 잠시. 때가 되자 안색이 살짝 변합니다... 눈을 감고 속으로 종이 속 단어들을 되뇌입니다. 데이지, 바다, 폭풍. 데이지, 바다 .......폭풍.)
 
:
(To GM)rolling d3
 
(
3
 
)
 
 
=
3
 
마력-1, 이성-3
 
주례사의 문장이 끝나기 무섭게...
 
문득 주변을 보면, 자리에서 일어나고있는 몇몇이 보입니다. 나머지는 꿈에서 깨기라도 한 것 마냥 왠지모르게 어리둥절한 기색이고...
 
언쇼 가의 사람이 일어나는 것을 본 에리는, 순간 당신의 손을 잡아끌고 오페라 하우스의 입구로 달립니다.
 
하객들은 상황을 파악하지 못한 표정을 짓고... 언쇼 가의 사람들은 무시무시한 얼굴을 하곤 쫓아오고 있습니다. 아직 정신 지배를 받고 있는 사람들이 당신을 잡으러...
 
민첩 판정.
 
술레이만:
민첩
기준치: 55/27/11
굴림: 7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둘은 오페라 하우스 바깥으로 벗어납니다. 뒤를 문득 돌아보니, 그 언쇼 가의 사람들은 입구를 통과하기 무섭게 움직임이 굼떠집니다.
 
그 모습을 보고 주춤이나 싶다가도, 자릴 피하기 위해 당신의 손을 잡아끌고 에리는 그 해안가로 향합니다.
 
시간은 환한 대낮, 파도가 발치에서 넘실댑니다. 얼마나 달렸을까, 피부를 따갑게 찌르는 그 시선에서 완전히 벗어나자 걸음을 멈추곤 당신을 와락 끌어안습니다.
 
술레이만:(도망쳐온 이후, 숨도 고르지 못한 채로 나누는 포옹에..벅차오르는 얼굴로 하늘을 잠시 쳐다봅니다. 바람에 너울거리며 날리는 면사포에, 꿈만 같다는 생각이 들어 나즈막히 당신을 부릅니다. 파도가 부서지는 소리에 목소리는 조금 작게 느껴집니다.) ..에리.
 
에리:술레이만, (홍조가 내려앉은 얼굴. 당신을 가만 올려다보며 낸 그 목소린 아직 채 진정되지 않아 잘게 떨렸습니다. 조심스레 물러서, 당신의 손을 꼭 움켜쥡니다.) 술레이만... (무어라 형용하기 어려운 감정. 그 어느 때보다 행복하고, 동시에 옅게 눈물이 고인 모습입니다.)
 
술레이만:아! ..(그런 당신의 모습에.. 여태껏 당신에게 보여준 미소 중, 가장 명랑한 얼굴로 당신을 부릅니다. ) 에리, 흰 드레스가 꼭 푸른 하늘에 구름 같아! (당신의 양 손을 잡은 채, 드레스를 입은 모습의 당신에 뒤늦게 감탄합니다. 그 모습이 기뻐, 와락 끌어안고서 호탕하게 웃습니다. 자유를 만끽함보다는, 신부를 얻은 것에 기뻐하는 눈치일 정도로...) 정말. 앞으로 이것보다 신에 감사할 일이 있을까!
 
에리:(당신의 반응에 눈이 살짝 크게 뜨였다가, 이내 작게 소리내어 웃습니다. 평소보다 더 발랄한 얼굴로, 약간은 장난기마저 섞였을 지 모를 웃음을 보이며 꽉 마주안습니다.) 오늘, 그 누구보다도 멋지셔요. 세상에, 저보다 행복한 여자가 또 있을까요. (살짝 떨어져 당신을 마주봅니다. 그렇게 마주보는 와중에도 너무나도 기쁜 마음에 자꾸만 웃음이 새어 나옵니다.) 정말... 오늘만큼 행복한 날이 있을까요.
 
술레이만:(여태껏 겪어왔던 설움을.. 전부 보상받는 기분에, 약간은 감격에 겨운 듯 목소리가 떨립니다. ) 정말.. 정말 많은 일이 있었지! .. 나중에 이 일들을 전부 회상할 수 없을 정도야...괴로워서 지워버릴지도 몰라! 하지만 이 나흘 안에 일어난 일들은 잊지 말아야지. 안 그래, 에리? 내 인생 최고의 날들이었을 테니까.(잠시 흥분한 목소리로 이런 저런 이야기들을 쏟아내다, 무언가 생각났는지 웃음을 터뜨립니다.)생각해보니, 주례사가 까먹은 것이 있었네.
 
에리:제 인생에 있어서도, 최고의 날들이었어요. 평생, 평생 닿지 못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당신의 손을 만지작거립니다. 속에서 무언가 울컥 솟아올라 금방이라도 터질 것 같은 기분이지만... 당신의 말에 눈을 살짝 크게 떴다가, 이내 약간은 능청맞게 웃습니다.) 까먹은 것이라니, 어떤 거요?
 
술레이만:어쩌면, 이게 정해진 길이었을지도 모르지. 처음 만날때만 해도, 정말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이었지만.(손을 맞잡으면 보이는 반지에, 결혼사실을 실감합니다. 당신의 질문에 잠시 쑥스러운 듯 미소짓다가..바람에 날리는 면사포를 걷어내고 입을 맞춰줍니다.) ......원래 이런 건 식장 안에서 하는 건데. 좀 아쉬운걸.
 
에리:(입술이 맞닿자 잠시 눈을 감습니다.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 옅은 미소를 띤 채입니다. 당신이 멀어지고, 마주하게 된 표정은 평소의 그 옅은 어둠마저 전부 걷어낸 얼굴입니다.) 둘이 함께 있고, 부부가 되었는데. 모자랄 게 있나요? (당신의 손을 만지작거립니다. 엄지로 반지를 살살 쓸어보았다가) ... 누구보다도 사랑해요. 술레이만.
 
술레이만:...그래. 네 말이 맞아. (살짝 차분해진 얼굴로 고개를 끄덕입니다. 이어진 말에 얼굴이 살짝 붉어집니다. 살면서 누군가에게 사랑한단 말은 들은 게 몇번이나 되던가요? ....돌이켜보면 그 말을 해준 사람은 전부 당신이었던 것 같습니다.) 나도 많이... ..사랑해. 그래.(영 낯선 말, 입에 잘 붙지는 않아 능숙하고 멋있게 전할 수는 없었어도. 진심이 담긴 듯 수줍기까지 합니다.) 여태까지 지지해 줘서 고마웠어.
 
에리:(사랑한단 그 말에 표정이 화색을 띱니다. 홍조와 더불어 행복에 겨운 얼굴을 하고있다가도, 마찬가지로 사랑의 말을 듣는 것이 익숙치 않아 말을 잘 덧붙이질 못합니다. 그것도 잠시 당신의 뺨에 한 손을 올리고, 고갤 기울여 입술에 짧게 입맞췄다 떨어집니다.) 앞으로 행복하게 살아요, 우리. 둘이서 계속..
 
... 그날 밤, 세간엔 본인들의 결혼식장에서 도망친 두 연인의 이야기가 실렸습니다.
 
일말의 소동이 있었으나 곧 약간의 해프닝이자 이벤트로 무마된 이 결혼식은 언쇼 가 가문원들의 '마치 누군가에게 세뇌 당하고 있는 듯한 감각이었다'는 발언과,
 
당신의 가문원들의 '그녀를 까맣게 잊고 있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는다' 라는 발언을 토대로 불가사의한 사건으로 분류되었습니다.
 
둘은 새 삶을 향한 첫 걸음을 함께 내딛습니다.
 
에리카 꽃이 가득 피어 있는 정원, 달이 밝게 비추는 밤에 나가면 그곳에선 에리가 밝은 낯으로 당신을 맞이하며 웃고 있습니다.
 
지나간 모든 일들을 망각하는 일은 결코 허락되지 못할 테지만, 둘은 영원한 사랑을 맹세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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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D 4. In The Middle of Eternal
 
PC 생환
 
KPC 생환
 
보상: 이성치 1d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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